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과 강신봉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대표이사가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배달앱 플랫폼과 입점사업자 사이의 불공정거래에 더해 두 회사의 합병에 따른 독과점 문제 등을 추궁받을 것으로 것으로 예상된다.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과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요기요’는 배달앱시장 점유율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우아한형제들의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왼쪽)과 강신봉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대표이사. |
6일 국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 의장과 강 대표는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배달앱 플랫폼에 입점한 소상공인 대상의 '갑횡포'를 막기 위한 대책 등에 관련된 질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김 의장과 강 대표에게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상생방안에 관련된 의견을 듣기 위해 질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이용자 1400만 명, 입점 매장 수 17만 곳 이상을 확보했다. 코로나19로 배달 문화가 더욱 활성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용자와 입점사업자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과도한 수수료와 골목상권 침해 등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주장이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입점 사업자를 대상으로 광고 1건당 매달 8만8천 원을 내는 정액제 ‘울트라콜’과 성사된 주문 1건당 결제금액의 6.8%를 수수료로 받는 ‘오픈리스트’ 제도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요기요는 성사된 주문 1건당 결제금액의 12.5%를 수수료로 뗀다.
수도권공정경제협의체가 8월 수도권의 배달앱 가맹점 2천 곳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9.2%는 ‘배달앱 운영사에 내는 광고비와 수수료가 너무 높게 책정됐다’고 대답했다. 광고비와 수수료 인하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78.6%를 차지했다.
우아한형제들이 4월 배달의민족의 광고체계를 결제 1건당 수수료 5.8%의 ‘오픈서비스’ 중심으로 바꿨다가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커지자 5월에 전면 백지화하기도 했다.
배달앱이 시장 지배자 위치를 이용해 입점사업자에게 불공정한 거래를 요구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6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에게 거래상 지위남용 행위를 이유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4억6800만 원을 내린 전례도 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최저가 보장제’를 운영하면서 요기요 입점사업자들에게 전화주문이나 다른 배달앱을 통해 파는 음식 가격을 요기요에서 팔 때보다 낮게 매기는 걸 금지했다는 이유다.
김 의장과 강 대표가 국정감사에 나오면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합병과 관련해서도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는 현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우아한형제들 인수에 필요한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올해 안에 심사를 끝내겠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배달의민족은 국내 배달앱시장의 점유율 55%, 요기요는 34%를 차지하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와 우아한형제들이 합쳐지면 배달앱시장 점유율이 90%에 가까워지는 셈이다.
소상공인 관련 단체들은 두 회사가 합쳐지면 압도적 점유율을 바탕으로 입점 사업자에게 ‘갑횡포’를 부릴 수 있다는 이유로 합병에 반대하고 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7월 공정위에 두 회사의 기업결합을 불허해 달라고 요청하는 의견서를 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우아한형제들 인수를 반대하는 태도를 지키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김 의장과 강 대표가 두 사람이 사유서를 내고 국정감사에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해외 출장 등의 사유를 대기 힘들어진 점을 고려하면 양쪽 모두 출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증인 채택을 철회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관계자는 “여야 합의를 통해 국정감사 증인을 채택한 만큼 현재로서는 명단이 바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관계자도 “강 대표가 국정감사에 출석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