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연임 확정
허인은 2020년 10월 사실상 재연임을 확정지었다. 11월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의 심층면접 등 최종심사와 추천을 거쳐 은행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국민은행에서 행장이 재연임하는 것은 허인이 처음이다. 이번 재연임으로 허인은 4년 넘게 국민은행을 이끌게 됐다.
계열사대표이사후보 추천위원회는 “포스트 코로나19의 금융환경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려면 검증된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허인이 이례적으로 두 차례나 연임하면서 ‘포스트 윤종규’ 구도에서도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나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 등 경쟁자들보다 한 발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허인이 이끈 3년 동안 국민은행은 신한은행을 제치고 순이익 1위를 되찾았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받던 해외사업에서도 큰 성과를 내고 부실 사모펀드 사태를 피하면서 리스크 관리능력도 보여줬다.
윤종규 회장과도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고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좋은 것으로 전해진다.
△2020년에도 리딩뱅크 우위 이어가
국민은행은 2020년 3분기까지 신한은행을 제치고 리딩뱅크 1위를 지키고 있다.
국민은행은 2020년 3분기 순이익 6356억 원을 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 순이익은 6244억 원이다. 1~3분기 누적 순이익도 국민은행이 1174억 원 차이로 앞섰다.
순이자이익(NIM)에서도 국민은행이 더 선방했다.
국민은행의 3분기 순이자마진은 1.49%로 2분기보다 0.01%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반면 신한은행의 3분기 순이자마진은 1.36%로 2분기보다 0.03%포인트 하락했다.
허인은 2017년 11월 취임한 뒤 2019년 신한은행으로부터의 리딩뱅크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KB금융지주가 신한금융지주에 순이익 규모에서 밀리고 있지만 각 지주의 ‘형님’ 계열사인 은행에서는 국민은행이 더 많은 순이익을 거두면서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해외사업에서 잇달아 성과
허인이 취임한 뒤 국민은행은 해외사업에서 잇달아 성과를 내고 있다.
국민은행은 그동안 해외사업에 취약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됐으나 이런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게 됐다.
국민은행은 2020년 8월 인도네시아 중형은행인 부코핀은행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2018년 7월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확보한 뒤 2020년 7월 11.9%, 2020년 8월 33.1% 추가로 지분을 취득해 모두 67%의 지분을 취득했다. 투자금은 4천억 원 수준이다.
부코핀은행은 1970년에 설립됐으며 412개의 지점과 835개의 ATM 등 인도네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2020년 4월에는 캄보디아의 소액대출기관인 ‘프라삭마이크로파이낸스’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2019년 12월 이사회에서 지분 인수를 결의한 뒤 2020년 대금 지급을 마무리하고 자회사 편입도 마쳤다. 인수가격은 6억300만 달러(7300억 원)로 최근 10년 사이 국내은행이 경영권을 사들인 해외 인수합병 가운데 최대 규모다.
국민은행은 나머지 지분 30%는 2년 뒤 취득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2020년 4월 미얀마 현지법인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도 받았다. 2014년 미얀마의 1차 은행업 개방부터 계속 예비인가를 신청했는데 삼수 끝에 성공했다.
△KB금융지주에 발맞춰 ESG경영에 힘써
허인은 국민은행의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경영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윤종규 회장이 2020년 3월 KB금융지주 이사회에 ESG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ESG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데다 ESG경영을 향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안에 ESG를 전면으로 내건 위원회를 둔 건 KB금융지주가 유일하다.
국민은행은 2020년 3월 허인이 직접 주재하는 ‘ESG추진위원회’를 신설했다. 허인이 직접 위원회장을 맡았으며 매달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고 ESG경영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2019년 ‘KB맑은하늘’ 금융상품을 내놓은 데 이어 2020년에는 ‘KB맑은바다’ 금융상품도 내놓는 등 친환경 특화상품도 잇달아 선보였다. 해당 상품 가입을 통해 모인 기부금 등이 맑은 하늘이나 맑은 바다 조성에 사용된다.
국민은행은 2020년 들어 여러 차례 ESG채권의 일종인 지속가능채권과 사회적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 ▲ 허인 KB국민은행 행장(오른쪽)과 방문규 한국수출입은행장(왼쪽)이 2020년 7월24일 오후 수출입은행 여의도본점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
△국민은행의 디지털 전환 이끌어
허인은 국민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 등 이른바 ‘빅테크’가 금융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이에 대응해야 하는 전통 금융회사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허인은 취임 이후 디지털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2018년 11월 ‘디지털 전환’을 선언하고 2025년까지 디지털에 2조 원을 투자하고 인재 4천 명을 양성하기로 했다.
특히 온라인과 모바일 등 비대면채널을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력과 업무 과정, 문화 등 조직 전반을 디지털화해야 한다고 보고 조직문화 개선 등에도 힘쓰고 있다.
국민은행은 2019년 손바닥 정맥으로 은행에서 업무를 볼 수 있는 ‘손으로 출금서비스’도 선보였고 금융권 최초로 정보기술 전문인력만으로 운영되는 ‘인사이트지점’을 여의도에 열었다. 또 국내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무인점포 ‘디지털셀프점’도 열었다.
