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동안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해외증시로 향하는 투자자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해외주식 투자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증권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국내증시 거래대금은 약 19조6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12월 32조 원에 이르렀던 하루평균 증시 거래대금이 2021년 12월에는 21조 원으로 줄었는데 감소세가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월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42조 원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반면 국내투자자의 해외주식 결제규모는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투자자의 일평균 해외주식 결제금액은 2021년 12월 약 18억 달러로 집계됐다. 2020년 12월 14억 달러와 비교해 28.57% 증가했다.
국내투자자의 외화증권 예탁결제 보관잔액도 큰 폭으로 늘었다. 2020년 12월 말 기준 722억 달러 규모에서 2021년12월 말 1006억 달러로 1년 만에 무려 39.34% 커졌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증시 거래대금은 감소하는데 해외주식 투자규모가 증가하는 이유를 놓고 국내증시와 미국증시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 세계경제는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 한국 증시도 약세를 보이는 이른바 동조화 현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국내 증시와 미국 증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으며 탈동조화 현상을 보였다.
미국 증시가 연초부터 연말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며 사상 최대치 행진을 이어간 반면 코스피지수는 6월 3300선을 돌파한 뒤 우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해 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피지수의 2021년 상승률이 3.63%에 그치는 동안 뉴욕증시 3대지수는 무려 평균 22.34% 상승했다. 각 지수별 상승폭을 살펴보면 다우지수는 18.73%, 나스닥지수 21.3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26.89% 등이다.
증권업계는 국내 증시의 지지부진한 흐름이 한동안 지속되는 반면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가는 디커플링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증권은 "1분기까지는 코스피 변동성 확대와 지수 약세가 전망된다"며 "코스피 상장기업의 이익전망 하락으로 2022년 실적 역성장 우려까지 더해지며 미국 증시 보다 부진한 디커플링 국면이 심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면 더욱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이어지는 만큼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 증가세는 한동안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수수료 할인 및 환전우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에 더해 추가 혜택을 제공하며 투자자 유치에 힘을 쏟는 증권사도 나오고 있다.
키움증권은 비대면계좌를 개설하는 최초 신규고객에게 해외주식 투자지원금 40달러를 지급하는 '40달러 받고 미국주식 시작하자!' 이벤트를 2019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해외주식 거래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만큼 신규 고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더욱 풍성한 혜택을 내세우고 있다. 해외주식 수수료 할인이나 환전 우대 혜택은 물론 추첨을 통해 테슬라 등 해외주식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2월11일까지 진행한다.
미래에셋증권은 90일동안 해외주식 거래수수료와 환전 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NH투자증권은 거래수수료 0.09%, 환전 우대 100% 등 혜택을 제공한다.
삼성증권은 해외주식 온라인 고객에게 거래 금액별로 10달러에서 최대 100달러의 리워드를 제공하고 한국투자증권은 추첨을 통해 50명에게 구글, 테슬라 등 해외 유명주식을 1주씩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베스트주자증권도 첫 거래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랜덤으로 해외주식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KB증권은 해외주식 소수점거래 수수료 무료 혜택을, 대신증권은 해외주식 환율 95%우대 혜택을 준다.
한화투자증권은 미국주식 95일 수수료 무료 혜택과 투자지원금 최대 30달러를 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