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배터리 신제품 양산 앞둬, 해외 증설에도 속도
전영현은 기존보다 에너지 효율이 개선된 전기차배터리 양산체제를 갖춰 나가고 있다.
삼성SDI는 2021년 1월28일 실적발표회에서 “하반기 5세대(Gen5) 배터리를 양산·공급하기 위해 양산 준비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며 “국내 시험생산(파일럿)라인에서 소재, 공법 등 모든 프로세스 검증을 마치고 헝가리 신규라인에 똑같이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5세대 배터리는 니켈 비중을 88%로 높인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를 적용해 기존 제품보다 에너지밀도는 20% 늘어나고 원가는 20% 이상 절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현재 유럽 고객사 비중이 커 헝가리 공장 중심으로 증설에 대응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1년 2월 헝가리 법인에 9천억 원을 새로 투입한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 신규 생산거점에 관해서도 면밀히 검토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삼성SDI는 5세대 배터리를 앞세워 LG에너지솔루션,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 등 경쟁사를 상대로 점유율 격차를 좁힐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시장 분석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삼성SDI는 2021년 1월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점유율 5위에 머물렀다.
△2020년 실적 개선
전영현은 코로나19 등 악재를 이겨내고 2020년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삼성SDI는 2020년 연결기준 매출 11조2948억 원, 영업이익 6713억 원을 거뒀다. 2019년 실적과 비교해 매출은 11.9%, 영업이익은 45.2% 증가했다. 특히 매출은 역대 처음으로 11조 원을 넘겼다.
전기차배터리는 2020년 하반기 유럽 전기차보조금 상향 등 친환경정책 영향을 받아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국내에서 화재 등으로 위축됐던 에너지저장장치(ESS)사업은 미국 대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매출이 늘었다.
삼성SDI는 2021년 배터리시장이 확대되면서 관련 사업도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SDI는 “2021년 자동차전지시장은 유럽, 미국, 중국의 친환경 정책 아래 2020년 대비 약 80% 성장한 236GWh에 이를 것이다”며 “ESS시장은 해외의 친환경정책 영향으로 수요가 확대돼 전년 대비 57% 늘어난 29.8GWh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소재 양극재 확보 힘써
전영현은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 확보기반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SDI는 2020년 7월 양극재 자회사 에스티엠에 양극재 제조설비를 넘긴다고 밝혔다. 자회사를 통해 양극재 제조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2020년 2월 양극재 제조기업 에코프로비엠과 각각 480억 원, 720억 원을 투자해 합작법인 ‘에코프로이엠’을 설립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에코프로이엠이 생산하는 양극재는 모두 삼성SDI가 확보하게 된다.
2020년 11월 경북 포항 영일만산업단지에서 에코프로이엠 공장 착공식이 열렸다. 이 공장은 연간 전기차 35만 대 분량의 배터리 양극재 생산능력을 갖춰 2022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전영현은 착공식에 참석해 “소재 경쟁력 확보에 배터리의 미래가 달렸다”며 “더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소재기술을 통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양극재는 전기차배터리에 들어가는 4대 소재 가운데 하나로 배터리 원가에서 40% 비중을 차지하며 배터리 출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삼성SDI는 에스팀엠과 에코프로이엠 등을 통해 양극재 내재화 비율을 기존 20%대에서 2023년까지 50% 수준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60세룰’ 넘어 삼성SDI 대표 유임
전영현은 2020년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대표이사 유임이 결정됐다.
삼성그룹은 2020년 1월20일 사장단인사를 단행했다. 전영현은 2020년 3월 임기가 만료돼 교체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자리를 지켰다.
삼성SDI에서 대표이사 연임 사례가 흔치 않고 삼성그룹 전반적으로 60세 이상 경영진을 유지하는 일도 드물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영현의 경영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전영현은 2020년 3월18일 삼성SDI 정기 주주총회에서 “창립 50주년을 맞아 100년 기업을 향한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에너지저장장치 화재로 실적에 발목
전영현은 에너지저장장치 화재의 영향으로 2019년 영업이익 부진을 겪었다.
삼성SDI가 2020년 1월30일 발표한 2019년 실적 자료를 보면 매출은 10조974억 원으로 2018년보다 10.3%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4622억 원에 불과해 전년 대비 35.4% 줄었다.
에너지저장장치 화재를 막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투입된 일회성비용이 영업이익 후퇴의 원인으로 파악된다.
