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로 사업 경쟁력 도약 기반 마련
이석희는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하는 결단을 내렸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10월20일 인텔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낸드플래시 단품과 웨이퍼사업, 중국 다롄 공장 등을 90억 달러에 인수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2021년 말까지 주요 국가로부터 합병 승인을 받으면 먼저 70억 달러를 지급하고 인텔의 SSD사업과 중국 다롄 공장 자산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후 2025년 나머지 20억 달러를 지급해 웨이퍼 설계와 관련 지식재산권 등 잔여 자산을 가져온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통해 기존 강자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위치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자료를 보면 2020년 2분기 기준 SK하이닉스와 인텔의 낸드 점유율은 각각 11.7%와 11.5%로 집계됐다. 두 기업의 낸드사업부가 합쳐지면 일본 키옥시아(17.2%)를 뛰어넘고 2위에 올라 삼성전자(31.4%)를 추격하게 된다.
기업용 SSD 등 고부가 제품 중심의 낸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게 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석희는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발표하며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 대응해 낸드 분야에서도 D램 못지않은 경쟁력을 확보하며 사업구조를 최적화하겠다”고 말했다.
△메모리반도체기술 고도화
이석희는 SK하이닉스 메모리반도체기술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76단 낸드를 개발했다고 2020년 12월 밝혔다. 낸드는 기본 단위인 셀을 높게 쌓을수록 저장성능이 개선된다.
기존 낸드 최고 적층 단수는 128단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미국 마이크론이 2020년 11월 세계 최초로 176단 낸드를 양산했다고 밝힌 데 이어 한 달 만에 SK하이닉스도 176단 낸드를 선보였다.
낸드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도 176단 낸드나 그 이상 수준으로 적층한 반도체를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이 분야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D램 쪽에서도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2021년 2월 이천 사업장에 M16공장을 준공했는데 이 시설에서는 극자외선장비 기반의 D램 생산이 이뤄진다. 이천 사업장은 2021년 하반기부터 기존보다 미세한 회로를 갖춘 4세대 10나노급 D램을 생산할 것으로 예정됐다.
극자외선 장비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도 계획됐다. 2025년 12월1일까지 5년 동안 4조7500억 원을 투자해 극자외선장비를 취득하기로 했다.
극자외선장비는 기존 광원보다 파장이 짧은 극자외선을 이용해 더 미세한 회로를 구현할 수 있게 한다.
D램 일부 공정에 극자외선을 적용하면 D램 원가를 20%가량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이겨내고 2020년 실적 대폭 개선
SK하이닉스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연결기준 매출 31조9004억 원, 영업이익 5조 126억 원을 거뒀다. 2019년 실적과 비교해 매출은 18.2%, 영업이익은 84.3% 개선됐다.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와 미국·중국 무역갈등의 영향으로 메모리반도체시장이 부진했음에도 3세대 10나노급 D램과 128단 낸드 등 주력 제품을 안정적으로 양산해 실적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서버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글로벌기업들의 신규 데이터센터 투자로 서버용 D램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시장은 모바일기기 용량 증가, SSD 수요 강세와 함께 하반기부터 시황이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2021년에는 4세대 10나노급 D램과 176단 낸드 제품을 생산해 원가 경쟁력을 높여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SK하이닉스 ESG경영 확대에 속도
이석희는 SK하이닉스에서 ESG경영기조를 공고히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1월 '사회적가치 2030' 로드맵을 발표했다. 환경, 동반성장, 사회안전망, 기업문화 등 4개 분야를 정하고 각각 2030년까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구체화했다.
반도체 생산시설에 필요한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 저전력제품 공급 확대, 협력사 대상 기술협력 투자, 지역사회 지원, 구성원 행복 증진 목적의 기업문화 정착 등을 핵심과제로 담았다.
SK하이닉스는 이런 계획의 일환으로 2021년 3월 10억 달러 규모의 친환경 채권 ‘그린본드’를 발행하기도 했다. 그린본드로 마련한 재원을 지속가능한 수질관리, 에너지효율화, 오염방지, 생태환경 조성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에 활용한다.
