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넷'으로 사모펀드 사고 예방 추진
이명호는 '펀드넷'에 등록되는 대상을 소수 투자자의 자금을 비공개로 모집해 운용하는 사모펀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모펀드의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 등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펀드넷은 펀드의 설정과 환매, 운용지시, 수익자 명부 관리 등의 업무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펀드업무서비스 플랫폼을 말한다. 현재 50명 이상인 불특정 다수 투자자의 자금을 운용하는 공모펀드를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명호는 2020년 5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최근 발생한 사모펀드 관련 사건은 투자 이후 이를 관리하는 측면에서도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면서 펀드넷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예탁결제원이 사무관리회사를 맡은 옵티머스자산운용에서도 대규모의 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일어난 점도 이명호가 사모펀드 대상의 펀드넷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예탁결제원은 2020년 8월 펀드넷을 사모펀드로 확대할 방침을 내놓았다. 구체적 내용으로는 시장참가자들이 펀드 자산정보를 서로 확인할 수 있는 ‘펀드자산 잔고대사 지원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자산운용사(사무관리사)와 수탁사는 각자 전송한 펀드의 자산 이름, 자산 코드, 잔고 등의 투자자산내역을 서로 비교·검증할 수 있다.
예탁결제원은 부동산 담보채권 등의 비시장성자산 코드 표준화를 뒷받침할 ‘펀드 비시장성자산 표준코드 관리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예탁결제원은 2021년 상반기에 펀드 비시장성자산 표준코드 관리시스템과 펀드자산 잔고대사 지원시스템을 각각 내놓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자산운용업계의 자발적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함께 꾸려 운영하는 방안도 협의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대응과 전자투표
이영호는 전자투표시장에서 예탁결제원의 우위를 지키는 데 힘쓰고 있다.
전자투표는 개별 기업이 전자투표시스템에 주주명부와 주주총회 의안을 올려두면 주주들이 온라인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예탁결제원이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했고 2019년부터 민간 증권사들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예탁결제원은 전자투표시스템 '케이이보트(K-eVote)'를 운영하고 있는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2020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할 때 전자투표를 도입한 회사들이 급속하게 늘어났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0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케이이보트를 이용한 기업은 659곳으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7.1% 늘어났다. 여기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집단 32곳의 계열사 92곳도 포함됐다.
이명호는 2020년 3월2일 고객사의 주주총회 개최를 돕는 주주총회 특별지원반을 꾸리면서 인력과 운영기간을 2019년과 비교해 확대했다. 예탁결제원을 전자투표 관리기관으로 지정한 회사들의 2020년 전자투표와 전자위임장 수수료도 전액 면제하기로 했다.
2020년 3월에는 전자투표 활성화를 위해 키움증권과 손잡았다. 이를 통해 키움증권의 비대면 증권거래시스템으로 예탁결제원의 전자투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통계 분석이나 주주총회 질의를 담당하는 인공지능(AI) 챗봇을 개발해 도입할 중장기 계획도 세웠다.
△예탁결제원 사장으로 선임돼
이명호는 2019년 12월 시작된 예탁결제원 사장 공개모집에 지원했다.
그 뒤 임원추천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2020년 1월29일 예탁결제원 임시주주총회에서 22대 사장으로 선임됐다. 그 뒤 금융위원장의 승인을 받아 2020년 2월4일 공식 취임했다.
이명호는 사장으로 선임된 소감으로서 “자본시장의 핵심 서비스회사인 예탁결제원 사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동안 금융위원회 등 정책당국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살려 예탁결제원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사업방향으로는 전자증권제도의 정착과 활성화, 전산센터 재구축 등을 통한 IT사업 역량 강화, 아시아펀드패스포트(ARFP) 시행 등의 자산운용시장 인프라 강화를 제시했다.
이명호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취임식을 열지 않고 부산시를 예방하는 것으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2020년 5월에는 회사의 중점전략 발표와 조직개편을 시행했다. 이를 통해 자산운용지원본부를 신설하고 기업지원본부와 동반성장본부(옛 일자리창출본부)도 개편했다.
△금융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으로
금융감독위원회가 2008년 3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으로 나뉘었을 때 이명호는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으로 임명됐다.
그 뒤 신용카드사에서도 펀드를 팔 수 있는 등의 내용을 담은 여신전문금융사·저축은행·신협 분야의 금융규제 개편안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2009년 1월 혁신행정과장이 된 뒤 주영한국대사관 참사관으로 파견돼 2012년 10월까지 일했다. 그 뒤 금융위로 복귀해 자본시장조사심의관을 맡았지만 정식 보직은 아니었다.
2014년 9월 금융위가 상시 구조조정 업무를 담당하는 구조개선정책관 직위와 구조개선지원과 부서를 신설하면서 이명호가 첫 구조개선정책관으로 임명됐다.
이명호는 구조개선정책관으로서 정부 안에서 금융과 기업 구조조정의 실무를 지휘하는 지휘부 역할을 수행했다.
더불어 공적자금을 관리하는 업무도 함께 맡게 됐다. 2015년 9월 초 금융위가 중동 국부펀드에 우리은행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당시 우리은행 매각협상 전담팀에도 참여했다.
다만 그 직후에 이뤄진 인사에서 이명호는 주인도네시아대사관 경제공사 겸 총영사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2018년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회의 금융 분야 수석전문위원으로 영입됐다. 그 뒤 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특별위원회 등에서 증권거래세 인하 등의 정책현안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민주당 수석전문위원 시절인 2019년 8월에는 한국자금중개 사장 유력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실제로는 다른 사람이 선임됐다.
△공직 입문에서 금융감독위원회 시절까지
이명호는 1989년 행정고시 33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뒤 상공자원부와 재정경제부에서 사무관으로 일했다.
1999년 현재 금융위원회의 전신인 금융감독위원회로 자리를 옮기면서 금융시장 특별대책반에 들어가 ‘대우 사태’의 수습 실무에 참여하게 됐다. 대우 사태는 대우그룹이 과도한 차입과 외환위기의 영향으로 해체된 사건을 말한다.
이명호는 금융시장 특별대책반에서 대우그룹의 채권이 포함된 수익증권의 환매가 안정적으로 진행되도록 뒷받침했다.
이와 관련해 이명호는 2020년 8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대우그룹 수익증권의 환매 안정화를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꼽았다.
그는 “‘펀드런’을 막기 위해 일정 기간별로 기관별 환매율을 사전에 결정한 다음 늦게 찾을수록 회수율이 높아지도록 했다”며 “그 작업이 시장에서 통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수익증권 문제가 해소됐다”고 말했다.
이명호는 2000년에는 대우 사태와 연관해 문제가 제기됐던 채권의 장부가평가를 시가평가로 바꾸는 작업에 참여했다.
그 뒤 삼성경제연구소 파견 등을 거쳐 2008년 1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에 대응하기 위한 태스크포스팀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