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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르노삼성, 자체개발보다 수입판매에 힘쓰는 까닭

이헌일 기자 queenlhi@businesspost.co.kr 2016-05-08 09: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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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사장과 김제임스 한국GM 사장이 올해 들어 잇달아 모그룹의 차량을 수입해 국내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놓고 르노삼성차와 한국GM이 모그룹 라인업에 의존해 수입차 판매망으로 위상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GM 르노삼성, 자체개발보다 수입판매에 힘쓰는 까닭  
▲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
두 회사는 글로벌 자동차그룹의 일원이라는 현실적인 조건에서 판매 위주로 사업방향을 잡을지 독자적인 차량개발에 더 힘을 쏟을 것인지 갈림길에 서 있다.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 SM6와 한국GM 말리부가 출시 초반에 동반해 인기를 얻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SM6를 4월까지 모두 1만2천여 대 팔았다. 판매가 본격화 된 3월부터 월평균 6천 대 가까이 팔렸다.

말리부는 사전계약을 시작한지 4영업일 만에 계약대수 6천 대를 넘기며 돌풍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 사장과 김 사장이 판매를 늘리고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던진 승부수가 일단 성공적인 결과를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SM6와 신형 말리부 등 경쟁력 있는 신차들이 더해져 국내 자동차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르노삼성차와 한국GM이 모그룹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데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자체개발한 차량 없이 모그룹 차량을 수입해와 파는 데만 열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최근 QM5의 후속작인 신형 끌레오스에 대해 “르노삼성차가 80% 이상 개발에 참여했다”며 “부산공장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개발과 생산능력 저하에 대한 지적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박 사장과 김 사장은 르노와 GM의 차량으로 판매확대에 집중해 자리를 잡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과 김 사장이 마케팅 능력을 인정받아 수장으로 선임된 점도 르노삼성차와 한국GM이 택한 사업방향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박 사장은 오랜 기간 수입차회사 수장을 맡으며 마케팅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김 사장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경영을 맡아 우수한 실적을 내는 등 영업에 능한 인물로 평가된다.

르노삼성차와 한국GM은 모두 모그룹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투자부터 생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다.

신차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긴 연구기간과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르노삼성차와 한국GM이 신차 개발 역량을 키우기 위해 극복해야 할 조건이 많은 셈이다.

르노삼성차와 한국GM은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실적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모그룹의 인기 차종을 들여오는 데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부진한 국내판매를 닛산 로그 수출로 만회했다. 실적 성장을 위해 내수판매 확대가 절실하다. 박 사장이 제시한 내수 3위 탈환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히트작이 필요하다.

한국GM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꾸준히 내수판매 3위를 지키고 있지만 실적회복은 숙제로 남아 있다.

  한국GM 르노삼성, 자체개발보다 수입판매에 힘쓰는 까닭  
▲ 김제임스 한국GM 사장.
스파크가 잘 팔리고 있지만 경차 특성상 수익성이 높지 않다. 최근 기아자동차 모닝과 판촉전쟁을 펼치면서 수익성은 더 낮아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SM6와 말리부는 모두 글로벌에서 상품성을 검증받은 차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흥행을 위한 기본 조건은 갖춘 셈이다.

SM6는 탈리스만이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7월 유럽에 먼저 출시됐다. 말리부는 GM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로 이번 9세대 모델에 이르기까지 50여년 동안 글로벌 판매 1천만 대를 넘긴 차다.

르노삼성차와 한국GM이 연구개발에 손놓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르노삼성차는 SM6와 QM5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QM5의 후속작인 신형 꼴레오스 개발에도 높은 비중으로 참여했다.

한국GM은 국내에서 판매중인 차종 가운데 스파크와 트랙스 등을 주도적으로 개발했다. GM의 신차 개발에 소형차 위주로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르노삼성차는 그룹의 다양한 분야 연구개발에 참여하면서 글로벌 전략을 공유하고 있다”며 “100% 자체개발한 차량이 없다고 해서 연구개발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그룹에 지불한 기술 사용료보다 르노삼성차가 기술을 개발해 수출한 금액이 3배 이상 많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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