ESG 관련 전문조직도 창설했다.
2020년 CEO 직속의 ESG 태스크포스를 출범했다. 2021년에는 CEO가 직접 주관하는 월단위 회의체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해 관련 경영시스템 내재화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글로벌기업들이 친환경과 사회공헌에 힘쓰는 만큼 앞으로 ESG경영을 확대해야 기업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본다.
이석희는 2021년 신년사에서 “오랜 기간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지만 ESG를 강화해 더욱 많은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인류와 사회에 기여하며 한 단계 더 성숙한 회사로 발전하는 선순환 궤도에 올라서겠다”고 말했다.
△메모리반도체 이은 새로운 먹거리 이미지센서 개발
이석희는 메모리반도체에 의존하는 사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이미지센서 등 새로운 아이템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미지센서는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 화상을 표현하는 시스템반도체를 말한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3월 자체 이미지센서 ‘블랙펄’의 신제품을 내놨다. 화소 크기 1.0㎛로 기존 1.12㎛ 제품과 비교해 성능이 대폭 개선된 것이다. 이미지센서는 화소가 작아질수록 화질을 높일 수 있다.
신제품은 2020년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판매에 들어갔다. SK하이닉스는 현재 화소 크기 0.8~1.12마이크로미터(㎛) 수준의 제품을 상용화하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증가 추세에 따라 이미지센서의 수요도 늘고 있다. 스마트폰 1대당 평균 카메라 개수는 2017년 2.2대에서 2020년 3.9대로 증가했다.
시장 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이미지센서시장은 2019년 155억 달러 규모에서 2023년 215억 달러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석희는 성장하는 이미지센서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술 개발 이외에도 생산량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천 M10 D램 생산라인 일부를 이미지센서 양산용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9년 11월에는 일본 도쿄에 이미지센서 연구센터를 열기도 했다.
다만 이미지센서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존재감은 아직 크지 않다. 현재 이미지센서시장 점유율은 일본 소니가 50%가량, 삼성전자가 2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2% 수준에 그친다.
△일본 수출규제에 반도체소재 확보 총력
이석희는 일본 정부가 반도체소재 수출을 규제하자 이에 대응해 소재 확보에 힘썼다.
일본정부는 2019년 7월1일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감광액), 고순도 불화수소 등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핵심재료들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석희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2019년 7월21일 일본을 찾았다. 며칠 동안 현지에 머무르면서 협력업체의 경영진들과 만나 소재 수급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SK하이닉스는 주요 소재 일부를 국산화하거나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10월부터 국내 업체로부터 불화수소를 공급받아 일부 반도체 생산라인에 투입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불화수소는 반도체를 세정하는 데 사용된다.
반도체 회로를 인쇄할 때 쓰이는 포토레지스트는 벨기에 현지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일본 업체 JSR로부터 공급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또 삼성전자, TSMC 등 주요 반도체기업과 함께 미국 스타트업 인프리아에 투자하고 있다. 인프리아는 EUV 공정용 포토레지스트를 개발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구성원과 소통으로 ‘행복경영’ 추구
이석희는 소통을 통해 구성원들의 행복을 증진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행복경영’ 방침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분기마다 직책자와 임원들이 참석하던 경영설명회를 ‘All-Hands Meeting’으로 바꿨다. 원하는 구성원이 참석해 질의하고 경영진이 응답하는 방식이다.
2019년에는 최초로 구성원의 행복지수를 측정했다. 구성원들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측정결과를 기반으로 행복 지도 초안을 만들고 구성원 행복 증진을 전담하는 조직도 꾸렸다.
