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F&F에 따르면 김 사장은 패션 브랜드 MLB와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이후의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골프웨어사업을 키우려고 한다.
김 사장은 패션전문기업으로 새롭게 출발한 F&F에서 라이선스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F&F는 올해 상반기 지주사 F&F홀딩스와 분할했으며 신사업 발굴과 지주사 역할 등을 모두 이관했다.
또 디지털역량 확보에 힘써 날씨, 연령, 키워드 분석을 통한 수요를 예측해 판매 가능성이 높은 신제품을 개발하고 효과적 마케팅 전략을 도출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어뒀다. 이미 이런 시스템을 활용한 아웃도어 신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김 사장은 F&F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골프웨어를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F&F는 과거 주력이었던 여성복 브랜드들이 대부분 침체기에 접어들어 구조조정을 검토해야 할 단계에 이르렀으며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브랜드도 롱패딩을 중심으로 한 아웃도어시장이 시들해지면서 성장이 둔화됐다.
다행히 중국에서 MLB 브랜드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제2의 MLB 찾아야 할 필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김 사장은 여성복과 아웃도어, 스트리트패션에 이어 골프웨어가 패션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보고 골프업계에서 명성을 지닌 브랜드를 물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과거에도 여성복 엘르와 스포츠웨어 레노마스포츠를 활용해 골프웨어사업에 도전한 적이 있으나 모두 중도에 포기한 경험이 있다. 김 사장은 소비자와 친숙한 브랜드를 활용해 골프웨어의 대중화를 겨냥했으나 성공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번에는 과거의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40년 동안 골프용품시장에서 명성을 쌓아온 테일러메이드를 통해 다시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골프웨어 시장의 전망이 밝은 만큼 F&F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해외여행 제한과 주 52시간 근무제 확산의 영향으로 골프에 입문하는 젊은층이 많아졌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골프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골프웨어 시장규모는 5조1250억 원으로 2019년 4조6315억 원보다 11% 늘었다.
패션업계에서는 라이선스사업에서 여러차례 실력을 증명한 김 사장이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해 골프용품업계에서 40년 넘게 쌓아온 명성을 활용한다면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바라본다.
김 사장은 엘르, 베네통, 레노마스포츠, 시슬리 등 국내에 들여온 해외 브랜드마다 큰 성공을 거둬 패션업계에서 명성이 높다. 특히 1997년 미국프로야구 ‘MLB’, 2012년 다큐멘터리 TV채널 ‘디스커버리’의 사업권을 따내 의류브랜드로 안착시킨 것이 지금의 F&F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테일러메이드는 세계 골프용품 점유율 23%(미국을 제외하면 54%)를 차지하는 글로벌 1위 기업이다. 다만 골프용품 가운데 수익성을 책임지는 의류분야 경쟁력이 약해(점유율 약 2% 수준) 경영난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사모펀드운용사 센트로이드프라이빗에쿼티는 5월 미국 사모펀드운용사 KPS캐피털파트너스로부터 테일러메이드 경영권을 1조8천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F&F는 이 계약에 4천억 원을 투자해 전략적투자자로 참여했다.
김 사장은 테일러메이드의 완전한 인수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휠라그룹이 또 다른 대표적 골프기업인 아쿠네쉬트를 인수했던 모델을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휠라그룹은 2011년 아쿠쉬네트 인수전 참여 당시 재무적투자자들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우선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휠라그룹은 이후 2016년까지 5년에 걸쳐 이 채권을 분할매입해 지분 33%를 확보하고 경영권을 손에 쥐었다.
센트로이드프라이빗에쿼티 측은 향후 테일러메이드의 투자금 회수금액을 3조 원 수준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센트로이드프라이빗에쿼티가 통상 전략적투자자에게 부여되는 콜업션 등을 배제하고 있기 때문에 F&F는 향후 테일러메이드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약 1조 원을 추가로 투자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