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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내 딸의 알몸에 대해 얘기말라', 가상인간과 성 상품화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2-01-18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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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샘을 이상하게 다루는 사람들이 있다. 그 애의 알몸에 대해 이야기하지마라. 내가 지켜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브라질 법인이 만든 가상인간이 있다. 이름은 ‘샘’이고, 26세다. 그리고 이 트윗의 주인은 샘의 원화가인 사만다 로드리게스다.

샘은 삼성전자 브라질 법인에서 직원의 교육을 위해 사내용으로 만든 가상인간이지만 인터넷 세계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그 인기의 반작용으로 인터넷 공간에는 샘을 성적으로 다루는 2차 창작이 범람하기 시작했다. 사만다 로드리게스의 트윗은 바로 이런 2차창작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가상인간이 인터넷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유명한 가상인간들을 살펴보면 릴 미켈라, 수두, 오로지, 루시 등 모두 ‘여성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미인상’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하지만 가상인간이 모두 여자라는 점에서, 그리고 샘과 같은 사례가 있다는 점에서 가상인간마저도 성 상품화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부분의 가상인간이 여성인 이유를 두고 업계에서는 여러 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가장 보편적 해석은 가상인간은 대부분 모델계에서 활약하고 있고, 가상인간이 활용되는 광고들의 타겟층이 대부분 여성이라는 것이다.

가상인간이 판매하는 상품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여성복, 악세사리, 가방 등 주로 여성들이 사용하는 상품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상모델이 대부분 여성인건 성 상품화의 문제가 아니라 너무 당연한 현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가상인간이 광고하는 상품이나 브랜드가 모두 여성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로지의 인기가 올라가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던 신한라이프 광고는 여성을 타겟으로 했다고 보기 힘들다.

여성의 목소리나 몸짓이 남성의 그것보다 인간에게 더 편안함을 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인간이 모체 안에 있을 때 들을 수 있는 목소리가 어머니의 목소리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이런 해석들이 나오는 것과 별개로 가상인간을 둘러싼 성적 대상화가 굉장히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관련 대책을 내놓아햐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올해 초 여론을 뜨겁게 달궜던 챗봇 이루다 역시 가상인간 성적 대상화의 대표적 사례 가운데 하나다. 

물론 이런 우려가 의미 없는 이야기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어차피 인격이 없는 대상을 향한 행동들인 만큼 피해자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상인간은 인격은커녕 지능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릴 미켈라, 로지 등 가상인간의 본체는 그들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는 운영팀이다. 그러다보니 가상인간이 단순히 모델링이 우수한 인터넷 ‘아바타’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렇다면 우리가 인터넷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아바타와 가상인간의 차이는 무엇일까?

왜 우리는 가상인간을 아바타와 달리 ‘첨단 기술’로 취급하고 있는 걸까?

이런 의문을 향한 대답을 다음 영상에서 다뤄보도록 하겠다. [채널Who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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