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기업이 동양 최대주주에 올랐다.
유진기업은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으나 내심 동양을 인수하려는 뜻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진기업 주가는 4일 전일 대비 6.75% 오른 5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유진기업이 동양 최대주주에 올랐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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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경선 유진기업 회장. |
유진기업은 3일 동양 지분 5.67%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유진기업이 4.06%를 보유하고 있고 계열사인 유진투자증권이 1.62%를 소유하고 있다.
유진기업은 동양 지분 보유가 투자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유진기업은 “동양이 동양시멘트 매각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돼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판단해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산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기업은 추가 지분 매입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 유진기업이 동양을 인수합병하기 위해 지분을 늘린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유진기업은 레미콘업계 1위인데 동양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의 절반이 레미콘사업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유진기업은 지난해 전국 기준으로 레미콘 출하량 1위(565만 톤) 기업이다. 동양은 출하량 순위 7위(215만톤)에 올라있다.
유진기업이 동양을 인수하면 2위와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다. 특히 유진기업은 전체 출하량의 88%가 수도권지역에 집중돼 있는 반면 동양은 출하량의 78%가 비수도권지역이어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레미콘업계 2위인 삼표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해 유진기업의 지위를 위협하는 점도 유진기업이 동양 인수를 타진할만한 이유로 꼽힌다.
삼표는 동양시멘트 인수전에서 승리해 8월28일 동양이 보유한 동양시멘트 지분 54.96%를 7943억 원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삼표가 시멘트와 레미콘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이뤄 레미콘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유진기업 역시 동양시멘트 인수에 도전했으나 삼표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 동양시멘트 인수에 실패한데다 레미콘업계 경쟁사에 이를 내준 유진기업이 동양을 인수해 점유율 확대를 도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 동양 인수를 노리는 다른 기업들도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유진기업이 먼저 5% 이상 지분을 확보해 수면 위로 드러났지만 관계사들이 5% 미만으로 지분을 나눠서 보유하고 있는 곳들이 더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양은 동양시멘트 매각이 완료되면 법정관리를 졸업하는 게 가능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안정된다”며 “실적 전망도 나쁘지 않아 매력적인 인수합병 매물”이라고 평가했다.
동양은 동양시멘트 지분 매각대금으로 남아있는 채무 3천억 원을 모두 변제하고 5천억 원의 현금자산을 보유하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