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해 사상 최대 실적 거둬
지성규는 취임 첫 해인 2019년 최대실적을 거두며 하나은행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하나은행은 2019년 순이익 2조1565억 원을 거뒀다. 2018년보다 3.4%(706억 원) 늘어났다.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2015년 통합해 출범한 이후 최고 실적을 거뒀다.
KB국민은행이 2019년 거둔 2조4391억 원, 신한은행 순이익 2조3292억 원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2019년 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218조385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7.8% 늘었으며 예수금은 257조7990억 원으로 9.5% 증가했다.
자산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0.39%로 2018년에 비해 0.13%포인트 낮아졌다.
△‘KEB하나은행’에서 ‘하나은행’으로 이름 바꿔
지성규는 2020년 2월3일 ‘KEB하나은행’에서 ‘KEB’를 뗐다.
2015년 외환은행과 통합하며 하나은행 브랜드에 KEB를 붙여 쓰다 약 4년 반만에 원래 이름으로 돌아갔다.
고객 불편을 없애고 ‘하나’라는 하나금융그룹 브랜드를 일원화하기 위해 이름을 변경했다.
‘KEB’라는 영어 약자가 발음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KB국민은행 등 다른 은행 브랜드와 혼동이 발생할 수 있어 실제 고객이 많이 사용하는 이름인 하나은행을 다시 사용하게 된 것이다.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가운데 KEB하나은행만 유일하게 브랜드 이름이 달랐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하나은행 노조가 이름 변경에 반대하고 나섰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EB하나은행 지부는 2019년 1월31일 성명서를 내고 “일방적으로 브랜드 변경을 진행하는 것은 배임에 가까운 일”이라며 “노동조합과 합의하지 않고 브랜드를 변경하는 것은 노사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브랜드 이름 변경에 반대하며 2015년 7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맺은 ‘합병관련 합의서’를 공개했다.
합의서에는 통합은행의 상호에 ’외환‘ 또는 ’KEB‘를 포함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노조는 “‘KEB하나은행’의 브랜드는 노사 사이의 신뢰를 바탕으로 KEB외환은행의 브랜드 가치를 존중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연 5% 고금리 적금으로 하나은행 홍보효과 톡톡히 봐
지성규는 하나은행으로 이름을 바꾼 것을 기념해 최고금리 연 5.01%를 주는 ‘하나더적금’을 선보였다.
하나은행은 2020년 2월3일부터 5일까지 3일 동안만 고금리 적금을 판매했는데 홍보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나더적금’ 계좌는 3일 동안 136만7천 좌가 계설됐으며 가입금액은 모두 3788억 원에 이르렀다.
은행권에서 연 2% 금리도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마감날까지 적금에 가입하려는 고객이 몰렸다.
하나은행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 ‘하나원큐’ 접속 지연 문제가 발생한 점은 아쉬움으로 꼽힌다.
적금상품에 가입하려는 이용자가 폭주하면서 2월 첫 은행 영업일 모바일뱅킹을 통해 자금이체 등을 하려는 이용자들은 접속 자체가 안돼 큰 불편을 겪었다.
모바일뱅킹을 이용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접속장애나 지연에 따른 대비가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파생결합펀드 손실사태 수습 위해 고객 보호 방안 마련
지성규는 2019년 12월26일 ‘2030 경영원칙’에 따른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고객 보호를 강화를 위해 백미경 전무가 겸직하던 소비자행복그룹 그룹장과 소비자보호본부 본부장을 나눠 다른 사람이 맡도록 했다.
지성규는 기존 소비자행복그룹을 소비자보호그룹으로 이름을 바꾸고 백미경 전무에게 그룹장을 맡겼다. 노유정 변화추진본부장이 소비자보호본부에서 바뀐 손님행복본부 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고객 보호업무를 지원한다.
지성규는 조직개편뿐 아니라 다양한 고객 보호방안을 내놨다.
2020년 1월 고객 자산관리부문 ‘관제탑’ 역할을 담당할 ‘손님투자분석센터’를 세웠다. 또 영업부문 핵심성과지표(KPI)에 고객만족 항목(8.2%)을 새로 만들어 불완전판매 예방, 금융소비자 보호 등을 평가하기로 했다.
