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ING생명의 매각 절차에 시동을 걸었다.
중국계 금융자본들이 ING생명 인수전에 참여할 유력후보로 꼽힌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최근 모건스탠리를 ING생명의 매각주간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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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
ING생명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인수합병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MBK파트너스는 모건스탠리를 통해 ING생명의 매각 타당성 조사를 진행한 뒤 올해 1분기 매각 시기와 절차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MBK파트너스가 2013년 12월 ING생명 한국법인을 인수했을 때 금융위원회에 약속했던 매각 제한기간 2년도 지난해 말 끝났다.
MBK파트너스는 2년 전 ING생명 본사로부터 한국법인 지분 100%를 1조8천억 원에 샀다. MBK파트너스가 바이아웃(인수 후 매각차익)에 주력하는 사모펀드(PEF)임을 감안하면 ING생명의 매각가격은 최대 2조5천억 원으로 예상된다.
투자금융(IB)업계 관계자는 “ING생명은 MBK파트너스의 ‘알짜매물’로 손꼽히지만 몸값도 그만큼 비싸다”며 “중국계 금융자본이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ING생명 인수전에서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푸싱그룹과 평안보험그룹 등은 ING생명 인수에 관심을 보일 잠재적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들은 최근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온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에 대해서도 인수의향서(LOI)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보험그룹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순이익 6조 원 이상을 올린 거대 종합금융그룹이다. 푸싱그룹도 전체 자산 31조 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계 금융자본이 최근 몇년 동안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ING생명 인수전에서 중국계 금융자본의 참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중국 보험사들은 2014년 기준으로 전체 239억5천만 달러를 해외에 투자했다. 2012년보다 해외 투자금액이 146% 이상 증가했다.
중국계 금융자본은 지난해부터 한국 보험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중국 안방보험그룹은 지난해 국내 8위권 생명보험사인 동양생명을 인수했다. 대만 푸본생명은 유상증자를 통해 현대라이프생명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국 보험사들은 중국 보험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선진적인 보험시스템을 갖춘 반면 지정학적 문제로 매각가격은 싼 편”이라며 “한국 보험사에서 쌓은 기술과 상품 노하우를 빠르게 성장 중인 중국 보험시장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이 ING생명 인수전에 뛰어들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들은 2013년 진행된 ING생명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그러나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2020년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를 감안해 자기자본을 최대한 많이 확충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제회계기준 2단계가 도입되면 생명보험사들은 보험부채를 매년 시가로 평가해야 한다. 기존에는 보험계약을 체결했을 때 원가 기준으로 집계했다. 이 때문에 생명보험사들은 부채 증가에 대비해 자기자본을 늘리고 있다.
KB금융지주도 지난해 말 ING생명의 인수후보로 시장에서 거명됐다. 그러나 KB금융이 최근 현대증권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점을 감안하면 ING생명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은 비교적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