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시장에서 현대차 브랜드 위상 높아져
현대자동차 브랜드 차량들이 유럽과 미국 등 자동차 선진시장에서 인정받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1년 1년 동안 북미와 유럽의 주요 자동차 단체 등에서 발표하는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많은 상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같은 해 12월15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국가 및 지역단위 5개 시상식과 자동차 전문 미디어가 선정하는 5개 시상식 등 모두 10개 시상식을 분석한 결과 현대차그룹이 모두 6곳에서 최고 상인 ‘올해의 차’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은 “주최 측에 따라 ‘올해의 차’ 최고상과 부문별 수상내역을 발표하는데 부문별 상만 발표하는 왓카와 카앤드리이버를 제외하면 8개 시상식에서 6개를 받았다”며 “사실상 올해 주요 자동차 어워즈를 휩쓸었다”고 설명했다.
국가 및 지역 자동차 전문가로 구성된 단체가 평가하는 북미, 유럽, 캐나다, 전세계, 독일 등 5개 시상식에서만 3개 상을 받았다.
세부적으로 북미 올해의 차에는 현대차 엘란트라(아반떼)가 선정됐고 캐나다 올해의 유틸리티에는 제네시스의 GV80이, 독일 올해의 차에는 아이오닉5가 이름을 올렸다.
유럽 자동차 전문매체가 발표하는 시상식 5곳 가운데 3곳에서 현대차그룹의 차종이 올해의 차에 이름을 올렸다.
구체적으로 모터트랜드 올해의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에는 제네시스의 GV70이, 탑기어가 선정한 올해의 차에 현대차 I20N, 오토익스프레스가 선정한 올해의 차로 현대차의 아이오닉5가 각각 최고의 상을 받았다.
이는 판매량에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1년 동안 현대차에서 3890981대, 기아에서 277만7056대 등 자동차를 모두 666만8037대 팔았다. 이는 2020년보다 4.98% 늘어난 수치다.
2021년 1~3분기 판매기준으로 살펴보면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자동차 판매순위에서 3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3분기까지 세계에서 자동차를 모두 505만 대 팔아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3위 자리를 놓고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549만 대)와 스텔란티스(504만 대)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21년 3분기까지 판매량을 기준으로 폴크스바겐그룹(695만 대)이 1위, 도요타그룹(632만 대)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차량용 반도체 놓고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와 협력 강화
현대자동차가 정부 주도 아래 차량용 반도체와 관련해 삼성전자와 구체적 협력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1년 12월27일 청와대에서 열린 6대그룹 총수 오찬자리에서 "차량과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과 현대차가 더 긴밀히 협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는 현대차와 삼성전자 사이의 차량용 반도체와 관련한 협력도 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와 삼성전자는 같은 해 3월 차량용 반도체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현재 부족한 반도체 품목 등을 교환하는 단계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차와 삼성전자는 2021년 5월13일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에서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과 차량용 반도체 수요·공급기업 사이 연대·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협약식을 열었다.
국내 차량용 반도체산업의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미래차 핵심 반도체의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데 협력하자는 취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협약을 통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기관의 협력 기반을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미래차 핵심 반도체의 선제적 내재화의 기초를 닦았다.
정부는 2022년까지 차량용 반도체의 모든 주기 자립화를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한국은 메모리반도체분야에서는 세계 1위지만 차량용 반도체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2.3%에 그쳐 미국(31.4%)이나 일본(22.4%), 독일(17.7%) 등과 비교해 크게 취약하다.
특히 2021년 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공급문제가 발생하면서 정부는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에 적극 나섰다.
현대차와 기아는 다른 글로벌 완성차회사들보다 피해는 적지만 그래도 수급문제가 장기화되면서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차는 2021년 6월에는 2일, 5월에는 일부 공장라인의 생산중단까지 포함하면 6일, 4월에는 11일 등 차량용 반도체 수급문제로 약 19일 동안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기아는 5월17일부터 18일까지 스토닉과 프라이드를 생산하는 광명 2공장을 휴업하기로 했다. 기아가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국내공장에서 생산을 멈춘 것은 처음이었다.
△본격적 전동화 추진 위한 조직개편
정의선이 현대차그룹 전동화를 위해 연구개발(R&D)조직을 전동화 중심으로 완전히 바꿨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12월17일 연구개발본부 파워트레인 담당조직을 전동화개발담당으로 개편하고 배터리개발센터를 신설했다.
파워트레인은 엔진에서 나오는 출력을 바퀴까지 전달하는 모든 동력장치로 사실상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완전히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세부적으로 파워트레인시스템개발센터는 전동화시험센터, 파워트레인성능개발센터는 전동화성능개발센터, 파워트레인지원담당은 전동화지원팀으로 이름이 변경됐다.
엔진개발센터는 폐지하고 관련 조직은 전동화설계센터 등 다른 센터 아래로 이동했다.
판매조직에서도 조직개편을 통해 현장의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동아시아를 제외한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세계시장을 3개 권역으로 통합했다.
정의선이 2018년 현대차그룹에서 권역체제를 도입한 지 3년 만에 대권역 조직으로 변경된 것이다.
세부적으로 미주대권역과 유럽러시아대권역, 인도아중동대권역 등으로 재편됐다.
미주대역권은 북미권역본부와 중남미권역본부가 통합된 조직으로 미국사업을 이끌고 있는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겸 미주권역담당 사장이 맡는다.
유럽러시아대권역은 기존 유럽권역본부와 러시아권역본부를 합쳤다.
현대차그룹은 연구개발본부조직도 개편했다.
현대차그룹은 연구개발본부의 조직체계를 기존 프로젝트매니지먼트(PM), 설계, 전자, 차량성능, 파워트레인 등 5개 담당의 병렬 구조에서 △제품통합개발담당 △시스템부문 △PM담당 등으로 단순화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시장에서 요구하는 자동차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자동차 품질과 신뢰성을 높일 뿐 아니라 수익성을 높여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구조를 확립하려 한다”며 “차량 개발의 복잡성을 줄이고 미래 모빌리티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개발본부를 ‘기본구조’ 위에 ‘기술’을 쌓고 ‘차별성’을 부여하는 ‘삼각편대’ 조직으로 개편해 고객중심의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현대차그룹은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이 연구개발본부조직을 개편한 것은 2012년 3월 이후 7년여 만이다.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해 미래차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읽혔다.
자동차산업은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 첨단기술들로 중무장한 자율주행차로 옮겨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직할체제 더욱 강화
정의선이 현대차그룹의 2021년 연말 임원인사에서 사실상 그룹 부회장직을 없애면서 직할체제를 더욱 강화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12월17일 임원인사를 통해 윤여철 현대차 정책개발담당 부회장을 고문으로 임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 내부 부회장은 총수일가인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만 남게 됐다.
정의선으로서는 이번 인사를 통해 사실상 전문경영인 부회장을 모두 없애면서 친정체제를 완성한 것이다.
앞서 정의선은 2018년 총괄수석부회장에 오른 뒤 해마다 연말 임원인사에서 1명 이상 부회장을 고문으로 임명하면서 직할체제를 꾸려왔다.
2017년 말 현대차그룹에서 부회장은 9명이었지만 2021년 말에는 1명으로 줄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는 완전히 다른 경영스타일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 명예회장은 만61세인 1999년에 현대차 회장에 오른 뒤 2000년 현대차그룹을 출범한 이후 전문경영인 부회장인 ‘가신’들에게 경영을 많이 의지했다.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만 살펴봐도 2000년 말 부회장은 1명이었지만 2010년에는 8명까지 늘었다. 그룹 전체로 보면 2010년 부회장 수는 14명에 이르기도 했다.
정의선은 자동차산업이 전동화로 전환되면서 빠르게 대응할 필요성이 높아진 만큼 직할체제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직할체제는 기본적으로 각 계열사 대표나 사업담당자가 최고 의사결정권자와 의견을 직접 논의할 수 있어 대응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매각
정의선이 기업공개를 계기로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일부 매각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2021년 12월10일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신고서에 따르면 공모주식 1600만 주 가운데 1200만 주(75%)를 구주매출, 400만 주(25%)를 신주 발행하기로 했다.
