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과 넷플릭스 등 미국 대형 기술주가 과거 '닷컴버블' 사태와 같은 주가 급락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7일 "미국 증시에서 끝없이 이어지던 대형 기술주 주가 상승세가 갑작스럽게 멈출 수 있다"며 "상승세가 영원히 이어질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미국 금융회사 반센그룹 분석을 인용해 기술주 상승세를 방해할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이 산재해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대형 기술주 주가가 대체로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실적 전망과 비교해 크게 고평가된 상태라는 점이 첫번째 이유로 꼽힌다.
반센그룹은 현재 아마존 기업가치가 앞으로 12개월 동안 순이익 전망치의 121배에 이르는 등 기술주가 대체로 고평가돼있다며 큰 폭의 주가 조정기간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바라봤다.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가 다른 업종 기업 주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평준화된다면 주가가 20~25% 정도 하락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센그룹은 2000년 전후로 발생했던 기술주 급락 사태인 '닷컴버블'과 비슷한 상황이 재현되면 주가가 최고 40%에 이르는 하락폭을 나타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다른 기술주도 현재 주가가 고평가 상태라 비슷한 처지에 놓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센그룹은 대형 IT기업을 겨냥한 반독점과 개인정보 보호 등 규제가 전반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점도 기업가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라고 바라봤다.
특히 넷플릭스와 같은 주식은 앞으로 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 꼽혔다.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플러스, HBO 등 경쟁력을 갖춘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가 시장에 잇따라 등장하며 넷플릭스가 장기간 지켜오던 독점적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센그룹은 "넷플릭스 주가는 지금까지 시장에 경쟁자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평가돼 왔다"며 "이런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온라인 서비스와 콘텐츠 수요 증가로 이어져 대형 IT기업 실적 증가에 기여할 가능성은 이미 주가에 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센그룹은 애플과 같이 현금 창출 능력이 뛰어난 기업은 주가 급락을 겪을 가능성이 낮지만 다른 대형 기술주는 더 큰 폭으로 주가 하락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