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2020년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급감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코로나19로 타격을 봐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급감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20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2793억 원, 영업이익 679억 원을 거뒀다. 2019년 1분기보다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67% 감소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 1분기 매출 6708억 원, 영업이익 866억 원을 냈다. 2019년 1분기보다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33%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부진은 코로나19로 주요 오프라인 채널인 면세점과 백화점, 방문판매의 매출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다만 온라인 매출이 80% 성장하고 프리미엄 제품도 온라인, 멀티브랜드숍 등 신규 채널로 고객 접점을 확대해 코로나19 영향을 최소화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면세와 백화점 등 주요 오프라인 채널의 매출 하락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했지만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제품 출시를 지속했다”며 “디지털 체질 개선과 맞춤형 화장품 기술로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경영권 승계작업
서경배의 큰 딸인 서민정씨가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며 경영권 승계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서씨는 26세가 되던 해인 2017년 아모레퍼시픽에 사원으로 입사했다. 경기오산 아모레퍼시픽 뷰티사업장 생산부문에서 근무를 시작했지만 6개월 만에 퇴사하고 유학을 떠났다.
서씨는 2017년 8월 중국 유명 경영전문대학원인 장강경영대학원에 진학했다. 베이징에 있는 장강경영대학원은 리카싱 재단의 후원으로 2002년 설립된 중국 최초의 비영리 사립 경영대학원이다.
장강상학원 출신은 중국 500대 회사의 주요 자리 2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 류촨즈 레노버 명예회장, 궈광창 푸싱그룹 회장, 스위주 쥐런네트워크 회장, 리둥성 TCL그룹 회장 등 기업인이 모두 장강상학원 출신이다.
서씨는 2019년 10월 중국 장강상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 공부를 마치고 회사에 복귀하며 본격적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서씨는 현재 아모레퍼시픽그룹 뷰티영업전략팀에서 프로페셔널(과장 직급)로 근무하고 있다.
서씨는 현재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2.93%를 포함해 계열사 이니스프리 지분 18.18%와 에뛰드 지분 19.52%, 에스쁘아 지분 19.52%를 들고 있다. 2019년 11월6일 기준 서씨가 보유한 주식 평가액은 2120억 원으로 20대 가운데 최고의 국내 주식부자로 꼽히기도 했다.
서씨는 신형우선주를 활용해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을 더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형우선주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우선주를 말한다. 이처럼 일정기간 뒤에 보통주로 바뀌는 조건이 붙기 때문에 우선주는 대체로 보통주보다 20~70% 싼 가격에 거래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최근 10년 뒤에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신형우선주를 발행해 상장까지 마쳤다. 서씨가 서경배 회장의 신형우선주를 증여받는다면 10년 뒤에는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3.4%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서씨의 경영수업을 시작하는 것과 함께 그룹 임원진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최근 임원 숫자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2020년 정기인사를 소폭으로 진행해 팀장급 인원 10여 명만이 상무로 승진했고 전무로 승진한 사람은 없었다. 2019년 인사에서 21명이 승진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고 최근 몇 년과 비교해도 가장 적었다.
또 최근 들어 컨설팅회사 출신들이 주요 보직을 차지하는 등의 변화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향후 서씨를 보좌할 인재들을 지금부터 키우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창립 뒤 첫 해외 매출 2조 원 달성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9년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내면서 창립 이후 처음으로 해외 매출 2조 원을 달성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2843억 원, 영업이익 4982억 원을 냈다. 2018년보다 매출은 3.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9.3% 감소했다.
