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모빌리티 역량 높이기 위해 2025년까지 60조 원 투자
정의선이 회장에 취임한 뒤로 미래 모빌리티 역량을 높이기 위한 공격적 투자에 나섰다.
현대자동차는 전기차와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수소연료전지 등 핵심 미래사업에 2025년까지 60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2020년 12월10일 온라인을 통해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주주, 애널리스트, 신용평가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핵심 미래사업 계획과 새로운 ‘2025 전략’을 발표했다.
새로운 2025 전략은 △완성차사업 경쟁력 강화 및 전동화 선도 △모빌리티 서비스사업 기반 구축 △수소 생태계 이니셔티브 확보 등을 3대 전략 목표로 설정했다.
새로운 사업구조의 한 축인 수소사업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기술을 고도화하고 사업을 확대해 글로벌 수소 생태계 주도권을 확실히 쥐겠다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는 선박, 기차, 도심항공 모빌리티 등 모든 수송영역에서 기존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핵심으로 수소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단순히 수소연료전지 차량을 개발하거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다른 완성차업체에 판매하는 것에 멈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60조1천억 원 투자 △자동차부문 영업이익률 8% 확보 △글로벌 점유율 5%대 달성 등을 내용으로 하는 중장기 재무목표도 공개했다.
전체 투자규모는 2019년 12월에 발표한 내용보다 1조 원가량 줄었지만 내연기관 등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는 줄이고 미래사업역량 확보를 위한 투자는 늘렸다.
특히 수소사업 본격 추진과 전동화 라인업 확대 등에 따른 전동화와 수소사업 관련 투자 계획이 2019년 발표한 10조4천억 원에서 14조9천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현대차는 우선 전기차사업에서 2021년 아이오닉5 출시를 시작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본격 확대하고 2040년까지 글로벌 주요시장에서 전 라인업의 전동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중장기 리더십을 확보해 2040년까지 전기차 글로벌시장 점유율 8~10%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도심항공 모빌리티사업은 승객과 화물을 아우르는 포괄적 제품군 구축과 항공용 수소연료전지 파워트레인 개발 추진 등을 통해 생태계 구축과 리더십 확보에 주력하기로 했다.
자율주행부문에서는 2022년부터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을 잡지 않아도 주행이 가능한 레벨3 수준의 부분 자율주행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하기로 했다.
운전자 조작 없이 차량이 스스로 주차를 하고 부르면 되돌아오는 원격 발렛기능도 2024년 양산차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하고 글로벌 자율주행업체와 협업을 통해 레벨4와 레벨5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레벨 5는 자율주행 기술의 완성 단계이다.
수소연료전지사업에서는 새로운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브랜드 ‘HTWO(에이치투)’를 통해 글로벌 수소생태계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세웠다. 오는 2030년 70만 기의 수소연료전지를 시장에 판매한다는 목표도 공개했다.
△미래 기술 확보 위해 인수합병과 합작법인 설립도
정의선이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해 현대자동차그룹의 인수합병 빗장을 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12월11일 미국 로봇전문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공시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1992년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분사해 설립된 로봇연구소이자 제조업체로 로봇 개 ‘스폿’을 만든 업체로 유명하다.
정의선도 개인 자격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인수에 직접 참여했다. 로봇 기술의 장래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최종 지분율은 현대차가 30%, 현대모비스가 20%, 정의선 개인이 20%, 현대글로비스가 10%씩 보유하기로 했다.
앞서 정의선은 2019년 9월23일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앱티브와 미국 현지에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차와 미국 자율주행 전문회사인 앱티브는 2020년 8월 합작법인(조인트벤처)의 이름을 '모셔널'로 결정했다.
합작법인 규모만 모두 40억 달러이며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2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이 2조 원이 넘는 투자금을 한꺼번에 투입하는 것은 과거 서울 삼성동의 옛 한국전력공사 부지를 낙찰받는데 썼던 10조5천억 원을 제외하면 현대차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다.
그만큼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에 얼마나 힘을 싣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앱티브는 차량용 전장부품과 자율주행에 전문화한 기업으로 인지시스템과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컴퓨팅 플랫폼, 데이터 및 배전 등 업계 최고의 모빌리티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에 위치한 자율주행사업부를 중심으로 피츠버그와 산타모니카, 싱가포르 등 주요 거점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와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로보택시의 시범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모셔널은 2023년부터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로보택시의 시범운영을 본격화한다.
모셔널은 2020년 12월16일 미국 차량공유서비스업체 리프트(Lyft)와 함께 2023년부터 미국 주요 도시에서 운전사 없이 자율주행으로 운행되는 로보택시 서비스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모셔널은 현대차의 차량 플랫폼에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하며 리프트는 승차 공유 네트워크를 제공한다.
다만 세부적으로 미국의 어느 도시에서 사업을 진행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칼 야녜마 모셔널 CEO는 “이번 협력은 모셔널이 자율주행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더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우리의 목표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서비스를 상당한 규모로 제공하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고 정주영 창업주의 경영신조인 기술자립 방침에 충실함에 따라 다른 대기업집단과 비교해 인수합병에 소극적 모습을 보였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를 전후로 기아차와 한국철도차량(현재 현대로템)을 인수한 뒤 현대건설을 되찾고 2014년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한 정도로 사례를 통틀어도 한 손에 꼽을 정도였다.
△회장 취임 이후 첫 임원인사 친정체제 강화
정의선이 회장으로 취임한 뒤에 단행한 첫 임원인사에서 능력과 성과를 중심에 두면서 ‘친정체제’를 더욱 강화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내부 조직을 재편하고 세대교체를 통해 젊은 경영진을 전면 배치하면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채비를 갖췄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0년 12월15일 주요 계열사 대표 교체를 포함한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장재훈 부사장과 조성환 부사장, 윤영준 부사장, 정재욱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고 각각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위아 대표에 내정했다.
