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부발전이 해상풍력과 수산업이 공존하는 사업모델을 앞세워 대규모 해상 풍력발전단지 조성을 추진한다.
어민들이 조업권에 피해를 받을 것으로 우려해 해상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에 반대하는 사례가 많은데 서부발전은 발전단지와 양식장이 공존하는 사업모델로 어민들의 반발 가능성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21일 서부발전에 따르면 수산업 공존형 사업모델로 전라남도 완도군 해상에 400MW급 장보고 해상 풍력발전단지사업을 추진해 2024년부터 공사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서부발전은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발전단지가 들어설 부지의 풍황을 측정한 뒤 발전사업 허가를 관계당국에 신청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장보고 해상 풍력발전단지사업은 서부발전이 추진하고 있는 풍력발전사업 가운데 단일 발전단지로는 규모가 가장 큰 사업이다.
서부발전은 신재생에너지발전을 확대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상대적으로 진척이 더딘 풍력발전을 태양광발전 못지않은 규모로 키우겠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2019년 기준으로 23.5MW 규모에 머문 풍력발전을 2030년까지 2090MW까지 90배가량 확대하기로 했다.
이 계획대로 풍력발전설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해상 풍력발전단지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
해상풍력은 육상풍력과 비교해 대규모 발전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손쉬워 발전규모를 빠르게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해상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은 인근 해역 어장 파괴를 걱정하는 주민들의 반발을 사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다반사다.
남부발전이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에 계획하고 있는 풍력발전단지 사업만 하더라도 2011년부터 사업이 추진됐지만 어민들의 반발로 현재까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서부발전은 해상 풍력발전사업과 수산업을 연계해 주민들과 개발이익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주민들을 달랜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서부발전은 이러한 사업모델을 다른 대규모 해상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에도 적용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장보고 해상 풍력발전단지에서 수산업 공존형 사업모델이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한국전력의 다른 발전 자회사에서 추진하는 해상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에 같은 방식이 도입될 수도 있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해상 풍력발전 구조물을 세우면 따개비 같은 것이 붙어 물고기의 먹이가 된다”며 “인공어초 등도 설치해 양식장을 만드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산업 공존형 해상 풍력발전사업모델이 지역 주민들의 새로운 수익기반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17일 발표한 수산업과 상생하는 ‘해상 풍력발전방안’을 통해 서부발전의 수산업 공존형 해상 풍력발전사업모델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을 활용한 양식장 조성, 인공어초 설치 등 양식자원 복합단지 실증사업을 추진해 해상풍력과 연계한 바다목장 사업모델을 정교하게 다듬어 확산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