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덕 한국서부발전 사장이 발전설비 국산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발전원가 낮추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9일 서부발전에 따르면 박 사장은 발전사업의 효율을 높이겠다는 경영방침을 통해 발전기자재와 원천기술 국산화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박 사장은 최근 취임사에서 “발전사업은 안정적 전력공급이라는 기본에 충실하면서 과학적 설비운영으로 효율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이러한 대표적 사례로 김포 열병합발전소에 구축하고 있는 한국형 가스터빈을 꼽았다.
서부발전은 2023년 6월 준공예정인 김포 열병합발전소에 두산중공업에서 개발한 270MW 규모의 국산 가스터빈을 설치하고 있다.
서부발전과 두산중공업은 김포 열병합발전소 준공 뒤 2년 동안 가스터빈의 실증을 진행한다. 이후 가스터빈을 350MW 규모로 높여 교체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박 사장은 가스터빈의 국산화를 통해 발전설비 비용을 줄이고 전력생산 원가를 절감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
서부발전을 포함해 현재 국내 발전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158개의 가스터빈 가운데 90% 이상이 미국, 독일, 일본 등에서 수입된 제품이다.
서부발전은 해마다 가스터빈을 포함해 외국산 발전설비를 정비하기 위해 약 200억 원가량을 지출하고 있다.
이를 국산 제품으로 대체한다면 부품을 빠르게 조달하고 신속한 정비가 가능해지면서 비용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서부발전은 김병숙 전 사장 시절부터 발전설비의 국산화를 추진해 왔는데 박 사장도 이러한 기조를 이어받아 국산화작업에 탄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부발전은 2030년까지 발전설비 국산화율을 9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발전현장에서 수요가 높은 소모성 기자재와 비용절감 효과가 큰 기자재부터 단계적으로 국산화한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서부발전이 보유한 발전소를 발전설비 국산화를 위한 테스트베드로 제공하고 기술력을 지닌 업체에 외국산 불용 기자재를 연구용으로 지원하고 있다.
서부발전은 2018년부터 시작한 발전설비 국산화작업으로 국산화 대상품목 6247건 가운데 29.5%에 해당하는 1849건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서부발전은 올해도 280건의 발전설비를 국산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박 사장은 서부발전 홈페이지의 CEO 인사말을 통해 “국내 발전설비기술 자립도를 2030년 90%까지 높이기 위해 가스터빈 국산화 실증사업 등 발전기자재 및 원천기술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2021년 4월26일 9대 한국서부발전 사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3년이다.
1961년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났다. 강원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핀란드 헬싱키경제대학 대학원에서 공익기업경영학과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한 뒤 구매처장, 영업처장, 홍보실장, 경기지역본부장, 기획본부장(삼임이사) 등을 지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