정의선이 전기차시대에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실무를 중심으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특성에 맞는 전문가를 경영진으로 배치해 경쟁력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에서도 재무 전문가 대신 주택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윤영준을 발탁한 것도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도심항공 모빌리티(UAM)와 자율주행, 수소연료전지, 로보틱스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를 이끌 임원인사도 실시했다.
신재원 현대차 UAM사업부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고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장 전무는 부사장에 올랐다.
현동진 로보틱스랩 실장을 신규 임원에 선임하고 미래 신사업과 신기술, 연구개발 부문에서 신규 임원 승진자의 약 30%를 발탁하는 등 미래사업에 힘을 실었다.
반면 정몽구 명예회장시대의 상징으로 볼 수 있는 부회장 쪽은 오너일가를 제외하고 윤여철 현대자동차 정책개발담당 부회장만 남았다.
앞서 정의선은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처음으로 실시한 2019년도 현대차그룹 부회장단과 사장단 인사에서도 확실한 세대교체 의지를 보였다.
2018년 12월12일 실시된 현대차그룹 인사에서 기존 현대차 부회장 가운데 연구개발본부 소속인 양웅철 권문식 부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났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복심으로 불렸던 김용환 부회장은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겼으며 현대차 사장으로만 8년 가까이 일한 정진행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현대건설로 이동했다.
기존 부회장단에 견줘 참모조직의 경험과 노하우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정의선의 경영보폭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은 이미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여러 차례 수시로 임원인사를 실시해 세대교체 의지를 보였다.
2018년 11월16일 중국사업본부 인사를 실시했는데 설영흥 중국사업총괄 상임고문을 비상임고문으로 물러나게 했다.
설 고문은 20여 년 동안 현대차그룹에서 일하며 그룹의 중국진출 토대를 다진 인물로 꼽힌다.
이후 실시한 북미와 인도, 러시아 권역본부 본부장 교체인사에서도 기존 경영진의 대폭 물갈이 인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2019년 12월9일에는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났다. 우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시대에 현대제철 대표이사로만 10년 재직해 정 명예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계열사 통합으로 효율성 제고
정의선은 현대차그룹 계열사 통합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가 현대오토론, 현대엠엔소프트를 흡수합병하기로 한 것도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으로 역량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정의선의 미래 모빌리티 역량 강화와 맞닿아있다.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은 2020년 12월11일에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안건을 의결했다.
세 회사는 모두 차량용 소프트웨어 전문 계열사로 이번 합병을 통해 앞으로 차량 소프트웨어 표준을 수립해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 인프라를 통합하고 모빌리티 데이터를 통합 운영하기로했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오토론의 차량용 반도체사업을 양수하기로 한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현대모비스는 2020년 12월11일 현대오토론과 반도체사업부문 개발 인력 및 자산에 대한 양수도 계약을 맺었다. 인수가격은 1332억 원이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 커져
정의선은 회장 취임 뒤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일감몰아주기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에서 정의선의 지분율을 낮춰야 하는데 이 과정에 맞물려 지배구조 개편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현대차그룹에서 계열사 구조를 재편하면서 정의선의 개인지분이 높은 계열사들의 기업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정의선으로서는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 '실탄'이 생기는 셈이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은 2020년 12월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은 대기업집단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을 '총수 일가가 지분 30% 이상 보유한 계열사'에서 '20% 이상 보유 계열사'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정의선은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을 낮춰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정의선과 아버지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2020년 9월30일 기준으로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29.99% 보유하고 있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새롭게 포함될 수 있다.
정의선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을 피하기 위해서는 10% 가량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릴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현대글로비스 지분 10%는 2020년 12월24일 종가인 18만2천 원을 기준으로 6825억 원에 이르러 적지 않은 규모다.
여기에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오토에버는 최근 인수 참여와 합병 등에 힘입어 기업가치의 상승에 탄력이 붙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미국 로봇전문 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인수에 참여했다.
현대글로비스를 제외하고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핵심 계열사가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인수했다는 점에서 현대글로비스의 참여는 이례적이다.
현대오토에버도 계열사를 흡수합병하면서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다.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은 2020년 12월11일에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안건을 의결한 뒤로 현대오토에버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다.
현대오토에버 주가는 11만 원 안팎에서 움직이다 합병 공시 이후 15일 장중 한때 13만9500원까지 치솟으면서 52주 신고가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오토에버는 정의선이 2020년 9월30일 기준으로 각각 23.29%와 9.57% 지분을 들고 있는 계열사로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자금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아직까지 구체적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지 않았지만 4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려면 수조 원의 자금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현금 확보가 필수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국내 30대 대기업 집단 가운데 유일하게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지 못한 기업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 △기아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등 4개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정의선도 지배구조 개편에 계속 힘을 기울여 왔다.
정의선은 2020년 3월19일부터 3월25일까지 현대차 주식을 모두 58만1333주, 현대모비스 주식을 30만3759주 장내에서 사들였다. 현금으로 따지면 현대차 주식은 405억7천만 원어치, 현대모비스 주식은 411억 원어치다. 모두 합쳐 817억 원가량을 매수했지만 안정적 지배력을 확보하기에는 부족하다.
정의선은 2020년 9월30일 기준으로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지분을 각각 2.62%, 1.74%, 0.32%씩 쥐고 있는데 그친다. 물론 현대모비스 지분을 하나도 들고 있지 않았는데 지분율이 0.32%까지 늘었다.
