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의 험난한 노사교섭
현대중공업 노사는 2021년 2월 현재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은 물론이고 2019년 임금협상도 타결하지 못했다.
노사는 2019년 교섭과 2020년 교섭을 묶어 통합 교섭으로 진행하고 있다. 2021년 2월3일 노사가 통합 교섭의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는데 성공했으나 2021년 2월5일 진행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잠정합의안 찬성률이 41.15%에 그쳐 부결됐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019년 임금협상을 놓고 기본급 4만6천 원(호봉승급분 2만3천 원 포함) 인상과 성과금 218%(약정임금 기준)를 지급하는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약정임금 기준 100%의 타결 격려금과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화합 격려금으로 150만 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데도 뜻을 모았다.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놓고는 기본급 동결(호봉승급분 2만3천 원 별도 인상)과 성과금 131%(약정임금 기준) 지급에 합의했다.
생산성 향상 및 노사화합 격려금으로 230만 원을 지급하고 지역경제상품권 30만 원을 별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조합원들의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는 점에 비춰보면 한영석이 교섭조건에서 더 물러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021년 설을 앞두고 지난 2년치 교섭이 타결되지 않았다. 설 전, 8월 여름휴가 전, 추석 전, 연말 등 교섭 타결의 주요 분기점 가운데 다음 분기점은 여름휴가 전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통상 해마다 5월에 그 해의 노사교섭 상견례를 열고 교섭에 들어간다. 때문에 여름휴가 전까지 교섭이 늘어질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이는 한영석이 3년치 노사교섭을 한꺼번에 매듭지어야 한다는 부담을 안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019년 5월 상견례를 열고 임금협상 교섭을 시작했지만 해를 넘긴 2020년이 끝날 때까지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2019년 임금협상에서 본교섭만 70차례 이상 진행했으며 2020년 임단협 교섭은 시작부터 2년치 통합 교섭으로 진행됐다.
현대중공업 노사교섭이 이렇게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은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을 위해 2019년 5월31일 열린 임시주주총회를 계기로 노사 불신의 골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노조는 법원에 현대중공업 임시 주주총회의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회사도 노조와 간부급 조합원 10여명을 상대로 재산 가압류신청을 내는 등 노사 사이에 법적 다툼이 벌어졌다.
회사가 노조의 주총장 점거농성을 두고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고 주총 관련 조합원들의 폭력 행위에 해고 4명을 포함해 1415명에 징계를 내렸다. 노사갈등이 다시 없이 격화된 것이다.
이런 현안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2019년 임금협상의 주요 쟁점이 됐다.
노조는 해고자 복직을 포함한 징계 철회와 노사 사이의 법적 조치 철회 등 현안문제의 해결 없이는 임금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회사는 임금협상에서 임금과 관련한 논의만을 진행해야 하며 현안 문제는 별도의 태스크포스(TF) 구성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 ▲ 현대중공업 실적(2015~2018년 실적은 분할 전 현대중공업의 별도기준 실적). |
△현대중공업의 기업공개
현대중공업은 2021년 1월26일 이사회를 열고 2021년 안에 국내 주식시장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현대중공업그룹은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20%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상장해 1조 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수소추진선과 암모니아추진선 등 친환경 미래선박 개발 △연료전지회사의 인수합병이나 지분투자 △자율운항선박 등 선박기술 개발 △이중연료추진선의 고도화 △친환경 생산설비 구축 등에 5년 동안 투자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의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조선산업의 패러다임은 이미 기술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현대중공업은 기업공개를 통한 투자 확대로 차별적 기술력을 갖춰 시장의 변화를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겠다”고 말했다.
투자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의 기업가치를 바라보는 현대중공업그룹의 눈높이가 너무 높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나온다.
신주 20%를 발행해 공개하는 것으로 1조 원을 마련한다는 것은 현대중공업의 기업가치를 6조 원으로 매겼다는 얘기다.
