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과 신사업 중심으로 조직개편
한화생명은 2021년 들어서만 모두 3번의 조직개편을 실시하고 디지털과 신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열을 가다듬었다.
우선 5부문체제를 구축했다.
한화생명은 2021년 1월 신사업부문과 전략부문을 신설함으로써 보험, 신사업, 전략의 3부문체제를 꾸렸다. 이어 2021년 12월 조직개편을 재차 실시하고 경영혁신과 투자 등 2개 부문을 추가했다.
사실상 보험부문을 빼고는 모두 기존에 하던 업무와 다른 일을 맡게 된다는 점에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보험업 중심의 사업구조를 넘어서겠다는 한화생명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화생명은 2021년 12월에 부문장과 경영전략실장도 임명하면서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한화생명은 2021년 9월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경영전략실을 신설하고도 경영전략실장 자리는 빈 상태로 두고 있었다. 2021년 12월 금융컨설팅 전문가인 하상우 전 AT커니코리아 대표이사를 경영전략실장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한화생명 조직구조가 바뀌면서 김동원이 경영능력을 입증하기도 한결 수월해졌다.
김동원은 보험 관련 경험이 거의 없고 보험사업도 구조적 정체기에 들어선 만큼 보험사업 관련해서는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화생명이 조직개편을 통해 보험과 신사업 영역을 명확하게 나누고 부문별 책임을 강화하면서 김동원은 디지털과 신사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김동원은 한화생명에 2015년 입사한 뒤로 주로 디지털과 신사업 관련 업무를 맡기도 했고 핀테크에도 평소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략부문장에서 내려와
김동원은 2021년 9월 전략부문장에서 물러났다. 전략부문장을 맡은 지 9개월 만이다.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기 위해 전략부문장 자리를 내려놓은 것으로 파악된다.
경영 후계자가 요직에 올랐다가 곧바로 내려오면 자칫 능력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따라붙을 수도 있는 만큼 전략부문장에서 물러나는 결정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김동원 부사장이 전략부문장을 맡는 동안 이 부문의 방향성이 어느 정도 정리됐고 그 뒤로는 본연의 업무를 맡기 위해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부문장에서 내려왔다”고 말했다.
앞서 김동원은 2021년 1월 한화생명이 보험과 신사업, 전략의 3부문체제로 조직을 개편했을 때 전략부문장에 올랐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도 2021년 1월 보험부문장을 맡았다가 같은 해 9월 이경근 부사장에게 자리를 넘겨줬다.
△핀테크 투자 주도
김동원은 2014년 한화그룹에 입사했을 때부터 핀테크사업 역량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한화 금융계열사의 투자성향이 핀테크사업 위주로 바뀐 데에도 김동원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한화 금융계열사는 핀테크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2021년 9월 말 기준으로 두나무 지분 6.14%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2021년 1월 그랩의 핀테크 자회사 그랩파이낸셜(GFG)에 투자했다. 동남아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그랩의 사업에 기반해 그랩파이낸셜의 디지털금융서비스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한화자산운용의 투자안목도 재평가받았다.
한화자산운용은 또 싱가포르 아이스탁스에 2020년에 이어 2021년 1월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아이스탁스는 증권형토큰(STO) 발행플랫폼으로 싱가포르 금융당국에서 인가를 받아 가상화폐 거래소 운영에 나서고 있다.
△부사장으로 직함 바꿔 달아
2021년 7월12일 한화생명의 임원직제가 기존 5단계에서 4단계로 개편되면서 김동원의 직함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바뀌었다.
한화생명은 사장-부사장-전무-상무-상무보의 체계에서 상무보가 폐지되고 사장-부사장-전무-상무로 임원직제를 변경했다. 이에 따라 전무는 부사장으로, 상무는 전무로 직위가 변경됐다.
한화생명은 직제 간소화를 통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직무 중심의 수평적 조직문화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우수인재를 조기 발탁할 수 있도록 해 조직 안에서 동기 부여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직제가 달라졌을 뿐 책임과 권한, 업무 등 기존과 달라지는 점은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 영업채널 ‘라이프 MD’ 구축 지원
한화생명은 2020년 10월 모바일 앱을 통해 설계사 모집, 교육, 영업활동 등 모든 과정을 진행할 수 있는 디지털 영업채널 ‘라이프 MD’를 구축했다.
