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경영 정상화
이동걸은 HMM(옛 현대상선)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
HMM 주가는 2021년 5월4일 기준 3만5650원으로 2020년 5월4일 3505원에서 1년 만에 10배가 됐다. 2020년 1조 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며 10년 만에 흑자를 내는 등 실적이 개선돼 기업가치가 급등했다.
HMM 매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동걸은 2021년 3월 기자간담회에서 "HMM 매각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에서는 포스코, 현대글로비스 등 구체적 인수후보까지 거론할 정도로 매각 가능성을 높게 본다.
현대상선은 현대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하며 2016년 7월 산업은행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그러나 2019년까지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동걸은 현대상선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2018년 11월 이례적으로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질타하기도 했다. 결국 산업은행은 2019년 3월 현대상선 대표이사를 기존 유창근 사장에서
배재훈 전 판토스 대표로 교체했다.
대표이사 교체 후 현대상선은 회사이름을 HMM으로 교체하고 초대형 컨테이너선 투입, 세계 3대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 가입 등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해운업황 회복으로 해운운임이 급등하면서 HMM은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쌍용자동차 법정관리 개시
산업은행은 주채권은행으로서 쌍용자동차 경영 정상화와 매각을 타진했으나 결국 법정관리를 막지 못했다.
서울회생법원은 2021년 4월15일 쌍용차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쌍용차는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을 통한 조기종결을 추진한다.
쌍용차 인수후보군으로는 HAAH오토모티브를 비롯해 에디슨모터스, 케이팝모터스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동걸은 쌍용차의 지속가능성을 우선하고 있어 인수가 성사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동걸은 2021년 3월15일 HAAH오토모티브가 쌍용차 인수를 검토하는 중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행이 일정 부분 대출형태로 자금을 지원할 의사는 있지만 지속가능한 사업성이 담보되는 것이 전제조건이다”며 “지속가능한 사업계획과 자금지원의 본말이 전도돼서는 쌍용차를 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이동걸은 3월17일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 사장과 정일권 쌍용차 노조위원장을 만나 뼈를 깎는 노력으로 잠재적 투자자와 협상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HAAH오토모티브는 법원이 요구한 3월31일까지 투자의향서를 보내지 않았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투자유치 지연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산업은행은 쌍용차에 1900억 원 규모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동걸은 2021년 1월 쌍용차 최대주주인 마힌드라의 파완 고엔카 사장을 만나 지원을 요청받았다.
고엔카 사장은 2022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2300억 원을 투입하겠다며 2700억 원 추가 지원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지원을 결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마힌드라는 먼저 투자계획을 철회했다.
이동걸은 2020년 6월 “산업은행이 돈만 넣으면 기업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기간산업 안정기금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경영에 문제가 있는 회사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한진중공업 매각
산업은행은 2021년 4월15일 동부건설 컨소시엄과 한진중공업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산업은행은 한진중공업 인력 감축과 사업 구조조정 등을 진행해 흑자전환을 이룬 뒤 2년 만에 매각에 성공했다. 산업은행은 2019년 5월 한진중공업 지분 16.14%(1344만545주)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자회사인 수빅조선소의 보증채무 4억1천만 달러가 현실화되면서 2019년 2월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주식거래도 정지됐다. 수빅조선소가 수주절벽을 넘지 못하고 필리핀 올롱가포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출자전환과 차등 무상감자를 통한 경영 정상화방안을 내놓고 한진중공업의 경영 정상화를 이끌 인물로 이병모 전 STX조선해양 사장을 새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동걸은 2019년 3월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방문해 임직원들에게 ‘경영 정상화가 최우선’이라며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써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대우건설 기업가치 제고
이동걸은 취임 직후부터 대우건설을 매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2021년 4월
김형 사장 대표이사 연임을 결정하면서 정항기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을 각자대표로 추가했다. 재무관리를 강화해 매각을 추진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대우건설은 2020년 영업이익 5583억 원을 내고 수주잔고가 37조8천억 원까지 늘어나는 등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 2021년 4월 말 주가가 8천 원선을 회복하는 등 기업가치도 높아지고 있어 조만간 매각이 재추진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스카이레이크, DS네트웍스 등이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앞서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매각절차를 진행한 끝에 2018년 1월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2018년 2월 대우건설의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생긴 기자재 문제로 추가 손실 3천억 원을 본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매각이 무산됐다.