증권업계에서 조선사의 기업가치를 측정하는 기준은 주당 순자산가치(PBR)다.
2020년 말 잠정집계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의 자본총계는 5조3608억 원이다.
증권시장에서 주당 순자산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받는 삼성중공업의 PBR 0.85배를 현대중공업에 적용해도 적정 기업가치는 4조5567억 원에 그친다.
한영석은 현대중공업의 기업공개를 완수해야 할 뿐 아니라 상장시점까지 현대중공업의 기업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짊어지게 됐다.
△현대중공업의 수주와 실적
현대중공업은 2019년 77억7200만 달러어치 일감을 수주했다. 2019년 수주목표인 117억3700만 달러의 66.2%를 채우는 데 그쳤다.
2018년 수주실적인 90억9300만 달러와 비교하면 14.5% 줄었다.
사업부별로 살펴보면 해양사업부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는 2019년 7억1800만 달러어치 일감을 수주했는데 이는 그 해 목표치의 3%에 지나지 않는다.
현대중공업은 2019년 매출 5억4567억 원, 영업이익 1295억 원을 냈다.
이는 현대중공업이 2019년 5월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과 사업자회사 현대중공업으로 물적분할된 이후의 실적 집계라는 점에서 2018년 실적과 직접 비교할 수 없다.
현대중공업은 2020년 53억600만 달러어치 일감을 수주했다. 2020년 수주목표인 73억2천만 달러의 72.5%를 채웠으며 2019년 수주와 비교하면 36.6% 감소했다.
2020년 들어 코로나19 탓에 글로벌 선박시장이 얼어붙은 탓이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 자료를 보면 2020년 글로벌시장에서 선박이 1924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발주됐는데 이는 2019년보다 34% 줄어든 수치다.
2020년 현대중공업은 연결 매출 8조3102억 원, 영업이익 325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2019년과 비교해 매출은 52.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4.9% 급감했다.
이는 2020년 말 원/달러 환율이 급락한 데 따른 부정적 효과로 파악된다.
한국 조선사들은 달러화를 기준으로 발주처와 선박 건조가격을 협상한다. 때문에 달러화의 가치 하락은 조선사가 과거에 수주한 일감의 현재 가치가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2020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조선계열사들이 전반적으로 환율 하락에 따른 공사손실충당금을 설정해 연간 영업이익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도 해상 풍력발전 바람 탄다
글로벌 그린뉴딜의 흐름 속에서 한국 정부도 해상 풍력발전 활성화를 필두로 하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정책을 내놓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이 흐름에 몸을 싣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20년 9월8일 한국석유공사, 울산시와 ‘동해1 한국형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체계 구축을 위한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영석과 송철호 울산광역시장, 양수영 한국석유공사 사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체결식에 참석했다.
석유공사가 울산 남동쪽 58km 해상에서 진행하는 동해1 가스전사업은 2022년 생산을 종료한다.
석유공사는 한국동서발전 및 노르웨이 국영석유회사 에퀴노르(Equinor)와 함께 동해1 가스전 생산시설을 활용해 200MW 규모의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단지 구축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부유식 해상 풍력설비의 해상구조물을 설계하고 제작과 설치의 기술검토를 담당하기로 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에서 아직 연구개발단계에 머물러있는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 모델을 최초로 사업화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물적분할, 한영석 단독대표체제
현대중공업은 2019년 3월8일 KDB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민영화를 위한 본계약을 맺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부회장,
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대표이사 사장 등 관계자들이 계약 체결식에 참석했다.
현대중공업이 물적분할해 조선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을 설립한 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보유지분 전량을 출자하고 한국조선해양 주식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민영화가 진행된다.
현대중공업이 조선업계 최대의 경쟁자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것이다.
이번 계약은 2019년 1월31일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 맺은 기본합의서에 따른 것이다. 산업은행은 삼성중공업에도 대우조선해양 인수 의사를 타진했지만 삼성중공업이 인수를 거절하면서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품게 됐다.
