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카메라모듈,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고부가가치 부품 공급을 늘려 실적을 개선할 기회를 잡았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신 스마트폰 라인업을 공개함에 따라 삼성전기 등 관련 부품 공급사들의 수혜가 전망된다.
삼성전기는 뛰어난 카메라 성능을 자랑하는 ‘갤럭시S20’ 시리즈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전 제품인 ‘갤럭시S10’ 시리즈에서는 모든 모델을 통틀어 가장 화소가 높은 카메라도 1600만 화소에 머물렀다.
반면 갤럭시S20 시리즈를 보면 기본모델인 ‘갤럭시S20’부터 64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
심지어 ‘갤럭시S20울트라’에는 1억800만 화소 카메라가 적용됐다. 화소만 따져도 몇 배 이상의 성능 향상이 이뤄진 셈이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갤럭시S20 시리즈가 이전 모델과 비교해 여러 면에서 업그레이드됐지만 카메라의 성능 개선이 가장 돋보인다”며 “삼성전기 카메라모듈 평균 판매가격(ASP)은 지난해보다 5% 이상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업계를 선도하는 삼성전자가 초고성능 카메라를 스마트폰에 적용한 만큼 스마트폰 분야의 카메라 성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도 카메라모듈 공급을 늘리며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에서 카메라의 중요성이 매해 높아지고 있다며 “진보된 카메라에 관한 소비자 수요가 클 것”이라고 바라봤다.
특히 1억 화소 카메라 탑재를 원하는 모바일기업은 삼성전기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카메라모듈을 만들기 위해서는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 화상을 구현하는 시스템반도체 ‘이미지센서’가 필수인데 현재 삼성전자만이 유일하게 1억 화소를 지원하는 이미지센서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샤오미는 2019년 11월 공개한 최신 스마트폰 ‘CC9프로’에 1억 화소 카메라를 탑재하기 위해 삼성전기를 공급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 카메라모듈뿐 아니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역시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에 힘입어 공급이 증가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0 시리즈에서 기본적으로 5G통신을 지원하는 등 5G스마트폰 확대에 힘쓰고 있기 때문이다.
적층세라믹콘덴서는 전류 저장 및 공급을 통제하는 부품으로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에 필수적으로 투입된다. 5G스마트폰은 일반 스마트폰과 비교해 30%가량 더 많은 적층세라믹콘덴서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층세라믹콘덴서를 담당하는 컴포넌트솔루션사업부는 2019년 1~3분기 삼성전기 영업이익 68.8%를 차지할 정도로 삼성전기에서 비중이 크다. 올해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이 삼성전기 실적 개선의 기회로 여겨지는 이유다.
물론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스마트폰만으로는 적층세라믹콘덴서 공급량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확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모바일시장 강자인 삼성전자가 갤럭시S20 시리즈를 내놓은 만큼 다른 기업들 역시 5G스마트폰 출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노경탁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가 플래그십(기함) 제품에서 중저가 제품까지 5G 채택비중을 확대한다”며 “IT기기용 적층세라믹콘덴서 수요가 크게 증가하며 삼성전기 실적 증가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기는 카메라모듈, 적층세라믹콘덴서 등 주요 부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2019년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카메라모듈 배율을 높이고 부피를 줄이기 위해 추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5G 기기용 고사양·고신뢰성 적층세라믹콘덴서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