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리더(임원)에 오르며 경영수업 본격화
이선호가 CJ그룹의 임원인 경영리더에 오르면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경영수업이 본격화됐다.
이선호는 2022년 1월1일자로 식품전략기획1 담당 경영리더로 승진했다. 업무에 복귀한 지 약 1년 만에 승진한 것이다.
그는 북아메리카 대륙을 중심으로 한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성장전략을 맡는다.
이선호는 앞서 CJ제일제당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담당으로 일했는데 식품전략기획1 담당은 이전에 맡았던 업무의 연장선상으로 업무의 폭이 더 넓어지는 것이다.
앞서 그는 글로벌비즈니스담당으로 한류 음식(K-푸드) 세계화를 위해 전략제품을 발굴하고 사업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했다.
비비고 브랜드와 미국프로농구팀 LA레이커스의 파트너십 체결 과정에서 전면에 나서는 등 해외에서 진행한 비비고 마케팅에서 성과를 내기도 했다.
CJ그룹 안팎에서는 이선호 경영리더가 CJ그룹의 전반적 경영과 바이오, 식품사업을 맡고 이경후 경영리더가 미디어사업을 맡아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남매의 역할을 재현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이재현의 장녀 이경후 CJENM 경영리더는 2022년 1월1일자로 단행된 임원 직급 통합에 따라 부사장대우에서 경영리더가 됐다. 이경후 경영리더는 2020년 12월10일 CJ그룹의 2021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부사장대우로 승진한 바 있다.
이경후 경영리더는 그동안 CJENM 브랜드전략실을 이끌었는데 ‘사랑의 불시착’, K-CON(K팝 콘서트) 등 드라마와 영화, 공연분야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는데 기여하면서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CJ그룹은 이선호가 승진하기 앞서 2022년부터 기존 사장, 총괄부사장, 부사장, 부사장대우, 상무, 상무대우로 운영됐던 6개 임원 직급을 ‘경영리더’ 단일 직급으로 통합하는 방침을 내놨다.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으로 출발하지 않은 기존 대기업 그룹 가운데 사장급 이하 임원들을 단일 직급으로 운용하는 것은 CJ그룹이 처음이다.
| ▲ 이선호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담당(오른쪽에서 두번째)이 현지시각 2021년 9월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UCLA 헬스트레이닝센터에서 지니 버스 LA레이커스 구단주(왼쪽에서 두번째)와 비비고 로고가 새겨진 새 유니폼을 공개하고 있다. (왼쪽부터) 경욱호 CJ제일제당 부사장, 지니 버스 구단주, 이선호 담당, 팀 해리스 LA레이커스 최고경영자. < CJ제일제당> |
△비비고와 미국 프로농구 LA레이커스 파트너십 성사
이선호는 CJ 한식브랜드 비비고와 미국 미국프로농구(NBA) LA레이커스의 파트너십을 성사시켰다.
이선호는 2021년 9월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UCLA 헬스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CJ비비고XLA레이커스 파트너십' 계약 체결식에 직접 참석했다.
글로벌비즈니스담당으로 CJ제일제당에 복귀한 지 약 8개월 만에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LA레이커스와 계약은 CJ그룹이 그동안 진행해온 스포츠 마케팅 중 최대 규모인 12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후원사 선정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LA레이커스가 CJ그룹에 먼저 제안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선호는 이번 협업 계약 체결을 위한 여러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호는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성사시키면서 경영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선호는 CJ그룹이 주관해 개최하는 미국 PGA투어 정규대회인 더CJ컵에 참석하기 위해 2021년 미국에 직접 출장을 가기도 했다.
CJ그룹은 더CJ컵을 그룹의 이미지 마케팅뿐 아니라 글로벌 잠재고객 확보 등을 위한 교류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CJ제일제당 비비고가 이 대회의 공식 후원 브랜드로 참여해 특별메뉴 개발, 이벤트, 광고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식을 알리기도 했다.
CJ그룹은 ‘더CJ컵 나인브릿지’ 대회를 2026년까지 10년 동안 국내에서 개최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과 2021년에는 모두 미국에서 열렸다.
CJ그룹은 2022년 10월로 예정된 다음 대회는 경기도 여주 해슬리 나인브릿지에서 연다는 계획을 세웠다.
△CJ제일제당 복귀
이선호는 2021년 1월18일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담당으로 업무에 복귀했다. 정직 처분을 받은 지 1년4개월 만이다.
