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이사(왼쪽에서 네 번째)가 2017년 8월22일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메디톡스 광교 R&D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메디톡스> |
△미국에서 보툴리눔톡신 관련 특허분쟁 휘말려
메디톡스는 2021년 7월 미국 특허심판원으로부터 보툴리눔톡신에 관한 특허가 무효라는 결정을 받았다.
무효 결정을 받은 특허는 알부민 등 동물성 단백질 성분을 사용하지 않은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장기 지속성과 관련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다국적 에스테틱업체 갈더마가 미국 특허심판원에 메디톡스가 보유한 ‘새로운 보툴리눔톡신 제형의 긴 지속성 효과’ 특허에 관해 이의신청을 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메디톡스는 회사 홈페이지 공지문을 통해 “미국 특허심판원의 특허 무효 결정은 회사가 진행하고 있는 미국 현지사업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으며 이 기술로 개발한 회사 제품의 생산이나 판매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메디톡스는 2021년 7월 미국 보툴리눔톡신 기업 레방스테라퓨틱스로부터도 1건의 특허 무효심판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후발 보툴리눔톡신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메디톡스에 특허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며 "이미 많은 특허를 확보하고 있고 추가로 특허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사업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보툴리눔톡신 제품 품목허가 취소당해
메디톡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2020년 6월부터 2021년 1월까지 보툴리눔톡신 전 제품에 관해 거듭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받았다.
식약처는 2021년 1월 메디톡스가 부정한 방법으로 의약품의 품목허가 및 변경 허가를 받는 등 약사법 제76조를 위반했다는 이유를 들어 이노톡스의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또한 2020년 10월 메디톡스가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제품을 판매했다며 메디톡신 50주·100주·150주와 코어톡스의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식약처는 앞서 2020년 6월에는 2012년 12월부터 2015년 6월까지 메디톡신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무허가 원액 사용, 허위서류 기재 등 약사법 위반 행위가 있었다는 이유를 들어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이때마다 법원이 메디톡스의 식약처 품목허가 취소 처분의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신청을 모두 받아들여 국내 판매에는 차질을 빚지는 않았다.
하지만 본안소송 결과에 따라 이들 제품이 모두 품목허가 취소 처분이 확정된다면 메디톡스가 입을 타격은 크다. 국내 매출에서 이 제품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현호는 2012년 12월부터 2015년 6월 사이 허가 당시와 다른 원액이 사용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미 이때 만들어진 제품은 모두 소진돼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 메디톡신의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출을 위해 생산됐기 때문에 약사법에 따른 식약처의 국가출하승인 대상이 아니어서 약사법 위반에 따른 품목허가 취소는 위법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는 국내에서만 효력을 갖지만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정현호는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철회하는 데 모든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식약처가 2020년 4월17일 메디톡신 3종의 제조 및 판매를 중지하고 품목허가 취소 등 행정처분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히자 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같은 해 5월 메디톡신(수출이름 뉴로녹스) 판매중단 및 회수조치를 내렸다.
정현호가 가장 공들인 중국 진출도 계속 지연되고 있다.
정현호는 당초 2019년 출시를 목표로 2018년 2월 중국에 '뉴로녹스' 판매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2019년 6월에는 중국의 심사 중지설이 흘러나오고 같은 해 11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의 허가 진행상황이 심사완성에서 심사대기로 후퇴하는 등 심사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도 당초 국내 식약처의 허가를 바탕으로 뉴로녹스의 임상1, 2상을 면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식약처가 메디톡스에 품목허가 취소 결정을 내린 만큼 중국의 허가를 받는 절차도 쉽지 않게 됐다.
메디톡스가 중국으로부터 뉴로녹스의 품목허가를 받지 못하는 사이 경쟁기업인 국내 보툴리눔톡신기업 휴젤은 2020년 10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으로부터 보툴리눔톡신 제품 보툴렉스의 정식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휴젤이 국내 보툴리눔톡신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 보툴리눔톡신 시장에 정식으로 진출하게 됐다.
중국 보툴리눔톡신시장 규모는 2020년 1조 원에서 2025년까지 1조75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계공무집행방해 및 약사법 위반으로 기소
메디톡스에서 근무했던 직원이 2019년 5월 공익대리 변호사를 통해 국민권익위원회에 메디톡스의 무허가 원액 사용 및 허위서류 작성 등의 행위를 신고했다.
국민권익위가 검찰에 수사의뢰를 한 이후 검찰은 2020년 4월17일 정현호와 메디톡스 공장장을 공무집행방해 및 약사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정현호는 불구속기소, 공장장은 구속기소됐다.
정현호 등은 무허가 원액을 사용한 제품을 생산한 점, 원액 및 역가(의약품의 효능 정도) 정보 조작을 통한 국가출하 승인을 취득한 점, 허가 내용 및 원액의 허용기준을 위반해 제품을 제조·판매한 혐의를 샀다.
검찰은 정현호가 2012년 12월부터 2015년 6월까지 무허가 원액으로 보툴리눔톡신 제품을 생산하고 이와 관련한 원액 정보를 조작해 모두 83회에 걸쳐 39만4274바이알(병)의 국가출하 승인을 받았다고 봤다. 또 정현호의 지시에 따라 공장장이 의약품을 제조 판매한 것으로 판단했다.
정현호는 청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정현호는 공장장에게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이 없으며 약사법 위반 혐의의 공소시효도 만료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21년 2월에 열린 5차 공판에 출석한 한 증인은 정현호가 ‘정 대리’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모든 사안을 직접 챙긴다고 진술했다.