정의선도 기업공개 과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890만3270주 가운데 534만1962주를 처분하기로 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1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인 5만7900원~7만5700원을 기준으로 매각대금은 약 3093억~4044억 원으로 추산된다.
정의선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통해 앞으로 현대차그룹 순환출자구조 해소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2년 1월25일부터 26일까지 국내기관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다. 이후 2월3일과 4일 일반 청약접수를 거쳐 2월 내 상장을 마무리한다.
△수소기업협의체 공동의장 맡아 수소사회 구축에 속도 붙여
정의선이 수소 에너지의 국내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SK그룹과 포스코그룹, 효성그룹 등과 함께 수소기업협의체를 설립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에너지를 미래 친환경 에너지의 하나로 보고 관련 산업을 키우고 있다.
정의선은 2021년 9월8일 수소기업협의체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의 총회를 열고 협의체를 공식 출범했다.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서는 현대차그룹과 SK그룹, 롯데그룹, 포스코그룹, 한화그룹, GS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두산그룹, 효성그룹, 코오롱그룹 등 10개 그룹이 참여한다.
9월7일 현대차그룹의 수소에너지 비전을 발표한 데 이어 기업협의체까지 공식 출범하면서 수소에너지 대중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의선은 현대차그룹 미래 수소사업 비전을 발표하는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에서 “현대차그룹이 꿈꾸는 미래 수소사회 비전은 수소에너지를 ‘누구나, 모든 것에, 어디에나’ 쓰도록 하는 것이다”며 “이런 수소사회를 2040년까지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의선은 6월10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회장과 함께 경기도 화성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수소기업협의체 설립방안을 논의했다.
2021년 초에 현대차그룹과 SK그룹, 포스코그룹은 수소경제 활성화 및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민간기업 주도의 협력 필요성을 공감하고 CEO협의체인 ‘한국판 수소위원회’ 설립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수소기업협의체가 출범한 이후 공동의장으로는 현대차그룹과 SK그룹, 포스코그룹 등 3개 그룹이 맡기로 했다.
수소기업협의체는 CEO협의체 형태로 운영되며 정기총회 및 포럼 개최를 통해 국내기업의 투자 촉진을 유도하고 수소산업 밸류체인 확대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수소사회 구현 및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일각에서는 수소기업협의체가 새로운 재계의 소통창구가 될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모두 수소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수소기업협의체의 출범 초기부터 많은 기업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산정 기준으로 2021년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삼성, 현대차, SK, 롯데,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등 8개 기업집단이 수소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범위를 10대 기업집단 밖으로 넓혀도 수소기업협의체 참여를 확정한 효성그룹을 비롯해 두산그룹, 코오롱그룹 등이 수소사업을 새 먹거리로 삼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정의선은 “수소기업협의체 설립을 비롯해 국내 주요 기업들과 수소사업 관련 협력을 지속하겠다”며 “수소 에너지의 확산 및 수소사회 조기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선은 문재인 정부와 함께 국내 수소산업 생태계 확장에 힘을 쏟아왔다.
문재인 정부는 그린뉴딜의 한 축으로 수소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에 정부와 ‘수소차’라는 새로운 산업분야에서 ‘퍼스트 무버’로 거듭나려는 현대차그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정의선은 수소차시장을 선도해 글로벌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시장의 주도권을 쥔다는 큰 그림을 그려두고 있다.
정의선은 2020년 10월30일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뒤 첫 현장행보로 울산 공장을 찾아 그린뉴딜 세부전략을 발표하러 온 문재인 대통령을 맞이했다.
정의선은 직접 문 대통령을 공장 내부로 안내하면서 미래 모빌리티산업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정의선이 같은 해 7월14일 청와대에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국민에게 직접 알리는 보고대회에서 그린뉴딜 발표자로 참여한 데 이어 수소산업에서 문재인 정부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간 것이다.
|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1년 9월8일 'Korea H2 Business Summit' 창립 총회에 참석했다. <현대차그룹> |
△인도네시아 전기차 생산해 동남아 공략
현대차가 동남아시아 전기차시장 공략을 위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한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10월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인터내셔널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래 전기자동차 생태계’ 행사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정의선은 이 행사에서 축사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미래 비전을 설명하고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정의선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관심과 아낌없는 지원으로 내년 현지에서 전기차 양산을 앞두고 있고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의 기공식도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현지 파트너업체와 협력, 기술 육성지원 등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네시아와 함께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은 2022년 초에 가동을 앞두고 있다. 아직까지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어떤 전기차를 생산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정의선은 인도네시아에 완성차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투자를 결정했다.
현대차는 2019년 11월26일 현대차 울산 공장에서 인도네시아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인도네시아 정부와 체결했다.
정의선은 “현대차의 현지공장 설립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적극적 협조와 지원을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라며 “인도네시아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고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설립할 인도네시아 완성차 공장은 수도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40km 떨어진 브카시시 델타마스공단의 77만6천㎡ 부지에 지어지며 연간 25만 대의 자동차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투자비는 총 15억5천만 달러로 2030년까지 집행된다.
정의선이 적극적으로 인도네시아 공장 건설을 주도했다.
정의선은 부진에 빠진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동남아시아를 주목했다고 현대차그룹은 전했다.
일본 완성차기업이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공략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들이 많았지만 동남아시아 자동차시장의 규모와 성장세를 고려할 때 전진기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현대차는 2017년부터 아세안을 공략하기 위한 전담조직을 만들어 3년에 걸쳐 시장조사를 진행했다. 한국 정부가 신남방정책을 가속화하면서 인도네시아와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교류를 확대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 현대차의 투자 결정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래 기술 확보 위해 인수합병과 합작법인 설립에 적극 나서
정의선이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해 현대자동차그룹에 인수합병의 빗장을 열고 있다.
정의선은 미래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과 투자,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기업로 가려면 빠르게 기술을 확보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6월21일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 80% 인수작업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2020년 12월 소프트뱅크그룹과 본계약을 맺은 지 6개월 만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1992년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스타트업으로 설립된 로봇연구소이자 제조업체로 로봇 개 ‘스폿’을 만든 업체로 유명하다.
정의선도 개인 자격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인수에 직접 참여했다. 세부적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현대자동차가 30%, 현대모비스와 정의선이 각각 20%, 현대글로비스가 10%씩 인수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3736억 원, 현대모비스와 정의선은 각각 2491억 원, 현대글로비스는 1245억 원 등을 넣었다. 현대차그룹의 투자액은 모두 9963억 원가량에 이른다.
보스턴다이내믹스 기업가치는 약 11억 달러(약 1조2500억 원)로 평가된다.
소프트뱅크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 20%를 보유한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앞으로 4~5년 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상장되지 않으면 특정가격에 지분을 현대차그룹에 팔 수 있는 권리인 풋옵셥도 확보했다.
정의선은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물류로봇, 안내 및 지원로봇, 휴머노이드로봇 등을 위한 필요한 자율주행, 로봇팔, 인지판단 등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핵심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하고 이번 인수를 진행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앞서 4족 보행로봇 스팟과 2족 직립보행이 가능한 로봇 아틀라스 등을 개발했고 2021년 3월에는 창고물류 시설에 특화한 로봇 스트레치도 선보였다.
정의선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로 현대차그룹이 앞으로 로봇공학분야에서 선도적 입지를 확보하고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 전환하는 데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재 현대차그룹 미국 공장뿐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 연구거점인 싱가포르 글로벌혁신센터(HMGICS) 등에서도 현대차그룹과 협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분야로 꼽는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및 스마트 팩토리 기술과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제조, 물류, 건설분야에서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역량을 적극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로봇부품제조부터 스마트 물류솔루션 구축까지 로봇공학을 활용한 새로운 가치사슬을 창출하고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글로벌 판매서비스 및 제품군 확장도 지원하기로 했다.
정의선은 2021년 코로나19에도 자율주행차를 중심으로 한 미래 모빌리티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3차례나 미국으로 출장을 나갔다.
특히 2021년 6월에는 모셔널을 설립한 이후 처음으로 방문하기도 했다.
모셔널은 현대차그룹이 2020년 3월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앱티브와 합작해 설립한 회사로 이름은 같은 해 8월에 결정됐다.
모셔널은 '2023년 로보택시서비스 상용화'를 목표로 현대차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에 차세대 자율주행 플랫폼을 적용해 미국에서 시범주행을 하고 있다.