해외 매출은 창립 이후 처음으로 2조784억 원을 넘겼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온라인과 멀티브랜드숍 등 신규 채널의 고객 접점 확대로 지난해 매출 5조5801억 원을 내 2018년보다 6%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 4278억 원을 거둬 2018년 영업이익보다 11% 줄었다. 해외사업의 신규투자와 채널 확대, 마케팅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에스쁘아, 에스트라, 아모스프로페셔널은 2019년 영업이익 626억 원, 영업손실 185억 원, 영업손실 18억 원, 영업이익 68억 원, 영업이익 168억 원을 각각 냈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주력 자회사 3곳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의 실적회복은 고무적”이라면서도 “나머지 핵심 자회사 이니스프리, 에뛰드의 국내 매출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의지에 따라 마케팅비용을 축소한다면 이익 증가는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서는 투자비용 절감에 따른 이익 증가보다는 브랜드력 회복에 따른 외형 성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맞춤형 화장품으로 성장동력 확보
서경배는 2020년 맞춤형 화장품 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시장 선점을 위해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속속 선보였다.
맞춤형 화장품이란 개인의 피부 상태와 선호에 따라 화장품의 원료를 혼합하거나 덜어내 만드는 화장품을 말한다.
맞춤형 화장품은 그동안 안전상의 이유 등으로 제조공장에서만 만들어야 했지만 화장품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2020년 3월부터는 화장품 매장에서도 만들어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아모레퍼시픽은 맞춤형 화장품이 세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여겨 그동안 판매 시범사업자로서 제도 시행에 대비해 왔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를 통해 2016년 피부색에 맞는 립스틱을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마이 투톤 립 바’를 선보였다. 피부 유수분 균형에 따라 맞춤형 수분 크림을 제작하는 ‘마이 워터뱅크 크림’도 출시했다.
2019년 10월에는 베스트셀러 제품인 ‘립 슬리핑 마스크’를 직접 만드는 서비스인 ‘마이 딜리셔스 테리피’를 서울 명동의 라네즈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선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은 기존 마스크팩이 사람마다 얼굴 크기, 이목구비 위치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점에 착안해 3D프린터를 이용한 맞춤형 마스크팩도 2020년 내놓는다.
아모레퍼시픽은 이처럼 3년 동안 시범사업을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고객의 특성과 기호에 맞는 맞춤형 화장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초격차상품 개발
서경배는 아모레퍼시픽을 세계적 화장품기업으로 성장하게 해준 ‘쿠션팩트’와 같은 초격차상품을 개발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초격차상품은 경쟁회사들이 모방할 수 없는 차이를 지닌 혁신상품을 말한다.
아모레퍼시픽은 2019년 고객 피부에 맞춘 상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그동안 아모레퍼시픽이 쌓아놓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아모레퍼시픽은 2019년 1월부터 아이오페의 ‘스템3 앰플’을 시작으로 라네즈 ‘크림스킨 미스트’, 이니스프리 ‘퍼스널 원크림’을 선보였는데 모두 빅데이터를 활용했다.
서경배는 초격차상품이 되기 위해서는 고객 분석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서경배는 2019년 신년사에서 “고객을 놓고 깊은 이해와 연구를 바탕으로 최초이자 최고의 세계 일류 상품, 남들은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회장이 2018년 9월5일 용산 아모레퍼시픽 본사 2층 아모레홀에서 열린 창립 73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동남아시아 진출 속도
서경배는 중국사업에서 성장에 한계를 보이자 동남아시아 등에서 새 시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해외매출의 80%를 차지하던 중국사업의 성장세가 주춤한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바이췌링, 자라 등 현지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도 위협적이다.
중국에 치우친 매출을 다각화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국가인 베트남과 인도네이사 등에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브랜드 매장을 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8년 8월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2019년 1월 필리핀 수도에 라네즈 매장 1호점을 냈다. 필리핀 온라인 쇼핑몰에도 입점했다.
동남아시아에 생산기지도 건설하고 있다.
