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리츠화재는 3분기 우수한 순이익을 냈지만 리스크 요인은 확대됐다”며 “장기 위험손해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건 모든 보험사에게도 중요한 일이지만 메리츠화재에겐 특히 중요한 일"이라고 바라봤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리츠화재는 신계약을 급격히 늘리는 것보다 신계약의 적정마진을 확보하고 보험가입 심사(언더라이팅)을 강화하는 게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부회장은 손해율 및 사업비율 상승을 감수하고서라도 신계약을 늘리는 데 중점을 둔 전략을 펼쳐왔다.
그 결과 메리츠화재는 장기 인보험부문에서 2018년 삼성화재와 함께 손해보험업계 ‘빅3’로 꼽히던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을 제치고 4위에서 2위로 두 계단 상승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서는 장기 인보험 1위 자리를 놓고 삼성화재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손해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데다 장기 인보험부문에서 삼성화재와 경쟁 심화로 사업비 지출이 늘어나며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관리해야 할 할 필요성이 커졌다.
메리츠화재의 3분기 누적 합산비율은 109.8%로 집계됐다. 1년 전(105%)보다는 4.8%포인트, 직전 분기(108.1%)보다는 1.7%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3분기만 따져 본 합산비율은 113.2%로 2018년 3분기보다 무려 8.8%포인트 올랐다.
합산비율은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한 값으로 보험영업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했는지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합산비율이 높을수록 보험영업을 하면서 지출한 비용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메리츠화재의 3분기 기준 사업비율은 32%로 손해보험업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20.5%), DB손해보험(20.5%), 현대해상(21.4%) 등 상위 손해보험회사들과 비교해 10%포인트 이상 높은 것이다.
이에 따라 김 부회장은 사업비 지출을 통한 공격적 영업전략을 펼치기보다 손해율을 적정수준에서 관리하면서 상품개발 역량을 끌어올려 보험상품 자체의 경쟁력을 갖추는 데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화재는 최근 상품전략실 내 장기보험팀에 ‘장기 리스크 센싱(risk sensing)’파트를 새로 만들며 인력도 충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파트는 보험가입 심사(언더라이팅) 기준 강화 등을 통해 장기 인보험의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관리하고 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신계약이 늘면서 관리해야 할 보험상품 규모가 늘어 관련 인원도 확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13일 공시를 통해 3분기 별도기준 순이익으로 766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1년 전과 비교해 5% 증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