정의선은 수석부회장에 승진했을 때도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시동을 걸었다.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은 2018년 10월19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현대다이모스가 현대파워텍을 흡수합병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5월 말에 지배구조 개편안을 공식적으로 철회했는데 이후 약 5개월 만에 다시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사전작업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
현대차그룹에서 파워트레인(엔진과 변속기 등 동력전달계)사업을 하는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 두 회사의 합병을 놓고 파워트레인 관련 사업을 하는 현대위아의 추가 합병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오기도 했다.
정의선은 2018년 11월22일 현대오토에버의 상장 추진을 공식화했다. 현대오토에버는 정의선의 개인 지분율이 높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자금줄 역할을 할 기업으로 꾸준히 거론된 회사다.
실제 현대오토에버는 2019년 3월28일 코스피에 정식으로 상장됐다. 정의선은 현대오토에버 상장 과정에서 보유 지분의 절반을 구주매출 방식으로 처분해 965억 원을 확보했다.
△국내 수소산업 생태계 구축에 속도
현대차그룹은 문재인 정부와 함께 국내 수소산업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린뉴딜의 한 축으로 수소산업을 집중 육성하려는 문재인 정부와 ‘수소차’라는 새로운 산업분야에서 ‘퍼스트 무버’로 거듭나려는 현대차그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정의선은 수소차시장을 선도해 글로벌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시장의 주도권을 쥔다는 큰 그림을 그려두고 있다.
정의선은 2020년 10월30일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뒤 첫 현장 행보로 울산 공장을 찾아 그린뉴딜 세부전략을 발표하러 온 문재인 대통령을 맞이했다.
정의선은 직접 문 대통령을 공장 내부로 안내하면서 미래 모빌리티산업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정의선이 같은 해 7월14일 청와대에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국민에게 직접 알리는 보고대회에서 그린뉴딜 발표자로 참여한 데 이어 수소산업에서 문재인 정부와 긴밀한 협업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그린뉴딜’과 ‘디지털뉴딜’을 두 축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전기차와 수소차 등 그린 모빌리티사업 확대를 위해 2025년까지 13조1천억 원의 국비를 투입한다.
같은 기간 그린뉴딜 관련 사업 전체에 투입되는 국가 예산 42조7천억 원의 31% 수준이다. 그린뉴딜 세부과제에서 두 번째로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신재생에너지’ 기반 확대사업보다 40% 이상 많다.
현대차와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도 2020년 10월12일 한국가스공사와 SPG수소, 수소에너지네트워크(하이넷) 등과 함께 ‘수소차용 수소 유통산업 발전을 위한 협약’을 맺으면서 수소생태계 구축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6개 회사는 회사별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순도 수소의 생산·운송·유통과 수소충전소 운영 및 수소차 보급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 우선 하이넷이 건설하고 있는 당진 수소가스 출하센터가 완공되면 수소 유통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이넷 당진 수소가스 출하센터는 2021년 초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당진 수소공장에서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면 현대글로비스가 수소전용 이송 특수차량에 실어 수도권과 충청권에 있는 하이넷 수소충전소로 가져간다.
현대차는 같은 해 5월에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CJ대한통운, 현대글로비스, 쿠팡 등과 수소전기 화물차 보급 시범사업을 위해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맺었다.
이는 정부가 2019년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른 것으로 경유 화물차를 수소전기 화물차로 전환하는 데 중점을 두고 추진된다.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수소전기 화물차의 생산·보급 확대와 함께 수소충전 인프라 확충, 보급 확대를 위한 지원정책 추진 등도 함께 진행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상용차부문의 친환경화에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완성차업체로서 수소전기 화물차 보급 가속화를 위해 차량 개발 및 정비 지원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국군의 수소차 도입 및 수소충전소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0년 6월16일 대전 유성구에 있는 육군 군사기지 자운대에서 환경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과 ‘국방부 수소버스 도입 및 수소충전소 구축 추진을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현대차는 “이번 업무협약 체결은 수소차 보급을 군으로 확대함으로써 수소산업의 저변을 넓힌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정의선은 대외적으로도 ‘수소사회’를 앞세워 수소 생태계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정의선은 2019년 1월부터 프랑스의 세계적 가스기업인 에어리퀴드의 브느와 뽀띠에 회장과 수소위원회 공동회장을 맡았다. 그는 2020년 7월28일에 임기 만료로 물러났다.
후임에는 우치야마다 다케시 도요타 회장이 선임됐다. 브느와 뽀띠에 에어리퀴드 회장은 연임했다.
| ▲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020년 7월14일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현대모터스 스튜디오에서 청와대가 주최한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 화상회의 방식으로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그는 이 회의에서 그린뉴딜 발표자로 참여해 전기차, 수소차, 미래형 도심 항공 모빌리티 등 친환경 교통 수단에 대한 비전을 발표했다. <현대자동차> |
△삼성 LG 롯데 등과 미래차 협력 논의
정의선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그룹총수를 차례로 만나며 미래차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정의선은 2020년 11월25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의왕 사업장에서 비공개로 만나 미래차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왕 사업장은 과거 롯데첨단소재 본사가 있던 곳으로 현재 롯데케미칼은 이곳에서 자동차 내외장재로 쓰이는 고부가합성수지(ABS)를 포함한 고기능 소재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정의선이 2021년부터 전동화 전략을 본격화하는 만큼 이번 회동은 전기차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미래차에서는 주행거리 확보를 위해 자동차소재에서 경량화가 필수요소로 꼽히는 만큼 내외장재에 쓰이는 소재도 차량 경쟁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상반기에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전기차 생산을 시작한다. 이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을 적용한 첫 양산형 전기모델이다.
앞서 정의선은 전기차 경쟁력의 핵심인 배터리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LG와 SK, 삼성 등 그룹 총수를 만나 협력 강화를 모색했다.
