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데이터사업에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사업에서 구체적 성과가 난다면 B2B(기업간거래) 분야에서 신사업을 개척하겠다는 황 사장의 전략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민간주도로 구축되는 데이터 인프라 '디지털라이프 데이터댐' 참여를 통해 상반기 안으로 통신 이외 금융, 유통 등 분야에서도 다양한 비식별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사업을 위해서는 개인정보가 많이 필요한데 특히 비식별데이터의 중요성이 크다.
비식별데이터는 특정인의 것으로 구분하지 못하도록 안전하게 가명처리된 개인정보를 말한다. 개인고객의 추가 동의가 없더라도 시장조사, 신상품개발, 마케팅 전략 수립 등 다양한 사업목적에 활용될 수 있다.
디지털라이프 데이터댐에는 LG유플러스를 포함해 NH농협은행, KB국민카드, 롯데카드, 하나카드, NICE평가정보, LG전자 등 통신, 은행, 금융, 신용평가, 유통, 메타버스 분야 12개 기관 및 기업이 참여한다.
LG유플러스는 디지털라이프 데이터댐에 인터넷TV(IPTV) 시청률, 유동인구 통계 등 비식별데이터를 제공하는 대신 다른 분야 비식별데이터를 받게 되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디지털라이프 데이터댐에서 확보된 비식별데이터를 통신 서비스와 결합해 기업고객이 원하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례로 데이터거래소에 여러 정보가 결합된 비식별데이터를 공급하는 데이터거래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통신, 금융, 유통 등의 분야의 데이터를 융합하면 활용처가 무궁무진해진다는 점에서 새로운 B2B사업 영역을 발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2022년도 신년사를 통해 B2B(기업간거래) 영역에서 신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는데 데이터사업에서부터 속도를 내고 있는 셈이다.
황 사장은 신년사에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같은 디지털 기술들을 실제 현업에 적용해 업무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사례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방침에 따라 황 사장은 다양한 데이터사업의 발굴과 사업화를 위해 외부에서 데이터전문가도 데려왔다.
LG유플러스는 17일 황규별 최고데이터책임자(CDO) 전무를 영입했다. 황 전무는 미국 통신사 AT&T와 미디어 자회사 위너미디어에서 빅데이터 책임자 및 상품·데이터플랫폼·데이터수익화 담당 임원으로 일했다.
LG유플러스는 개인고객의 동의를 얻은 식별데이터를 다루기 위한 마이데이터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마이데이터는 자신의 정보가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려지고 어떻게 이용되도록 개인이 스스로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신용정보나 자산관리 분야에서 활용도가 커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021년 12월31일 금융위원회에 본인신용정보관리업 예비허가를 신청해 금융분야 마이데이터사업 진출부터 준비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예비허가와 본허가를 모두 받기까지는 통상 3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LG유플러스가 올해 4월이면 금융위원회로부터 본허가를 받고 마이데이터사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마이데이터사업 허가를 받은 이후 내놓을 신규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어떤 분야에 관한 서비스인지는 현재로선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지난해부터 LG유플러스를 이끌고 있는데 내부 승진으로 대표이사에 오른 첫 번째 인물이다. B2C(기업과고객사이거래)사업에서 고객 중심의 영업전략으로 두각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황 사장은 취임 뒤 한동안 무선서비스, 스마트교육, 스마트헬스케어 등 기존 B2C사업부터 다지는 데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공지능솔루션, 빅데이터, 보안 등 B2B사업 신사업 확대 움직임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무선서비스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한 자릿수대 성장률을 보였지만 B2B매출은 분야별로 20~30%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황 사장은 지난해 6월말 취임 뒤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LG그룹이 보유한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고 선도 사업자와 제휴해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모빌리티, 클라우드, 인공지능(AI)고객센터 등에서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 매출 가운데 현재 20% 수준인 B2B사업 매출 비중을 2025년까지 3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