서경배는 2020년까지 아세안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조호르주에 있는 누사자야 산업지역에 생산기지를 건설한다. 투자금액은 1100억 원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생산기지는 2018년 프랑스 향수공장을 매각하면서 중국에만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데 2020년에 말레이시아 공장이 완공되면 2곳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또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이커머스 선두주자로 꼽히는 라자다그룹과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라자다그룹과 협업의 일환으로 최근 싱가포르 종합쇼핑몰 푸난몰에 신개념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매장인 '아모레스토어 x 라자다'도 열었다. 새로운 매장은 라자다 애플리케이션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모든 제품을 확인할 수 있고 앱의 QR코드 스캔만으로 모든 결제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아세안사업 비중을 중국의 3분의 1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나정균 아모레퍼시픽 아세안법인장은 2019년 10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행사에서 “아세안은 밀레니얼고객과 디지털화로 꾸준한 성장이 기대되는 역동적 시장”이라며 “핵심 성장시장인 아세안에서 2023년까지 매출 5천억 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유럽 북미 호주 등 진출
서경배는 선진시장 진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9년 4월 유럽에서 화장품 편집숍인 ‘세포라’와 손잡고 18개 국가에 라네즈 제품을 입점하기로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7년 9월 프랑스에서 가장 큰 백화점체인인 갤러리라파예트에 설화수 단독매장을 열고 갤러리라파예트의 온라인몰에도 입점했다. 2018년 3월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 에뛰드하우스 1호점을 열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988년에 종합병원 피부과 전문의들과 공동개발한 화장품 브랜드 '순'을 들고 프랑스 진출을 시도했지만 50억 원 넘는 손실만 봤다. 1990년 내놓은 브랜드 '리리코스'도 실패하자 1995년 두 브랜드를 모두 프랑스에서 철수했다.
서경배는 당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전신인 태평양화학 기획조정실장이었는데 프랑스에서 사업 철수를 직접 맡았다.
그는 2017년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프랑스에서 사업 실패로 얻은 큰 교훈은 새로운 나라에 진출할 때 그 나라 고객들이 뭘 좋아하는지부터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때와 달리 지금 프랑스 소비자들은 K뷰티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이 2016년 프랑스 여성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K뷰티를 놓고 66.7%가 잘 알고 있다고 대답했고 구입경험이 있는 사람도 33.3%로 나타났다.
서경배는 인터뷰에서 미국시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가장 뚫기 힘든 시장"이라면서도 "미국을 한국과 중국, 아세안시장에 이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4번째 기둥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8년 3월5일 대표 브랜드 ‘마몽드’를 미국 화장품 전문점 ‘얼타’의 200여 개 매장에 입점했다. 미국진출에 앞서 현지 소비자 분석과 사전 상품 테스트를 통해 스킨케어제품 21개와 색조제품 6개를 비롯해 모두 27개 품목을 선정했다.
얼타가 북미시장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크고 있는 화장품 유통채널인 만큼 아모레퍼시픽의 미국 진출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아모레퍼시픽은 호주에도 진출했다. 2018년 3월 ‘라네즈’ 브랜드를 호주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 등 주요 도시에 있는 글로벌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에 입점했다.
서경배는 “라네즈를 시작으로 아모레퍼시픽만의 특이성이 담긴 다양한 브랜드를 호주 고객에게 선보일 계획”이라며 “호주를 비롯한 글로벌 신규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해 원대한 기업(Great Brand Company)을 향한 여정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출점 강화
서경배는 중국 최대 온라인쇼핑몰 티몰을 운영하는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손잡고 제품 개발 강화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9년 9월 알리바바그룹과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소비자 연구를 통해 제품 개발 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알리바바그룹의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에서 먼저 출시하고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스마트매장 확산 등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티몰을 단순히 판매 채널이 아닌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통합 브랜드 마케팅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방침을 세웠다.
서경배는 중국에서 실적을 회복하기 위해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브랜드 매장을 중소도시까지 확대하는 데 속도를 낸다.
아모레퍼시픽은 2019년 중국에서 고급 화장품 브랜드인 ‘설화수’ 매장을 40곳,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 매장을 60여 곳을 냈다.
2018년 설화수 매장 24곳, 이니스프리 매장 57곳을 낸 것과 비교하면 더욱 많은 매장을 낸 것이다.