삼성그룹, LG그룹, SK그룹은 각각 계열사인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에서 전기차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정의선은 2020년 5월13일 충남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났다. 정의선과 이재용 부회장이 사업 논의를 목적으로 단둘이 만난 것은 이 때가 처음이다.
뒤이어 2020년 6월22일에는 LG화학 오창 공장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나 전기차배터리부문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LG화학은 이미 현대기아차가 생산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카와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들어가는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2020년 7월7일 만나 전기차배터리를 포함해 신기술분야에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차가 생산하고 있는 플러그인(Plug-in) 하이브리드차와 기아차의 니로, 쏘울 전기차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 제네시스는 2025년까지 연간 167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세계에서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정의선은 전기차사업 강화를 위해 4대그룹뿐 아니라 전기화물차 분야에서 롯데그룹과 CJ그룹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020년 4월24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동남권물류단지에서 롯데글로벌로지스, CJ대한통운 등과 환경부가 주관하는 ‘전기화물차 보급 확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전기차 폐배터리 활용분야에서는 한화그룹 등과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한화큐셀은 2020년 5월29일 서울 중구 한화그룹 본사에서 ‘태양광 연계 에너지저장장치 공동개발 및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대차 품질논란에 적극 대응
정의선이 본격적으로 전기차에 들어가기 앞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품질문제 논란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기차시대를 맞이해 품질논란을 해소하지 못하면 글로벌 전기차시장의 리더로 도약하겠다는 정의선의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20년 10월에 세계에서 코나EV와 관련해 자발적 리콜조치를 실시했다. 한국에서 같은 해 10월8일부터 코나EV 리콜을 실시한 데 이어 리콜 범위를 세계로 넓힌 것이다.
이에 따라 리콜 물량은 국내 2만5564대를 포함해 북미 1만1137대, 유럽 3만7366대 등 모두 7만7천 대에 이른다.
코나EV는 2018년 출시된 뒤 2020년 10월 초까지 국내외에서 12건의 화재사고가 보고됐다. 국내에서는 2020년에만 5월 1건, 8월 2건, 9월 1건, 10월 1건 등 모두 5건의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020년 '세타2' 엔진과 관련해 대규모 충당금을 설정하기도 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같은 해 10월19일 세타2 엔진 관련 충당금 추가 설정과 선제적 고객 보호조치를 위해 각각 2조1300억 원, 1조2600억 원을 규모의 품질비용을 3분기 실적에 반영했다고 공시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세타2 엔진 리콜과 관련한 충당금을 반영한 뒤에 엔진 교환사례가 예상보다 많았고 지난해부터 새로 평생보증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추가적 충당금 반영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019년 10월 세타2 엔진을 적용한 국내외 차량 400만 대가량과 관련해 평생 보증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품질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대규모 품질비용을 미리 반영하는 것과 함께 조직 재정비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같은 해 10월21일 품질문제를 다루는 유관 부서를 통폐합해 조직을 정비하면서 유기적 협력체계를 강화했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1월 출시한 제네시스 GV80 디젤모델 일부에서 간헐적 진동현상이 발견되자 6월5일 출고를 중단하고 품질 점검에 들어갔다. 이미 차량을 출고한 고객에는 보증기간을 기존 5년/10만km에서 10년/20만km로 연장하는 조치를 취했다.
GV80은 2020년 6월 기준 대기물량만 1만 대에 이를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출고중단으로 소비자들의 기다림이 더욱 길어져 판매량 측면에서 타격을 줄 수 있음에도 현대차가 품질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는 시선도 있다.
제네시스 GV80이 시작가격을 기준으로 6천만 원을 훌쩍 넘는 고급차라는 점, 스마트스트림 3.0리터 디젤 엔진 등 현대차의 최신기술이 대거 적용됐다는 점에서 소비자 불만도 적지 않다.
정의선이 이례적으로 이상수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지부장을 만난 것도 '노사화합을 통한 품질경영'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의선은 10월30일 현대차 울산 공장 영빈관에서 이상수 지부장과 만나 현대차 노사관계에서 전향적 태도를 보였다.
현대차가 품질논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한 것은 2019년 새 쏘나타의 품질논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차는 2019년 3월 쏘나타를 출시한 뒤 차량의 소음과 진동 등에 다소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자 쏘나타 생산을 잠정중단했다.
품질논란으로 확대되지는 않았지만 기아차가 2020년 2월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의 친환경차 미인증 사실을 확인하고 하루 만에 사전계약을 중단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기아차는 당시 사전계약 고객을 대상으로 친환경차 기준 미달에 따라 받지 못하게 된 모든 세제혜택을 회사가 모두 부담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들어 현대차와 기아차가 품질논란에 대응이 빨라진 것은 ‘고객중심 경영’을 강조하는 정의선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018년 9월 정의선이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해 경영을 총괄하게 되면서부터 무리한 외형 성장을 지양하고 고객중심으로 판매 체질을 개선해 수익성을 높이는 ‘질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더욱이 정의선은 현대차그룹을 단순한 제조회사를 넘어 모빌리티서비스기업으로 일군다는 큰 그림을 그려두고 있다. 제품 경쟁력만으로는 미래차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고 보고 고객 중심 경영에 더욱 힘을 주고 있다.
정의선은 2019년 5월22일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칼라일그룹 초청 단독대담에서 “앞으로 밀레니얼세대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게 아니라 공유하기를 원할 것”이라며 “서비스와 제품 등 모든 측면에서 우리가 고객에게 집중하기 위해 더 노력할 여지가 없는지를 자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10월 회장으로 취임
정의선이 총괄수석부회장에서 2년 만에 회장에 올랐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는 2020년 10월14일 오전 각각 임시이사회를 열고 정의선 회장 선임안건을 의결했다.