국민은행은 2020년에는 한국감정평가사협회와 ‘감정평가서 디지털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신뢰성과 안전성을 향상시킨 감정평가서 디지털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 앱이나 공인인증서를 이용하지 않고 휴대폰 본인인증이나 신분증 촬영 등 비대면 실명확인 절차를 통해 개인고객 누구나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KB모바일브랜치’도 선보였다.
이 밖에 디지털금융의 미래와 대응전략을 찾기 위한 IT전문가조직 ‘KB InsighT 패널위원회’를 만들기도 했다. 이 위원회는 디지털금융, IT인재 육성, 인공지능(AI)·데이터, 클라우드, 모바일·플랫폼, 영업점 디지털화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하는 역할을 한다.
국민은행은 2020년 10월 ‘더케이프로젝트’ 가동도 시작했다. 더케이프로젝트는 차세대 전산시스템으로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기반의 금융 플랫폼이다.
허인은 2018년 12월 KB금융지주 인사에서 새롭게 신설된 디지털혁신부문장에 선임된 데 이어 2019년에 연임에 성공했다. 국민은행을 넘어 KB금융그룹 전체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중책을 맡아 그룹 전체의 디지털과 정보통신기술(IT), 데이터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허인은 실무급은 아니지만 전산업무 등을 맡은 경험으로 관련 이해도가 높은 편으로 전해진다. 윤종규 회장은 허인이 처음 행장으로 취임했을 때 기자간담회에서 허인을 정보통신기술 업무를 경험한 전문가로 소개하기도 했다.
△2019년 말 1년 임기 연임에 성공, 내실경영 이끈 공로 인정받아
허인은 2019년 11월 1년 임기의 연임에 성공했다.
국민은행은 3차에 걸친 은행장후보 추천위원회 개최를 통해 후보자의 자격, 리더십, 향후 비전 등을 면밀하게 검증했다.
당시 국민은행 은행장후보 추천위원회는 “후보자는 지난 2년 동안 국민은행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건전성과 수익성을 고르게 성장시키는 등 탁월한 역량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허인의 연임은 일찌감치 예상됐다. 2년 동안 국민은행의 안정적 성장을 이끌었고 조직문화 개선에도 어느 정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허인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국민은행의 기초체력을 다졌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국민은행의 조직문화도 많이 바뀌었다.
허인은 취임한 뒤 은행은 관료적이고 형식적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힘써왔다. 취임 당시 은행권에서 나온 첫 1960년대 태어난 행장이라는 점에서 젊은 국민은행을 만들 것이라는 기대를 안팎에서 받았는데 기대에도 부응했다.
| ▲ 2019년 10월28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앤스파 서울에서 열린 리브모바일 출시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이태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 최성호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국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허인 KB국민은행 행장. |
△국민은행의 리브모바일(리브M) 출시
국민은행은 2019년 10월 말 알뜰폰서비스인 ‘리브모바일’(리브M)을 공개했다. 고객이 유심칩만 넣으면 공인인증서, 애플리케이션 설치 등 복잡한 절차 없이 은행과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리브M은 은행의 통신사업 진출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허인은 리브M을 내놓으며 수익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대인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금융과 통신을 융합해 금융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라는 것이다. 수익은 리브M을 통해 자연스럽게 국민은행의 고객이 늘어나고 이들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만들어내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리브M 출시 이후 1년 동안 요금할인 이벤트, 가입 이벤트 등을 활발하게 벌이며 고객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출시 1주년을 맞은 2020년 11월 기준으로 가입자 수는 10만 명도 안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국민은행이 내세웠던 목표 100만 명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다만 2020년 하반기 들어 알뜰폰 수요가 늘어나고 알뜰폰을 향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가입자 수 확대에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2020년 11월에는 금융과 통신을 결합해 혜택을 제공하는 적금상품도 출시하는 등 가입자 수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기관영업에서 성과
국민은행은 2018년 10월 서울 광진구 1금고와 노원구의 1~2금고 운영권을 따냈다. 국민은행이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1금고 운영권을 획득한 건 처음이었다.
국민은행이 서울에서 1금고를 운영해 본 전례도 없고 기관영업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만큼 이례적으로 평가받았다.
허인은 취임한 뒤 바로 조직개편을 통해 기관영업 관련 부서를 기관영업본부로 확대하면서 기관영업을 강화할 뜻을 보였다. 그동안 우리은행이나 신한은행 등 기관영업 강자와 비교해 객관적으로 열세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구금고 입찰에 빠짐없이 참여하며 기관영업에 공을 들였다.
국민은행은 2020년 들어서는 부산광역시와 광주광역시의 제2금고 운영 은행으로 선정됐다.
△젊은 행장, 젊은 국민은행 만들기에 힘써
허인은 취임한 뒤 은행은 관료적이고 형식적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데 힘쓰고 있다.
