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지그룹 2020년 실적
형지어패럴(패션그룹형지)은 오프라인 패션사업 둔화와 여성복시장의 경쟁 심화 등으로 부진을 겪고 있다.
형지어패럴의 대표 여성복 브랜드 크로커다일레이디는 2021년 들어서만 41개 매장을 정리했다.
형지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형지어패럴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052억 원, 영업손실 250억 원을 내 2019년보다 매출은 26.9% 줄고 영업수지는 적자전환했다.
주요 계열사인 형지엘리트와 형지I&C 까스텔바작의 상황도 낙관하기는 어렵다.
형지엘리트를 살펴보면 국내 교복업계는 학령인구 감소로 국내 실적이 정체된 가운데 2020년과 2021년 등교중단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형지엘리트는 2020년 회기(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별도기준으로 매출 581억 원, 영업이익 20억 원을 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5.9%, 영업이익은 21.4% 줄었다.
까스텔바작은 2020년들어 패션기업들이 너도 나도 골프웨어를 출시하면서 실적이 줄었다.
까스텔바작은 2020년 별도기준 매출 671억 원, 영업이익 797억 원을 거둬 2019년보다 매출은 17.3%, 영업이익은 16.5% 줄었다.
형지I&C 역시 패션업계 불황을 피하지 못했다.
형지I&C는 2020년 별도기준 매출 671억 원, 영업손실 53억 원을 내면서 2019년보다 매출은 34.2% 줄고 영업수지는 적자전환했다.
△오너 직접경영 강화
최형오는 2021년 오너경영을 강화해 형지그룹의 패션사업을 다시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 회장은 형지어패럴과 형제엘리트, 형지에스콰이아 등 3개 계열사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그동안 전문경영인체제로 꾸려오던 것을 중단하고 오너 직접경영으로 방향을 틀었다.
최병오는 패션계열사들을 전문경영인에게 대부분 맡기고 본인은 패션사업을 넘어 유통기업으로 가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집중해왔다.
하지만 본업인 패션사업이 위기에 빠지게 되자 직접 구원투수로 나선 것이다.
형지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형지어패럴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052억 원, 영업손실 249억 원을 냈다. 2019년보다 매출은 26.9% 줄고 영업수지는 적자전환했다.
△송도 글로벌패션복합센터 설립
최병오는 글로벌패션복합센터를 중국 등 아시아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병오는 2021년 10월 글로벌패션복합센터 준공 기념사에서 "동대문의 작은 옷가게로 시작해 변화와 혁신을 거듭했던 형지의 지난 40년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미래로 비상하는 도약대가 될 것이다"며 "글로벌 전초기지로 해외시장을 개척해 새로운 성장신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인천지하철 지식정보단지역 앞에 위치한 글로벌패션복합센터는 지하 3층∼지상 23층 규모로 오피스(지상 17층), 오피스텔(지상 23층), 판매시설(지상 3층) 등 3개 동으로 이뤄졌다.
형지그룹에 따르면 글로벌패션복합센터는 형지그룹 계열사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최적의 입지에 세워졌다. 송도국제도시는 인천국제공항 및 인천신항 등과 인접했다. 향후 송도국제도시에는 더 많은 글로벌기업 및 연구기관, 글로벌캠퍼스가 들어서기로 예정돼 있다.
이미 글로벌패션복합센터에는 형지엘리트가 본사 이전을 마쳤으며 까스텔바작, 형지I&C, 형지에스콰이아 등 형지그룹 계열사들도 이전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형지그룹은 협력사를 중심으로 의류제조 및 원부자재 공급사 등 패션기업들을 글로벌패션복합센터에 계속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다만 패션업계에서는 이런 확장정책이 코로나19를 만나면서 형지그룹이 순항하기 어려워졌다는 시선도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6월 형지그룹의 비상장 지주사 겸 패션회사인 패션그룹형지의 제1회 선순위 무보증사채에 관한 신용등급을 ‘BB/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패션그룹형지는 주력브랜드 매출 감소와 브랜드 철수비용, 글로벌패션복합센터 건립에 따른 네오패션형지 비용 확대 등으로 악화된 수익성의 개선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며 “패션업황 저조로 영업현금 창출력이 위축된 가운데 송도 신사옥 건설로 중기적 재무부담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바라봤다.
| ▲ 최병오 형지그룹 회장(왼쪽에서 10번째)이 2017년 3월3일 열린 복합쇼핑몰 아트몰링 부산점 개장 기념식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형지그룹> |
△유통사업 진출
최병오는 토종 패션기업인 패션그룹형지를 유통기업으로 탈바꿈하려는 시도를 했다.