불완전판매를 하면 투자원금을 돌려주는 투자상품 리콜서비스, 고위험 투자상품 투자한도 등을 담은 고객포트폴리오 적합성 가이드라인 등도 운영한다.
△인도, 멕시코 등으로 해외 영업망 확대
지성규는 2019년 11월22일 인도 북부에 있는 하리아나주 구루그람에 '구루그람 지점'을 열었다.
구루그람 지점은 2015년 ‘첸나이 지점’ 이후 하나은행이 인도에 개설한 두 번째 지점이다.
구루그람은 인도 수도 뉴델리와 인접한 위성도시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생산공장이 있는 노이다와 가까운 거리에 있다.
지성규는 구루그람 지점을 인도 수도권을 포함한 인도 북부지역 영업거점으로, 첸나이 지점을 현대자동차 인도 법인과 협력기업들이 밀집된 인도 남부지역의 영업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나은행은 인도 2위 은행인 ICICI 은행과 전략적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성규는 2019년 5월24일부터 현지법인을 통해 멕시코를 공략하고 있다.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타결에 따라 국내 자동차, 전자, 철강 분야의 여러 기업들이 진출해있는 곳이다.
지성규는 개점식에서 “멕시코 현지법인이 전문 금융서비스를 바탕으로 한국과 멕시코의 경제협력에 큰 기여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의 멕시코 법인은 현지에 진출해있는 한국 기업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멕시코 기업에 선진 금융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은행 BIDV 지분 인수
하나은행은 2019년 10월 말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BIDV가 발행한 신주 약 6억330만 주를 1조148억 원 규모로 인수해 지분 15%를 획득했다.
BIDV는 하나은행이 일부 지분을 인수하기 전 베트남 중앙은행이 95.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2018년 말 기준 총자산 66조3천억 원, 순이익 3809억 원을 냈고 증권, 보험, 리스, 자산관리 등 다양한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두 은행은 하나은행의 리스크 관리기법과 개인금융 관련 노하우를 기반으로 기업금융 위주인 BIDV의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향후 하나금융그룹 관계사들과 다양한 협업을 통해 사업기반을 함께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국내외에서 디지털사업 확대
지성규는 2019년 4월 ‘글로벌디지털전략협의회’를 새로 만들고 인도네시아에서 네이버의 메신저 플랫폼인 라인과 협력해 ‘라인뱅크’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은행 내 각 그룹별 전문인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어벤져스’팀을 구성해 해외에서 디지털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여러 디지털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지 행장은 2019년 6월 모바일 대출서비스 ‘하나원큐신용대출’을 선보이며 초반 인기몰이를 했다. 영업일 기준 14일 만에 8500여 건, 1530억 원 규모의 대출실적을 올렸다.
또 애플리케이션으로 간편하게 환전할 수 있는 ‘환전지갑’ 역시 출시 2개월 만에 환전건수가 2천 건을 넘어섰다. 모두 2억2천만 달러 규모의 환전거래를 지원했다.
지 행장은 디지털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020년까지 1200명의 디지털 관련 인재를 육성하고 체계적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성규, 함영주 행장 지지 얻어 KEB하나은행장 올라
지성규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지지를 바탕으로 무난히 신임 KEB하나은행장에 올랐다.
2019년 3월21일 열린 KEB하나은행 주주총회를 거쳐 행장에 취임했다. 이취임식에서 지성규는 함 행장으로부터 은행 깃발을 전달받았다.
지성규는 “통합은행이 출범한 지 3년7개월 동안 진정한 원 뱅크를 이루며 매년 뛰어난 실적을 갱신해 온 함영주 초대 은행장께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함 행장이 가장 신임하는 부행장이었다는 후문이다. 함 행장은 지성규의 취임 직전까지 살뜰히 인수인계를 마무리하며 힘을 실어줬다.
2018년 하나금융그룹은 임원후보 추천위원회에서 지성규 부행장을 신임 행장후보로 추천했다. 함 행장이 자진해서 용퇴하기로 결정하면서 지성규가 뒤를 잇게 됐다.
