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분기별 흑자전환 성공
정호영은 LG디스플레이의 오랜 적자 해소에 성과를 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20년 3분기 매출 6조7376억 원, 영업이익 1644억 원을 거둬 7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애플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12 시리즈에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을 공급하면서 올레드사업 수익성이 개선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TV와 노트북, 태블릿PC 수요가 증가해 LCD패널 가격이 상승한 것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LG디스플레이는 양산체제를 갖춘 중국 광저우 올레드공장을 기반으로 대형 올레드패널 출하량을 확대하는 한편 국내 LCDTV용 생산라인 일부를 부가가치가 높은 IT기기용으로 추가 전환해 시장에 대응하기로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2021년에는 연간 흑자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21년 LG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을 5322억 원으로 예상했다.
다만 LG디스플레이의 실적 개선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아이폰12용 패널 공급, IT기기용 LCD패널 수요 증가 등 흑자전환을 받쳐주는 요인이 모두 일시적이라는 것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 상반기는 스마트폰용 올레드의 공백기인 데다 IT기기용 패널도 숨고르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여 LG디스플레이가 다시 영업적자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따라서 2020년 하반기 흑자전환을 본격적 턴어라운드라고 진단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고 말했다.
△광저우 올레드공장 정상가동, 대형올레드 확대 파란불
정호영은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에 지은 올레드공장을 정상가동해 대형 올레드패널 공급 확대의 기반을 다졌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8월 광저우 올레드공장을 준공해 하반기 안에 공장을 가동할 것으로 예정됐지만 수율(생산품 대비 양품 비율)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어 2020년으로 양산시점을 연기했다.
하지만 2020년 들어서는 코로나19로 중국에 기술자 투입이 지연되며 다시 양산일이 미뤄졌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3월~7월 모두 4회에 걸쳐 기술자 900명을 전세기로 현지에 파견하는 등 노력한 끝에 2020년 7월23일 공식적으로 광저우 올레드공장 양산 출하식을 열었다.
정호영은 행사에 참석해 "대형올레드는 LG디스플레이 미래 성장의 핵심축"이라며 “광저우 신공장의 본격 가동으로 우리는 대형 올레드사업의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 모두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광저우 올레드공장은 8.5세대(2200mm×2500mm) 올레드패널 원장을 매달 6만 장가량 생산할 수 있다. 8.5세대 원장은 1장당 55인치 패널 6대를 만들 수 있는 크기다.
LG디스플레이는 앞으로 광저우 올레드공장에서 48인치, 55인치, 65인치, 77인치 등 대형올레드패널을 생산한다. 향후 시장 수요에 따라 생산능력을 매달 9만 장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경기도 파주사업장과 합치면 매달 13만 장의 올레드패널 생산능력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와 광저우에서 올레드패널 양산체제가 갖춰짐에 따라 앞으로 해마다 1천만 대 이상의 TV용 올레드패널(55인치 기준)을 생산해 글로벌 기업들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올레드 디스플레이 쓰임새 다변화 속도
정호영은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제품들이 더 많은 분야에 사용될 수 있도록 여러 산업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베이징과 선전 지하철에 차량 창문용 투명 올레드패널을 공급했다고 2020년 8월21일 밝혔다.
이번 공급을 시작으로 철도업체 및 열차용 유리업체들과 협력해 주요 지역 지하철에 투명 올레드패널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20년 7월27일에는 건설, 가구, 인테리어업체들과 손잡고 ‘오픈 이노베이션 포럼’을 열었다. 가구형 가전, 인테리어용 가전 등 올레드 제품의 다양한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한 업무그룹을 구성한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 업체들이 올레드 활용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올레드 쇼룸을 설치하고 가변형 TV, 거울 디스플레이, 투명 디스플레이 등 올레드 제품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게 했다.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에도 진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제너럴모터스(GM)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의 2021년형 에스컬레이드에 38인치 곡면 올레드패널을 공급했다. 2020년 9월 공개된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신형 세단에도 12.8인치 올레드패널을 독점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2020년 1월 미국에서 열린 가전·IT전시회 ‘CES2020’에서 항공기용 올레드패널, 터치 기능을 갖춘 올레드패널, 자동차용 올레드패널을 전시하기도 했다.
정호영은 이처럼 올레드제품의 사용영역을 넓히는 전략에 맞춰 회사 비전도 바꿨다.
2020년 6월16일 기존의 '글로벌 넘버원 디스플레이기업'을 ‘최고의 디스플레이 솔루션기업’으로 수정해 사업범위를 패널 제조에 한정하지 않고 생태계 전반을 아우를 수 있도록 확장하겠다는 청사진을 담았다.
△올레드 중심으로 LG디스플레이 구조조정과 조직개편
정호영은 LCD패널에서 올레드패널 중심으로 LG디스플레이 사업구조를 전환하고 있다.
