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2022-03-28 16: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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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육경건 하나투어 신임 각자대표이사에게 여행수요 회복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육 대표는 하나투어에 27년가량 몸담은 여행업계의 영업전문가로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발휘해 하나투어 살리기에 온힘을 쏟을 것으로 기대된다.
▲ 육경건 하나투어 신임 각자대표이사.
28일 하나투어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육경건 하나투어 신임 각자대표이사가 4월로 예정된 하나투어 정기인사를 통해 현재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오를 가능성이 점쳐진다.
육 대표가 2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각자대표이사에 오른 만큼 그에 걸맞은 직함을 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다만 “4월 인사를 진행할 예정이다”며 “자세한 인사 내용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육 대표는 앞서 6년 동안 하나투어를 이끌어왔던 김진국 전 대표가 노랑풍선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 된 여행영업을 맡게 됐다.
기존에 하나투어를 이끌어오던 송미선 대표이사 사장은 계속해서 재무·인사 등을 맡아 육 대표와 함께 하나투어를 이끌게 된다.
육 대표는 하나투어에만 27년 동안 몸담았으며 이력의 대부분을 영업업무로 채웠다. 여행수요가 회복되면 고객 확보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는 이유다.
지난해 하나투어가 송 대표를 중심으로 버티는 데 주력했다면 올해는 육 대표가 이끄는 여행 영업 역량이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가 해외입국자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를 면제하면서 여행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여행업계의 정상화가 기대되는 만큼 육 대표는 해외사업 확장과 국내외 기관과의 협력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해외 현지의 가이드를 비롯해 여행영업망 등이 무너진 만큼 이를 빠르게 회복시키고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여행수요를 소화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랫동안 동남아 등 해외여행을 못가면서 현지 가이드나 현지 영업망 등이 무너져 이를 회복해야 한다”며 “단기간에 복구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여행사들은 올해 상반기까지 이를 회복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정부가 해외 입국자 격리면제 지침을 발표한 11일부터 20일까지 해외여행상품 예약자는 모두 3200명으로 1일부터 10일까지 예약자 수와 비교해 93.7% 증가하는 등 여행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영업전문가인 육 대표가 능력을 발휘할 조건이 무르익고 있는 셈이다.
1990년 10월 하나투어의 전신인 국일여행사로 입사한 육 대표는 1995년 하나투어가 출범한 뒤에도 영업 전문가로서 경력을 이어갔다.
2008년에는 동남아사업본부 본부장, 2010년 영업본부 본부장을 거쳐 2019년 상품영업총괄본부 본부장 부사장에 올랐으며 2020년 대리점판매 본부장을 거쳐 2022년에는 대외협력&글로벌사업본부 본부장을 맡았다.
증권업계에서는 코로나19 종식 시점에 충분한 유동성과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이 여행시장을 독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인해 한화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회복기에 모든 여행수요는 지금까지 자금난 및 불황을 잘 견뎌낸 회사에 집중될 것이다"며 "특히 항공사로부터 원활히 항공권을 공급받을 수 있고 위기 발생 때 민첩한 대응이 가능한 안전한 대기업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하나투어는 '준비된' 회사로 볼 수 있다.
하나투어의 2021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2021년 12월 말 기준 확보하고 있는 순현금은 1062억 원이다. 2020년 말 하나투어의 순현금이 960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2억 원이 늘었다.
하나투어가 2020년과 2021년 각각 영업이익 1148억 원, 1272억 원을 봤다는 점을 감안하면 순현금의 증가는 지난해 송 대표가 부동산 매각 등 구조조정을 통해 허리띠를 졸라맨 데 영향을 받은 것이다.
송 대표는 지난해 서울 중구에 있는 티마크호텔명동을 950억 원에, 본사 사옥을 포함해 4곳의 부동산 보유지분을 1170억 원에 넘기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