정의선은 자율주행차의 상용화시점을 2023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의선은 2021년 3월16일 서울 현대차그룹 양재사옥에서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된 타운홀미팅에서 “모셔널이 이번에 미국 네바다에서 자율주행 레벨4 인증을 받았는데 네바다에서는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무인테스트 등을 진행하면서 경쟁사보다 더욱 많이 데이터를 모아 2023년 상용화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셔널은 2021년 2월2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실시한 시험주행에서 레벨4 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과 안전성을 인증받았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고 정주영 창업주의 경영신조인 기술자립 방침에 충실함에 따라 다른 대기업집단과 비교해 인수합병에 소극적 모습을 보였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를 전후로 기아차와 한국철도차량(현재 현대로템)을 인수한 뒤 현대건설을 되찾고 2014년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한 정도로 예외적인 사례로 꼽혔다. 요컨대 정의선 이전의 현대차그룹의 인수합병은 통틀어 한 손에 꼽을 정도였다.
△미국 전기차 생산시설 등을 위해 8조 원 투자
정의선이 현대차그룹 사상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투자를 미국에 진행하면서 미국 전기차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의선은 2021년 6월13일 현대차그룹 전용기를 이용해 김포공항에서 미국 동부로 출국했다.
정의선은 코로나19가 여전히 유행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같은 해 1월과 4월에도 미국 출장을 다녀왔기에 6월 미국 출장은 대규모 투자계획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21년 5월14일 미국에서 전기차 현지생산 및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미래 모빌리티를 강화하기 위해 2025년까지 미국에 74억 달러(약 8조1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그동안 밝힌 해외 투자계획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이다. 현대차그룹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5년 동안 31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와 비교해도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2000년대 각각 11억 달러와 1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앨리배마 공장과 미국 조지아 공장을 지었다.
당시 신규투자와 비교하면 3배가 넘는 자금을 미국에 새로 투입하는 셈인데 전기차시대를 맞아 미국에서 새로운 도약을 노린다고 볼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친환경 정책과 관련한 인프라 투자를 강화하면서 미국 전기차시장 규모가 가파른 속도로 커질 수 있어 정의선으로서는 이를 준비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미국 동부에는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을 위해 세운 합작회사 모셔널과 현대차가 인수한 로봇 전문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 본사 등이 있다.
△글로벌 자동차 매체 오토카에서 최고 영예의 상 받아
정의선이 영국 자동차 전문지인 오토카에서 매년 선정하는 최고 영예의 상인 '이시고니스 트로피'를 받았다.
이 상의 역대 수상자로는 론 데니스 맥라렌 회장을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정의선도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2021년 6월8일 영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가 주관하는 ‘2021 오토카 어워즈’에서 이시고니스 트로피를 수상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정의선은 수상소감으로 “오토카 어워즈의 이시고니스 트로피를 받게 돼 영광”이라며 “이 영예는 지속가능하고 고객중심적인 모빌리티 솔루션을 통해 인류에 공헌하겠다는 현대차그룹 임직원들의 의지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은 현대차그룹의 유일한 존재 이유로 고객을 위해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하고 인류 진보에 이바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오토카는 1895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발간된 자동차 전문지로 영미권 독자 이외에도 온라인판, 국제판 등을 통해 글로벌 영향력을 가진 매체다.
오토카는 해마다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둔 인물과 제품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특히 정의선이 이번에 받은 이시고니스 트로피는 오토카 어워즈 가운데 최고 영예의 상으로 전설적 자동차 디자이너 겸 엔지니어인 알렉 이시고니스의 이름에서 따온 상이다.
알렉 이시고니스는 1959년 브리티시 모터 코퍼레이션(BMC)이 처음 선보인 미니 모델 개발자로 1969년에 미니의 성공을 인정받아 영국 여왕으로부터 ‘경’ 칭호를 얻기도 했다.
오토카는 정의선의 수상 이유를 놓고 “현대차그룹이 현재 세계 굴지의 자동차 그룹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정의선 회장이 있다”며 “10년 전만 해도 현대차·기아는 흥미로운 브랜드가 아니었지만 정의선 회장 리더십으로 주요 선두업체들과 대등하게 경쟁하며 놀라운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N 브랜드와 제네시스 브랜드 등을 앞세워 시장을 확대하면서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분야에서는 업계 선두주자로 발돋움했다”며 “더 이상 경쟁사들을 따라잡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다른 자동차기업들이 현대차그룹을 추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의선보다 앞서 이 상을 받은 인물로는 론 데니스 맥라렌 회장(2014년)과 토요다 아키오 사장(2018년), 디터 제체 다임러 회장(2019년), 하칸 사무엘손 볼보 CEO(2020년) 등이 있다.
정의선은 뛰어난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견인하는 글로벌 리더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기아 사장 당시 성공적으로 ‘디자인 경영’을 추진했고 현대차 부회장으로 일할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에 대응하면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해 안착시켰다.
정의선은 현재 자동차산업과 모빌리티 재편에서 선제적으로 과감한 투자와 제휴, 적극적 인재 영입 등을 통해 현대차그룹을 ‘자동차 제조기업’에서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기업’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유 늘어
정의선이 현대차그룹 총수(동일인)로 오른 데다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의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지 못하고 있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해야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정의선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에 변화가 없다면 현대글로비스는 2022년부터 강화되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에 오를 수밖에 없다.
정의선이 이를 벗어나기 위해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을 줄일 가능성도 있는데 이는 현대차그룹 전체 지배구조 개편에도 영향을 준다.
현대글로비스는 2021년 5월31일 대규모기업집단 현황공시 보고서를 통해 2020년 전체 매출에서 국내 계열사와 내부거래로 23.3% 매출을 냈다고 밝혔다. 2019년보다 1.7%포인트 높아졌다.
현대글로비스 전체 매출에서 국내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20.6%로 저점을 찍은 뒤 2017년 20.7%, 2018년 21.2%, 2019년 21.6% 등 증가해 왔다.
현대글로비스는 해외계열사와 진행하는 사업의 매출까지 더하면 2020년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70%를 내부거래를 통해 거뒀다.
일반계열사라면 내부거래가 크게 문제될 것이 없지만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이 지분 23.29%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있어 일감을 몰아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을 수 있다.
정의선은 현대글로비스 최대주주로 2020년에는 현대글로비스에서 배당금으로 305억6천만 원을 받았다.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2015년에 지분율을 31.88%에서 23.29%로 낮췄지만 현대글로비스가 1주당 배당금을 2014년 2천 원에서 2020년 3500원까지 늘리면서 정의선이 받는 배당금은 오히려 늘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총수일가가 3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국내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비중이 12% 이상이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에 포함된다.
현대글로비스는 2021년 6월28일 기준으로 정의선이 23.29%,
정몽구 명예회장이 6.71%의 지분을 들고 있어 총수일가 지분이 29.99%에 이른다. 아직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2021년 말부터 기준이 바뀌면 2022년부터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에 들어간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은 대기업집단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을 ‘총수일가가 지분 30% 이상 보유한 계열사’에서 ‘20% 이상 보유한 계열사’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은 2020년 말 국회를 통과했으며 2021년 12월30일부터 시행된다.
내부거래 자체가 위법은 아닌 만큼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 시행에 맞춰 정의선이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반드시 줄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부거래를 진행할 때 일감 몰아주기를 판단하는 주요 근거인 효율성, 보안성, 긴급성 등을 꾸준히 따져야 하고 언제든 일감 몰아주기 관련 공정위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정의선과
정몽구 명예회장은 2015년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시작할 때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기존 43.39%에서 29.99%로 낮춰 규제대상에서 벗어난 적이 있다.