이동걸은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매각을 다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그 뒤 2018년 4월 이뤄진 대우건설 사장 공모에 35명 정도가 지원했다. 선임 과정을 거쳐 같은 해 5월 현대건설,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등을 거친
김형 전 포스코건설 토목부문 최고책임자가 대우건설의 새 대표이사 사장으로 결정됐다.
이동걸은 2018년 7월 출범한 KDB인베스트먼트에 대우건설의 체질 개선을 맡겼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넘겨받았다.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해양 매각
이동걸은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함심사는 2021년 6월 매듭지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심사에 착수한 지 2년 만에 결론이 나오는 셈이다. 예상보다 기업결합심사가 지체되기는 했으나 대우조선해양은 2001년 산업은행 자회사가 된 지 20년 만에 현대중공업을 새 주인으로 맞게 됐다.
산업은행은 2019년 3월8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매각 본계약을 맺었다. 이번 매각은 현대중공업이 물적분할을 통해 한국조선해양을 설립하고 산업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지분 전량을 출자한 뒤 한국조선해양의 주식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동걸은 본계약을 맺은 뒤 “나와
권오갑 부회장 모두 조선산업 재편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지금의 적기를 놓치면 우리 조선업도 일본처럼 쇠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동걸은 2018년 하반기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을 만나 이 모든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업황이 불투명했던 만큼 현대중공업은 당초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업황이 조금씩 좋아지고 대우조선해양도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에 인수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은 논란이 불거질 것을 알면서도 이 방안을 밀어붙였다. 특혜시비 가능성이 있음에도 현대중공업만 상대로 협상을 진행했고 헐값매각 논란을 예상하면서도 공적자금을 나중에 회수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동걸은 크고 작은 논란에 연연하다보면 자칫 매각시기를 놓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에 최대 10조 원에 이르는 자금이 투입된 만큼 어떤 방법을 선택해도 헐값매각 논란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왼쪽)과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이 2019년 3월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본계약 체결식에서 계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아시아나항공 매각
이동걸은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에 매각해 국적항공사를 통합하는 결정을 내렸다.
대한항공은 2021년 3월 아시아나항공을 2022년 인수하고 2024년 합병한다는 내용의 인수 후 통합 전략(PMI)을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다만 대한항공은 이러한 방안이 최종 확종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에 8천억 원을 투입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뒷받침한다. 한진칼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신주와 영구채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산업은행은 한진칼 지분 10.66%를 확보했다.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도움을 주면서 동시에 건전한 경영이 이뤄지도록 견제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산업은행은 2021년 3월 대한항공경영평가위원회를 정식으로 출범했다.
이동걸은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발표하고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불발과 코로나19 사태 심화로 항공산업 위기 극복과 경쟁력 강화방안을 깊이 고민해 왔다"며 "한진그룹과 공감대를 형성해 통합작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동걸은 애초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에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려 했으나 항공업황 악화로 매각이 무산되자 한진그룹을 비롯한 5대 그룹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 이동걸이 제시한 경영 정상화방안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받아들이면서 인수 결정이 이뤄졌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2019년 11월 이뤄진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에서 경쟁상대보다 1조 원가량 많은 2조4천억 원대를 써내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12월27일에는 주식 매매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고 항공업황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결국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포기했다. 이 과정에서 이동걸은 여러 차례
정몽규 HDC그룹 회장에게 만나자고 제안하고 최대한 양보하려는 모습을 보였으나 정 회장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된 건 2019년 4월이다. 당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이동걸을 만나 채권단의 자금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겉으로는 박 전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를 위해 스스로 매각을 결정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이동걸의 압박을 이기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박 전 회장이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고 밝힌 뒤에도 이동걸은 박 전 회장을 향한 압박강도를 전혀 낮추지 않았고 결국 박 전 회장도 아시아나항공을 포기했다.