정의선은 2018년부터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으로 사실상 현대차그룹 경영을 총괄해왔지만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역할이 더욱 커졌다.
아버지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정의선은 2018년 9월14일 그룹의 총괄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해 경영권을 사실상 승계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회장에 오르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정의선시대'가 열린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당시 “정 수석부회장이 앞으로 그룹 경영 전반과 주요 사안을 정몽구 회장에게 보고하고 재가를 받아 실행하게 되며 정 수석부회장의 역할은 정 회장의 보좌”라며 3세경영 본격화라는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정몽구 회장이 2017년부터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데다 정의선의 대외적 움직임이 갈수록 활발해졌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정의선시대’가 시작됐다는 시선도 나왔다.
정의선은 2009년 8월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9년 동안 다른 계열사의 직책을 맡지 않았다. 현대모비스 등 일부 계열사의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공식적으로 현대차 경영에 전념했다.
그러나 그룹 총괄수석부회장에 오르면서 현대차뿐 아니라 기아차와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카드, 현대글로비스, 현대로템, 이노션 등 그룹의 모든 계열사 경영을 관장할 수 있게 됐다.
총괄수석부회장 승진 이후 정의선의 대외적 공식활동의 보폭이 부쩍 넓어졌다.
2019년 12월11일 충북 충주의 현대모비스 공장에서 열린 ‘수소연료전지공장 신축공사 기공식’에 참석해 현대차그룹의 새 성장동력인 수소차와 관련한 ‘FCEV 비전 2030’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의 수소차와 관련해 중장기 계획을 밝힌 것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정의선은 “수소전기차처럼 수소 에너지를 활용하는 새로운 산업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로서 산업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겠다”며 “대한민국과 현대차그룹이 머지않아 다가올 수소 경제라는 글로벌 에너지 변화의 핵심축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의선은 수석부회장 승진 이후 현대기아차의 해외법인장 회의와 시무식 등을 모두 주관하고 있다.
정부와 접촉도 넓어졌다.
2019년 1월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정부의 ‘2019년 신년회’에 참석했으며 이어 1월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 대화’에도 직접 모습을 보였다.
정의선은 기업인과 대화 자리에서 “대기와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한 만큼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에 현대차그룹이 4년 동안 5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거듭 내놓기도 했다.
같은 해 1월17일에는 울산광역시청에서 정부의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행사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을 정의선이 직접 마중나와 여러 전시물을 설명하기도 했다.
2019년 7월7일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만나기도 했다. 이 자리는 일본의 경제보복이 시작되면서 주요 기업이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자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해외 주요 투자국의 정치인 혹은 기업인들과도 두루 만났다.
정의선은 2019년 6월25일 열린 현대차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의 ‘수소에너지 및 탄소섬유소재 개발협력 강화’ 양해각서 체결식에 직접 참석했다.
정의선은 “수소사회의 수요와 공급 영역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아람코와 협력해 수소인프라와 수소전기차 확대는 물론 미래 수소에너지 중심 사회도 함께 아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양해각서 체결이 두 회사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30일 한국을 방문해 서울 용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을 불러 모은 자리에 초청받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투자해 준 한국 기업 총수들께 감사한 마음”이라며 “현대와 삼성, CJ, 두산, SK를 이끄는 훌륭한 리더가 자리 함께했다”며 정의선과 다른 총수들을 자리에서 일으켜 세우기도 했다.
2019년 7월15일에는 남양연구소를 방문한 이스라엘의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을 만나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의 이스라엘 스타트업에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며 “이스라엘 스타트업들과 공동개발한 기술 일부는 향후 양산차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선은 신흥시장으로 점찍고 있는 동남아시아를 놓고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베트남 총리 등과 만나 직접 사업도 논의하기도 했다.
△코로나19 극복에 힘 보태
현대차그룹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과 싸우는 의료진에게 치료시설을 제공했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3월 그룹 연수원으로 사용하려고 지은 경주시 양남면 소재의 경주인재개발연수원과 글로벌상생협력센터를 대구와 경북지역의 코로나19 경증환자 치료를 돕기 위해 치료시설로 제공했다.
2020년 4월에는 경기지역 경증환자를 위해 경기 용인 기아차 오산교육센터를 지원했다. 해외 입국자(무증상자) 임시 생활시설 용도로 현대차 파주인재개발센터도 제공했다.
현대차그룹은 2월 코로나19의 조속한 피해 복구와 사전방역을 위해 전국재해구호협회에 50억 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임직원은 위기 극복 동참의 의미로 헌혈캠페인에 참여하고 코로나19 환자들이 제때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도록 전국 소방본부 구급차를 대상으로 정밀 점검과 소모품 교환 등을 무상으로 시행했다.
△제네시스 브랜드 중국과 유럽 진출 채비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미국에 이어 중국과 유럽에 진출할 채비를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상하이 국가컨벤션센터에서 2020년 11월4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제3회 중국 국제 수입박람회(CIIE)에 참가해 제네시스 브랜드를 포함해 아이오닉 등 미래차 브랜드를 알렸다.
중국 국제 수입박람회는 중국 정부가 외국기업을 대상으로 중국제품을 소개하고 사업협력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여는 행사로 2018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박람회에서 자동차업체 가운데 가장 큰 1600㎡ 규모의 전시공간을 꾸몄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통합관을 운영하고 제네시스관은 별도로 마련하면서 제네시스 알리기에 힘을 실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제네시스 브랜드의 본격 중국 진출로 중국 자동차시장 회복을 노리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중국시장 진출은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판매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정의선은 중국 판매 부진의 원인을 ‘(중국에서) 고급화 전략의 시점을 놓쳤기 때문’으로 바라본다.