이미 정의선은 회장에 취임한 뒤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정의선이 지분을 11.72%를 들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상장이 그룹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1년 5월에 상장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골드만삭스 등 3곳을 선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주관사를 선정한 만큼 상장 예비 심사 청구와 수요예측, 청약 등의 과정을 통해 이르면 연내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할 수 있다고 투자은행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몸값은 약 10조 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의선은 현대엔지니어링의 2대주주로 11.72%를 쥐고 있어 단순 계산으로 약 1조 원 수준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오토에버는 정의선이 2021년 6월28일 기준으로 각각 23.29%와 7.33% 지분을 들고 있는 계열사로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자금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하지만 현대모비스가 2018년 내놓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시나리오대로 구조가 바뀌면 5조~6조 원의 현금이 필요한 만큼 추가적 자금줄이 필요한 데 현대엔지니어링 기업공개가 이를 위해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이 최근 지분 80%를 인수한 미국 로봇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도 그룹 재편 과정에서 자금줄 역할을 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뱅크와 지분 인수계약을 체결하면서 4~5년 사이에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을 하지 못하면 소프트뱅크가 쥔 나머지 지분 20%까지 현대차그룹이 사주는 풋옵션 조건을 단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미국 증시 상장도 염두에 둔 셈이다.
정의선은 개인 사재를 출연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인수에 참여한 만큼 상장이 되면 구주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현금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정의선이 확보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은 20%다.
현대차그룹은 아직 순환출자구조도 깨지 못했다.
현대차그룹은 아직까지 구체적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지 않았지만 4개의 순환출자고리를 끊어내려면 수조 원의 자금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현금 확보가 필수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국내 30대 대기업집단 가운데 유일하게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지 못한 기업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 △기아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등 4개 순환출자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정의선도 지배구조 개편에 계속 힘을 기울여 왔다.
정의선은 2020년 3월19일부터 3월25일까지 현대차 주식을 모두 58만1333주, 현대모비스 주식을 30만3759주 장내에서 사들였다. 현대차 주식은 405억7천만 원어치, 현대모비스 주식은 411억 원어치다. 모두 합쳐 817억 원가량을 매수했지만 안정적 지배력을 확보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정의선은 2021년 6월28일 기준으로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지분을 각각 2.62%, 1.74%, 0.32%씩 쥐고 있을 뿐이다. 원래 현대모비스 지분을 하나도 들고 있지 않았는데 지분율을 늘린 게 0.32%이다.
정의선은 수석부회장에 승진했을 때도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시동을 걸었다.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은 2018년 10월19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현대다이모스가 현대파워텍을 흡수합병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5월 말에 현대모비스를 정점으로 하는 기존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공식적으로 철회했는데 이후 약 5개월 만에 다시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사전작업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
당시 현대차그룹에서 파워트레인(엔진과 변속기 등 동력전달계)사업을 하는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 두 회사의 합병을 놓고 파워트레인 관련 사업을 하는 현대위아의 추가 합병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오기도 했다.
정의선은 2018년 11월22일 현대오토에버 상장 추진을 공식화했다. 현대오토에버는 정의선의 개인 지분율이 높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자금줄 역할을 할 기업으로 꾸준히 거론된 회사다.
실제 현대오토에버는 2019년 3월28일 코스피에 정식으로 상장됐다. 정의선은 현대오토에버 상장 과정에서 보유지분의 절반을 구주매출 방식으로 처분해 965억 원을 확보했다.
△현대차그룹 총수(동일인)에 올라
정의선이 현대자동차 그룹 총수(동일인)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1년 4월29일 ‘2021년도 대기업집단 지정결과’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그룹 동일인을 기존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에서 정의선으로 바꿔 지정했다.
공정위는 해마다 4월 말 직전년도 연말 기준 자산규모가 5조 원이 넘는 기업집단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는데 이때 기업집단을 대표하는 동일인도 함께 발표한다.
동일인은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법인 혹은 자연인으로 본인과 친인척이 회사와 거래할 때 관련 사항을 공시하고 이와 관련된 모든 책임을 진다.
정의선은 2018년 9월14일 그룹의 총괄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해 경영권을 사실상 승계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2020년 그룹 회장직에 오른 뒤에 공식적으로 총수로 지정돼 본격적으로 '정의선 시대'가 열린 것이다.
동일인을 중심으로 친인척 범위가 결정되기 때문에 그룹의 계열사와 이른바 사익편취 규제로 불리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도 바뀔 수 있다.
공정위는 “2021년 처음으로 각 그룹으로부터 지정 자료를 받기 전 동일인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고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동일인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21년 3월1일 공정위 조사 이전에 선제적으로 ‘동일인 변경 신청’ 내용이 담긴 대기업집단 지정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
정몽구 회장이 보유한 주력회사(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지분 전부의 의결권을 정의선 회장에게 포괄 위임한 점,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계열사 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경영상 변동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 현대차그룹 동일인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합병 사례로는 2021년 2월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의 3사 합병, 대규모 투자사례로는 2020년 12월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결정 등을 꼽았다.
공정위는
정몽구 회장이 고령으로 건강상태에 비춰볼 때 경영복귀 가능성이 높지 않은 점도 동일인을 변경하는 데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정몽구 회장은 2020년 3월 현대자동차에 이어 2021년 3월 현대모비스 사내이사에서 내려오며 현대차그룹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공정위는 “경영권 승계 등 젊은 리더십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집단은 앞으로도 동일인 세대교체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이번 지정을 계기로 동일인 정의와 요건, 동일인 관련자의 범위 등 지정제도 전반에 걸친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의선이 2020년 10월14일 현대차그룹 회장을 맡았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는 2020년 10월14일 오전 각각 임시이사회를 열고 정의선을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정의선은 2008년부터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으로 사실상 현대차그룹 경영을 총괄해왔지만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역할이 더욱 커졌다. 아버지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이 수석부회장으로 선임될 당시 “정 수석부회장이 앞으로 그룹 경영 전반과 주요사안을
정몽구 회장에게 보고하고 재가를 받아 실행하게 되며 정 수석부회장의 역할은 정 회장의 보좌”라며 3세경영 본격화라는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정몽구 회장이 2017년부터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데다 정의선의 대외적 움직임이 갈수록 활발해졌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미 ‘정의선시대’가 시작됐다는 시선도 나왔다.
정의선은 2009년 8월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9년 동안 다른 계열사의 직책을 맡지 않았다. 현대모비스 등 일부 계열사의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공식적으로 현대차 경영에 전념했다.
그러나 그룹 총괄수석부회장에 오르면서 현대차뿐 아니라 기아차와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카드, 현대글로비스, 현대로템, 이노션 등 그룹의 모든 계열사 경영을 관장할 수 있게 됐다.
총괄수석부회장 승진 이후 정의선의 대외적 공식활동의 보폭이 부쩍 넓어졌다.
2019년 12월11일 충북 충주의 현대모비스 공장에서 열린 ‘수소연료전지공장 신축공사 기공식’에 참석해 현대차그룹의 새 성장동력인 수소차와 관련한 ‘FCEV 비전 2030’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의 수소차와 관련해 중장기 계획을 밝힌 것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정의선은 수석부회장 승진 이후 현대기아차의 해외법인장 회의와 시무식 등을 모두 주관해왔다.
△제네시스 브랜드 중국과 유럽 진출 채비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미국에 이어 중국과 유럽 진출을 공식화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4월19일 중국 상하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1 상하이 국제모터쇼’에서 제네시스 G80의 전동화 모델을 선보이면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알렸다. G80 전동화 모델이 공개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G80 전동화모델은 사륜구동 단일모델로 나온다. 최대 370마력의 힘을 낸다. 시속 100㎞까지 4.9초 만에 도달한다. 전비는 ㎾h당 4.3㎞다.
G80 전동화모델은 2021년 7월 국내에서 8281만 원에 출시됐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및 기아와 별도로 제네시스 전시관을 꾸려 고급화 전략을 극대화 했다.
이와 함께 2021년 유럽도 공식적으로 진출한다.
제네시스는 2021년 5월4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유럽 주요 매체를 대상으로 온라인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유럽 진출을 공식 선언하며 출시 일정을 발표했다.
제네시스는 2021년 6월 대형 세단 G80와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GV80의 출시를 시작으로 유럽 전략모델인 ‘G70 슈팅 브레이크’ 순서로 내놓는다.
이와 함께 2022년까지 3종의 전기차를 투입해 전동화 브랜드로 전환도 추진한다.
제네시스가 상하이모터쇼에서 2021년 처음 공개한 G80 전동화모델을 시작으로 전용 전기차 1대를 포함한 전기차 2종을 잇따라 출시하기로 했다.