서경배는 2018년 9월 중국을 둘러보면서 임직원들에게 “중국에서 화장하는 인구가 수억 명으로 늘고 중국 소비자들의 화장품 수요도 크게 높아졌다”며 “새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중소도시들을 개척하는 일이 주요 과제”라고 말했다.
△2018년 실적 부진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매출 둔화에 따른 고정비 부담으로 2018년 영업이익이 대폭 뒷걸음질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8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782억 원, 영업이익 5495억 원을 냈다. 2017년보다 매출은 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5% 줄었다.
주요 뷰티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2018년 매출 5조2778억 원, 영업이익 4820억 원을 냈다. 2017년보다 매출은 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9% 줄었다.
이니스프리와 아모스프로페셔널, 에스트라는 2018년에 영업이익 804억 원, 171억 원, 9억 원을 냈다. 전년보다 이니스프리 영업이익은 25%, 아모스프로페셔널 영업이익은 2%, 에스트라 영업이익은 73% 줄었다.
△아리따움 매장 개편
서경배는 국내 화장품시장에서 유행이 변화함에 따라 매장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편집숍인 ‘아리따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존 아리따움 매장을 체험형 매장인 ‘아리따움 라이브’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리따움 라이브 매장은 기존 아리따움과 달리 다른 회사 화장품제품도 입점한 멀티숍이다. 또 고객들에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퍼스널컬러 진단이나 메이크업 시연 등도 하고 있다.
2019년 3월 기준으로 국내 아리따움 라이브매장 수는 3곳이다. 1년 동안 300곳까지 늘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이 기존 순혈주의를 벗어나 멀티숍 매장을 강화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올해 직영점을 포함해 300개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국내 소비자들이 화장품 편집숍에서 여러 체험을 하는 것이 유행이 되면서 아모레퍼시픽도 이런 흐름에 따라가는 것이다.
다만 최근 온라인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오프라인 매장의 수요 자체가 줄고 있고 규모가 더 큰 뷰티 편집숍인 세포라와 시코르에서도 체험형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용산 신사옥시대 시작
아모레퍼시픽은 2018년 6월 용산 신사옥 준공식을 열고 용산시대를 시작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용산에 자리잡은 것은 1958년과 1976년에 이어 세번째다. 이전까지 직원들은 청계천 시그니처타워에서 근무했다.
서경배는 준공식에서 “새 사옥은 그동안 볼 수 없던 새로운 아름다움을 내세워 아시아 뷰티로 세계 고객과 소통하는 거대한 구심점이 될 것”이라며 “세상을 아름답고 건강하게 바꿔나가는 ‘미(美)의 전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건립계획은 2009년부터 마련됐다. 영국의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에게 설계를 맡겨 지하 7층~지상 22층 규모로 국내 단일 빌딩 중 가장 큰 면적인 18만8926㎡(5만7150평)으로 지어졌다.
서경배의 뜻에 따라 인위적 요소는 최소화해 내부를 모두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했다. 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1층부터 3층까지는 문화공간과 고객 소통공간으로 채워졌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은 2019년 4월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CTBUH, Council Tall Buildings and Urban Habitat)가 주최하는 ‘2019 CTBUH 어워즈’에서 2개 부문 대상(Winner)과 1개 부문 우수상(Excellence)을 수상했다. CTBUH 어워즈에서 대상을 받은 것은 국내에서 최초다.
|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회장이 2016년 9월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경배 과학재단 설립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
△공익재단 설립
2016년 9월 사재 3천억 원을 출연해 ‘서경배과학재단’이라는 이름의 공익재단을 설립했다. 서경배와 과학계 저명인사 등 7명의 발기인이 창립했다.
이 재단은 서경배가 개인재산을 출연한 첫 공익재단으로 생명과학분야에서 새로운 연구활동을 하는 국내 신진 과학자를 발굴해 연구활동을 장기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재단은 2017년과 2018년 신진과학자를 5명씩을 선발했고 2019년에는 4명을 선정했다. 모두 14명의 과학자들에게 5년 동안 최대 25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한다.
