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을 강조한 소니의 신제품 TV가 호응을 얻고 있다. 글로벌 TV시장에서 부진에 빠져 분사계획이 나온 소니의 TV가 기사회생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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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라이 가즈오 소니 CEO |
20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에서 내놓은 X9200A 시리즈가 일본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일본 인터넷쇼핑몰 아마존 재팬에서 30만 엔대 모델 가운데 인기도 1위를 차지하는 등 주목을 받고 있다.
소니TV가 이번에 던진 승부수는 ‘음향’이다. 최근 TV가 얇아지면서 스피커는 TV후면이나 하단에 배치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신제품은 얇은 베젤을 과감하게 포기하는 대신 우퍼형 스피커를 장착해 기존 TV보다 3배 가량 풍성한 음향을 구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런 선택이 맞아떨어졌다. TV만으로도 홈시어터 수준의 음향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UHD TV 격에 맞는 홈시어터 음향장비 구입이 부담스러웠던 소비자들의 구매를 이끌어낸 것이다.
소니의 신제품이 인기를 끌자 국내 TV업계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TV업계는 참신하다는 평이다. TV스피커를 전면부에 드러내놓은 제품이 시장에서 좋은 호응을 받은 경우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의 신제품에 대해 “스피커를 전면부에 붙여 음질이 좋다는 이미지를 만든 것 같다”며 “국내 제품도 얇은 베젤을 유지하며 70W 수준의 고품질 스피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치 음향기술에서 유독 약점을 드러내던 중소제조사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 같다”며 “TV시장의 틈새를 적절히 공략할 수 있는 제품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니는 최근 9분기 연속적자를 기록하면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UHD TV시장 점유율도 지난 1분기부터 삼성전자에게 따라잡힌 상태였다. 이에 따라 히라이 가조오 소니 CEO는 올해 초 TV사업의 분사를 결정하고 고부가가치 제품과 고성장이 예상되는 신흥시장을 겨냥한 제품개발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소니의 신제품 TV는 히라이 CEO가 TV시장의 판도를 바꾸기 위한 야심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화질과 디자인 중심 경쟁구도를 유지해오던 TV시장에 음질경쟁을 추가해 반전을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음질경쟁이 시작될 경우 오래 전부터 음향기기사업을 운영하면서 높은 음향 기술력을 보유한 소니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방송기술업계 종사자는 “TV는 화질발전에 비해 음향부분은 계속 밀려왔다”며 “같은 화질이라면 당연히 좋은 음향기술을 보유한 TV에 눈이 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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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니의 신제품 X9200A. 이례적으로 전면부에 스피커를 배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