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ESG채권 발행 등 기후금융 특화전략 순항
SK증권이 대형 ESG채권 발행에 참여하는 등 친환경 특화 증권사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SK증권은 2020년 10월20일 KB금융지주의 5천억 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형태 ESG채권 발행에 키움증권과 공동 대표주관사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국내 금융지주사가 원화로 ESG채권을 발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ESG채권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을 뜻한다.
2020년 상반기에도 SK증권은 연달아 큰 규모의 ESG채권 발행주관을 맡으며 특화 증권사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SK증권은 6월 KB국민카드가 발행한 1천억 원 규모의 ESG채권 대표발행주관사로 선정됐다. 5월 말에도 금융취약계층 지원을 목적으로 신한카드가 발행한 ESG채권 1천억 원을 주관했다.
SK증권이 주관하고 있는 ESG채권의 상장잔액은 총 8천억 원인데 이 가운데 2천억 원을 불과 한 달 사이에 따낸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해지고 2021년부터 파리 신기후체제가 도입되면서 ESG채권 발행분야는 앞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기후채권기구(CBI)는 2020년 세계 ESG채권 발행규모가 약 425조 원(350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9년과 비교해 36% 늘어나는 것이다.
SK증권 관계자는 "그동안 녹색 금융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결과"라며 "ESG채권시장의 잠재력이 큰 만큼 앞으로도 관련 사업에 힘쓸 예정이다"고 말했다.
앞서 김신은 2018년 7월 SK증권이 SK그룹 계열사로부터 분리된 뒤 기존 계열사 의존도가 높았던 투자금융사업구조를 대체하기 위해 친환경 기후금융사업에 집중해왔다.
2018년에는 방글라데시 등 해외에서 탄소배출권 중개사업을 시작했고 KDB산업은행이 국내 최초로 발행한 원화 녹색채권의 인수 주관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SK증권은 2020년 6월 우리나라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기후변화 대응 및 저탄소 기술 지원 프로젝트를 이행하는 유엔기후변화협약 산하 기구 기후기술센터·네트워크(CTCN)에 가입했다.
△비대면서비스 강화로 '디지털금융 플랫폼' 발판 마련
김신은 2020년 3월 주주총회에서 디지털금융 플랫폼이라는 비전을 더욱 구체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를 위해 핀테크기업 등과 협력을 맺어나가고 있다.
SK증권은 2020년 9월 인수합병 플랫폼 GMAP를 운영하는 GBC코리아와 손잡고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금융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2020년 5월에는 해외송금 핀테크기업 유트랜스퍼와 손잡고 '시럽웰스' 애플리케이션에서 간편 해외송금서비스를 출시했다.
시럽웰스는 SK증권과 SK플래닛이 제휴해 만든 금융투자 플랫폼으로 2017년 9월 출시됐다. 유트랜스퍼와 협약을 통해 57개 나라 22개 통화로 해외송금을 실시할 수 있게 됐다.
2019년 12월에는 채권중개서비스인 ‘채권중개 플랫폼’이 금융위원회가 선정하는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됐다. SK증권의 채권중개 플랫폼은 하나의 플랫폼에 다수의 증권사가 보유한 채권을 공동으로 판매하고 투자자가 거래 증권사와 무관하게 다양한 채권을 쉽게 투자할 수 있는 비대면서비스다.
SK증권은 투자자문서비스 제공을 위해 채권 전문 자문사인 ‘한국채권투자자문’과 제휴를 맺기도 했다.
이 플랫폼은 2020년 10월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등으로 출시일정이 미뤄졌다.
△SK그룹과 관계유지로 기업금융시장서 후광효과 누려
SK증권은 SK그룹과 분리한 뒤에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기업공개와 채권발행 등 기업금융 시장에서 SK그룹의 '후광효과'를 누리고 있다.
SK그룹에서부터 분리된 전후로 연이어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는 김신의 역할이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SK증권은 2020년 7월 상장한 SK바이오팜의 인수단에 참여해 전체 공모물량의 8%를 배정받았다. 중소증권사로 유일하게 이 기업공개에 참여했다.
SK바이오팜 기업공개 참여로 SK증권이 벌어들인 수익은 4억5천만 원 규모로 알려졌다.
금액 자체가 크진 않지만 '대어' 상장 경험을 통해 이력이 중요한 기업공개시장에서 초석을 다졌다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SK증권은 2020년 9월에는 SK텔레콤의 자회사 원스토어의 기업공개 공동주관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원스토어는 2021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기업공개에 인수단 또는 주관사로 참여하는 데 영업력과 인간관계가 중요한 만큼 SK그룹 계열사 시절 성공적 행보를 보였던 김신이 가교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밖에 채권발행시장에서도 SK증권은 SK실트론, SK하이닉스 등 모든 SK그룹 모든 계열사의 회사채 발행을 주관하며 2019년 증권사 공모회사채 주관인수 실적 5위를 보였다.