정호영은 2019년 9월17일 LG디스플레이 사장으로 옮긴 뒤 LG디스플레이의 LCD 관련 인력과 조직을 축소하는 구조조정을 가장 먼저 시행했다. 2019년 9월18일부터 직원 대상으로 경영환경 설명회를 열고 희망퇴직을 안내하면서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20년 안에 국내 TV용 LCD패널 생산을 중단하기로 하는 등 경쟁력이 떨어지는 저세대 LCD패널 생산공장을 폐쇄하고 그에 따른 인력을 올레드패널 생산라인으로 전환배치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여유인력을 수용하기에 한계가 있어 근속 5년차 이상 기능직과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2019년 전체 희망퇴직 인원은 2천여 명으로 추산되며 퇴직위로금은 2188억 원에 이른다.
정호영은 LG디스플레이 사장 취임 2주 만인 2019년 10월4일에는 LCD 관련 조직을 축소하면서 연구조직을 강화하는 조직개편도 추진했다.
유사조직을 통합하고 단순화하는 조직슬림화를 통해 전체 임원과 담당조직의 약 25%를 감축했다. 이 과정에서 선행기술과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의 연구소를 기반기술연구소와 디스플레이 연구소로 나눴다.
정호영은 2019년 10월14일 LG디스플레이 전체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올레드로 전환 과정을 속도감 있고 강도 높게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올라
정호영은 실적 부진을 이유로 사의를 밝힌 한상범 전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의 뒤를 이어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9월16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 사장으로 정호영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호영은 2019년 9월17일부터 집행임원 사장으로서 공식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2020년 3월20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정호영은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올레드를 중심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과를 가시화해 미래 도약기반을 마련하겠다”며 “LG디스플레이의 핵심 경쟁력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글로벌 넘버원 디스플레이업체를 향해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정호영의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임명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취임 이후 책임경영과 성과주의 인사원칙을 분명히 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 시절에는 인화를 강조하는 경영을 펼쳤다. 때문에 LG그룹에서 전임자가 임기를 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연말 정기 인사이동이 아닌데도 수장을 교체하는 일은 흔치 않았다. 한상범 전 부회장은 2021년 3월까지인 임기를 1년 반 가량 남겨둔 상태였다.
정호영은 LCD에서 올레드로 체제를 바꾸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시기에 LG디스플레이를 이끌게 됐다. 정호영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하면서 디스플레이사업 경험을 쌓은 점도 그가 기용된 이유로 파악됐다.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사장 역임
정호영은 LG화학에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최고재무책임자 겸 사장을 맡았다. 2019년에는 최고운영책임자(COO)도 겸임했다. 이때 팜한농 인수와 LG생명과학 합병 등 굵직한 인수합병 작업을 주도했다.
LG화학이 2차전지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도 적자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자 콘퍼런스콜 등을 통해 투자자에게 회사의 비적을 적극 설득했다. LG화학의 전지사업부 영업수지는 2018년 4분기에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다만 정호영은 2018년 들어 잇달아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때문에 골치를 썩이기도 했다.
2018~2019년 동안 에너지저장장치와 관련된 화재사고 22건 가운데 12건이 LG화학에서 설치한 에너지저장장치에서 발생했다. 이 때문에 LG화학은 2019년 상반기에 에너지저장장치 화재사고와 관련해 영업손실 1700억 원가량을 봤다. 2019년 1분기에 국내 회사로부터 에너지저장장치 수주를 1건도 따내지 못하기도 했다.
다만 정부가 2019년 6월11일 에너지저장장치 화재 원인은 배터리 결함이 아니라고 발표하면서 관련 불확실성도 해소됐다.
정호영은 2019년 7월24일 LG화학의 2019년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에너지저장장치 매출이 단계적 회복에 들어갔다"며 "소형전지의 성장세까지 지속되면 3분기는 전지부문의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실제로 2019년 3분기에 전지부문에서 영업수지 흑자를 냈다.
△LG디스플레이와 LG생활건강 최고재무책임자 역임
정호영은 LG디스플레이와 LG생활건강에서 최고재무책임자를 역임하며 악조건 속에서도 적극적 투자를 끌어내는 등의 성과를 냈다.
두 회사는 LG그룹의 주요 현금창출원(캐시카우)로 꼽힌다. 그가 이 회사들을 두루 거치며 재무를 관리했다는 것은 그만큼 그룹의 재무 전문가로 인정을 받았음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정호영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LG생활건강 최고재무책임자를 맡아 CNP코스메틱스, R&Y코퍼레이션 등의 인수합병을 주도했다. 경기 불확실성과 경쟁 심화 속에서도 사업을 적극 지원해 LG생활건강이 2014년 매출 기준으로 국내시장 생활용품 1위, 화장품 및 음료사업 2위에 오르는 데 기여했다.
2008년부터 6년 동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로 일하던 시절에는 6세대 저온폴리실리콘(LTPS) 공정 전환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정호영은 2013년 1월에 열린 LG디스플레이 실적설명회에서 “플라스틱 올레드시장 대응과 성장성이 높은 태블릿과 스마트폰시장을 봤을 때 저온폴리실리콘 공정 전환은 틀림없이 가야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