이 증인은 “모든 사항을 정 대표에게 승인받지는 않았지만 비정상적 역가(의약품의 효능 정도)시험 결과 등 이슈가 생기면 공장 시스템과 관계없이 당연히 보고했다”며 “원액 정보 조작에 관한 것은 정 대표에게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안이다”고 말했다.
△대웅제약과 보툴리눔톡신 균주 출처를 둘러싸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진행
정현호는 파트너사인 앨러간과 함께 2019년 2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기술문서를 절취했다며 대웅제약과 대웅제약의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는 2020년 12월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낸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균주 및 영업비밀 도용에 관한 최종판결에서 대웅제약과 에볼루스가 관세법 제337조를 어겼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웅제약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의 미국 수입을 21개월 동안 금지하고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의 미국 내 나보타 판매도 중단하는 조치를 내렸다.
앞서 2020년 7월 예비판결에서 나보타의 미국 수입을 10년 동안 금지하는 조치를 내린 것에 비하면 제재 수위가 크게 낮아졌다.
이는 보툴리눔톡신 균주에 관한 영업비밀성이 인정되지 않았고 단지 제조기술 도용만 인정됐기 때문이다.
메디톡스는 최종판결 이후 2021년 2월 파트너사 앨러간과 대웅제약의 파트너사 에볼루스와 나보타 유통에 관한 3자 합의를 체결하며 합의금과 나보타 매출에 따른 수수료, 에볼루스 지분도 확보했다.
이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의 최종판결을 무효화하기로 했는데 최종판결에서 인정한 사실을 다른 법원에서 활용하는 것을 놓고 대웅제약과 공방은 지속되고 있다.
△주주로부터 고소고발당해
정현호는 2020년 6월22일 메디톡스 주식투자자로부터 손해배상 청구소송 및 형사고발을 당했다.
2017~2018년 사이 100억 원 상당의 자기주식을 임직원이 아닌 자에게 제공한 뒤 ‘임직원 상여지급’으로 허위공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별도로 메디톡스 주식투자자는 2020년 4월22일과 6월18일에도 무허가 원액 사용과 관련한 허위공시로 피해를 봤다면서 정현호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021년 3월경에야 처음으로 변론기일이 열렸지만 워낙 쟁점이 많고 복잡한 사안이다 보니 법원으로부터 추후 변론준비기일을 지정해 쟁점을 정리할 것을 통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과 휴젤에 보툴리눔톡신 균주 출처 논란 제기
2016년 10월부터 보툴리눔톡신 균주 출처를 놓고 대웅제약, 휴젤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
보툴리눔톡신 균주의 출처 논란은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정감사 발언에서 처음 시작됐다.
기 의원은 2016년 9월29일 "질병관리본부는 보툴리눔톡신을 개발한 민간회사들로부터 국내에서 독소를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도 역학조사를 나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툴리눔톡신 균주는 한때 생화학 무기로 고려됐을 만큼 맹독성을 지니고 있는데 질병관리본부가 균주의 출처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웅제약과 휴젤은 각각 국내 토양과 통조림에서 균주를 채취했다고 신고했다.
국정감사에서 시작된 논란은 정현호의 발언이 더해지며 더욱 확대됐다.
정현호는 2016년 10월6일 "대웅제약과 휴젤은 각각 축사 인근의 흙과 썩은 통조림에서 보툴리눔톡신 균주를 발견했다고 주장하지만 출처가 불분명하다"며 "의사와 환자의 알권리를 위해서라도 균주 출처를 확실히 검증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툴리눔톡신은 균주를 발견하기가 로또 당첨보다 어려워 휴젤과 대웅제약이 국내에서 균주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것에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메디톡스는 1970년대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에서 연구하던 교수가 국내에 들여온 균주를 이용해 보툴리눔톡신을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현호는 보툴리눔톡신 균주 출처를 확실히 하기 위한 공개토론을 제안했는데 대웅제약과 휴젤은 이를 거절했다.
대웅제약과 휴젤은 정현호의 주장이 근거없는 비방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보툴리눔톡신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져 메디톡스가 악의적으로 논란을 키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현호는 2016년 10월6일 기자회견을 열어 메디톡스 보툴리눔톡신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을 공개하며 대웅제약과 휴젤도 유전체 염기서열을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논쟁이 법적 분쟁까지 거론될 정도로 악화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6년 11월 '보툴리눔톡신 균주 출처'를 놓고 중재에 나섰다. 식약처는 3사 합의를 전제로 품목허가 서류를 공개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대웅제약의 반대로 무산됐다.
정현호는 2016년 12월1일 보툴리눔톡신 균주 출처 논란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열어 다시 한번 대웅제약에게 공개토론회를 열자고 요구했다.
대웅제약은 오히려 메디톡스가 보툴리눔톡신 균주 취득에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반박하며 법적 대응으로 막겠다는 입장을 보여 논란이 종결되지 않았다.
2016년 12월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에서 27년 동안 대관 및 홍보업무를 담당한 주희석 상무를 영입해 주목을 받았다. 주 상무는 2016년 9월 대웅제약을 퇴사해 12월부터 메디톡스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메디톡스가 대웅제약과 보툴리눔톡신 균주의 출처를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주 상무의 이직으로 두 회사의 갈등이 더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그러나 대웅제약은 전직 임원의 메디톡스 입사에 공식적으로 표명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고 메디톡스는 주 상무의 이직은 적법한 절차에 의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과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들을 대상으로 보툴리눔톡신 균주 관련 소송을 냈다. 대웅제약 소송은 국내 법원과 미국 법원에,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 소송은 미국 법원에 각각 냈다.
다만 2018년 4월 미국 법원에 대웅제약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각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