구성원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실천수칙도 직접 만들었다. 먼저 임원들의 복장을 자율화했고 임원을 대상으로 이뤄지던 불필요한 의전도 없앴다. 보고가 마음에 안 들 때는 보고자를 나무라기보다는 보고서의 문제점이나 대안을 지적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2019년 10월2일에는 유튜브 라이브방송을 통해 모든 구성원을 대상으로 실시간 대담도 진행했다. 2천명이 넘는 참여자가 접속해 1만 건에 가까운 댓글을 달았다고 한다. 이석희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진솔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부분을 높이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3월2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전문에 행복경영 방침을 명시하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SK하이닉스 급성장 이끈 성과로 대표이사 올라
이석희는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인 D램의 호황으로 2018년까지 2년 연속 사상 최고 실적을 내는 데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석희는 SK하이닉스의 2018년 연말인사에서 박성욱 부회장의 후임으로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박성욱 부회장은 6년 동안 SK하이닉스 대표이사를 맡으며 '장수 CEO'로 주목받았지만 세대교체를 위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석희의 승진인사를 발표하며 글로벌 역량이 뛰어나 합리적이면서도 과감한 추진력을 갖춰 임직원에 높은 신임을 얻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석희가 SK하이닉스를 한 단계 더 발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내놓았다.
이석희는 SK하이닉스에서 D램개발사업부장을 맡은 만큼 D램 기술전문가로서 전체 연간 영업이익의 90% 이상을 D램에 의존하고 있는 SK하이닉스를 이끌기에 최적의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D램 공정 전환 늦어진 타격 만회
SK하이닉스는 2016년 D램 미세공정 전환이 늦어진 결과 실적에 큰 타격을 받았다. 2015년 분기별 영업이익 1조 원 이상을 올렸는데 2016년 1분기 영업이익은 5620억 원, 2분기는 4530억 원으로 반토막났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SK하이닉스와 함께 90% 이상 점유하고 있어 과점체제를 구축한 글로벌 D램시장에서 IT기기의 수요 둔화로 공급과잉이 벌어져 가격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미세공정 기술에 가장 앞서고 선제적 투자로 공정 전환도 일찍 이뤄내 업황 악화의 타격을 최대한 방어했다는 평가를 받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상반된 상황을 맞았다.
SK하이닉스는 이런 전략 착오를 인정하고 2016년 하반기부터 20나노 초반대의 D램 미세공정 전환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16년 3분기 영업이익이 7270억 원으로 늘었고 4분기에는 업황 개선의 수혜도 함께 입어 영업이익 1조5천억 원가량을 냈다.
이석희가 D램개발사업부문장을 맡으며 기술 개발을 진두지휘함으로써 SK하이닉스가 D램 미세공정 기술발전의 추진력을 확보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빠른 체질 개선으로 실적 타격을 조속히 만회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인텔에서 활약하고 SK하이닉스로 자리 옮겨
이석희는 세계적 반도체기업 인텔에서 핵심 인재로 선정될 만큼 역량을 보였다. 이를 인정받아 SK하이닉스에 영입됐다.
2000년 인텔에 처음 입사할 당시 전공과 관련이 적은 공정오류 분석업무를 맡았다. 오류가 발생할 때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호출돼 고충이 컸다고 한다.
이 때 모든 장비를 분석해 오류가 나는 근본원인을 밝혀내고 매뉴얼로 만드는 성과를 내자 이후 능력을 빠르게 인정받으며 연구팀에 참여하게 됐다.
이후 32나노 미세공정 개발을 주도하는 등 공로를 인정받아 인텔 내부 최고상인 인텔 최고업적상을 3차례 수상하며 핵심인재로 떠올랐다. 이 상은 해마다 단 한 명에게만 준다.
2010년 임원 승진을 앞두고 노모를 돌보기 위해 귀국할 때는 인텔에서 6개월 이상 사직을 만류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후 2013년까지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전자공학과 부교수로 재직했다. 주로 반도체 미세공정과 제조기술분야 연구를 진행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이석희를 미래기술연구원 원장으로 영입했다.
SK하이닉스는 이석희를 영입하는 데 특히 공을 들였다고 설명하며 “SK하이닉스의 선행기술을 이끌 초대 미래기술연구원장의 최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