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다음 회장 후보군에는 KT 전현직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9명의 후보군 가운데 KT 현직인사가 3명, 전직 KT 출신인사가 4명으로 'KT맨'이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13일 KT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지배구조위원회는 KT 다음 회장을 KT 인사로 이어가야 한다는 기조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회장후보 면면을 보면 현직 KT 내부인사로는 초기부터 거론됐던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 사장, 이동면 KT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사장,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 부사장 등이 회장후보에 올랐다.
구 사장과 이 사장은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구 사장은 황 회장이 KT 회장으로 취임한 직후 첫 비서실장으로 발탁될 정도로 황 회장의 신임이 두텁다. 하지만 구 사장은 현재 황 회장과 함께 국회의원 정치자금 후원금 문제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
이 사장은 KT의 기술분야에 20년 넘게 몸담아온 연구개발 전문가로 역시 황 회장과 가깝다.
황 회장이 공식석상에서 여러 차례 이 사장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황 회장의 뜻을 가장 잘 이어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다양한 역량이 필요한 KT그룹의 수장을 맡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박 부사장은 KT의 기업영업을 맡아 활기를 띠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부사장은 서울대에서 토목공학 학사, 석사, 박사학위까지 받고 KT융합기술원 미래사업개발그룹장, 미래융합사업추진실 미래사업개발단장을 거쳤다. 2015년 기업사업컨설팅본부장을 맡았으며 2017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에도 KT의 기업사업을 계속 맡고 있다.
KT지배구조위원회는 전직 KT 인사 4명을 후보군에 넣었다.
임헌문 전 KT매스총괄 사장과 김태호 전 KT IT기획실 실장(서울교통공사 사장), 최두환 전 KT종합기술원 원장, 표현명 전 KT T&C부문 사장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임 전 사장은 KT에 2000년 입사해 마케팅 전략부장, 홈IMC본부장 상무, T&C운영총괄 전무를 거치다 이석채 전 KT 회장 시절 퇴사해 충남대 경영학부 교수를 지내다가 2014년 KT커스토머부문장 부사장으로 재입사했다. 이후 매스총괄 사장을 지냈다.
김 전 사장은 1986년 KT 운용기술부에 입사했다. 2009년까지 KT에서 일하다가 KT IT기획실 실장을 거쳐 2010년 하림그룹 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2년에는 차병원그룹 그룹기획총괄본부 부사장, 2013년 차케어스 사장으로 일하다가 2014년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최근까지 서울교통공사 사장으로 근무하다 KT 다음 회장후보에 거명되며 이를 의식한 듯 2일 사임했다.
최 전 원장은 현재 포스코아이씨티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KT에서는 2007년 KT신사업부문장 부사장, 종합기술원장 사장 등을 거쳤다. 2014년부터 2019년 1월까지 포스코아이씨티 사장을 맡았다.
표 전 사장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2000년 KTF 경영기획담당 상무부로 자리를 옮겼다. KTF에서 마케팅부문장 상무, 전무, 부사장으로 승진하다 KT와 KTF가 합쳐진 후에도 KT에서 개인고객부문 사장, T&C부문 사장을 맡는 등 승진을 이어갔다.
2013년 11월에는 잠시 공석이 된 KT 회장 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다. 2014년 2월 KT렌탈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가 회사 매각이 결정돼 2015년 롯데렌탈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공개된 후보 가운데 정관계 인사로는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노 전 장관은 1977년 21회 행정고시 합격한 뒤 1994년부터 정보통신부에서 일했고 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 정보통신부 장관을 맡았다.
KT는 후보군 명단 공개와 함께 곧바로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지배구조위원회로부터 받은 명단을 바탕으로 후보 평가 작업에 착수했다.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출신 김종구 법무법인 여명 고문변호사가 맡았다.
회장후보심사위원회가 후보를 압축하면 이사회가 그 가운데 최종 1명을 선정하게 되고 이후 2020년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장 선임을 의결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