재단은 운영원칙인 '과학자 중심의 연구 지원'을 고민하고 인류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필요한 기초 생명과학분야의 창의적 연구들을 꾸준히 지원해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오설록 녹차사업
서경배는 부친 서성환 창업주가 시작한 녹차사업 오설록을 이어가고 있다. 그룹의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으나 부친의 의지가 담긴 사업인 만큼 뜻을 이어받은 것으로 보인다.
서성환 창업주는 한국 고유의 차문화를 되살리겠다는 의지로 1979년 100만 평 규모의 제주 돌송이차밭 부지 개간에 착공했다. 1980년 설록차 브랜드를 발매했고 다원과 녹차공장을 차례로 설립했다.
서경배는 2019년 8월 오설록사업부를 분사해 독립법인으로 출범시켰다. 신설법인인 오설록은 아모레퍼시픽의 지주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아모레퍼시픽의 자회사인 그린파트너즈도 오설록 독립법인 출범과 함께 오설록 아래 자회사로 편입했다. 그린파트너즈는 차 전문 서비스인력을 채용·관리하고 있다.
서경배는 2001년 국내 최초의 차 박물관인 제주 오설록 티뮤지엄을 열었고 2005년에는 설록차 연구소도 설립했다. 2007년 녹차 사업을 분할신설했고 2012년 농업회사법인으로 전환했다. 2016년 법인의 이름을 장원에서 오설록농장으로 변경했다.
오설록농장은 2015년 매출 134억 원에서 2018년 매출 213억 원으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억 원에서 34억 원으로 증가했다.
서경배는 제주 녹차 밭을 자주 방문하는 등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평양그룹 구조조정과 성장
서경배는 태평양그룹 창업주 서성환의 차남으로 태평양그룹을 구조조정하고 지금의 아모레퍼시픽을 키워냈다.
1987년 태평양화학(현 아모레퍼시픽)에 과장으로 입사했다. 1990년부터 기획조정실에서 근무하면서 그룹 구조조정을 이끌었다.
태평양증권, 태평양돌핀스, 태평양패션, 태평양여자농구단, 한국태양잉크, 동방상호신용금고, 동방기획 등 화장품 사업과 관련이 없는 계열사들을 매각하고 태평양시스템, 태평양정보통신 등을 청산했다.
태평양화학은 1993년 태평양으로 이름을 바꾸고 2005년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2006년 태평양에서 식품, 화장품, 생활용품 부문을 분할해 아모레퍼시픽을 설립한 뒤 대표이사를 맡았다. 태평양은 2013년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퍼시픽G)로 이름을 바꿨다.
서경배는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를 강화하며 키웠다. 1991년 마몽드, 1994년 라네즈, 1995년 헤라, 1996년 아이오페, 1997년 설화수, 2000년 미쟝센 등을 출시했고 2002년에 글로벌 브랜드 'AMOREPACIFIC'을 발매했다. 2008년 한방브랜드 려를 출시하고 2008년에는 뷰티샵 아리따움을 열었다. 2010년 이니스프리사업부를 분사했다.
1997년 3월 태평양 대표이사에 취임했는데 2017년까지 20년만에 매출은 10배, 영업이익은 21배 증가했다. 수출액은 181배로 늘어났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07년 태평양이라는 이름으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처음 포함됐고 서경배는 동일인에 지정됐다. 2008년 지정기준이 2조 원에서 5조 원으로 오르면서 빠졌다가 2013년 다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들었다. 2016년 기준 상향으로 다시 빠졌다가 2017년 9월 5조 원 이상으로 새로 신설된 공시대상 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에 다시 지정됐다.
2019년 5월 공정위가 발표한 아모레퍼시픽의 재계 순위는 50위다. 계열회사는 13개, 자산총액은 7조6470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