김동원이 ‘라이프 MD’ 사업화를 직접 지원했다.
라이프 MD는 본인이 원하는 때에 원하는 만큼 일하는 새로운 형태의 보험 설계사 모델을 추구한다.
프로슈머(생산자와 소비자의 합성어)들은 직접 보험 상품을 설계해 판매수수료를 받을 수도 있다.
한화생명은 단계별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해 라이프 MD를 통해 전속설계사 육성에 나선다.
한화생명은 새 수수료체계를 앞세워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과 신입 설계사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로 금융권에도 비대면(언택트)문화가 퍼지고 있지만 복잡한 상품구조 때문에 설계사 중심의 대면채널에서 영업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혁신에 초점 맞춘 조직개편 주도
김동원은 2020년 6월 한화생명 조직개편을 주도했다.
한화생명은 기존 13개 사업본부 50개 팀을 15개 사업본부 65개 팀으로 개편하고 15개 사업본부 가운데 9개 사업본부를 디지털 및 신사업 추진을 위한 부서로 꾸렸다.
디지털 관련 부서에 젊은 임원을 배치했다.
디지털 관련 부서 임원들의 평균연령은 45세로 전체 임원 평균연령 53세에 비해 젊다.
전체 임원 56명 가운데 22명이 디지털 및 신사업 담당 임원을 맡고 있다.
개편된 조직체계에서는 직급에 상관없이 주어진 과제(프로젝트)에 가장 적합하고 전문성 있는 직원이 리더를 맡아 프로젝트를 이끈다. 리더는 임원을 프로젝트 조직의 팀원으로 참여시킬 수 있는 권한을 지닌다.
한화생명은 신사업 발굴을 위해 기술전략실, 빅데이터실, 오픈이노베이션(OI)추진실 등도 꾸렸다.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에 새 성과관리체계 도입
김동원은 2020년 2월 한화생명 등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에 새 성과관리체계 OKR(Objective and Key Results)을 도입했다.
OKR은 주로 정보기술(IT)기업이나 신생기업(스타트업)에서 사용하는 성과관리체계다.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Objective)’와 ‘그곳에 가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Key results)’의 합성어로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변화해가는 성과관리체계다.
OKR은 구글, 페이스북 등 디지털 기업에서 도입한 평가지표로 환경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OKR은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분기 단위로 목표관리를 할 수 있다.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어 디지털혁신시대에 가장 적합한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 KPI(핵심성과지표)는 연단위로 성과를 평가한다.
OKR은 회사가 먼저 목표를 세우면 부서와 직원이 자발적으로 목표를 설정하는 쌍방향 방식이다. 반면 KPI는 하향식(Top-down)으로 목표를 세운다.
△한화생명 주주에 이름 올려
김동원은 2019년 12월19일 한화생명 보통주 30만 주(0.03%)를 사들이며 주요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생명은 김동원이 책임경영을 위해 주식을 매입했다고 설명했지만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지 않다는 시선이 나왔다.
김동원이 2016년 4월 상무에 승진했는데 3년이 지난 뒤에야 주식을 매수했다는 점에서 임원으로서 책임경영을 다하기 위해 주식 매수를 했다는 설명에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동원의 한화생명 주식 매수를 두고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김동원이 한화생명 주식을 취득해 한화생명 안에서 영향력을 넓힐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겠다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뜻이 담겼다는 것이다.
지분규모만 놓고 보면 경영승계와 연결 짓기에는 아직 이를 수 있지만 김동원이 오너일가로서 처음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렸다는 상징성도 지녔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법인 흑자전환 이끌어
김동원은 2018년 말부터 한화생명 미래혁신부문장을 맡아 해외사업과 미래혁신사업을 이끌었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과 인도네시아 법인이 2019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김동원이 경영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베트남 법인은 2019년 순이익 200억 원을 거뒀다. 2018년에는 순손실 80억 원을 냈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은 김동원이 특히 공을 들이는 곳으로 꼽힌다.
김동원은 2018년 말 베트남 최대 그룹인 빈그룹의 팜 느엇브엉 회장과 만나 금융분야 협력을 놓고 의견을 교환하고 베트남 젊은층에게 인기가 많은 e스포츠를 통한 홍보활동을 강화하는 등 베트남에서 사업 확대에 힘을 쏟았다.