은행장에 오른 뒤 함 전 행장과 금융감독원을 찾아 윤석헌 금감원장에게 인사를 하는 등 소원한 금융당국과 관계 개선에도 의지를 보였다.
| ▲ (왼쪽부터) 지성규 하나은행 중국 법인장, 당국흥 전 지린은행 동사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김한조 외환은행장, 김병호 하나은행장 직무대행이 2014년 12월1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법인 '하나은행유한공사'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
△중국 법인장 맡아 현지화 전략 바탕으로 ‘승승장구’
지성규는 2015년 하나은행 중국 법인의 법인장을 맡아 초기에 중국인 고객을 가파르게 모으며 현지화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하나은행 중국 법인은 2014년, 2015년 손실을 봤지만 2016년 287억 원, 2017년 373억 원, 2018년 3분기 누적 669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꾸준히 규모를 키우고 있다.
지성규는 중국 법인 고객의 약 80%를 중국인으로 구성됐을 정도로 현지화 작업에 집중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은행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 국내 대기업 주재원을 주력 고객으로 삼았는데 KEB하나은행의 전략은 달랐다.
지성규는 법인장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중국 법인의 주요 경영진을 모두 현지인으로 선임했다. 은행장도 중국인으로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지성규는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은행장을 맡을 당시 12곳 지점의 한국인 지점장을 모두 현지인으로 교체하며 현지화에 공을 들였다.
당시 광저우 행장 내정자가 부인의 반대로 행장 자리를 고사하자 3일 동안 직접 내정자의 부인을 설득해 마음을 돌려세우기도 했다.
지성규는 중국인에 특화된 다양한 금융상품을 내놓으며 빠르게 고객 수를 늘렸다.
2016년 선보인 ‘168적금’이나 ‘파(8)카드’ 등이 예로 꼽힌다.
파카드는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숫자 8(八, ba)과 유사한 발음으로 크게 부유해진다는 의미의 파(fa)라는 이름을 단 카드다. 중국인 고객이 한국을 방문해 면세점, 의료관광 때 이 카드를 사용하면 우대혜택을 제공했다.
당시 카드 위에 ‘파’를 실제 금으로 만든 한정판 8888개를 내놓아 큰 인기를 끌었다.
지성규는 인생에서 가장 성공적이었던 일로 중국에서의 성과를 꼽는다.
△‘소통’ 앞세워 한국과 중국 융합에 팔 걷어붙여
지성규는 중국 법인장을 맡으며 한국인과 중국인의 융합을 이끌어냈다.
2012년 중국 지린은행 부행장을 맡을 당시 매일 아침과 점심에 중국인 직원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다.
지린은행은 2007년 지린성 정부가 지린지역 은행을 통합하면서 출범한 은행으로 하나은행은 2010년 5월 21억6000만 위안을 들여 지분 16.98%를 인수했다. 개별 주주로서는 지분이 가장 많다.
지성규는 한국어 강좌를 통해 중국인 직원들이 한국인 직원들과 간단한 의사소통을 한국어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이는 한국에서 직원고충처리 담당 부서장을 맡았을 때 4천 명의 직원들과 면담하며 ‘소통하는 리더십’을 키운 덕분으로 풀이된다.
당시 7개월 동안 4천 명에 이르는 전 직원과 일대일로 개별 면담을 하며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듣고 조직의 의사소통체계를 원활히 하는 데 공을 들였다.
△하나은행의 지린은행 지분투자부터 운영까지 책임져
지성규는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공을 들인 하나은행의 지린은행 지분투자를 성공시키는 데 큰 공을 세웠다.
2000년대 중반 중국은 지린성을 비롯한 여러 성의 도시 상업은행들을 통폐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지린은행도 창춘은행을 중심으로 여러 상업은행이 합쳐서 2006년 출범했고 중국 진출 기회를 찾던 김승유 회장이 지린성 정부와 긴밀하게 접촉한 끝에 마침내 지린은행과 합작을 이끌어냈다.
지성규는 당시를 돌아보며 “7개 도시상업은행과 신용회사의 합병으로 탄생한 지린은행은 하나은행이 지니고 있는 금융통합의 노하우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하나은행의 인수합병(M&A) 경험은 그 자체가 협력의 좋은 무기였다”고 평가했다.
지성규는 하나은행이 지린은행의 지분 16.96%를 투자하면서 지린은행 부행장을 맡아 지린은행 운영에 적극 관여했다.
지린은행의 부행장을 맡는 동시에 이사회 멤버(집행이사)로 활동하며 지린은행의 국제업무를 총괄했다.
한국에서 쌓았던 은행 경험을 살려 지린은행의 카드사업 진출,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PB)사업 등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