현대차는 2017년 중국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직격탄을 맞은 뒤 판매량이 가파르게 줄었다. 여기에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도 중국 현지 완성차기업과 일본 및 독일 완성차기업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유럽에도 2021년 다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유럽에서도 2020년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제네시스 라인업을 공개해 브랜드 홍보를 할 계획을 세웠지만 코로나19로 모터쇼가 무산되면서 현대차의 계획도 취소됐다.
제네시스는 정의선이 초기 기획 단계부터 외부인사 영입과 조직개편까지 모든 과정을 주도한 야심작으로 평가받는다.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출범했다.
제네시스 중국 법인과 유럽 법인을 이끌 대표는 이미 확보해뒀다. 메르세데스-벤츠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마커스 헨네가 제네시스 중국 법인을, 영국 슈퍼카 브랜드 애스턴 마틴에서 경력을 다진 엔리케 로렌자나가 유럽 법인을 이끈다.
정의선에게 유럽 고급차시장은 결코 놓칠 수 없는 전략적 요충지라 할 수 있다.
완성차기업의 최대 격전지는 미국이지만 고급 자동차 브랜드들의 본토인 유럽에서 인정받아야만 고급 브랜드로서 입지를 단단히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유럽 고급차시장 공략에 나섰다가 실패한 경험을 안고 있다. 현대차는 2014년 현대차 이름을 달고 2세대 제네시스를 앞세워 유럽 고급차시장에 진출했지만 초라한 성적표만 남긴 채 3년 만에 발을 뺐다.
정의선은 2019년 신년사에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중국, 유럽 등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올해 출시되는 SUV 모델을 비롯한 라인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유럽과 중국에서 브랜드의 첫 SUV인 GV80을 공략의 선봉에 세울 것으로 보인다.
△현지 생산공장 건설 등 동남아시장 진출 확대
정의선은 그동안 수출 등을 통해서만 공략해왔던 동남아시아에 생산거점을 구축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2019년 11월26일 현대차 울산 공장에서 인도네시아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인도네시아 정부와 체결했다.
정의선은 “현대차의 현지공장 설립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적극적 협조와 지원을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라며 “인도네시아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고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설립할 인도네시아 완성차 공장은 수도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40km 떨어진 브카시시 델타마스공단의 77만6천㎡ 부지에 지어지며 연간 25만 대의 자동차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투자비는 총 15억5천만 달러로 2030년까지 집행된다.
정의선이 적극적으로 인도네시아 공장 건설을 주도했다.
정의선은 부진에 빠진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동남아시아를 주목했다고 현대차그룹은 전했다.
일본 완성차기업이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공략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들이 많았지만 동남아시아 자동차시장의 규모와 성장세를 고려할 때 전진기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현대차는 2017년부터 아세안을 공략하기 위한 전담조직을 만들어 3년에 걸쳐 시장조사를 진행했다. 한국 정부가 신남방정책을 가속화하면서 인도네시아와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교류를 확대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 현대차의 투자 결정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 조직개편
현대차그룹은 2019년 7월9일 연구개발본부조직을 7년 만에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현대차그룹은 연구개발본부의 조직체계를 기존 프로젝트매니지먼트(PM), 설계, 전자, 차량성능, 파워트레인 등 5개 담당의 병렬 구조에서 △제품통합개발담당 △시스템부문 △PM담당 등으로 단순화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시장에서 요구하는 자동차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자동차 품질과 신뢰성을 높일 뿐 아니라 수익성을 높여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구조를 확립하려 한다”며 “차량 개발의 복잡성을 줄이고 미래 모빌리티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개발본부를 ‘기본구조’ 위에 ‘기술’을 쌓고 ‘차별성’을 부여하는 ‘삼각편대’ 조직으로 개편해 고객 중심의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현대차그룹은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이 연구개발본부조직을 개편한 것은 2012년 3월 이후 7년여 만이다.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해 미래차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읽혔다.
자동차 산업은 최근 2~3년 동안 그 중심이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 첨단 기술들로 중무장한 자율주행차로 옮겨가고 있다.
△조직문화 혁신 가속
정의선은 현대차그룹의 조직을 탈바꿈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혁신성과 실용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2월에 대학졸업자와 졸업예정자 등을 대상으로 한 정기공채를 폐지하고 상시채용체제로 전환했다.
2019년 3월에는 전 계열사 대상으로 자율복장제도를 전면 도입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확대 실시해 출퇴근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었다.
그동안 보수적이라고 평가받았던 현대차그룹의 조직문화에 창의적이고 수평적인 DNA를 이식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2019년 4월에는 임원 직급체계를 개편했다.
기존 ‘이사대우, 이사, 상무’ 등으로 세분화돼있던 상무 이하 임원의 직급을 상무로 통일했다. 더욱 효율적 의사소통을 위한 시도로 읽혔다.
2019년 9월에는 직급체계 간소화방안을 확정했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초부터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직급체계 간소화방안을 검토해왔다.
일반직 직급은 기존 직위와 연공 중심의 6단계에서 역할에 따라 4단계로 줄였다. 5급사원과 4급사원은 G1으로, 대리는 G2로, 과장은 G3로, 차장과 부장은 G4로 통합했다.
직급체계 변경에 따라 호칭체계도 바꿨다. G1~G2는 ‘매니저’로 불리게 되며 G3~G4는 ‘책임매니저’로 불린다. 팀장과 파트장 등 보직자는 기존처럼 직책을 호칭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직급과 호칭체계의 변화를 통해 직원들이 연공이 아닌 업무 전문성을 바탕으로 일하고 수직적 위계구조을 개선함에 따라 의사결정 속도와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책임경영 모습 보여
정의선은 2019년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이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석했다. 사내이사에 오른 기아차 이사회에도 모습을 자주 보였다.