이동걸 회장은 “나와
권오갑 부회장 모두 조선산업 재편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지금의 적기를 놓치면 우리 조선업도 일본처럼 쇠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있었다”며 “앞으로도 많은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권오갑 부회장은 “계약서에 서명하면서 반세기 전에 정주영 명예회장이 허허벌판에 사진 한 장을 들고 조선업을 개척했던 순간이 떠올랐다”며 “생존을 위해 우리끼리 치열하게 경쟁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 조선업계가 양사체제로 전환하기를 정말 갈망하고 기다렸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계약서에는 △현대중공업 및 대우조선해양의 실사 실시 △중대하고 부정적 영향이 발생하지 않는 한 거래 완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 △기업결합 승인 이전까지는 두 회사의 독자영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위법한 행위 금지 등 내용이 담겼다.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이날 계약식에서 대우조선해양 임직원의 고용안정 및 협력업체 기존 거래선 유지 등 상생방안을 담은 공동발표문도 내놨다.
공동발표문을 통해 건강한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대우조선해양의 자율경영체제 유지, 대우조선해양 근로자의 고용안정 약속,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및 부품업체 거래선 유지 등을 약속했다.
현대중공업은 이 계약을 따라 2019년 5월31일 오전 10시30분경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존속법인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과 신설법인인 사업자회사 현대중공업으로 물적분할하는 안건을 승인받기로 했다.
한영석은 주총을 앞뒤로 노조의 강력한 반발을 마주했다. 노조는 2019년 5월27일 주총장소로 예정된 울산 한마음회관을 기습적으로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가는 등 주총 성립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현대중공업은 임시 주총 당일 오전 10시경 주총장을 울산대학교 체육관으로 변경한 뒤 물적분할안건을 승인받았다.
한영석이 주주총회를 진행했으며 노조는 뒤늦게 주총장에 도착하는 바람에 주총 성립을 저지하는 데 실패했다.
2020년 3월
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대표이사 사장이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로 옮기면서 현대중공업은 한영석의 단독대표체제로 전환했다.
| ▲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왼쪽)이 2020년 9월8일 열린 '동해1 한국형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체계 구축을 위한 상호협력 업무협약' 체결식에서 송철호 울산광역시장, 양수영 한국석유공사 사장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
△현대중공업 노사갈등 봉합에 총력
힌영석은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오르자마자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연내 타결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018년 12월20일 부분파업, 21일 전면파업에 나서기로 한 마당이라 한영석은 부담은 적지 않았다.
그는 현대중공업 공동대표에 선임된 다음날인 2018년 11월7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무실을 찾아 노조 집행부를 만나는 등 소통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고작 열흘 만에 현대중공업의 ‘노조활동 불법개입’ 문건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노사관계는 다시 악화국면에 들어섰다. 2018년 11월29일에는 해양사업부문 노조원 2명을 회사 보안팀이 물리적으로 제압하는 일까지 생겼다.
한영석은 노조와 보안팀이 충돌한 바로 다음 날 직접 노조 사무실을 방문해 “폭행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사과하는 등 빠르게 대처했다. 그는 노조활동 개입을 놓고도 “정말 죄송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재발하면 직접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노조와 면담 뒤 한영석은 무려 30년 만에 노사업무 전담조직을 폐지하는 등 조합의 요구를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후 노사가 원래 매주 화요일, 목요일마다 실시하던 교섭을 매일 진행하기로 방침을 바꾸는 등 노조 분위기도 대화 쪽으로 돌아섰다.
서로 연내 타결 의지를 확인하기는 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노사는 2018년 12월19일까지 잠정합의안이 나오지 않으면 연내 임단협 타결이 힘들다고 보고 집중교섭을 추진했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노조의 요구안에는 2018년 7월 제시한 기본급 7만3373원 인상과 성과급 지급기준 확정, 구조조정 중단 선언 등이 담겼다. 반면 회사는 임금동결과 경영 정상화까지 기본급 20% 반납 등을 제시했다.
