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조력자로 꼽히던 이갑수 전 이마트 대표가 올해 인사를 앞두고 퇴진한 것 역시 같은 흐름이다.
새 이마트 대표이사에는 신세계그룹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이 아닌 정 부회장이 직접 선택한 컨설팅회사 출신인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맡으면서 정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홀로서기’에 도전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너 경영자일수록 불확실성을 안고도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한 과감한 투자계획과 경영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점과 그동안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었던 ‘젊은 오너 경영자’로 평가되던 이들이 수년 동안 경영수업을 받아왔다는 점이 시기적으로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기존에 그룹의 2인자로 꼽히는 전문경영인들은 많은 권한을 가졌던 만큼 상대적으로 오너경영인보다 더욱 많은 경영상의 책임을 지는 경향도 있었는데 이제 오너경영자들이 경영실패에 따른 책임도 고스란히 지게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사실상 그동안 잔뼈 굵은 전문경영인들의 그늘 아래 있던 오너경영자들의 경영능력 및 그룹 운영능력을 평가해볼 시기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기업들이 영업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움직임 속에서 오너 경영인들의 존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체질변화 및 신사업 추진 등을 통해 뚜렷한 성과를 거두겠다는 오너일가의 의지가 반영된 만큼 각 그룹에서 나타날 변화의 바람도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