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바이오사업 파트너로 떠올라
롯데그룹이 2021년 4월 엔지켐생명과학과 손잡고 바이오산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롯데지주가 엔지켐생명과학 최대주주의 보유지분 일부 매입 또는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지분을 확보해 2대주주에 오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지켐생명과학과 별도의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한다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이 바이오사업의 여러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엔지켐생명과학에 지분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제약바이오업계는 바라본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신약 개발과 위탁생산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데다 2021년 3월31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백신 개발 및 판매업, 위탁생산(CMO)사업 등 무려 17개 사업목적도 새로 추가했다.
손기영으로서는 롯데그룹의 지분투자를 거절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롯데지주는 2021년 3월23일 공시를 통해 "바이오사업을 놓고 검토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지만 투자가 확정되면 적어도 1500억 원가량의 자금이 엔지켐생명과학에 투입될 것으로 바이오업계는 바라본다.
엔지켐생명과학이 최근 몇 년 동안 상장과 유상증자 등으로 확보한 자금과 맞먹는 규모의 돈이 한 번에 들어오는 셈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2018년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해 상장하면서 431억 원을 마련했고 그 뒤로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약 1천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유일한 신약 후보물질 ‘EC-18’의 기술이전에서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2013년 뒤로 줄곧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게다가 앞으로도 연구개발에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엔지켐생명과학은 2020년을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51.03%인 131억7479만 원을 연구개발비로 썼다.
△미국 항공우주국 우주방사선 치료제 개발사업에 최종 선정
엔지켐생명과학이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 연구팀과 함께 제안한 신약 후보물질 ‘EC-18’의 연구과제가 2021년 1월26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방사선 치료제 개발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엔지켐생명과학은 3D모델을 통해 저선량 방사선과 미세중력이 살모넬라균의 병원성 향상에 미치는 영향과 우주방사선 및 살모넬라균으로 발생한 장조직 손상에 EC-18이 방어제로서 얼마나 효능이 있는지를 연구한다.
손기영은 미국 항공우주구(NASA)의 최종과제에 선정되자 “이번에 연구과제로 최종 선정된 것을 계기로 EC-18이 세계 최초의 우주방사선 치료제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이 2020년 10월18~21일 온라인으로 열린 ‘미국 방사선학회(RSNA) 연례학술회의’에서 발표한 ‘EC-18’의 급성방사선 증후군 치료효능 설명내용을 보면 동물 연구에서 치사량의 방사선에 노출하고 24시간이 지난 뒤 신약 후보물질 ‘EC-18’을 용량별로 투여했을 때 방사선에 따른 사망률이 획기적으로 나아졌다.
방사선 노출 전 ‘EC-18’을 미리 투여하면 방사선 노출에 따라 생존률과 활동성이 개선되는 점도 확인됐다. 이를 두고 ‘EC-18’의 방사선 치료와 예방 효과를 동시에 입증한 셈이라고 엔지켐생명과학은 설명했다.
급성방사선 증후군은 핵공격, 핵발전소 붕괴 등 치사량의 방사선 노출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면역결핍에 따른 세균감염은 물론 패혈증까지 일으킨다.
급성방사선 증후군에는 현재 치료제로 쓰이는 약물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정부는 대량살상무기 대응 차원 등에서 효과적 치료제 개발을 장려하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2015년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급성방사선 증후군을 적응증으로 하는 ‘EC-18’의 임상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고 2019년 4월부터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손기영은 국내와 미국에서 신약 후보물질 ‘EC-18’을 활용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0년 5월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2상을 승인받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2020년 8월6일 승인이 났다.
엔지켐생명과학은 2021년 상반기 안으로 국내와 미국에서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2상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을 상대로 각각 조건부 품목허가와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사이토카인, 케모카인 등이 과다하게 분비되면서 백혈구가 폐포에 과도하게 몰리도록 작용한다. 이는 급성호흡부전증후군을 일으키고 자칫 사망에 이른다. ‘EC-18’이 이 과정에서 사이토카인과 케모카인의 분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엔지켐생명과학은 바라본다.
△엔지켐생명과학 코스닥 상장
엔지켐생명과학은 2013년 9월 코넥스에 상장한 뒤 2018년 2월 코스닥으로 이전해 상장했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첫날 주가는 공모가인 5만6천 원을 웃돌았다. 이날 주가는 8만5200원에 장을 마쳤다.
엔지켐생명과학은 2013년 9월 코넥스에 상장한 뒤 코넥스 시가총액 1위를 4년 이상 유지하며 ‘코넥스 대장주’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코스닥에 상장한 뒤 급성방사선증후군, 호중구감소증 등을 적응증으로 하는 임상시험에서 속속 성과를 냈고 주가도 덩달아 오르막길을 걸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2019년 5월 급성방사선증후군을 적응증으로 하는 임상2상 시험계획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았고 2019년 7월 구강점막염을 적응증으로 하는 임상2b상에 들어갔다. 같은 해 10월에는 호중구감소증을 적응증으로 하는 임상2a상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엔지켐생명과학 주가는 2021년 4월6일 기준 12만6100만 원으로 전체 시가총액 규모는 1조459억 원에 이른다. 시총 순위 54위를 차지하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 인수
손기영은 바이오업계의 성장성을 믿고 2003년 브리짓라이프사이언스를 창업했다. 손기영은 2021년 4월6일 기준 브릿지라이프사이언스의 최대주주로 지분 38.57%를 보유하고 있다.
손기영은 그 뒤 2010년 경영 악화로 어려움에 빠진 엔지켐(현재 엔지켐생명과학)을 인수하며 신약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손기영은 신약 후보물질 ‘EC-18’의 가능성을 눈여겨 보던 중 엔지켐생명과학이 경영악화 상황에 놓이자 직접 경영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손기영은 엔지켐생명과학을 인수하기 전에 이미 인연을 맺은 적이 있다. 1999년 당시 이태석 대표이사가 엔지켐을 설립할 때 도움을 줬고 2005년 신약 후보물질 ‘EC-18’을 도입할 때도 이사회 멤버로 엔지켐생명과학 경영에 참여했다.
엔지켐은 2011년 2월 엔지켐생명과학으로 이름을 바꿨다. 엔지켐은 엔지(Enzyme, 효소)와 케미스트리(Chemistry, 화학)을 더한 말로 생명공학과 정밀화학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하겠다는 뜻에서 탄생했다.
△신약 후보물질 ‘EC-18’
엔지켐생명과학의 신약 후보물질 ‘EC-18’은 김상희 서울아산병원 종양혈액내과 과장이 1989년 발견한 물질에서 유래됐다.
김상희 과장은 녹용의 기능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녹용성분 가운데 0.002%를 차지하고 있는 ‘PLAG’라는 천연물질이 발견됐는데 대량생산하려는 목적으로 PLAG와 유사하게 만든 합성물이 바로 ‘EC-18’이다.
손기영은 2011년 신약 후보물질 ‘EC-18’ 상업화 생산에 성공했다.
신약 후보물질의 이름은 회사이름 엔지켐(EC)에 숫자 18을 더한 것인데 숫자 18에는 완전한 신약을 만들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18은 완전수 6과 ‘독자적, 독창적, 독보적’ 기술개발 정신 3가지를 더해 만들어진 숫자다. 18은 히브리어로 생명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엔지켐생명과학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