현대중공업 노사의 2018년 임단협 교섭은 결국 해를 넘겨 타결됐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2019년 2월20일 진행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50.93% 조합원이 잠정합의안에 찬성표를 던져 가까스로 가결됐다.
노사는 기본급 4만5천 원(호봉승급분 2만3천 원 포함) 인상과 수주목표 달성 격려금으로 통상임금 100%+150만 원 지급에 합의했다.
2019년 흑자 달성을 위한 격려금 150만 원 지급, 통상임금 범위를 현 700%에서 800%로 확대, 2019년 말까지 유휴인력의 고용보장 등 안건에도 뜻을 모았다.
현대중공업이 2018년 임단협을 해를 넘겨 마무리하기는 했으나 이 교섭은 강환구 전 대표이사 사장의 몫이었다.
한영석은 오히려 현대중공업의 노사갈등을 잘 봉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중공업 공동대표이사 선임
한영석은 현대미포조선 대표에서 현대중공업 공동대표로 이동해 그룹 내부에서 역할이 확대됐다.
2018년 11월6일 실시된 현대중공업그룹 임원인사에서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이 물러나고 한영석과
가삼현 사장이 공동대표이사에 올랐다.
한영석이 현장을 총괄하고
가삼현 사장이 대외업무와 영업을 맡는 구조다.
한영석은 현대미포조선으로 옮긴 지 2년 만에 현대중공업으로 복귀했다.
한영석은 현대미포조선을 3년 연속 흑자로 이끌었고 합리적 의사결정을 통해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한영석과
가삼현 사장은 사내 소식지를 통해 “일감 확보를 위해 생산성 향상과 원가 경쟁력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대정신을 되새기고 우리나라 조선산업을 정상으로 이끌었던 경험을 되살려 옛 명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대표는 “현장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올바른 의견은 경청해 회사 경영에 적극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2017~2018년 현대미포조선 수주실적과 건조선박 다각화
현대미포조선은 2017년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51척, 일반화물선(벌커) 4척, 기타 선박 9척을 새로 수주했다.
수주금액은 23억2400만 달러로 2016년보다 154.5% 늘었다. 애초에 목표로 제시한 16억 달러를 훌쩍 넘었다.
2018년에는 11월까지 석유화학제품운반선 26척, 컨테이너선 26척, LPG운반선 3척, 기타선박 1척 등 모두 56척, 18억8천만 달러어치의 선박을 수주했다. 2018년 수주목표인 30억 달러의 62.7%를 채웠으나 2017년 같은 기간보다는 10.3% 줄었다.
2018년 수주목표 달성률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으나 시장에서는 선박 수주가격을 올리기 위한 시도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중형선박시장은 시장규모가 크지만 경쟁 조선소가 거의 없다는 게 특징이다.
덕분에 현대미포조선의 주력 건조선박인 MR탱커(순수 화물적재톤수 5만 DWT 안팎의 액체화물운반선)는 건조가격 상승폭이 선체가 3배가량 더 큰 수에즈막스급(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크기인 순수 화물적재톤수 12만~20만 DWT의 액체화물운반선) 액체화물운반선을 항상 웃돌았다.
한영석은 현대미포조선에서 MR탱커 위주의 선박 건조 포트폴리오를 LPG(액화석유가스)운반선, 카페리선 등으로 다각화하는 성과도 일궜다.
특히 카페리선은 상위 20개 선사가 보유하고 있는 선박들의 평균 선박연령(선령)이 20년을 웃돌아 발주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영석은 2017년 현대미포조선이 현대중공업 해양부문 부지를 매입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를 통해 외주 생산량을 줄이고 자체 블록 및 주요 부품 제작비율을 높였다.