△STX조선해양 매각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을 유암코-KHI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STX조선해양 노사와 유암코, KHI, 경상남도, 창원시는 2021년 3월25일 STX조선해양 정상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 자리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도 참석했다.
STX조선해양은 2021년 1월 유암코-KHI 컨소시엄과 2500억 원 투자유치계약을 체결했다. 산업은행이 2020년 11월 유암코-KHI 컨소시엄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 매각을 진행하게 됐다.
산업은행은 2018년 5월2일 STX조선해양과 경영 정상화를 위한 약정서를 맺고 STX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를 지원해 왔다.
이동걸은 2018년 3월 기자간담회에서 STX조선해양에게 고강도 자구노력과 사업재편을 전제로 은행관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STX조선해양이 유동성 외에 추가로 관리할 재무요인이 없고 자체적으로 보유한 자금도 있지만 중형탱커선시장의 경쟁구도와 원가구조를 감안하면 경영 정상화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동걸은 STX조선해양 노사에 40% 수준의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고정비용 감축, 자산 매각, 유동성 부담 등을 자체적으로 해소하는 자구계획에 동의하고 액화천연가스선 등 높은 부가가치의 가스선박을 수주하는 쪽으로 사업구조도 재편하는 확약서를 4월9일 전까지 내놓을 것을 요청했다.
산업은행은 정해진 기간에 노사확약서를 받지 못하자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 신청을 결정했다. 그러나 STX조선해양 노사가 10일 오후 자구계획서와 노사확약서를 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STX조선해양 노사는 희망퇴직과 아웃소싱 대신 임금 삭감과 무급휴직 등으로 인력 40% 구조조정과 같은 효과를 내는 고정 비용 감축 방안을 제시했다.
산업은행은 다음날 STX조선해양 노사의 자구계획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고 법정관리 추진도 철회했다.
△KDB생명보험 매각 추진
이동걸은 KDB생명 매각작업을 마무리했다.
산업은행은 2020년 12월31일 사모펀드 JC파트너스와 KDB생명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JC파트너스는 사모펀드(PEF)를 설립해 KDB생명 지분 92.7%를 2천억 원에 인수하고 추가로 자본 1500억 원을 확충한다.
앞서 산업은행은 2020년 6월 JC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같은 해 9월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 지연되면서 거래가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으나 해를 넘기기 전에 본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을 시도한 건 이번이 네 번째다.
산업은행은 2010년 당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던 금호그룹을 지원하기 위해 금호생명을 인수한 뒤 KDB생명으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그 뒤 KDB생명의 실적을 개선하고 2014~2016년 세 차례에 걸쳐 매각하려 했지만 매각가격과 인수가격의 차이가 커 번번이 실패했다.
이동걸은 이번 만큼은 매각에 성공해야 한다는 뜻을 품고 적극적으로 매각을 추진했다. 가격에 연연하지 않고 매각 자체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으며 매각에 성공하면 KDB생명 사장에게 최대 30억 원, 수석 부사장에게 최대 15억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2020년 9월 연임 성공, 역대 산업은행 수장 가운데 네 번째
이동걸은 2020년 9월 연임에 성공했다. 첫 임기를 9월10일 끝내고 9월11일부터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산업은행 수장의 연임은 1990년대 이형구 전 총재 이후 26년 만이다. 70년에 가까운 산업은행 역사상 연임한 수장은 구용서 초대 총재와 김원기, 이형구 총재에 이어 이동걸이 네번째다.
