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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재건 8부 능선을 넘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채권단의 동의와 인수대금 마련뿐이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가격을 기존보다 500억 원 이상 높여 제시하면서 채권단의 동의를 무난히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 회장이 7천억 원이 넘는 인수대금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채권단 동의할까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11일 오후 55개 채권금융기관이 모두 참석하는 전체회의를 열어 박 회장이 제시한 가격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
의결권 기준으로 75% 이상의 채권단이 동의하면 금호산업은 5년 만에 박 회장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다.
현재 박 회장 외에 금호산업을 인수할 만한 마땅한 대상이 없고 채권단 내부에서 연내 매각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은 만큼 무난히 동의를 얻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채권단 내부에서 금호산업 매각이 늦춰질수록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기존에 제시한 가격보다 500억 원 이상 높인 만큼 박 회장이 어느 정도 성의를 보였다는 의견도 있다.
채권단이 3자 매각을 추진하더라도 박 회장이 제시한 금액 이상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도 채권단 내부에서 나온다.
박 회장이 제시한 7047억 원은 지난달 제시한 6503억 원보다 544억 원(8.4%) 높은 가격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번 금액이 호반건설의 입찰가보다 30% 높고, 호반건설이 여러 조건을 내걸었던 사실을 감안하면 53% 더 높은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채권단의 기대에 못 미치는 가격인 만큼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얻을 수 없다는 의견도 일각에서 나온다.
산업은행이 지난달 각 채권금융기관이 원하는 가격을 받아 도출한 가격은 7935억 원으로 박 회장이 제안한 가격보다 888억 원이나 높다.
◆ 자금마련은 어떻게 하나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가격에 대해 채권단의 동의를 받아도 자금 마련이라는 관문을 넘어냐 한다.
박 회장은 5월 되찾은 금호고속을 되팔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이 금호고속을 되팔려는 대상은 박 회장의 광주일고 동문인 김영재 회장이 이끄는 칸서스자산운용이다. 칸서스자산운용은 금호고속을 인수하기 위해 8월 칸서스KHB라는 이름의 사모펀드를 금융감독원에 등록했다.
당초 채권단이 금호산업 매각이 구체화할 때까지 기업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자산매각을 하지 말라고 주문했지만 금호산업 가격이 확정되면 금호고속을 매각할 수 있게 된다.
업계는 박 회장이 금호고속을 일단 팔아 자금을 마련한 뒤 금호고속을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고속 매각으로 얻을 수 있는 자금은 3천억~4천억 원 정도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박 회장이 보유한 현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내용이 없다. 다만 박 회장이 2010년 사재 3300억 원을 털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점을 볼 때 현금 동원능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워크아웃을 거치는 과정에서 박 회장의 보유 지분도 많이 줄었다. 박 회장이 가지고 있는 금호타이어 지분 7.99%는 채권단에 담보로 잡혀 있다.
박 회장에게 도움을 줄 대상으로 대상그룹과 군인공제회가 끊임없이 거명된다.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은 박 회장의 매제다. 임 명예회장의 부인인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이 박 회장의 여동생이다.
군인공제회는 2003년 금호타이어 지분 70%를 매입하며 백기사 역할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