외주 생산을 줄이면 특정 기자재업체의 변동과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선박을 건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선박 건조작업의 효율성을 높이며 동시에 건조원가는 낮출 수 있다.
다만 현대미포조선은 2015년과 2016년 신규 수주가 부진했던 탓에 2017년과 2018년 일감 부족으로 실적이 뒷걸음질했다.
현대미포조선은 2017년 연결 매출 2조4534억 원, 영업이익 1079억 원을 거뒀다. 2016년보다 매출은 28.8%, 영업이익은 43.5% 줄었다.
2018년에는 연결 매출 2조4030억 원, 영업이익 709억 원을 냈다. 2017년보다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34.3% 감소했다.
△현대미포조선에서 안정적 노사관계 유지
한영석은 2년 동안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로 일하면서 노사갈등 없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을 끝냈다.
그는 2017년 8월과 2018년 8월 ‘임금 및 단체협약 조인식’에 직접 참석해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현대미포조선은 1997년부터 2018년까지 22년째 무파업 행진을 이어갔다.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2017년 2월 조선업계 불황으로 건조물량이 줄어들자 일감이 없는 인력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논의하기 위해 공동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고용 문제로 갈등하기보다는 대화로 해법을 찾겠다는 취지였다.
노사는 2017년 5월에는 유급휴직 실시안건에도 합의했다. 애초 회사가 일감 부족에 따른 최장 1개월의 무급휴직을 제안했으나 노조가 반발하자 유급휴직으로 방향을 돌렸다.
노사는 2018년까지 3년 연속으로 기본급 동결에도 합의했다.
현대미포조선이 2017년과 2018년 신규 수주에서 상대적으로 순항한 배경을 두고 안정적 노사관계가 한몫했다는 시선도 있다. 파업 등 노사관계 때문에 선박 건조작업에 차질을 빚을 일이 없어 발주처의 신뢰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로
한영석은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부 생산본부장으로 재직하다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2016년 10월 현대미포조선 사장으로 승진했다. 전임자인 강환구 사장이 현대미포조선 대표에서 현대중공업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한영석이 그의 뒤를 이었다.
△초대형 원유운반선에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 적용
한영석은 현대중공업에서 의장 설계부문을 맡아 선박평형수 처리장치(BWTS)의 개발 및 적용에 기여했다.
선박 설계는 선체 설계와 의장 설계로 나뉘는데 의장 설계는 각종 장비와 의장 자재들의 배치를 최적화하는 작업이다.
한영석이 의장 설계부문 담당 상무를 맡고 있던 2011년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초로 초대형 원유운반선에 선박평형수 처리장치를 적용해 인도하는 데 성공했다.
선박평형수 처리장치는 배의 무게 중심을 잡기 위해 채워넣는 평형수에서 유해 수상생물과 병원균 등을 제거하거나 무해화한다. 평형수가 방류될 때 해양 미생물이 다른 해역으로 이동해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을 막기 위한 것이다.
한영석은 “초대형 원유운반선에 성공적으로 선박평형수 처리장치를 적용한 이후 선주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가 본격화하면 선박을 수주하는 데 한층 유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2011년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하이밸러스트(Hi-Ballast)’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기도 했다.
2018년 12월에는 일본 이마바리조선과 첫 공급계약을 맺었다. 계약에 따라 하이밸러스트 4기를 2019년부터 이마바리조선소에 공급하며 이 장치는 6만3천 톤급 일반화물선에 탑재됐다.
선박평형수 처리장치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해사기구는 2017년 9월 ‘선박평형수 관리협약’을 발효하면서 2024년 9월까지 단계적으로 모든 선박에 평형수 처리장치를 설치하도록 강제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협약이 발효된 2017년부터 기존 선박들의 장비 탑재가 마무리되는 2024년까지 글로벌 선박평형수 처리장치시장 규모는 모두 4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