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김 사장의 재임 시절 서울주택도시공사가 공공아파트 분양원가 자료를 고의로 누락했다는 의혹과 김 사장의 부동산과 관련해 부정적 시선이 있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5일 토지주택공사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토지주택공사 사장 최종 후보로 김 사장이 낙점될 가능성이 높다.
김 사장은 박선호 전 국토부 제1차관과 함께 유력한 토지주택공사 다음 사장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박 전 차관이 토지주택공사 사장 공모에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사장이 유력한 사장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김 사장은 건축학과 교수 출신으로 앞서 토지주택공사를 이끌었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과 비슷한 이력을 지녀 특히 주목을 받았다.
김 사장은 대진대 도시공학과 전임강사로 시작해 대진대와 건국대 부교수를 거쳐 모교인 고려대 건축공학과에서 교수로 일하며 학계에 모두 20년 이상을 몸담았다.
2018년 1월부터는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으로 재임하며 당시 변창흠 토지주택공사 사장과 호흡을 맞췄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도 2019년 토지주택공사 사장에 오르기 앞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주택도시공사를 이끌었다.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에 오르기 전까지는 충북대, 강남대, 연세대, 서울대 등에서 강사로 일했으며 서울시도시개발공사 선임연구원, 세종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등도 지냈다.
김 사장이 토지주택공사 사장후보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낙점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김 사장의 재임 시절 서울주택도시공사가 고의로 공공아파트 분양원가자료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다 공직자들의 부동산과 관련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김 사장을 향한 부정적 시선이 다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김 사장의 재임기간인 2019년 서울주택도시공사에 마곡지구 15단지 개발과 관련한 분양원가 자료를 요청했으나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이를 분실했다고 한 것을 두고 의도적으로 자료를 누락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마곡지구 15단지의 건축비가 물가인상분보다 더 많이 올랐다며 서울주택도시공사가 과도한 분양수익을 숨기기 위해 자료를 의도적으로 숨겼다고 주장했다.
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신도시 토지 사전투기 의혹을 계기로 한때 ‘다주택자’였던 김 사장의 부동산을 향한 부정적 시선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020년 3월26일 내놓은 ‘2020년 정기 재산변동사항 공고’를 보면 김 사장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용산구에 아파트 1채와 마포구에 단독주택 1채를 보유하고 있다.
단독주택 1채는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를 변경해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 김 사장은 다주택자가 아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재임시절인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다주택자였다.
2018년 3월15일 서울시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내놓은 ‘2018년 수시 재산변동사항 공고’를 보면 김 사장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강남구 청담동 아파트 1채와 용산구 서빙고동 아파트 1채 등 모두 2채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다주택자’였다.
김 사장은 2019년 4월 강남구 청담동 아파트를 7억 원의 시세차익을 남기고 매도했다.
하지만 그해 7월 배우자가 마포구 서교동 단독주택을 상속받으면서 다시 다주택자가 됐고 이후 단독주택의 용도변경을 진행해 다주택자 꼬리표는 떼게 됐다.
서울주택도시공사 관계자는 “김 사장이 공직자로서 다주택자라는 시선을 부담스러워해 취임 이후 청담동 아파트를 처분했다”며 “이후 장인어른의 사망으로 배우자가 상속받게 된 단독주택도 지속적으로 매각을 시도했으나 워낙 규모가 커 매각이 어려워 현재는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를 바꾸고 공실로 뒀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현재는 다주택자가 아니지만 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비위를 해결해야 하는 사장 자리를 맡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시선도 나온다.
김 사장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주택도시공사를 이끌었던 변 장관의 뒤를 이어 2018년 1월부터 서울주택도시공사를 맡고 있다.
원래 임기는 2020년 12월까지지만 서울시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다음 시장이 선출될 때까지 김 사장이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의 직무대행 형식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토지주택공사 사장은 변창흠 전 사장이 국토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지난해 12월말부터 3개월째 비어 있다.
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다음 사장 임명과 관련해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