SK증권은 그룹으로부터 분리될 당시만 해도 더 이상 '후광효과'를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받았다. 하지만 자본시장법에 따른 규제를 벗어나면서 SK그룹 계열사 상장과 채권 발행에 참여할 수 있게 돼 SK그룹에서 분리된 점이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 SK증권은 2020년 10건의 SK텔레콤 티월드 시리즈 유동화증권을 발행을 맡으며 2020년 9월 말 기준으로 유동화증권(ABS)시장에서 2조7천억여 원의 주관금액을 나타내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K그룹과 SK증권은 비록 지분관계는 사라졌지만 인적 네트워크를 이어오고 있고 'SK'라는 이름도 공유하고 있는 만큼 SK그룹과 SK증권의 돈독한 관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SK증권은 현재 SK그룹에 사용료를 내고 'SK'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다. 이 계약은 2020년 말 만료되지만 갱신될 가능성이 높다.
SK증권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당장 내년에 이름을 바꿔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 김신 SK증권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김태훈 티인베스트먼트 대표가 2019년 2월12일 서울 여의도 SK증권 본사에서 업무협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부동산, 중소기업 등 회사와 제휴로 특화부문 사업 강화
SK증권은 부동산, 중소기업 등 특화부문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관련 기업들과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먼저 2020년 6월 SK증권은 부동산 투자 자문회사 인베이드투자자문과 손잡고 부동산 컨설팅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두 회사는 임직원 부동산 투자전략 교육, 고객 대상 부동산 세미나 및 1:1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밖에 주식자본시장 본부를 중심으로 다양한 제휴를 통해 중소기업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다.
8월에는 다래전략사업화센터, 5월에는 끌림벤처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 업무 특화에 나섰다.
다래전략사업화센터와 끌림벤처스는 신생 스타트업을 발굴해 업무공간과 마케팅 및 홍보 등의 업무를 지원하는 벤처육성회사(엑셀레이터)다.
△흑자행진으로 SK그룹 계열사 분리 뒤에도 연임에 성공
2020년 3월 SK증권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신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가결됐다.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다.
김신은 그동안 보여온 탄탄한 실적성장을 바탕으로 SK그룹에 소속돼 있던 2017년과 J&W파트너스로 주주가 바뀐 뒤인 2020년에 모두 연임에 성공하며 7년차 장수 대표이사에 올랐다.
SK증권은 김신이 영입되기 전 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내며 위기를 겪고 있었는데 김 대표는 SK증권 대표 취임 첫 해인 2014년 순이익 34억3천만 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SK증권은 꾸준히 순이익 흑자행보를 이어가며 2019년 순이익 312억2천만 원으로 김 대표 취임 첫 해와 비교해 10배에 가까운 성장을 이뤄냈다.
△김신, 프라이빗에쿼티사업과 협업 통해 기업공개 역량 강화
SK증권이 SK그룹 계열사를 벗어나 ‘홀로서기’를 하게 된 만큼 김신이 그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기업공개 주관역량을 키우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SK증권은 25년 동안 SK그룹 계열사의 지위를 기반으로 그룹 내 계열사의 회사채 발행 등을 주력사업으로 키워왔는데 2018년 SK그룹 계열사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기업공개 주관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신은 2019년 10월 기업공개팀을 포함하는 주식자본시장(ECM)부서에 양근창 전 KB증권 부장을 영입하고 관련 부서 규모를 10명으로 확대했다. 양 전 부장은 KB증권에 근무할 당시 코스닥 기업공개(IPO) 위주로 실적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프라이빗에쿼티사업을 떼어 내 별도의 독립법인을 만들고 인력확충 등으로 규모를 키우면서 기업공개(IPO)팀과 협력의 여지를 넓히고 있다.
프라이빗에쿼티사업은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돼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지분을 투자하고 경영활동에 참여하는 등 지분가치를 올린 뒤 되파는 것을 말한다.
프라이빗에쿼티사업을 독립 계열사로 분사하면 조직 내 의사결정이 빨라지는 만큼 이전보다 더욱 많은 기업에 투자할 기반이 마련된다.
