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부품업체 85%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사태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KAIA)는 국내 자동차부품업체(1~3차 협력업체) 78곳을 대상으로 3일과 4일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과 완성차업체의 생산차질에 따른 경영상 애로사항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78개 자동차부품업체 가운데 84.6%(66개 업체)가 반도체 공급부족과 이에 따른 완성차업체의 생산자질로 경영애로를 겪고 있다고 대답했다.
78개 업체 가운데 직접 차량용 반도체를 취급하는 곳은 21개 업체였는데 이들의 90.5%인 19개업체가 차량용 반도체 부족사태로 경영이 힘들다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반도체 부족으로 차량부품 생산량이 10% 이내 줄어든 업체는 38.1%, 10~20% 감소한 업체는 33.3%, 20~30% 줄어든 업체는 9.5%로 나타났다. 30% 이상 감소한 업체도 전체의 19%를 차지했다.
반도체를 직접 취급하지 않는 부품업체 57곳 가운데 82.5%는 최근 완성차업체의 생산차질에 따른 납품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대답했다.
부품납품이 얼마나 줄었냐는 질문에 ‘10% 이내 감소했다’를 선택한 업체는 39.1%, ‘10~20% 감소했다’는 19.6%, ‘20~30% 이내 감소했다’는 30.4%로 나타났다. '30% 이상 감소했다'고 응답한 업체도 10.9%를 차지했다.
부품업체 가운데 절반은 금융지원이 시급하다고 대답했다.
구체적 지원책으로는 ‘대출 프로그램 확대’(41.8%) ‘대출 만기연장’(29.9%) 등을 꼽았다.
금융지원 필요시기를 놓고는 △1개월 이내 7.5% △1~3개월 내 57.5% △3~6개월 내 30.0%로 나타나 3개월 이내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는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애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에 대책 마련을 건의하기로 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 회장은 “지난해 코로나19에 이어 올해는 반도체 수급차질로 자동차부품업계의 어려움이 가중하고 있다”며 “5월과 6월 반도체 수급 차질이 정점에 다다를 우려에 대응해 부품업계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협회는 6일 긴급 회의를 열고 부품업계 지원책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정만기 회장을 비롯해 고문수 자동차산업협동조합 전무, 오원석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이사장, 문승 한국GM협력사모임 협신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