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이슬’에 ‘진로’까지 더해 소주사업 승승장구
2019년 5월 투명한 병에 마스코트인 두꺼비 캐릭터를 담아낸 복고풍 디자인과 '진로이즈백'이라는 마케팅 전략을 펼친 신제품 ‘진로'를 출시한 뒤 하이트진로는 소주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더욱 굳건히 했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로 점유율 50%를 웃도는 수준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진로' 인기가 더해지면서 전체 소주시장에서 60% 중반의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진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자발적 인증샷 열풍과 함께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다.
젊은층뿐 아니라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이 성공적으로 먹혀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0년 1월~3월 코로나19 사태로 내수소비가 얼어붙었지만 하이트진로는 참이슬과 진로의 선방으로 꾸준히 소주시장 점유율 60%대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진로만 떼내서 보면 2020년 1월에 130만 상자가 팔린데 이어 2~3월에도 각각 월 100만 상자가 넘게 판매됐다.
김인규는 국내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2020년 1월 여섯 번째 해외법인인 필리핀 법인을 세우면서 ‘소주 세계화’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016년 ‘소주 세계화’를 선언하고 경제성장, 인구기반, 주류시장 현황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베트남 등 인도차이나 밸트에 있는 동남아시아국가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하이트진로의 전체 소주 판매량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동안 연평균 22% 증가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소주사업부문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7%가량에 불과하지만 장기적으로 시장 확대를 꾀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뒀다.
이와 함께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소주를 알리는 데 집중하며 초기 공략 단계를 밟고 있다.
김인규는 2019년 11월과 2020년 2월에 각각 싱가포르와 미국을 찾아 직접 기업설명회에 참여해 투자자들을 만나는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벌이고 있다.
| ▲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가운데)이 2019년 4월11일 '신제품 성공을 위한 노사상생협력 선포식'에서 박갑용 전국식품산업 노동조합연맹 위원장(왼쪽부터), 안상진 진로 노조위원장, , 조기완 하이트맥주 노조위원장, 김영기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장 등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
△‘테라’ 맥주사업에 전력
김인규는 2019년 새 맥주제품 ‘테라’를 내놓으며 오랫동안 부진의 늪에 빠졌던 하이트진로 맥주사업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하이트진로는 20여년 동안 맥주시장에서 1위를 지켜온 ‘강자’였지만 2012년 오비맥주에 역전당한 뒤 2020년 초까지도 점유율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한때 수입맥주를 제외한 하이트진로의 맥주시장 점유율은 30%대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가성비를 앞세운 수입맥주가 빠르게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면서 하이트진로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김인규는 맥주사업의 반등을 목표로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좀처럼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하이트진로가 경쟁사인 오비맥주에 맥주시장 1위 자리를 내준 시기가 공교롭게도 김인규가 하이트맥주 사장에 오른 직후이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2010년 새 맥주 ‘드라이피니시d’를 출시하고 2013년 저도수 수요를 겨냥해 드라이피니시d의 도수를 낮췄지만 맥주시장 점유율 회복에는 실패했다.
이 밖에 김인규는 ‘올뉴하이트’ 등의 브랜드 리뉴얼 작업 등도 꾀했지만 큰 효과를 얻지 못했다.
하이트진로의 맥주사업에서 반등조짐을 보인 것은 2017년 국내 최초로 발포주 ‘필라이트’를 내놓으면서다.
필라이트는 출시된지 20일 만에 초도물량 6만 상자가 모두 팔려 판매가 중단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필라이트는 출시된지 1년10개월 만에 5억 캔 넘게 판매되며 하이트진로의 맥주사업 적자를 크게 줄이는 톡톡한 역할을 했다.
필라이트가 적자폭을 줄이는 공신 역할을 했다면 하이트진로가 2019년에 내놓은 새 맥주 ‘테라’는 국내 맥주시장의 판도를 흔들었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통해 2020년 수년째 이어지던 맥주사업 적자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인규는 테라를 개발할 때 기존 주력 맥주인 ‘하이트’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난 새 맥주브랜드이자 경쟁사 제품과 모든 면에서 차별화되는 새 브랜드를 만들라고 주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7월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따른 반사이익도 하이트진로에 호재로 작용했으며 2020년부터 주세법이 종량세로 바뀐 점도 하이트진로가 2020년에 맥주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릴 배경으로 꼽혔다.
△하이트맥주와 진로 합병
하이트진로는 2011년 9월 하이트맥주와 진로가 합병해 세워졌다.
합병을 앞두고 김인규는 하이트맥주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진로 사장에는 이남수 사장이 승진했다.
합병법인인 하이트진로가 출범한 뒤 이남수 사장은 관리총괄 사장을, 김인규는 영업총괄 사장을 맡았으며 생산총괄 사장에는 손봉수 사장이 선임돼 3톱체제를 꾸렸다.
이남수 사장은 해외사업 전문가이고 김인규는 인사, 경영기획, 영업 등을 두루 거친 전문경영인, 손봉수 사장은 30년 동안 하이트맥주 생산분야에서 일해온 베테랑이었다.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업무영역별로 전문성을 살렸다는 것이 하이트진로의 설명이었다.
이남수 사장은 2013년 1월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했으며 김인규가 관리총괄과 영업총괄을 모두 맡게 됐다.
김인규는 2014년 3월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실질적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2017년부터는 하이트진로홀딩스 대표이사 사장도 겸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