프라이빗에쿼티사업은 특성상 증권사의 기업공개(IPO)팀과 시너지효과를 낼 여지가 많다. 프라이빗에쿼티사업의 규모가 커지면 증권사가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주로 비상장기업 위주로 투자활동을 벌인 뒤 이 기업의 가치가 커지면 자금회수(엑시트)를 하기 때문에 기업공개 과정과 밀접한 연관을 지닌다.
△SK증권, J&W파트너스에 매각돼 SK 자회사에서 제외돼
SK증권이 SK그룹 지주회사 SK의 자회사에서 제외됐다.
SK는 2018년 7월30일 “SK증권 지분 10%를 제이앤더블유비아이지(J&W파트너스)에 매각함에 따라 SK증권이 자회사에서 탈퇴했다”고 밝혔다.
SK증권의 SK 자회사 ‘탈퇴일’은 지분 양도 및 대금 수령 완료에 따른 주식 매매계약 종결일을 기준으로 이날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SK의 자회사는 15개에서 14개로 변경됐다.
SK증권의 최대주주는 SK에서 J&W파트너스로 변경됐다. J&W파트너스는 SK증권 주식 3201만1720주를 취득해 10%의 지분을 확보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2018년 7월18일 J&W파트너스의 대주주 적격성 관련 심사 안건을 승인한 뒤 7월26일 금융위 의결을 거쳐 J&W파트너스의 SK증권 인수가 최종 확정됐다.
이 매각으로 SK는 2015년 8월3일 지주회사로 전환된 뒤 3년가량 끌어오던 SK증권 지분 정리 문제를 마무리하게 됐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과 보험업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지 못한다.
공정거래법이 2년의 유예기간을 뒀기 때문에 SK는 2017년 8월2일까지 SK증권 지분을 처분해야 했지만 시기를 놓쳐 공정거래법을 위반했고 매각 지연으로 과징금도 물었다.
SK는 2017년 8월 케이프컨소시엄과 주식매매 계약을 맺었지만 금융당국이 대주주 변경 승인을 미룬 데다 케이프컨소시엄이 자금조달 문제로 2018년 2월5일 SK증권 지분 인수계획을 철회해 계약이 파기됐다.
이후 SK는 2018년 3월5일 J&W파트너스와 새 매매계약을 체결했고 SK증권 보유지분(10%)과 경영권을 515억 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케이프컨소시엄과 거래했던 금액(608억 원)보다 15% 할인했다.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와 현대증권 대표이사 시절
김신은 2004년 미래에셋증권 장외파생팀장을 맡은 뒤 2007년 전략기획본부장, 2009년 경영서비스부문장 등 가파른 승진을 거듭해 2010년 5월 미래에셋증권 공동대표이사 부사장에 올랐다.
당시 함께 공동대표이사를 맡았던 최현만 공동대표이사 부회장은 현재 미래에셋대우의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이다. 대내외 전반적 부분을 최 부회장이 담당하고 김신은 기획, 인사, 홍보 등 경영서비스부문을 담당했다.
김신이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채권 브로커 출신 첫 증권사 대표가 탄생했다. 당시 미래에셋증권은 2010년 설립 10년 만에 처음으로 대표이사를 임명했다.
이후 2011년 최 부회장이 대표자리에서 물러나고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공동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12년에는 현대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돼 3월 공식 선임됐다. 당시 40대의 젊은 나이에 업력과 규모가 큰 현대증권의 대표이사에 외부인으로 대표이사에 오른 것을 두고 놀랍다는 반응이 일부 나왔다.
김신은 현대증권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그러나 2012년 7월 현대증권 부사장으로 영입된 윤경은 전 솔로몬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입사 3개월 만인 10월 사장에 올랐고 김신과 함께 각자대표에 임명되면서 김신과 현대그룹의 불화설 등 여러 말이 나왔다.
현대그룹과 김신의 '이메일 소동'이 불화설의 사례로 꼽힌다. 2012년 9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증권을 매각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밝혔다.
김신은 현 회장이 이메일을 보낸 직후 임직원들에게 "임직원들이 싱가포르 현지법인 설립 추진에 대해 우려한다면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저축은행 증자는 검토한 바 없으나 경영현황을 살펴보니 그 필요성이 있을 수 있는 판단이 들었다"고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신이 오너가와 교감 없이 독단적으로 사업구상을 밝히면서 현대그룹 측이 월권행위로 받아들였을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싱가포르 현지법인 설립은 윤 사장이 주장해온 것으로 현대증권 노조 측은 이 문제를 반대해왔다.
김 사장은 결국 2013년 5월 현대증권 대표에서 자진해 물러났다. 이를 놓고 현대증권 노조는 여러 의혹을 제기해 윤 사장을 공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