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좌)과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우) |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의 두 아들 조현식 사장과 조현범 사장이 점차 경영보폭을 늘리고 있다. 한국타이어그룹은 아직 경영권 승계구도가 확정되지 않았기에 이들의 행보에 더욱 눈길이 간다.
조양래 회장이 2012년 경영에 복귀한 것이 승계구도를 마무리짓기 위해서라는 의견이 많다. 조양래 회장이 우리나이 78세로 고령인 점을 감안해 이들이 그룹 후계자로 낙점받기까지 남은 시간은 많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현범 사장이 최근 기자들 앞에서 경영권과 관련한 언급을 해 주목받고 있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마케팅 및 경영본부장(사장)은 10일 “한국타이어에 군림하는데 관심이 없다”며 “형님과 나는 경영권에 특별히 집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너 3세로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천명한 것이라고 높게 평가하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한편에서 조현범 사장이 형인 조현식 사장을 함께 언급하며 경영권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말을 한 것에 더 큰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조현범 사장은 “형님이든 다른 사람이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면 우리는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사람이 경영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조현범 사장 스스로 경영능력에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나온 말일 수 있다.
업계 인사들은 조현범 사장이 경영능력에서 조현식 사장보다 앞선다고 평가한다. 조양래 회장이 그룹 매출의 95% 이상을 맡고 있는 한국타이어를 조현범 사장에게 맡긴 것도 그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 사장이 취임한 후 한국타이어는 벤츠를 비롯한 세계적인 프리미엄 세단에 초고성능(UHP:Ultra High Performance)타이어를 납품하는 등 글로벌기업으로 입지를 더욱 키워나가고 있다.
조현범 사장은 지난해 9월 처음 공식석상에 등장했다. 조현범 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타이어의 경영성과 및 미래계획을 밝혔다. 특히 벤츠 S클래스에 타이어 공급을 발표하며 “프리미엄 브랜드에 타이어를 공급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올해 성과를 시작으로 한국타이어를 점점 더 업그레이드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조현식 사장은 이보다 앞서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였다. 조현식 사장은 지난해 2월 기업설명회에서 지주회사로 전환과 신규사업 계획을 내놓았다. 조현식 사장은 “기존 타이어사업 외에 신규사업에 나설 수 있다”며 “적당한 매물이 있다면 인수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그룹의 비타이어부문 사업을 조현식 사장이 이끌고 나갈 것을 암시한 대목이다. 조현식 사장은 “1천억 원 정도 되는 매물을 찾고 있다”고 말해 한국타이어그룹이 조 사장의 지휘 아래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현재 납축전지 제조사인 아트라스비엑스와 IT솔루션 서비스사인 엠프론티어를 거느리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타이어그룹 경영승계가 타이어와 비타이어부문으로 분리해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조현식 사장이 비타이어사업을 키워나가 타이어부문과 비슷할 정도로 성장하면 그룹을 분할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타이어의 모태그룹인 효성그룹 역시 창업주 조홍제 회장이 그룹을 세 아들에게 나눠서 물려줬다. 장남인 조석래 회장이 효성을 맡았고 차남인 조양래 회장이 한국타이어를, 삼남 조욱래 회장이 대전피혁을 각각 맡았다. 조양래 회장도 자신이 기업을 물려받은 방식을 따르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직 불확실한 경영승계 구도 때문에 조현식 사장과 조현범 사장 사이에 불화설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조현범 사장은 경영권 승계를 둘러싸고 “형님과 특별히 갈등은 없다”며 불화설을 일축했다.
한국타이어 그룹 지분은 조현범 사장이 조금 더 많다.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지분은 조현식 사장이 19.32%으로 19.31%를 가진 조현범 사장과 비슷하지만 한국타이어 지분은 조현범 사장이 2.07%로 조현식 사장의 0.65%보다 많다. 지분가치를 따지면 조현범 사장이 약 1천억 원 가량 앞선다.
이 때문에 지난해 배당금 역시 조현범 사장이 64억 원으로 57억 원을 배당받은 조현식 사장보다 많았다. 다만 연봉은 지주사 대표를 맡은 조현식 사장이 7억3600만 원으로 조현범 사장의 7억300만 원보다 약간 많았다.
조현범 사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라는 것도 간과하기 어렵다. 조현범 사장은 2001년 이 전 대통령의 셋째딸인 이수연씨와 결혼했다. 조현범 사장은 2008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코스닥 시장에서 큰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이유로 검찰조사를 받았으나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당시 정권의 비호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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