제네시스는 온 ·오프라인 채널에서 함께 차량을 직영 판매하는 ‘옴니채널’ 전략을 유럽 시장에서 추진하며, 온 ·오프라인 채널에서 값이 동일한 ‘단일가격’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애초 유럽에서도 2020년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제네시스 라인업을 공개해 브랜드 홍보를 할 계획을 세웠지만 코로나19로 모터쇼가 무산되면서 현대차의 계획도 취소됐다.
제네시스는 정의선이 초기 기획 단계부터 외부인사 영입과 조직개편까지 모든 과정을 주도한 야심작으로 평가받는다.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출범했다.
제네시스 중국 법인과 유럽 법인을 이끌 대표는 이미 확보해뒀다. 메르세데스-벤츠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마커스 헨네가 제네시스 중국 법인을, 영국 슈퍼카 브랜드 애스턴 마틴에서 경력을 다진 엔리케 로렌자나가 유럽 법인을 이끈다.
2021년 연말인사에서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최고브랜드경영자(CBO)로 밴틀리 출신인 그레이엄 러셀(Graeme Russell) 상무를 영입했다.
△친환경과 고급화로 중국자동차시장 재도전
정의선이 전용 전기차와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앞세워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정의선이 중장기 목표로 삼고 있는 글로벌 전기차시장 선도업체가 되기 위해서 중국에서 판매량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2021년 중국 전략에 변화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11월19일 중국 광저우 수출입상품교역회전시관에서 열린 ‘2021 광저우 국제모터쇼’에 참여해 중국형 투싼 하이브리드와 N라인 전용 디자인이 포함된 중국형 투싼 N라인 등의 공개했다.
중국 정부의 2060 탄소중립 정책 기조에 발맞춰 현대자동차그룹도 탄소 배출을 줄이는데 기여하고 중국 내 친환경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나가기 위해 친환경 차량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당시 광저우 모터쇼에서는 수소전기차인 넥쏘와 현대차의 첫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 등을 전시하면서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21년 4월15일 이광국 현대차·기아 중국사업총괄 사장이 온라인을 통해 중국 전략 발표회 '라이징 어게인, 포 차이나'를 진행했다.
이광국 사장은 전략 발표회에서 크게 △현지화 연구개발(R&D) 강화 △전동화상품 라인업 확대 △수소연료전지기술 사업 본격화 및 수소산업 생태계 확장 △브랜드 이미지 쇄신 등 4대 전략을 내놨다.
현대차와 기아는 중국에서 특화된 연구개발 및 마케팅을 통해 고객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하반기 중국 상하이에서 디지털연구소를 설립하고 중국 현지에서 기술 개발력을 강화한다.
상하이디지털연구소는 △자율 주행 △커넥티드카 △전동화 △공유 모빌리티 등의 미래 기술을 개발하고 중국의 디지털 전환도 추진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중국에서 전동화모델 라인업도 강화한다.
세부적으로 현대차의 ‘아이오닉5’와 기아의 ‘EV6’를 출시하고 2022년부터는 해마다 중국에서 전용 전기차모델을 선보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하이브리드와 수소전기차 등의 친환경차모델을 강화해 2030년까지 현대차와 기아에서 모두 21개의 전동화 라인업을 구축하기로 했다.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법인 등을 통해 중국에서 수소사업도 확장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1년 1월 중국 광저우시에서 광저우개발구 정부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 판매법인을 설립하기로 합의하고 같은 해 3월2일 수소연료전지 생산법인 'HTWO 광저우'의 기공식을 열었다.
HTWO 광저우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수소사업 본격화 등을 위해 건설하는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공장이자 중국에서 처음으로 건립되는 대규모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전용공장이다.
회사이름은 '인류를 위한 수소'라는 뜻을 담은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브랜드인 'HTWO'가 처음으로 적용됐다.
현대차그룹은 HTWO 광저우의 20만7천㎡(6.3만평) 규모의 부지에 연료전지시스템공장과 혁신센터 등을 건립하기로 했다. 완공은 2023년으로 예정됐다.
연간 생산목표는 모두 6500기로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중국 상황과 중앙정부 정책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공급물량을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우선 2021년 하반기에 수소전기차인 ‘넥쏘’를 중국에 출시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새로운 전략을 발판으로 브랜드 이미지 쇄신을 꾀한다.
세부적으로 △내연기관 라인업의 효율화 △중대형 고급모델 상품성 강화 △여러 차급의 신차 출시 등을 통해 고급화전략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현대차의 고급브랜드인 제네시스도 중국에 수출하는 방식으로 진출하면서 고급화 전략을 더욱 강화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1년 4월 기준으로 중국에서 21개인 내연기관 모델을 2025년까지 14개로 줄이고 효율적으로 상품을 운영하기로 했다.
2021년 상반기 중에 신형 ‘쯔파오(글로벌 모델명 스포티지)’ 등의 신차를 출시해 중대형 프리미엄모델 라인업의 상품성을 대폭 강화한다.
특히 2021년 하반기에 북경현대는 중국 전용 다목적차량(MPV)과 투싼 하이브리드를, 동풍열달기아는 신형 카니발을 출시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1년 중국 판매목표를 2020년보다 각각 27.6%와 20.8% 높여 잡았다. 유럽과 북미 등 다른 주요 시장 판매 증가 목표가 10%대인 것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현대차는 2020년 중국 전용 기술브랜드인 ‘H스마트+(플러스)’를 내놓으며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기술력을 알리고 있고 기아는 2021년 4월 이후 신규 앰블럼을 일괄 적용해 중국에서 브랜드를 다시 출시하면서 이미지 개선을 추진했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전기차전용 플랫폼 E-GMP에 쓰일 배터리를 받을 업체로 중국 CATL을 잇달아 선정하려는 것도 중국 전기차시장 공략을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복수업체 선정을 검토 중으로 아직 E-GMP 3차 물량을 공급할 업체를 확정하지는 않았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CATL과 SK이노베이션이 현대차그룹으로부터 선정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의 수주를 기정사실로 보는 시선이 우세하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E-GMP 2차 물량의 배터리를 받을 업체로 LG에너지솔루션과 CATL를 복수로 선정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이 CATL을 선택한 배경에는 중국사업에서 규제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거론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중국 회사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자국 전기차 배터리산업을 키우기 위한 보호정책을 펴왔다.
현대차는 2019년에도 중국에서 판매하는 코나 전기차(중국명: 엔씨노)에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 대신 CATL 배터리를 탑재하며 중국 정부의 보조금 규제에 대응했다.
현대차그룹은 2017년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보복 이후 직간접적 규제장벽으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량이 모두 줄었다.
현대차그룹은 2010년대 들어 2016년까지 중국에서 해마다 8~10%의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2021년 1월 중국에서 도매기준으로 점유율 2.7%에 그쳤다. 2020년 1월보다 0.6%포인트 낮아졌다.
△외부 협력을 기반으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기업 전환에 속도
정의선이 현대차그룹에서 발 빠르게 인재를 영입하면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내부 연구개발조직에서 나온 성과에 바탕해 성장을 추구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외부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과감하게 수정하면서 줄곧 목표로 삼았던 스마트 모빌리트 솔루션 제공업체로 전환하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12월17일 연말 임원인사를 통해 네이버 출신인 신은숙 NHN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영입해 부사장으로 선임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같은 해 4월 송창현 사장에 이어 최근 진은숙 부사장을 영입하면서 네이버와 NHN의 CTO를 모두 품에 안게 됐다.
앞서 현대차·기아는 2021년 4월16일 모빌리티 기능을 총괄하는 ‘TaaS본부’를 새로 설립하고 초대 본부장으로 송창현 포티투닷 사장을 영입했다.
TaaS는 포괄적 수송서비스를 뜻하며 차량 또는 이동수단을 서비스의 형태로 제공하는 ‘LaaS’와 ‘MaaS’의 상위 개념이다.
송 사장이 현대차와 기아의 TaaS사업 전반을 처음부터 구축한다고 볼 수 있는데 수송을 서비스로 사고하면서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정의선의 오랜 목표이기도 하다.