허인은 2019년 5월 여직원 유니폼을 없앴고 회의와 보고도 줄였다. 회의자료도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만들지 않고 문서 프로그램으로 간단히 작성하도록 했다.
본점 업무공간도 임원실과 부장실을 개방형으로 바꾸고 팀장이 가운데 앉고 팀원들이 양쪽에 앉던 자리 배치도 팀장과 팀원이 함께 나란히 앉도록 바꿨다.
허인은 행장에 오른 뒤 고객과 직원 모두 최우선이라는 가치를 내세우며 업무환경 개선에 공을 들여왔다.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들에게도 더 잘 할 수 있다는 신념에 따른 것이다.
| ▲ 허인 KB국민은행 행장(왼쪽 첫 번째)이 2019년 10월2일 경기 광명시 힘찬키움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해 '지역아동센터 학습지 지원사업' 진행 현황과 아이들의 학습여건을 살펴보고 있다. |
△국민은행장 선임
허인은 2017년 10월16일 국민은행 정기 주주총회에서 국민은행장으로 정식 선임됐다.
이에 앞서 KB금융지주 상시지배구조위원회는 허인을 행장 후보로 추천하며 “풍부한 업무경험을 통해 4차산업혁명 등 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리더십을 보유하고 있다”며 “KB금융이 추구하는 가치를 단단하게 세우고 그룹 최고경영자와 함께 호흡하면서 국민은행의 입지를 강화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허인은 같은해 11월 공식 취임했다.
당시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핵심성과지표(KPI)를 비롯한 은행의 모든 제도와 프로세스를 고객 친화적 영업에 맞춰 바꾸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해외사업도 선진국은 투자금융(IB), 신흥국가는 소액금융(마이크로파이낸싱) 등 개별 국가에 맞는 사업을 찾아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허인은 취임 이후 첫 공식행사로 윤종규 회장과 함께 경기도 안산에서 열린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 CEO 초청 간담회’에서 중소기업 CEO들을 만나 어려움을 듣고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2017년 12월 말에는 취임 뒤 첫 조직개편을 통해 데이터전략본부를 신설해 빅데이터 등을 이용한 분석과 마케팅 등을 강화했다. 직원들에게 의사결정 권한을 줘서 사업을 진행하는 도중 실패를 겪거나 고객의 피드백이 돌아올 때마다 문제를 수시로 고칠 수 있는 ‘애자일’ 조직도 확대했다.
당시 부행장 수도 기존 8명에서 3명으로 대폭 줄이고 1960년대에 태어난 전무와 상무를 늘리는 등 세대교체도 추진했다.
△기관영업에 강한 영업 전문가
허인은 2016년 1월 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에 오른 뒤 국민은행의 영업 전반을 총괄했다. 특히 장기신용은행 시절부터 쌓아온 기관영업 경험을 기반으로 관련한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허인은 기업대출에 특화된 장기신용은행 출신이다. 장기신용은행이 국민은행에 통합된 뒤에도 대기업부장과 동부기업금융지점장 등을 역임하면서 기관영업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허인이 영업그룹 부행장에 오른 뒤 국민은행은 2016년 아주대학교병원, 2017년 서울적십자병원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됐다.
국민은행은 2017년 초 신한은행에서 5년 동안 운영했던 경찰공무원 전용 ‘참수리대출’의 사업권을 따내 ‘무궁화대출’로 새로 내놓았는데 이 때도 허인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인은 2017년 10월17일 한국경제와 인터뷰에서 “1~2년 성과를 노리고 사업에 진출한 것이 아니라 전략적 목표에 따라 입찰에 참여했다”며 “장기적으로 이 사업에서 수익을 창출할 복안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영업점 1천여 곳 이상을 고객의 생활권에 기반한 공동영업권(PG) 150여 곳으로 묶는 작업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에서 다양한 경험
허인은 1988년 기업금융 특화은행인 장기신용은행에 입사한 뒤 기관영업을 주로 맡았다.
1999년 장기신용은행의 통합을 통해 국민은행에 합류했는데 장기신용은행 출신들이 소매금융 위주였던 국민은행에서 대거 떠난 것과 달리 자리를 잡는 데 성공했다. 2001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 당시 전산통합 추진을 맡았고 합병 이후 여신 프로세스 선진화를 위해 추진한 종합정보시스템(ACRO) 개발 태스크포스팀의 팀장을 역임하면서 IT분야 경험을 쌓았다.
그 뒤 대기업부장, 동부기업금융지점장, 삼성타운대기업금융지점 수석지점장 등 기업금융 분야를 주로 맡았다.
2013년 7월 여신심사본부 상무로 승진했다가 윤종규 회장이 2014년 11월 취임한 뒤 실시한 첫 인사에서 경영기획그룹 전무 겸 국민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발탁됐다.
2015년 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전무 시절 윤종규 회장으로부터 카카오뱅크 설립을 위해 카카오와 제휴할 것을 지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뒤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업무를 총괄했다. 국민은행이 주주로 참여한 카카오뱅크 설립 컨소시엄은 2015년 1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