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1-04-04 07:30:00
확대축소
공유하기
김상균 LF 대표이사가 여성복사업 강화로 실적 반등을 노린다.
김 대표는 지난해 부진했던 패션사업부를 살려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는데 여성복시장에서 새 기회를 엿보고 있다.
▲ 김상균 LF 대표이사.
4일 LF에 따르면 김상균 부사장이 패션사업을 총괄하다가 3월26일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LF 패션사업의 반등을 이끌어 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 대표는 LG카드(현재 신한카드)를 거쳐 2004년 LF에 입사해 ‘헤지스’사업부장, 신사부문장을 거쳐 2013년 중국 법인 대표 등을 맡았다.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를 LF의 대표 패션브랜드로 키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LF 대표이사로 있던 오규식 부회장이 전반적 경영전략과 재무, 이커머스, 미래사업의 추진을 책임지고 김 대표가 패션부문을 맡는 각자대표이사체제다.
김 대표는 여성복사업에서 LF의 새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LF는 3월16일 여성 캐주얼 ‘닥스 런던 스튜디오’를 론칭했다. 또 2월에는 프랑스여성복 브랜드 '바쉬'의 국내 판매권리를 확보했다. LF가 신규 여성복 브랜드 판권을 확보한 것은 약 5년 만이다.
LF는 전통적으로 남성복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시장이 훨씬 크고 수익성도 좋은 여성복 진출의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여성복시장은 전체 의류시장에서 3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가장 큰 시장이다. 또 일반적으로 가격대가 남성복보다 비싸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길어지며 남성복사업은 타격이 큰 반면 여성복 수요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것으로 파악된다. LF의 남성복 브랜드 TNGT는 올해 초부터 전국 70개 백화점 매장에서 철수했고 올해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올해 3월부터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보복소비가 확산되면서 여성복 관련 매출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2월까진 역신장세를 보이던 여성복 매출은 3월 첫 주(3월1~7일) 2020년 같은 기간보다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월 중순 이후부터 백화점에서 의류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고 서비스업과 고용지표가 돌아선다면 올해 국내 소비는 코로나19 종식 이후인 2022년이나 2023년보다 더 긍정적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 대표는 MZ세대(1980~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 여성고객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MZ세대는 고급 의류브랜드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고급 브랜드 소비가 새롭게 즐기는 문화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는 MZ세대가 명품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5년 58%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MZ세대 여성고객에게 호응도가 높은 유튜브, 인플루언서를 적극 활용해 신규소비층 확보에 나서고 있다.
LF의 여성복 브랜드 헤지스 레이디스와 닥스 레이디스는 패션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유튜브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 닥스 레이디스는 스타일리스트 겸 패션 유튜버인 ‘옆집언니 최실장’과 유튜브 영상을 제작해 S/S(봄/여름) 시즌 제품들을 소개했다. 헤지스 레이디스가 패션 유튜버 ‘보라끌레르’와 손잡고 올린 유튜브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 수 7만 건을 넘어서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LF는 MZ세대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패션 유튜버 오디션을 여는 등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여성복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LF 관계자는 “패션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불황을 피할 수 없었지만 올해 초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