한화생명은 2013년 인도네시아시장에 진출했는데 인도네시아 법인은 2018년 순손실 40억 원에서 2019년 순이익 19억 원을 냈다.
△핀테크사업 추진
김동원이 한화생명의 핀테크사업을 이끌고 있다.
한화생명은 국내 생명보험사 가운데 핀테크 활용에 가장 적극적 모습을 보이는 생명보험사로 꼽힌다. 국내 보험회사 최초로 빅데이터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한 중금리대출상품 ‘한화 스마트신용대출’을 내놓기도 했다.
한화생명은 빅데이터 분석으로 보험설계사에게 보험 관련 통계 정보를 제공하는 ‘피플 라이크 유’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김동원은 한화그룹과 중국 핀테크기업 디안롱의 핀테크 협력에도 속도를 냈다. 그는 소울 다이트 디안롱 대표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은 2016년 2월 디안롱과 핀테크사업 추진을 위해 각각 500만 달러를 투자해 싱가포르에 조인트벤처 ‘H&D컴퍼니’를 설립했다. H&D컴퍼니는 한때 P2P대출(개인사이 대출)사업을 추진했었지만 P2P대출 사업을 포기한 뒤 새 사업모델을 찾고 있다.
김동원은 디안롱과 합작 외에도 스타트업 지원사업인 ‘드림플러스’에 입주한 핀테크 관련 스타트업과 협업에도 적극적이다. 센스톤, 센트비 등 핀테크 회사들은 해외 송금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스타트업 지원사업 ‘드림플러스’ 주도
김동원은 한화생명의 스타트업 지원사업인 ‘드림플러스’를 주도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2016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드림플러스63 한화생명 핀테크센터’를 설립해 스타트업과 국내외 기업의 협력을 주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18년 4월에는 한화 서초사옥에 ‘드림플러스 강남’을 새로 열었다.
드림플러스는 스타트업 육성을 통해 한화생명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이다.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이란 기업들이 연구, 개발, 상업화를 위해 대학, 연구소 등 외부 기관의 기술과 지식을 활용하는 것이다.
드림플러스63에 입주한 인텔리퀸트, 센스톤, 레드벨벳벤처스, 콰라(QARA) 등 스타트업들은 로보어드바이저서비스, 보안인증시스템, 통합 보험관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과 같은 성과를 내놓고 있다.
한화생명은 드림플러스에 참가하는 스타트업에게 ‘글로벌 확장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이 스타트업들이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으로 진출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
△해외 네트워크 구축
김동원은 다보스포럼과 보아오포럼 등 국제행사에 꾸준히 참여하며 해외 인맥을 구축하고 있다.
2016년 1월 다보스포럼에 처음 참석해 올리버 샘워 로켓인터넷 회장, 브라이언 포드 전 백악관 모바일 디지털 자문역 등 글로벌 핀테크, 스타트업계 인사들을 만났다.
같은 해 3월 보아오포럼에서는 알리바바 금융계열사인 앤트파이낸셜의 징시엔동 대표와 우샤오후이 안방보험그룹 회장을 만났다. 영리더스 세션 패널로 참석해 '거리에 대한 재정의'를 주제로 1시간30분 동안 자유토론하기도 했다.
2017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는 지아빈 투루옹 베트남 FPT 회장, 에베리나 파딜 피에투르스카 인도네시아 와나아르따생명보험 의장 등과 교류했다.
2017년 3월에 열린 보아오포럼에서는 공식 세션행사인 '메이드 인 아시아에서 크리에이티브 인 아시아로'를 진행했다. 아시아 지역 스타트업 창업자 20명을 초청해 스타트업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방안 등을 논의했다.
2018년 4월에는 보아오포럼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한 세계 지도자좌담회에 참석했다. 블록체인 전문가 15명을 모아 '글로벌 블록체인 생태계의 현재와 미래' 라운드테이블도 진행했다.
김동원은 2019년 1월에도 형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다. 김동원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로렌스 핑크 대표, 싱가포르 경제개발청의 배 스완 진 회장 등을 만나 금융사업에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2019년 3월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핀테크 국제행사인 ‘머니2020 아시아’ 회의에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 최고경영자들과 참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