이선호는 2019년 9월 마약밀반입 혐의로 업무에서 물러났으며 2020년 2월 CJ제일제당에서 정직 처분을 받았다.
그는 글로벌비즈니스담당으로서 ‘비비고 만두’를 이을 다음 식품을 발굴하는 핵심업무를 맡게 됐다.
CJ제일제당은 이선호가 복귀하기 앞서 2020년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비즈니스 부서를 신설하고 약 한 달가량 자리를 비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승계자금 마련
이선호는 지주회사 CJ 지분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CJ올리브영 지분 매각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선호는 2021년 3월 CJ올리브영 지분 6.88%를 1018억 원에 매각했는데 이를 두고 지분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CJ올리브영은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상장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어 승계자금 마련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CJ올리브영은 2021년 11월 미래에셋증권과 모건스탠리를 대표주관사로, KB증권·크레디트스위스CS를 공동주관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하반기 진행된 주관사 선정 프레젠테이션(PT)에 참여한 증권사들은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를 4조 원대로 제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CJ올리브영은 2020년 12월 사전기업공개(pre-IPO)를 통해 1조8천억 원의 기업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선호가 CJ그룹 경영권을 승계하려면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들고 있는 CJ 지분 42.07%(1227만5574주)를 상속 또는 증여받아야 한다.
이선호의 CJ올리브영 지분율은 2021년 3월 기준 11.09%(120만1298주)다. CJ 보통주 지분율은 2021년 3분기 기준 2.75%다.
△신형우선주 증여받아 경영권 승계 발판 마련
이선호는
이재현으로부터 CJ 신형우선주를 증여받아 경영권 승계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2020년 3월30일 이경후 CJENM 경영리더와 이선호에게 2019년 증여한 CJ 신형우선주 184만1336주 증여를 취소하고 2020년 4월1일자로 재증여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주가가 급락해 증여액이 증여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지자 절세 차원에서 시점을 변경한 것이다. 2020년 4월1일 기준으로 CJ 신형우선주 주가는 4만1650원으로 첫 증여 시점과 비교해 36.3% 내렸다.
앞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2019년 말 두 자녀에게 CJ 신형우선주 184만 주를 증여했다.
CJ는 2019년 12월9일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CJ 신형우선주 184만1336주를 장녀인 이경후 CJENM 경영리더와 이선호에게 각각 92만668주씩 나눠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경후 CJENM 경영리더와 이선호는 10년 뒤면 각각 CJ 지분을 3.8%, 5.2% 보유하게 된다.
신형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현금배당을 더 받는 주식으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주식이다.
신형우선주는 당장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대체로 보통주보다 20~70%가량 싼 가격에 거래된다. 증여세를 줄이면서 장기적으로 보통주 지분율을 확대할 수 있어 재계에서 지분승계의 새로운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영권을 물려받을 이경후 경영리더와 이선호가 아직 젊은 만큼 신형우선주를 활용한 지분승계가 최적의 방안이었다는 시선도 나왔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2019년 12월3일 종가 기준으로 1220억 원 규모의 신형우선주를 두 자녀에게 증여하면서 법에 정해진 증여세에 해당하는 700억 원을 납부하기로 해 편법 논란도 차단했다.
CJ그룹은 ‘장자 승계’ 원칙이 확고한데
이재현이 두 자녀에게 지분을 똑같이 나눠주면서 장녀인 이경후 경영리더의 역할이 커지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가장 유력한 CJ그룹 다음 경영자 후보
이선호는 현재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가장 유력한 CJ그룹 다음 경영자로 꼽힌다.
이재현 회장은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CMT)를 앓고 있어 재계에서는 CJ그룹이 경영승계를 서두를 것이라는 시선이 나왔다.
하지만 이선호가 2019년 마약 밀반입 사건으로 업무에서 손을 떼면서 그동안 승계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경후 CJENM 부사장대우보다 임원 승진도 한참 늦어졌다.
이 때문에 이선호의 경영승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재계 안팎에서 나왔다.
이런 우려에도 이선호가 업무에서 손을 뗀 지 약 1년 4개월 만인 2021년 1월 CJ제일제당에 복귀하고 그 뒤 1년 만인 2022년 1월 CJ그룹의 임원인 경영리더 자리에 오르면서 경영권 승계가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