이동걸은 2020년 6월 거취와 관련해 "임기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덕목이다. 9월 초까지 미련없이 최선을 다하겠고 그 다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연임론 부각을 경계했다. 하지만 임기만료가 가까워지면서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고 결국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연임을 추천하면서 연임이 확정됐다.
이동걸 연임에는 청와대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산업은행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진 만큼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동걸은 연임 첫날 임직원에게 보낸 서신에서 "노마십가(駑馬十駕)의 겸손한 마음으로 대한민국 미래 산업 건설을 위해 한 걸음 더 나가자"고 말했다. 노마십가는 둔한 말도 열흘 동안 수레를 끌면 천리마를 따라간다는 의미이다.
이동걸은 2020년 9월2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연임 소감을 묻는 질문에 "무겁다"고 대답했다. 그는 “26년 만의 첫 연임이라고 칭찬을 들었지만 반길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책임감이 앞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경제위기 속 역할 수행
이동걸은 2020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항공산업 재편과 두산그룹 구조조정 등을 진행하고 정책금융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적항공사 통합 외에도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재편에도 나섰다. 이동걸은 2020년 11월16일 기자간담회에서 에어서울, 에어부산, 진에어 등 저비용항공사 3사도 단계적으로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앞서 산업은행은 2020년 2월 정부의 저비용항공사(LCC) 지원계획에 따라 저비용항공사 7곳에 3천억 원을 지원했다. 2020년 5월 출범한 40조 원 규모의 기간산업 안정기금도 항공업과 해운업을 지원 대상으로 삼아 아시아나항공(2조4천억 원)과 제주항공(321억 원)이 1~2호 지원기업이 됐다.
산업은행은 2020년 3월 오너일가 주식 등을 담보로 두산중공업에 1조 원의 긴급운영자금을 지원해 두산그룹 구조조정을 유도했다. 이동걸은 자금 지원의 대가로 대주주의 고통분담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2020년 4월 8천억 원, 6월 1조2천억 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해 전체 지원규모가 3조6천억 원으로 늘었다. 두산그룹은 채권단과 약정한 자구안 이행을 위해 인력 감축과 유상증자는 물론 두산인프라코어, 두산타워, 네오플럭스, 두산솔루스, 모트롤BG 등을 매각하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수행했다.
|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020년 6월23일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넥스트라이즈 2020, 서울'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산업은행의 혁신기업 지원에 총력
이동걸은 취임할 때부터 산업은행의 본래 업무는 벤처기업과 중소기업 지원임을 분명히 했다. 실제 산업은행은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 기조에 발맞춰 벤처기업과 중소기업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2019년부터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넥스트라이즈 서울 행사를 열고 있다. 2021년에는 6월28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넥스트라이즈는 산업은행과 한국무역협회가 벤처기업협회, 벤처캐피탈협회,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함께 코엑스에서 개최한 스타트업 박람회다. 벤처·스타트업들과 국내외 대기업·벤처캐피탈(VC)의 사업협력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동걸은 취임한 뒤 국내 기업의 세대교체, 혁신창업기업 지원 등을 강조하고 있는데 넥스트라이즈 행사는 그 결실 가운데 하나다.
앞서 이동걸은 2018년 12월28일 산업은행의 무게추를 기업 구조조정에서 혁신기업 지원으로 옮기는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9개 부문 가운데 하나인 구조조정부문을 구조조정본부로 축소하는 대신 기존 혁신성장금융본부를 혁신성장금융부문으로 확대했다. 또 그 아래 ‘KDB넥스트라운드’를 담당하는 ‘넥스트라운드실’을 새로 만들었다.
KDB넥스트라운드는 유망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게 투자유치의 기회를 주고 투자자에게는 우량 투자처 발굴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벤처기업 투자유치 플랫폼이다.
2016년 8월 출범해 2021년 4월 현재까지 모두 453라운드에서 1600여 개 혁신기업들의 IR(기업설명회)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이들 기업은 2조3800억 원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2021년 4월부터는 넥스트라운드 온라인플랫폼을 열어 투자처 발굴 기회를 확대했다.
