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그룹의 지주회사인 HDC가 보유하고 있던 삼양식품 주식 전량을 매각했다.
HDC는 공시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삼양식품 주식 127만9890주를 23일 정규시장 마감 뒤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1주당 7만4천 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HDC는 이번 주식 거래를 통해 947억1186만 원을 손에 쥐게 됐다. 매수자는 미래에셋대우 측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식 매각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 마련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HDC는 “신규 투자를 위한 유동성 확보와 지주체제 강화를 위한 비계열사 지분 처분”이라고 말했다.
HDC는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2005년 이후 14년 만에 삼양식품 2대주주에서 내려왔다.
HDC는 2005년 경영난을 겪고 있던 삼양식품을 돕기 위해 삼양식품 오너 일가의 지분을 사들이며 자금을 지원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아버지인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과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의 아버지인 고 전중윤 삼양식품 회장은 같은 이북 출신으로 생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HDC는 삼양식품 주식 128만 주를 2005년 74억4700만 원에 취득했는데 결과적으로 투자 14년 만에 12배가 넘는 시세차익을 거두게 됐다.
다만 지분 매각으로 HDC가 손에 쥐는 자금 규모는 삼양식품의 주가 변동에 따라 앞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HDC는 거래 상대방과 1주당 기준가격을 7만4천 원에 하는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을 맺고 지분을 넘겼다.
HDC는 계약에 따라 거래 상대방이 삼양식품 주식을 매각할 때 1주당 가격이 7만4천 원을 넘으면 차액을 정산받고 7만4천 원이 안 되면 차액을 보전해줘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