삼성SDI는 2019년 10월14일 기자회견을 열어 1700억~2000억 원에 이르는 특수 소화시스템을 국내 모든 사이트(에너지저장장치 설치 장소)에 설치하는 방안을 내놨다. 신규 판매하는 배터리에도 같은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전영현은 "에너지저장장치의 화재원인과 관계없이 선제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글로벌 선도업체로서 지녀야 할 책임"이라며 "이번 조치를 계기로 위기에 직면한 국내 에너지저장장치산업에 관한 신뢰가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SDI 대표 첫해에 흑자전환 성공
전영현은 2017년 삼성SDI 대표이사에 오른 첫해에 연간 흑자 달성을 이끌었다.
삼성SDI는 중대형 배터리 성장 부진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 등 연이은 악재로 2016년까지 2년 연속 큰 폭의 영업손실을 본 뒤 실적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절실했다.
2017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삼성SDI는 부진한 소형배터리 실적과 중대형배터리의 대규모 적자로 영업손실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하반기부터 큰 폭의 흑자를 내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냈다.
해외 고객사에 스마트폰용 소형배터리 공급이 크게 늘어났을 뿐 아니라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에 사용되는 중대형배터리 수주 성과도 실적에 본격 반영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SDI가 기존에 수주했던 사업과 생산 투자의 효과가 흑자전환의 주요 배경으로 분석되는 만큼 이를 모두 전영현의 공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반도체 생산관리 전문가였던 전영현이 대표에 오른 뒤 배터리 공정 개선과 생산 안정화에 들였던 노력이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영현이 대표이사에 오른 뒤 냈던 성과들은 2018년 실적에도 반영됐다. 삼성SDI는 2018년에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2017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늘리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사업 성장에 기여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호황기를 맞아 2017년과 2018년에 2년 연속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인텔을 뛰어넘고 세계 반도체 1위 업체로 등극했다.
전영현이 2000년부터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연구개발에 핵심역할을 맡았고 이후 메모리사업부장으로 사업을 총괄하면서 사업 경쟁력을 꾸준히 키워온 것이 성과로 나타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 모두 압도적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반도체시장 급성장에 가장 수혜를 보는 기업으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을 전략적 신사업으로 점찍고 공격적으로 투자를 지속해온 효과도 있지만 메모리반도체에서 공정기술 확보와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지 못했다면 이런 성과를 이뤄내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영현은 삼성전자의 20나노와 18나노급 D램 미세공정 개발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자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전영현을
권오현 전 삼성종합기술원 회장,
김기남 DS부문 부회장과 함께 삼성전자 반도체 신화의 주역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했다.
중국이 D램 등 메모리반도체를 국가 차원에서 집중육성하고 낸드플래시에 세계 반도체기업들이 앞다퉈 투자를 늘리며 장기적으로 메모리반도체업황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기술 경쟁력을 꾸준히 강화해 경쟁업체들과 격차를 크게 벌려둔 만큼 향후 1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도 따라잡힐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삼성SDI의 지분 구조 및 약력
삼성SDI는 배터리와 전자소재사업을 주로 하는 삼성그룹 계열사다.
지분구조는 2021년 4월6일 기준 삼성전자 19.58%, 삼성생명 0.14%, 삼성문화재단 0.58%, 삼성복지재단 0.25% 등이다.
1970년 삼성-NEC이라는 이름으로 출범해 진공관과 브라운관 등을 생산했다.
이후 회사이름을 1974년 삼성전관공업으로, 1984년에는 삼성전관으로 바꾸며 컬러브라운관 및 모니터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994년부터 배터리사업화를 추진해 1999년 천안에서 배터리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1999년 11월 브라운관 중심의 사업구조를 미래 지향적 첨단산업으로 전환한다는 뜻을 담아 이름을 삼성SDI로 바꿨다. SDI의 S는 삼성, D는 디스플레이와 디지털, I는 인터페이스와 인터넷 구성요소(Internet Component)를 의미했다.
다만 2009년 새로 출범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현 삼성디스플레이)에 올레드(OLED) 관련 사업과 인력을 넘겨주고 2013년 플라스마디스플레이(PDP)사업을 정리한 뒤로 SDI는 다른 뜻 없이 고유명사로 활용되고 있다.
삼성SDI는 2014년 7월 제일모직 소재부문과 통합하며 배터리와 전자소재 분야로 사업영역을 전문화했다.
현재 국내에서 기흥 본사를 포함해 수원, 천안, 청주, 구미, 울산 등 6개 사업장을 가동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말레이시아, 베트남, 중국, 미국, 유럽 등에서 생산법인과 판매법인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