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이 수익 다각화를 위해 서비스형 은행(BaaS), 가상화폐 수탁서비스 등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29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8일 발표한 ‘최근 은행산업 동향 및 은행 사업 다각화 전략방향’ 보고서에서 은행 수익 편중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수익 다각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상반기 산업은행을 제외한 18개 국내 은행은 순이익 8조6천억 원을 냈다. 2020년 상반기보다 2조1천억 원 증가했다.
대출자산 증가로 이자이익 규모가 확대됐고 대손충당금 누적 적립액이 확대돼 대손비용이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국내 은행 비이자이익은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6천억 원, 외환·파생상품 관련이익이 4천억 원 감소하는 등 오히려 줄어들었다.
은행 수익 편중현상이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은 그동안 트레이딩, 자산보관, 신탁, 프라이빗뱅킹 등 고수익 비이자 수익원을 발굴해 왔으나 아직 글로벌 주요 은행에 비해 비중이 낮다”고 말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 글로벌 은행의 비이자이익은 전체 이익의 30~50%를 차지하는 반면 국내 은행 비이자이익 비중은 10~15%에 머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연구위원은 핵심 은행업과 관련된 부문에서 수익 다각화를 이뤄야 한다면서 향후 은행업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디지털금융에서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비금융회사가 인허가를 받지 않고도 은행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BaaS(Banking as a Service)에 주목했다.
BaaS는 은행이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개방해 외부 사업체가 자체서비스에 은행서비스를 탑재해 최종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업무모형이다. 은행은 이들 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을 수 있고 새로운 고객 접접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연구위원은 가상자산(가상화폐) 수탁서비스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연구위원은 “세계적으로 가상자산시장에 관심이 높아져 투자자 보호와 가상자산의 안전한 보관 관련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전통적으로 신뢰도가 높은 은행권에서 가장자산 수탁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미국 통화감독청은 2020년 7월 국법은행과 저축은행에 가상자산 수탁업을 허용한다는 유권해석 서신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21년 초 3개 주법신탁은행을 가상자산 수탁을 주업무로 하는 국법신탁은행으로 전환하도록 승인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독일 도이치방크도 가상자산 수탁서비스 제공을 위해 독일 연방금융감독청에 면허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은행도 새로운 업무영역으로 BaaS 또는 가상자산 수탁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금융당국은 충분한 논의를 통해 관련 제도와 인프라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