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테크윈이 보유하고 있던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의 매각에 실패했다. 한화테크윈은 당초 처분하려던 주식의 80%만 매각에 성공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주가는 급락했다. 앞으로 주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
|
|
▲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
한화테크윈은 6일 한국항공우주산업 주식 390만 주를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고 밝혔다.
처분금액은 주당 7만1700원으로 총 2796억3천만 원이다. 한화테크윈이 보유한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은 기존 10%에서 6%로 줄었다.
한화테크윈은 당초 주식 487만3756주를 처분해 지분을 4.99%까지 낮출 예정이었으나 매각 예정물량의 80%만 소화됐다.
증권가에서 한화테크윈의 블록딜 실패 원인을 향후 나올 한국항공우주산업 주식 물량에 대한 부담 때문으로 본다.
지난해 말 한국항공우주산업 주주들의 지분공동매각약정이 끝나면서 주주들이 개별적으로 지분을 매각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두산그룹의 DIP홀딩스는 보유한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10%의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차그룹도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는데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이 회사들이 보유한 지분들이 앞으로 시장에 나오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주가가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 이번에 시장에서 소극적으로 물량을 받았다는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가 한국형전투기 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2배 가까이 오른 점도 이번 한화테크윈의 보유지분 매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는 이날 전일보다 10.12% 떨어진 6만93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10.76%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가 7만 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한국형전투기 사업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10월 이후 석달 만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가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애널리스트들은 바라본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그룹이 보유한 지분이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화테크윈 물량이 더해져 한국항공우주의 경영상황, 실적 등과 관련없이 주가 흐름이 부정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블록딜 매입주체가 기관 혹은 해외투자자라면 오버행(대량매도 대기물량) 강도가 가중돼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테크윈 주가도 떨어졌다. 한화테크윈 주가는 장 초반 3만7천 원까지 올랐으나 블록딜 실패 소식이 알려지면서 하락해 전일보다 3.57% 떨어진 3만3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