정의선은 줄곧 현대차와 기아가 단순한 완성차 제조업체를 넘어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를 위해 그동안 동남아 차량호출서비스업체인 ‘그랩’, 인도 차량공유업체인 ‘레브’, 미국 자율주행업체 ‘모셔널’, 국내 스타트업 ‘포티투닷’ 등에 투자하며 외부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번 송 사장의 영입은 수송서비스를 현대차그룹 자체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021년 6월 현재 현대차·기아 TaaS본부에는 250여 명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이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시절에 송 사장을 현대차 내부 기술개발부문에 직접 영입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결국 외부의 포티투닷 대표도 겸직하는 형태로 영입했다. 정의선이 송 사장에게 보내는 신뢰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기업 임원이 계열사가 아닌 스스로 창업한 회사 대표를 겸직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 일인 데다 처음부터 사장으로 영입했다.
정의선이 그동안 국내외 유력인사를 영입할 때 보통 부사장 직급으로 데려오고 난 뒤 성과를 보고 1~2년 안에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방식을 보여준 것과는 사뭇 다르다.
현대차·기아는 TaaS본부에서 우선 기존의 모빌리티서비스를 고객 관점에서 통합하고 사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서비스모델을 도입해 글로벌 모빌리티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TaaS본부는 여러 기업이 참여해 협업할 수 있는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의 역할도 수행한다.
송 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을 거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2008년 한국에 들어와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네이버랩스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네이버랩스 대표를 지내며 자율주행을 활용한 TaaS에 큰 관심을 보였고 결국 2019년 초 네이버에서 나와 자율주행 모빌리티서비스 스타트업 포티투닷을 설립했다.
앞서 정의선은 송창현 대표가 설립한 스타트업 포티투닷(옛 코드42)에 2019년 4월15일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고 여러 방면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코드42는 자율주행차와 드론, 자동배달 로봇 등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자율주행 이동수단을 하나로 통합해 차량호출과 차량공유, 로보택시, 스마트 물류, 음식배달 등 다양한 모빌리티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세대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정의선은 과거 내부 연구개발조직에서 나온 성과에 기대 성장하는 것을 추구했던 그룹 전략을 과감하게 수정했다.
외부의 다양한 조직과 손을 잡는 이른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채택한 것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면서 내부와 정보를 공유해 새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을 일컫는다.
현대차가 2017년 말부터 최근까지 협업하기로 한 회사를 살펴보면 차세대 전기차 개발과 자율주행, 차량공유 등 자동차의 이동성에 초점을 맞춘 기업들에 투자가 집중됐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부터 시작해 글로벌 대기업까지 파트너기업의 규모도 가리지 않고 있다.
2019년 5월에는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하이퍼 전기차기업 ‘리막오토모빌리’에 1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고성능 전기차 개발을 위해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9월 미국 자율주행기업 앱티브와 합작회사를 설립했고 2020년 1월7일에는 공유차량기업 우버와 ‘도심항공 모빌리티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020년 2월11일 미국 전기차 전문기업 카누와 차세대 전기차 개발을 위한 상호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카누는 현대차와 기아차에 최적화한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 개발을 위해 기술을 지원하고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 플랫폼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지닌 중소형 크기의 승용형 전기차는 물론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는 목적기반 모빌리티(PBV)를 개발하기로 했다.
정의선이 외부기업과 협력하는 것은 현대차그룹의 체질 개선을 위한 움직임으로 읽힌다.
정의선은 2019년 5월22일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칼라일그룹 초청 단독대담에서 리더십 측면에서 도전 과제를 묻는 질문에 “미래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특히 연구개발부문 투자 확대, 그리고 연구개발의 효율성 증대가 중요하다”며 “파트너들과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파트너십을 도모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 미래 성공요소”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미래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2017년 ‘현대크래들’을 출범하기도 했다. 한국과 미국 실리콘밸리뿐 아니라 이스라엘 텔아비브, 중국 베이징, 독일 베를린 등에 현대크래들을 설립했다.
△계열사 통합으로 효율성 제고
정의선은 현대차그룹 계열사 통합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가 현대오토론, 현대엠엔소프트를 흡수합병하기로 한 것도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으로 역량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정의선의 미래 모빌리티 역량 강화와 맞닿아있다.
현대오토에버는 2021년 4월1일자로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의 통합을 마쳤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같은 해 3월12일 서정식 현대자동차 ICT본부장 전무를 현대오토에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하는 내용이 담긴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서 신임 대표가 현대오토에버를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도약시킬 경륜과 전문성을 겸비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오트론, 현대엠엔소프트는 2020년 12월11일에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안건을 의결했다.
세 회사는 모두 차량용 소프트웨어 전문 계열사로 이번 합병을 통해 앞으로 차량 소프트웨어 표준을 수립해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 인프라를 통합하고 모빌리티 데이터를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오토론의 차량용 반도체사업을 양수하기로 한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현대모비스는 2020년 12월11일 현대오토론과 반도체사업부문 개발 인력 및 자산에 대한 양수도 계약을 맺었다. 인수가격은 1332억 원이다.
△현대차 품질논란에 적극 대응
정의선이 본격적으로 전기차사업에 뛰어들기에 앞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품질문제 논란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기차시대를 맞이해 품질논란을 해소하지 못하면 글로벌 전기차시장의 리더로 도약하겠다는 정의선의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21년 2월24일 선제적으로 2017년 11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생산된 코나EV(7만5680대)와 아이오닉EV(5716대), 일렉시티 버스(305대) 등 8만1701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이들 차량은 잇따른 배터리 화재사건으로 논란이 이어지고 있었다.
현대차는 당시 리콜에서 고전압 배터리시스템을 모두 교체하기로 했는데 전체 리콜비용은 1조 4천억 원 규모로 추산됐다.
같은 날 국토교통부는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과 관련 전문가들의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자동차안전연구원 등은 2020년 10월부터 최근까지 리콜로 수거한 고전압 배터리를 정밀조사하고 화재 재현 실험을 했다.
국토교통부는 정밀조사 결과 배터리셀 내부 정렬 불량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배터리셀 내 음극탭이 접히면서 음극에서 리튬 부산물이 생겼고 이 부산물이 양극으로 확산되면서 양극탭과 접촉하면 음극 및 양극탭이 서로 붙는 단락 현상이 발생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했다.
국토부는 재현 실험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화재가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은 해 3월4일 코나EV를 포함한 8만2천 대의 리콜 비용과 관련해 각각 3대7의 비율로 부담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현대차는 2020년 10월에 세계에서 코나EV와 관련해 자발적 리콜조치를 실시했다. 한국에서 같은 해 10월8일부터 코나EV 리콜을 실시한 데 이어 리콜범위를 세계로 넓힌 것이다.
이에 따라 리콜물량은 국내 2만5564대를 포함해 북미 1만1137대, 유럽 3만7366대 등 모두 7만7천 대에 이른다.
코나EV는 2018년 출시된 뒤 2021년 6월까지 국내외에서 모두 17건의 화재사고가 보고됐다. 국내에서는 2021년 6월 기준으로 모두 14건의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020년 '세타2' 엔진과 관련해 대규모 충당금을 설정하기도 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같은 해 10월19일 세타2 엔진 관련 충당금 추가 설정과 선제적 고객 보호조치를 위해 각각 2조1300억 원, 1조2600억 원 규모의 품질비용을 3분기 실적에 반영했다고 공시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세타2 엔진 리콜과 관련한 충당금을 반영한 뒤에 엔진 교환사례가 예상보다 많았고 지난해부터 새로 평생보증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추가적 충당금 반영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019년 10월 세타2 엔진을 적용한 국내외 차량 400만 대가량과 관련해 평생 보증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품질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대규모 품질비용을 미리 반영하는 것과 함께 조직 재정비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같은 해 10월21일 품질문제를 다루는 유관 부서를 통폐합해 조직을 정비하면서 유기적 협력체계를 강화했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1월 출시한 제네시스 GV80 디젤모델 일부에서 간헐적 진동현상이 발견되자 6월5일 출고를 중단하고 품질 점검에 들어갔다. 이미 차량을 출고한 고객에는 보증기간을 기존 5년/10만km에서 10년/20만km로 연장하는 조치를 취했다.
GV80은 2020년 6월 기준 대기물량만 1만 대에 이를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출고중단으로 소비자들의 기다림이 더욱 길어져 판매 측면에서 타격을 받을 수 있음에도 현대차가 품질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는 시선도 있다.