현대차의 2019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정의선은 2019년에 열린 9차례의 정기 및 임시 이사회에 모두 출석했다.
기아차도 2019년에 이사회를 모두 7차례 열었는데 정의선은 1차 정기 이사회와 같은 해 9월23일 열린 임시 이사회만 불참하고 나머지 이사회는 모두 참석했다. 9월23일 임시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한 것은 같은날 현대차에서도 임시 이사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도 모두 7번의 이사회를 열었는데 정의선은 여기에 2차, 3차 임시 이사회에만 불참하고 나머지 이사회는 모두 참석했다. 3차 임시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한 이유는 기아차 임시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한 이유와 같다.
2020년 들어서도 이사회에 꾸준히 참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의선은 2020년 3월 말까지 현대차 이사회에는 총 4번 가운데 3번을, 기아차 이사회에는 3번 가운데 2번을, 현대모비스 이사회에는 3번 가운데 1번 참석했다. 참석률은 각각 현대차 75%, 기아차 67%, 현대모비스 33% 등이다.
책임경영의 기조를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룹을 총괄하는 수석부회장으로서 각 계열사의 이사회에 꾸준히 참석하면서 오너경영인으로서 책임경영에도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의선의 높은 이사회 참석률은 강화된 공시의무 규정 때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2018년까지만 해도 사내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은 공시대상에서 빠졌지만 2019년부터 공개된 사업보고서, 반기보고서, 분기보고서 등에는 사내이사의 이사회 출석 여부가 공시대상에 포함됐다.
그동안 이사회 참석에 의의를 두지 않았던 오너경영인들이 이사회 참석률 공개에 부담을 느껴 자연스럽게 책임경영 모습을 보이게 됐다는 것이다.
△2019년 현대차그룹 직할체제 구축
정의선은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맡아 ‘정의선체제’ 굳히기에 나섰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2019년 2월26일 이사회를 열어 정의선의 대표이사 선임을 추진하기로 했다.
핵심 계열사의 책임경영 의지를 내보임과 동시에 직할체제를 구축에 나선 것으로 읽혔다.
현대차는 “정 수석부회장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과 공유경제, 인공지능(AI), 스마트 모빌리티 등 4차산업혁명으로 요약되는 미래산업 전환기에 패러다임을 주도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현대차의 혁신과 변화를 독려하고 과감한 도전을 적극 추진하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도 “정 수석부회장은 그룹의 총괄수석부회장으로서 미래 자동차 개발을 선도하며 그동안 강력한 리더십을 선보이면서 미래 신규사업을 강화해왔다”고 말했다.
2019년 3월22일 열린 각 회사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의선의 사내이사 선임안건이 주주들에게 승인됐다. 이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정의선을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정의선은 앞서 2019년 3월15일 열린 기아차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사내이사에 올랐다. 기아차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뒤 10년 가까이 기타비상무이사로서만 활동했는데 사내이사에 선임돼 보폭을 넓혔다.
△미국의 수입차 관세 부과 움직임에 대응
정의선은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처음으로 미국 방문을 주요 일정으로 선택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재계 총수들과 함께 북한을 방문했는데 정의선은 청와대의 방북 요청을 정중하게 거절했다고 한다.
현대차그룹을 둘러싼 미국 사업환경이 극도로 나빠질 위기에 놓이면서 정의선이 다급하게 미국으로 향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따라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최대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기 위해 수입차 관세 부과를 현실화하면 현대기아차는 미국에 수출하는 80만 대가량의 차량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들어진다.
정의선은 2018년 9월18~19일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과 조니 아이잭슨 조지아주 상원의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잇달아 만나 수입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을 놓고 국내 자동차업계의 우려를 전달했다.
한국과 미국이 최근 합의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안에서 한국 자동차업계가 미국산 차량 수입에서 많은 양보를 한 만큼 미국 정부도 한국에 호혜적 조치를 내려달라고도 요구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경제에 많은 기여를 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의 앨라배마 공장, 기아차의 조지아 공장 등 미국에서만 공장 두 곳을 가동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미국에 2021년까지 31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현대차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계속 불거지는 관세 관련 불확실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2020년 하반기 출시할 신형 투싼을 미국에서 생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현대차는 신형 투싼을 미국에서 직접 생산해 판매하려면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노조는 국내 일감이 줄어든다는 측면에서 생산라인 이전을 적극 반대하고 있다.
투싼은 현대차 가운데 미국에서 엘란트라(아반떼)에 이어 2번째로 많이 팔리는 차종이다. 2019년에는 미국에서 13만7402대(소매판매 기준)가 팔렸다. 현대차 전체 미국 판매량의 19%에 이르는 수치다.
트럼프 정부는 여전히 수입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2019년 12월3일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수입차 관세부과 결정시한이 지났지만 여전히 관세 부과조치를 배제하지는 않았다”며 “개별 기업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협상 결과에 따라) 관세가 필요할 수도,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수입차와 차부품에도 적용해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애초 2019년 11월13일까지 수입차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할지를 결정하기로 했으나 2020년 12월 현재까지도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제품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취하거나 고율의 관세를 매길 수 있게 한 조항이다.
△내부 기술 개발에서 외부와 협력 강화로 전략 수정
정의선은 과거 내부 연구개발조직에서 나온 성과에 기대 성장하는 것을 추구했던 그룹 전략을 과감하게 수정했다.
외부의 다양한 조직과 손을 잡는 이른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채택한 것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면서 내부와 정보를 공유해 새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을 일컫는다.