이동걸은 ‘온렌딩금융실’도 혁신성장금융부문 아래로 이동해 혁신성장 지원을 위한 일관체계를 구축했다. 이곳은 투자와 대출 등 금융 지원과 벤처창업 생태계 플랫폼 지원을 수행한다.
산업은행은 앞으로 혁신성장 지원과 관련된 온렌딩(중소·중견기업 전용 대출) 프로그램 비중을 계속 늘려가기로 했다.
△KDB인베스트먼트 설립
이동걸은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2021년 2월 현대중공업그룹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계약을 맺었다. 입찰에 실패하기는 했으나 2020년 12월 한진중공업 매각 본입찰에 참여하기도 하는 등 기업 인수합병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인다.
이동걸은 2021년 3월 기자간담회에서 "구조조정 시장이 채권은행 중심에서 사모펀드 등 시장 중심으로 변하고 있지만 주요 참여자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어 시장이 성숙하지 않았다"며 "인수경쟁을 치열하게 만들고 구조조정 시장을 원활하게 만들기 위해 KD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2019년 7월 공식 출범했다. 산업은행이 재무 구조조정 과정 등에서 취득한 출자회사 주식을 인수해 구조조정 등을 수행하고 신속하게 시장에 매각하는 역할을 한다.
이대현 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이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건설 지분을 넘겨받았다.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매력적 매물로 만드는 일이 첫 번째 과제다.
이동걸은 산업은행이 그동안 기업 구조조정에 매몰돼 혁신기업 지원이라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구조조정을 전담하는 회사를 따로 만들었다.
KDB인베스트먼트가 출범하면서 산업은행은 구조조정 부담을 줄이고 중소·중견기업 지원 등 본연의 정책금융 역할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한국GM 지원 마무리
산업은행은 2018년 12월 한국GM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지원하기로 한 7억5천만 달러 지원을 모두 마쳤다.
앞서 산업은행은 2018년 5월 한국GM을 10년 동안 유지한다는 조건으로 7억5천만 달러를 한국GM에 출자하기로 GM과 합의했다. 이 가운데 절반이 같은 해 6월 집행됐고 나머지 절반은 12월 집행됐다.
그 사이 GM이 일방적으로 한국GM의 연구개발법인 분리를 추진하면서 산업은행의 자금집행이 불투명한 상황에 놓이기도 했지만 막판 협상을 벌인 끝에 산업은행과 GM이 ‘주주 사이 분쟁해결 합의서’를 맺으면서 자금집행이 예정대로 이뤄졌다.
한국GM은 산업은행에 △신설법인을 준중형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와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 차량)의 중점 연구개발거점으로 지정하고 △앞으로 10년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며 △추가 연구개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세 가지 사항을 확약했다.
이에 따라 한국GM의 신설법인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가 2019년 1월 출범했다.
△국내 금융기관 수장 가운데 유일하게 북한 방문
이동걸은 2018년 9월 국내 금융기관 수장 가운데 유일하게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수행원 명단에 포함된 경제인 17명 가운데 유일한 금융권 인사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이동걸은 평양 방문 전부터 남북경협을 놓고 산업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국책은행과 금융회사, 국제금융기구와 해외 금융회사까지 모두 참여해 위험성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을 여러 번 내비쳤다.
산업은행은 2018년 들어 남북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자 통일사업부를 중심으로 북한경제 및 산업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하반기 정기인사를 통해 기존 통일사업부를 ‘한반도신경제센터’로 확대하기도 했다.
이동걸은 2018년 9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남북경협과 관련해 산업은행의 역할을 놓고 “굉장히 많다”며 “남북경협의 기반을 닦는 일부터 시작해 실제적 협력사업까지 폭이 굉장히 넓고 할 일도 많아 기초작업을 하나씩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019년 10월14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이동걸은 금호타이어를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중국 더블스타는 2017년에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했지만 금호산업에서 제기한 상표권 분쟁 등으로 관련 절차가 지연돼 결국 인수가 무산됐다.