제네시스 GV80이 시작가격을 기준으로 6천만 원을 훌쩍 넘는 고급차라는 점, 스마트스트림 3.0리터 디젤엔진 등 현대차의 최신기술이 대거 적용됐다는 점에서 소비자 불만도 적지 않다.
정의선이 이례적으로 이상수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지부장을 만난 것도 '노사화합을 통한 품질경영'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의선은 2020년 10월30일 현대차 울산 공장 영빈관에서 이상수 지부장과 만나 현대차 노사관계에서 전향적 태도를 보였다.
현대차가 품질논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한 것은 2019년 새 쏘나타의 품질논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차는 2019년 3월 쏘나타를 출시한 뒤 차량의 소음과 진동 등에 다소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자 쏘나타 생산을 잠정중단했다.
품질논란으로 확대되지는 않았지만 기아차가 2020년 2월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의 친환경차 미인증 사실을 확인하고 하루 만에 사전계약을 중단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기아차는 당시 사전계약 고객을 대상으로 친환경차 기준 미달에 따라 받지 못하게 된 모든 세제혜택을 회사가 모두 부담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들어 현대차와 기아차가 품질논란에 대응이 빨라진 것은 ‘고객중심 경영’을 강조하는 정의선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018년 9월 정의선이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해 경영을 총괄하게 되면서부터 무리한 외형 성장을 지양하고 고객중심으로 판매 체질을 개선해 수익성을 높이는 ‘질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더욱이 정의선은 현대차그룹을 단순한 제조회사를 넘어 모빌리티서비스기업으로 일군다는 큰 그림을 그려두고 있다. 제품 경쟁력만으로는 미래차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고 보고 고객중심 경영에 더욱 힘을 주고 있다.
정의선은 2019년 5월22일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칼라일그룹 초청 단독대담에서 “앞으로 밀레니얼세대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게 아니라 공유하기를 원할 것이다”며 “서비스와 제품 등 모든 측면에서 우리가 고객에게 집중하기 위해 더 노력할 여지가 없는지를 자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 모빌리티 역량 높이기 위해 2025년까지 60조 원 투자
정의선이 회장에 취임한 뒤로 미래 모빌리티 역량을 높이기 위한 공격적 투자에 나섰다.
현대자동차는 전기차와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수소연료전지 등 핵심 미래사업에 2025년까지 60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의선은 2021년에도 전기차 등 미래차 생산을 위해 미국에 8조 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미래 모빌리티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차는 2020년 12월10일 온라인을 통해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주주, 애널리스트, 신용평가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핵심 미래사업 계획과 새로운 ‘2025 전략’을 발표했다.
새로운 2025 전략은 △완성차사업 경쟁력 강화 및 전동화 선도 △모빌리티서비스사업 기반 구축 △수소 생태계 이니셔티브 확보 등을 3대 전략 목표로 설정했다.
새로운 사업구조의 한 축인 수소사업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기술을 고도화하고 사업을 확대해 글로벌 수소 생태계 주도권을 확실히 쥐겠다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선박, 기차, 도심항공 모빌리티 등 모든 수송영역에서 기존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핵심으로 수소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단순히 수소연료전지 차량을 개발하거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다른 완성차업체에 판매하는 것에 멈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60조1천억 원 투자 △자동차부문 영업이익률 8% 확보 △글로벌 점유율 5%대 달성 등을 내용으로 하는 중장기 재무목표도 공개했다.
전체 투자규모는 2019년 12월에 발표한 내용보다 1조 원가량 줄었지만 내연기관 등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는 줄이고 미래사업역량 확보를 위한 투자는 늘렸다.
특히 수소사업 본격 추진과 전동화 라인업 확대 등에 따른 전동화와 수소사업 관련 투자 계획이 2019년 발표한 10조4천억 원에서 14조9천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현대차는 우선 전기차사업에서 2021년 아이오닉5 출시를 시작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본격 확대하고 2040년까지 글로벌 주요시장에서 전 라인업의 전동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중장기 리더십을 확보해 2040년까지 전기차 글로벌시장 점유율을 8~1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세웠다.
도심항공 모빌리티사업은 승객과 화물을 아우르는 제품군 구축과 항공용 수소연료전지 파워트레인 개발 등을 통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자율주행부문에서는 2022년부터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을 잡지 않아도 주행이 가능한 레벨3 수준의 부분 자율주행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하기로 했다.
운전자 조작 없이 차량이 스스로 주차를 하고 부르면 되돌아오는 원격 발렛기능도 2024년 양산차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하고 글로벌 자율주행업체와 협업을 통해 레벨4와 레벨5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레벨 5는 자율주행기술의 완성 단계이다.
수소연료전지사업에서는 새로운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브랜드 ‘HTWO(에이치투)’를 통해 글로벌 수소생태계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세웠다.
2021년 1월에 HTWO 이름을 처음 적용해 중국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법인을 세우기도 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70만 기의 수소연료전지를 시장에 판매한다는 목표도 공개했다.
△삼성 LG 롯데 등과 미래차 협력 논의
정의선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그룹 총수를 차례로 만나며 미래차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정의선은 2020년 11월25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의왕 사업장에서 비공개로 만나 미래차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왕 사업장은 과거 롯데첨단소재 본사가 있던 곳으로 현재 롯데케미칼은 이곳에서 자동차 내외장재로 쓰이는 고부가합성수지(ABS)를 포함한 고기능 소재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정의선이 2021년부터 전동화 전략을 본격화하는 만큼 이번 회동은 전기차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됐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미래차에서는 주행거리 확보를 위해 자동차소재의 경량화가 필수요소로 꼽히는 만큼 내외장재에 쓰이는 소재도 차량 경쟁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상반기에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전기차 생산을 시작한다. 이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을 적용한 첫 양산형 전기모델이다.
앞서 정의선은 전기차 경쟁력의 핵심인 배터리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LG와 SK, 삼성 등 그룹 총수를 만나 협력 강화를 모색했다.
삼성그룹, LG그룹, SK그룹은 각각 계열사인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에서 전기차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정의선은 2020년 5월13일 충남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났다. 정의선과
이재용 부회장이 사업 논의를 목적으로 단둘이 만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뒤이어 2020년 6월22일에는 LG화학 오창 공장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나 전기차배터리부문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LG화학은 이미 현대기아차가 생산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카와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공급사로 선정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2020년 7월7일 만나 전기차배터리를 포함해 신기술분야에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차가 생산하고 있는 플러그인(Plug-in) 하이브리드차와 기아차의 니로, 쏘울 전기차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 제네시스는 2025년까지 연간 167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세계에서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정의선은 전기차사업 강화를 위해 4대그룹뿐 아니라 전기화물차 분야에서 롯데그룹 및 CJ그룹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020년 4월24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동남권물류단지에서 롯데글로벌로지스, CJ대한통운 등과 환경부가 주관하는 ‘전기화물차 보급 확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전기차 폐배터리 활용분야에서는 한화그룹 등과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한화큐셀은 2020년 5월29일 서울 중구 한화그룹 본사에서 ‘태양광 연계 에너지저장장치 공동개발 및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조직문화 혁신 가속
정의선은 현대차그룹의 조직을 탈바꿈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혁신성과 실용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2월에 대학졸업자와 졸업예정자 등을 대상으로 한 정기공채를 폐지하고 상시채용체제로 전환했다.
2019년 3월에는 전 계열사 대상으로 자율복장제도를 전면 도입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확대 실시해 출퇴근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었다.
그동안 보수적이라고 평가받았던 현대차그룹의 조직문화에 창의적이고 수평적인 DNA를 이식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2019년 4월에는 임원 직급체계를 개편했다.
기존 ‘이사대우, 이사, 상무’ 등으로 세분화돼있던 상무 이하 임원의 직급을 상무로 통일했다. 더욱 효율적 의사소통을 위한 시도로 읽혔다.
2019년 9월에는 직급체계 간소화방안을 확정했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초부터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직급체계 간소화방안을 검토해왔다.
일반직 직급은 기존 직위와 연공 중심의 6단계에서 역할에 따라 4단계로 줄였다. 5급사원과 4급사원은 G1으로, 대리는 G2로, 과장은 G3로, 차장과 부장은 G4로 통합했다.