유통망 확대를 통해 주력인 패션사업과 시너지를 낸다는 발상에서다.
2013년 패션 브랜드 코데즈컴바인으로 유명한 예신그룹으로부터 건물을 인수해 '아트몰링 장안점'을 열었으며 2017년에는 '아트몰링 부산점'도 열었다.
2016년에는 김동성 현대백화점 전무를 유통총괄사장으로 영입해 유통사업부 조직을 확대했다.
하지만 형지그룹 유통사업은 2017년 이후 계속 적자를 내면서 사업이 궤도에 오르지 못한 채 코로나19 위기를 맞았다. 2021년 현재 아트몰링 장안점은 폐점했다. 유통업계에선 형지그룹이 아트몰링 부산점 문도 닫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2017년 부산 사하구에 아트몰링 매장을 열었는데 3주 만에 방문객 80만 명을 넘었다. 2017년 매출목표는 1200억 원이었다.
아트몰링 사하점은 롯데프리미엄 아웃렛과 신세계 센텀시티점 등이 모여있는 동부산지역을 피해 서부산에 둥지를 틀었다. 서부산은 기존의 문화, 쇼핑시설 등이 부족한 만큼 고객의 빠른 유입을 기대했다.
아트몰링을 통해 장남인 최준호씨의 2세경영에도 힘이 실렸다.
아트몰링은 사내이사에 최 회장의 장남인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경영혁신팀 차장을 선임했다. 아트몰링을 성장궤도로 올리는 것이 그의 경영시험대가 됐다.
아트몰링은 2017년 매출 161억 원, 영업손실 77억 원을 내면서 기대만큼의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과감한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
최병오는 2012년부터 인수합병에 눈을 떠 2012년 4월 남성복 ‘우성I&C’를 인수하면서 남성복부문을 강화해 종합패션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여성 커리어 캐주얼 ‘캐리스노트’와 학생복 ‘엘리트’를 잇따라 인수했다.
프리미엄 패션몰 ‘바우하우스’를 인수하면서 유통업까지 진출했다. 이 외에도 ‘에모다’, 베트남 C&M공장(의류제조) 등을 사들였다.
2014년 5월 프랑스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작’의 아시아 상표권을 인수해 골프웨어시장에도 진출했다.
2014년 10월 서울 장안동 소재 프리미엄 아울렛인 '바우하우스'를 리츠에 매각했다. 부채비율을 줄이고 유통사업 확장에 사용하기 위해 이른바 '세일앤리스' 방식으로 자산을 유동화했다.
2015년 6월 잡화브랜드 ‘에스콰이아’를 인수하면서 구두, 잡화분야에 뛰어들었다.
형지는 이런 인수합병을 통해 20개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패션그룹형지는 여성복 및 골프웨어 중국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앞으로 해외에 진출하고 2020년 3조 원 매출규모의 글로벌 패션유통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2015년부터 면세점사업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2015년 11월 부산 시내면세점 사업권 입찰에 참가했으나 기존 사업자인 신세계에 밀려 탈락했다. 2016년 3월에는 김해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 1차 사업설명회에 참가했으나 4월 2차 사업설명회에는 불참해 사실상 입찰을 포기했다.
△형지물산 창업
형지그룹에 따르면 1982년 최병오가 동대문 광장시장에 한 평짜리 옷가게를 열고 패션사업을 시작한 것이 형지그룹의 시작이다.
최병오는 직접 왕관 모양의 로고를 만들어 ‘크라운’이라는 상표를 등록해 옷을 팔았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지만 회사는 어음관리를 소홀히 해 부도가 났다.
1994년 형지물산을 설립하고 싱가포르 브랜드인 ‘크로커다일’을 들여와 주로 30~50대 여성들을 겨냥해 판매했다. 크로커다일은 2007년 단일브랜드로는 사상 처음으로 매출 3천억 원을 넘겼다.
이후 남성복업체 우성I&C, 교복업체 엘리트베이직, 쇼핑몰 바우하우스 등을 계속 인수하며 종합의류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