그 뒤 이동걸은 2017년 9월26일 채권단 자율협약에 따른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금호타이어 경영에서 손을 뗐고 금호타이어 지분의 우선매수청구권도 포기했다. 금호타이어에 ‘금호’ 상표권의 영구적 사용권한도 허용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2018년 3월2일 6463억 원 규모에 이르는 금호타이어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더블스타가 참여해 지분 45%를 얻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매각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이에 반대해 총파업에 들어갔지만 이동걸도 더블스타에 경영권을 팔지 않으면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를 피하기 힘들다며 배수진을 쳤다.
이동걸은 2018년 3월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함께 광주를 찾아 금호타이어 노조를 설득한 끝에 더블스타의 회사 인수와 경영 정상화 합의를 이끌어냈고 같은 해 7월 매각 절차가 마무리됐다.
산업은행은 2021년 5월 현재 금호타이어 지분 7.43%를 보유한 3대주주로 머물러 있다.
△산업은행 회장 취임
이동걸은 2017년 9월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취임식을 열고 회장에 올랐다. 산업은행 회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금융위원회는 임명 제청 당시 이동걸을 놓고 “경제·금융 분야에서 깊이 있는 연구를 해왔으며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산업은행의 과제인 기업 구조조정을 원활히 추진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이동걸은 취임하면서 세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혁신기업 지원, 부실기업 구조조정 마무리, 산업은행 경쟁력 제고 등이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사람이 뜻을 정하고 노력하면 하늘을 이길 수 있다는 ‘인정승천’(人定勝天)의 자신감과 의지로 맡은 업무에 충실히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놓고는 “국가경제와 대상기업에게 최선이 되는 판단기준과 엄정한 원칙 아래 투명한 절차에 따라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걸은 2017년 5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캠프에 합류해 경제정책을 짜는 데 기여했다. 이에 따라 애초 금융위원장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이동걸이 산업은행 회장에 취임하자 낙하산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동걸은 2017년 10월23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저는 전문성을 갖춰 낙하산이 아니다”며 “정권의 철학을 공유하는 것과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것은 다르다”고 말했다.
△제5대 한국금융연구원장 활동
이동걸은 2007년 7월 한국금융연구원의 제5대 원장에 올랐다. 금융연구원은 1991년 설립됐으며 시중은행들의 출연금을 받아 운영된다. 금융제도와 정책, 금융회사의 경영 등 금융 전반에 걸친 과제를 연구하는 기관이다.
이동걸은 금융연구원장으로 활동하며 은산분리 완화에 강하게 반대했다. 은산분리는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는 것을 막는 규제를 말한다. 현행 은행법상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최대 10%까지만 소유할 수 있고 의결권이 있는 주식은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이동걸은 여러 차례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산업자본이 금융업을 발전시키고 싶다면 증권사나 보험사를 통해서도 참여할 수 있으며 꼭 은행을 활용할 필요는 없다”며 “세계에서 은산분리 수준이 가장 약한 나라가 한국"이라는 말했다.
이 밖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감세보다는 재정 지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금융위기의 원인은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확대뿐 아니라 방만한 대출과 감독 및 규제가 미흡했기 때문이라며 금융기관 중심의 규제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소신도 내놓았다.
이동걸은 2009년 1월 갑자기 사의를 밝혔다. 애초 임기는 2010년 7월까지였다.
이동걸은 당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들에게 보낸 글을 통해 “연구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한갓 쓸데없는 사치품 정도로 생각하는 왜곡된 실용정신과 거대한 공권력 앞에서 내가 금융연구원에 짐이 되고 있다는 생각에 떠나기로 결정했다”며 “현정부의 입장에서 정부정책을 앞장서서 홍보하지 않는 연구원이나 연구원장은 제거돼야 할 존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걸의 사퇴 배경을 놓고 금융규제 완화를 추진했던 이명박 정부와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