직급체계 변경에 따라 호칭체계도 바꿨다. G1~G2는 ‘매니저’로 불리게 되며 G3~G4는 ‘책임매니저’로 불린다. 팀장과 파트장 등 보직자는 기존처럼 직책을 호칭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직급과 호칭체계의 변화를 통해 직원들이 연공이 아닌 업무 전문성을 바탕으로 일하고 수직적 위계구조을 개선함에 따라 의사결정 속도와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고성능 N브랜드 확대
정의선은 고성능차 브랜드 N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N이라는 이름은 현대차의 연구개발 센터인 남양연구소의 ‘남양(Namyang)’에서 따 왔다.
현대차는 2017년 9월 첫 번째 N브랜드 모델인 i30N을 유럽에 출시한 데 이어 2018년 6월 두 번째 모델 벨로스터N을 국내에 출시했다. i30N은 1년 동안 3771대가 판매돼 연간 목표치 2800대를 넘어섰고 벨로스터N도 다섯 달 동안 연간 목표 판매량 300대의 3배를 넘는 1천 대 이상이 판매됐다.
현대차는 N브랜드에서 고성능 N의 감성을 적용한 N Line을 따로 두고 있다. N Line은 일부 성능을 튜닝한 고성능차의 입문모델로 i30 N Line, 투싼 N Line, i10 N Line 등이 있다.
2020년에 N라인은 8월 아반떼를 시작으로 10월에 소형SUV인 코나를 부분변경하며 ‘더 뉴 코나 N 라인’, 11월에 쏘나타 N라인을 출시하면서 빠르게 강화했다.
2019년 9월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전기 레이싱카 ‘벨로스터 N’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2015년 9월15일 독일에서 열린 ‘2015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고성능 브랜드 N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2018년 연말 인사에서 현대차그룹 최초로 연구개발본부장에 외국인 알버트 비어만 사장이 임명되면서 고성능차에 더욱 힘을 실었다.
비어만 사장은 BMW의 고성능 브랜드 M을 담당하던 임원 출신으로 2015년 고성능차 담당 부사장으로 현대차에 합류해 현대차그룹 차량의 성능을 끌어올린 이후 2021년 12월에 퇴임했다.
현대차가 고성능차 개발에 뛰어든 궁극적 이유는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완성차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고성능차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한다면 현대차는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것과 함께 고급차의 이미지도 구축할 수 있다.
고성능차 N브랜드는 정의선의 작품으로 꼽혔던 PYL브랜드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카드로도 여겨진다. PYL은 현대자동차가 개성있는 젊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이에 맞는 자동차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브랜드다.
△현대차의 미래차 방향성 제시
정의선은 2017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7’에서 직접 발표자로 나서 현대차의 미래차 방향성을 제시했다. 미래차 방향성으로 △친환경 이동성 △이동의 자유로움 △연결된 이동성 등 3가지를 꼽았다.
친환경 이동성에는 현대차가 하이브리드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를 보급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계획을 담았다. 현대차는 당시 2020년까지 하이브리드차 5종,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4종, 수소전기차 1종 등 친환경차 제품군을 14종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동의 자유로움에는 운전자가 사고 등 위험 없이 원하는 곳에 도달할 수 있도록 완전 자율주행기술이 구현된 차량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 들어갔다.
연결된 이동성은 차량 등 이동수단이 운전자의 주거환경, 근무환경 등과 연결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자동차는 모든 사물과 연결될 수 있으며 운전자는 차량에 원격으로 접속해 차량을 움직일 수 있다.
△기아차 디자인경영 성과
정의선이 2005년 기아차 사장에 취임한 이후 ‘디자인경영’을 추진하면서 기아차는 2008년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2006년에 폴크스바겐 총괄 디자이너 출신인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총괄 사장을 기아차 디자인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를 했다는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슈라이어 사장은 호랑이 코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고안해내 중구난방이었던 기아차 디자인을 통일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K시리즈, 쏘울, 모하비 등 기아차 대표차종은 디자인경영의 결실로 꼽힌다.
슈라이어 사장은 2007년에 “(정의선은) 매우 열려있고 긍정적”이라며 “디자인의 차별화를 매우 강조하는 편이고 자주 대화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정의선은 기아차 디자인경영의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차가 걸어온 길
현대자동차는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초대 회장이 일제강점기인 1940년 아현정(현재 서울 마포구)에서 운영했던 아도서비스라는 자동차 정비공장을 모태로 한다.
당시 정주영 회장은 빠르고 완벽하게 고치는 대신 수리비는 많이 받는 방침으로 사업의 기틀을 닦았다.
하지만 이후 공장이 화재사고로 없어지면서 자동차 수리업을 그만 두었다가 해방 이후 1946년 현대자동차공업사를 설립했다.
설립직후에는 미군 병기창에서 하청을 주로 받았지만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 회사를 1947년에 설립된 현대토건사가 흡수해서 현대건설로 바뀐다.
이후 정주영 회장의 동생인 정세영 현대그룹 2대 회장이 1967년 12월에 현대자동차를 설립한 뒤에 포드모터컴퍼니와 기술제휴를 체결했다. 1974년에는 현대자동차서비스를 세워 자동차 수리사업에도 진출했다.
현대자동차는 독자모델을 생산하기 위해 자체 개발을 시작했고 1974년 2월 당시 조지 턴불 브리티시 에일랜드 부사장을 영입했다. 브리티시 레일랜드는 당시 영국 최대의 자동차 회사였다.
1974년 7월부터 1억 달러의 공사비를 투입해 연간 생산량 5만6천 대 규모의 종합자동차공장을 건설하면서 같은 해에 한국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했다.
이듬해인 1975년 울산에 공장을 준공한 이후 1976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자체 모델인 포니를 생산한 이후 쏘나타를 기점으로 한국 최대 자동차기업으로 자리매김 했다.
리처드 스나이더 주한 미국대사는 1977년 당시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에게 "현대가 자동차 독자개발을 포기하면 포드든 GM이든 원하는 조건으로 조립생산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다해 현대를 지원하겠다"며 "중동 건설에서도 현대를 도와주겠다"는 제안했다.
하지만 정주영 회장은 "자동차는 달리는 국기나 다름없고 일생에 번 돈을 다 들여 실패하더라도 후대에 자동차 공업을 성공시킬 디딤돌을 놓는다면 후회는 없다"는 말과 함께 제안을 거절했다.
정주영 회장은 1960년대부터 현대자동차 내부에서 자동차엔진을 자체 개발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당시 한국 엔지니어 전문성이 낮았고 정부에서도 중공업과 자동차 중에 선택하라고 압박했다고 전해진다.
정주영은 현대자동차를 선택했고 자체엔진 개발을 착수하기 위해 GM에서 일하고 있던 이현순 박사를 영입하고 현대차 마북리연구소를 세웠다.
이후 현대차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알파엔진이라는 이름으로 자체 엔진을 개발했고 이후 베타엔진, 감마엔진을 설계 개발했다.
한국이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현대차는 1998년 12월에 당시 기아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를 인수하면서 거대 자동차회사로 도약했다.
1999년 정주영 회장의 건강이 악화된 상황에서 차기 후계구도를 중심으로 경영권 다툼이 있었고 같은 해 2월26일 현대차 주총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회장과 정세영 현대그룹 2대 회장이 경영권을 놓고 대립했다.
하지만 정주영 회장이 동생 정세영 회장을 부른 지 나흘 만인 같은 해 3월2일 정세영 명예회장은 현대차 경영에서 완전히 퇴진하고 3월10일에
정몽구 현대차그룹회장이 당시 현대자동차 회장으로 취임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2000년 8월에 현대차와 현대그룹에 있는 다른 계열사 9개를 들고 현대그룹에서 분리돼 현재의 현대차그룹을 만들었다. 본사 등기도 2000년 12월 양재동으로 이전하면서 현대그룹과 분리됐다.
2002년 중국 베이징기차와 합작해 베이징현대를 세웠고 2004년 현대상용엔진을 합병한 이후 2005년 미국 앨라배마에 공장을 세워 북미 현지생산을 시작했다. 2009년에는 정의선이 부회장에 취임하면서 경영 전면에 등장했고 2015년에는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내놨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4월29일 기준으로 국내 10대 대기업집단 가운데 유일하게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지 못했다.
현대차의 최대주주는 현대모비스로 현대차 보통주 4578만2023주를 들고 있어 지분율은 21.43%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