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피해금액을 회수할 수 있을까?
4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를 청산해 회수할 수 있는 투자금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대부분의 펀드 자금이 부실자산으로 흘러간 탓에 펀드에 편입된 자산을 처분하더라도 피해자들에게 투자금을 돌려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펀드 피해자들에게 대규모 선지원금을 지급하는 NH투자증권으로서는 이와 관련해 충당금을 설정한 데 따라 순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다만 9월 법원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피해금액 1조2천억 원을 놓고 전액 추징보전 명령을 내린 만큼 추징금을 통해 피해자들이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재판 진행과 피의자들의 재산내역 및 회수상황 등을 지켜봐야 하지만 이론상으로는 피해금액이 모두 추징되면 피해자들은 투자금액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NH투자증권으로서는 판매사가 책임을 모두 떠안고 펀드 투자자들에게 보상금 전액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는 셈이다.
추징보전은 피의자들이 범죄수익이나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을 재판 도중에 빼돌리지 못하도록 동결하는 것을 말한다.
부패재산 몰수법에 따라 검찰은 피해자들의 실질적 피해회복을 위해 범죄수익 등을 몰수·추징한 후 피해자에게 돌려줄 수 있다.
검찰은 사기에 연루된 협의를 받는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이사와 2대주주의 예금 및 부동산 등 재산을 놓고 가압류를 진행해 피해 금액을 회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추징보전 명령은 법원이 피해금액으로 인정하고 회수해야 할 금액을 정한 것일 뿐이기 때문에 실제로 추징보전 금액을 모두 회수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NH투자증권은 8월27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투자자에게 긴급 유동성 자금을 선지원하기로 했다.
투자규모에 따라 투자금의 최대 70%까지 선지급한다. 전체 지급규모는 18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2분기에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와 관련한 800억 원가량의 충당금을 쌓았고 이를 기타손익으로 인식했다. 올해 안에 나머지 부분도 모두 인식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선지급금과 관련해 쌓아야 하는 1800억 원 규모의 충당금은 NH투자증권의 반기 순이익 절반을 훌쩍 넘는다. NH투자증권으로서는 그만큼 순이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펀드 투자제안서에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직·간접 투자한다고 기재했으나 실제 펀드 자금은 부동산 및 개발사업, 비상장기업의 사모사채 등 위험자산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이사는 펀드 자금 일부를 개인계좌로 옮겨 주식·선물옵션 매매 등에 사용하며 자금을 횡령한 사실도 밝혀졌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증권사로 전체 판매규모의 80%가 넘는 4300억 원 정도를 판매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