현대차가 2017년 말부터 최근까지 협업하기로 한 회사를 살펴보면 차세대 전기차 개발과 자율주행, 차량공유 등 자동차의 이동성에 초점을 맞춘 기업들에 투자가 집중됐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부터 시작해 글로벌 대기업까지 파트너기업의 규모도 가리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2019년 4월15일 네이버 출신의 송창현 대표가 설립한 스타트업 ‘코드42’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고 여러 방면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코드42는 자율주행차와 드론, 자동배달 로봇 등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자율주행 이동수단을 하나로 통합해 차량호출과 차량공유, 로보택시, 스마트 물류, 음식배달 등 각각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세대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2019년 5월에는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하이퍼 전기차기업 ‘리막오토모빌리’에 1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고성능 전기차 개발을 위해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9월 미국 자율주행기업 앱티브와 합작회사를 설립했고 2020년 1월7일에는 공유차량기업 우버와 ‘도심항공 모빌리티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020년 2월11일 미국 전기차 전문기업 카누와 차세대 전기차 개발을 위한 상호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카누는 현대차와 기아차에 최적화한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 개발을 위해 기술을 지원하고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 플랫폼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지닌 중소형 크기의 승용형 전기차는 물론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는 목적기반 모빌리티(PBV)를 개발하기로 했다.
정의선이 외부기업과 협력하는 것은 현대차그룹의 체질 개선을 위한 움직임으로 읽힌다.
정의선은 2019년 5월22일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칼라일그룹 초청 단독대담에서 리더십 측면에서 도전 과제를 묻는 질문에 “미래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특히 연구개발부문 투자 확대, 그리고 연구개발의 효율성 증대가 중요하다”며 “파트너들과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파트너십을 도모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 미래 성공요소”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미래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2017년 ‘현대크래들’을 출범하기도 했다. 한국과 미국 실리콘밸리뿐 아니라 이스라엘 텔아비브, 중국 베이징, 독일 베를린 등에 현대크래들을 설립했다.
△고성능 N브랜드 확대
정의선은 고성능차 브랜드 N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N이라는 이름은 현대차의 연구개발 센터인 남양연구소의 ‘남양(Namyang)’에서 따 왔다.
현대차는 2017년 9월 첫 번째 N브랜드 모델인 i30N을 유럽에 출시한 데 이어 2018년 6월 두 번째 모델 벨로스터N을 국내에 출시했다. i30N은 1년 동안 3771대가 판매돼 연간 목표치 2800대를 넘어섰고 벨로스터N도 다섯 달 동안 연간 목표 판매량 300대의 3배를 넘는 1천 대 이상이 판매됐다.
현대차는 N브랜드에서 고성능 N의 감성을 적용한 N Line을 따로 두고 있다. N Line은 고성능 디자인에 일부 성능을 튜닝한 고성능차의 입문모델로 i30 N Line, 투싼 N Line, i10 N Line 등이 있다.
2020년에 N라인은 8월 아반떼를 시작으로 10월에 소형SUV인 코나를 부분변경하며 ‘더 뉴 코나 N 라인’, 11월에 쏘나타 N라인을 출시하면서 빠르게 강화했다.
2019년 9월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전기 레이싱카 ‘벨로스터 N’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2015년 9월15일 독일에서 열린 ‘2015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고성능 브랜드 N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2018년 연말 인사에서 현대차그룹 최초로 연구개발본부장에 외국인 알버트 비어만 사장이 임명되면서 고성능차에 더욱 힘을 실었다.
비어만 사장은 BMW의 고성능 브랜드 M을 담당하던 임원 출신으로 2015년 고성능차 담당 부사장으로 현대차에 합류했다.
현대차가 고성능차 개발에 뛰어든 궁극적 이유는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완성차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고성능차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한다면 현대차는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것과 함께 고급차의 이미지도 구축할 수 있다.
고성능차 N브랜드는 정의선의 작품으로 꼽혔던 PYL브랜드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카드로도 여겨진다. PYL은 현대자동차가 개성있는 젊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이에 맞는 자동차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브랜드다.
△현대차의 미래차 방향성 제시
정의선은 2017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7’에서 직접 발표자로 나서 현대차의 미래차 방향성을 제시했다. 미래차 방향성으로 △친환경 이동성 △이동의 자유로움 △연결된 이동성 등 3가지를 꼽았다.
친환경 이동성에는 현대차가 하이브리드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를 보급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계획을 담았다. 현대차는 당시 2020년까지 하이브리드차 5종,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4종, 수소전기차 1종 등 친환경차 제품군을 14종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동의 자유로움에는 운전자가 사고 등 위험 없이 원하는 곳에 도달할 수 있도록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구현된 차량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 들어갔다.
연결된 이동성은 차량 등 이동수단이 운전자의 주거환경, 근무환경 등과 연결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자동차는 모든 사물과 연결될 수 있으며 운전자는 차량에 원격으로 접속해 차량을 움직일 수 있다.
△기아차 디자인경영 성과
정의선이 2005년 기아차 사장에 취임한 이후 ‘디자인경영’을 추진하면서 기아차는 2008년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2006년에 폴크스바겐 총괄 디자이너 출신인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총괄 사장을 기아차 디자인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를 했다는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슈라이어 사장은 호랑이 코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고안해내 중구난방이었던 기아차 디자인을 통일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K시리즈, 쏘울, 모하비 등 기아차 대표차종은 디자인경영의 결실로 꼽힌다.
슈라이어 사장은 2007년에 “(정의선은) 매우 열려있고 긍정적”이라며 “디자인의 차별화를 매우 강조하는 편이고 자주 대화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정의선은 기아차 디자인경영의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