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2019년 상반기 실적 선방
2019년에는 석유화학 업황이 전반적으로 불황에 접어들며 LG화학, 한화케미칼, 롯데케미칼 등 화학업체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금호석유화학만이 홀로 선방했다.
금호석유화학은 2019년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2751억 원, 영업이익 1442억 원을 냈다. 2분기에는 매출 1조2971억 원, 영업이익 1389억 원을 냈다. 2019년 2분기 매출은 2018년보다 10%, 영업이익은 9.5%가 줄었다.
다른 화학업체들이 반토막 난 영업이익으로 어닝쇼크를 보이는 와중에 감소세가 적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화학은 2019년 2분기 영업이익이 2018년 같은 기간보다 62% 감소했고 롯데케미칼의 2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6% 줄었다.
금호석유화학은 2019년 상반기에 합성고무사업에서 견조한 실적을 냈다. 합성고무의 원재료인 부타디엔 가격이 떨어지면서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재료 가격을 뺀 것)가 늘어났고 중국 수요가 늘어나면서 매출도 증가했다. 2018년 호실적에 비교할 때 페놀유도체의 매출이 줄었음에도 합성고무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좋아져 실적 부진을 상쇄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금호석유화학은 화학업종이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두드러지게 양호한 실적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바라봤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2대주주로 주목받아
2019년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결정되면서 박찬구가 인수전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를 두고 업계의 시선이 쏠렸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11.98%를 보유한 2대 주주이기 때문이다.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이 완전히 갈라설 때 박삼구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금호석유화학의 지분을 모두 팔았지만 박찬구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유지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박찬구가 인수전에 간접적으로라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SK, 한화, 신세계, 애경 등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대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박세창 아시아나IDT 회장은 2019년 7월 아시아나 항공 매각입찰과 관련해 “이번 거래는 진성매각이라 특수관계자인 금호석유화학은 입찰에 어떤 방식으로도 참여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인수전에 참여할 의사도 없지만 금호아시아나가 인수전 참여를 제한할 근거도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예비입찰에는 애경그룹, 미래에셋대우와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스톤브릿지캐피탈,KCGI-뱅커스트릿PE 등이 인수후보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2019년 10월 본 입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기업이 정해지면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요구할 수도 있어 박찬구가 그때 지분 매각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호석유화학 사내이사 재선임
박찬구는 2019년 3월29일 열린 금호석유화학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박찬구의 재선임을 결정하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재선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었다. 박찬구가 2018년 12월 대법원에서 배임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경영진의 도덕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금호석유화학의 지분 8.54%를 들고 있는데 2018년 7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 횡령 및 배임 등의 불법을 저지른 기업들에 주주권 행사를 적극 실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연금은 2016년 주주총회에서 박찬구의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한 바 있다.
게다가 금호석유화학이 실적이 개선됐음에도 배당이 낮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의 불만을 샀다. 주주총회에 앞서 2월 미국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금호석유화학의 주식 33만8201주를 장내매도해 지분율을 7.31%에서 6.2%로 줄였다.
그러나 박찬구는 석유화학 업황 부진 속에서 금호석유화학의 실적개선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안정적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사내이사로 재선임 됐다.
△NB라텍스 생산설비 15만 톤 규모 증설
금호석유화학은 특수고무인 NB라텍스의 생산설비를 15만 톤 규모로 증설하고 2019년 8월 상업가동에 들어갔다. 이번 증설로 NB라텍스의 연간 생산량은 55만 톤으로 늘어난다.
NB라텍스는 라텍스장갑을 만드는데 주로 쓰인다. 라텍스 장갑은 얇고 가볍지만 쉽게 파손되지 않는다. 의료용이나 실험용 등 특수목적용으로 주로 쓰였는데 최근 식당이나 미용, 숙박 업계 등에서 위생용 장갑으로 인기를 끌면서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비닐장갑보다 내구성이 좋고 천연고무장갑 같은 알레르기 위험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NB라텍스 시장이 연평균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급증하는 수요에 맞춰 2016년에 NB라텍스의 연간 생산능력을 20만 톤에서 40만 톤으로 확대했으며 다시 15만 톤을 증설해 세계 최대규모의 NB라텍스 생산설비를 갖췄다.
△금호석유화학 2018년 실적 호조
금호석유화학은 2018년에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5천억 원을 돌파하며 비교적 좋은 실적을 나타냈다.
금호석유화학은 2018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5조5849억 원, 영업이익 5542억 원을 냈다. 2017년보다 매출은 10.3%, 영업이익은 111% 늘어났다.
주력 제품인 페놀유도체의 판매가격이 늘어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2018년 페놀과 아세톤, 비스페놀A(BPA) 등 페놀유도체 관련 매출이 2017년보다 48.7% 늘어났다.
수년 동안 금호석유화학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주력사업인 합성고무 시황이 침체된 탓이었다. 금호석유화학은 2011년 8390억 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거둔 뒤 2012년부터 영업이익이 1천억 원대 중반에 그쳤다.
박찬구는 주력사업의 기초 체력을 다지는 가운데 주력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융합사업을 모색하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고부가제품 생산을 늘리는 등의 변화로 2018년 실적 개선을 이끌어냈다.
△금호타이어 인수설 부인
박찬구는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펼쳐질 때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뜻을 명확하게 했다.
그는 2017년 12월21일 오전 서울시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석유화학협회 이사회 및 임시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호타이어 인수설’을 놓고 “생각도 안 해봤다. 총알(자금)도 없다”고 일축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인수하겠다고 KDB산업은행에 제안한 대기업 후보 가운데 한 곳으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분리되기 전에 금호타이어 지분을 들고 있었다. 이른바 ‘옛 사주 책임론’으로 금호타이어 인수전의 입찰에 참여할 자격조차 얻지 못했다.
하지만 옛 금호아시아나그룹 오너 일가라는 점에서 책임경영을 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명분을 들어 금호타이어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불거졌다.
그러나 박찬구가 직접 나서서 인수할 의사도 없고 여력도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며 선을 그었다.
박찬구는 금호석유화학의 2018년 실적이 크게 개선되기 힘들다는 점을 들며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상황이 아님을 내비쳤다.
박 회장은 “2018년 실적은 2017년 수준일 것”이라며 “고무업황이 2017년에도 역시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2018년 4월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됐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6463억 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금호타이어에 금호 상표권 영구사용 허락
박찬구는 금호타이어가 금호 상표권을 영구적으로 사용하도록 허락했다.
박찬구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2017년 10월 만나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합의하면서 금호타이어가 금호 상표권을 영구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허락했다.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금호산업과 금호 상표권을 사실상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박찬구는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가 지역경제 안정과 일자리 유지, ‘금호’ 브랜드의 유지와 발전에도 보탬이 된다는 점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찬구는 금호석유화학이 향후 가능한 모든 방법을 마련해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작업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금호타이어 생산공정을 안정화하고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합성고무 등 원재료를 제때 공급하는 데도 힘을 쏟기로 했다.
이에 더해 금호타이어 타이어 성능을 끌어 올리기 위해 금호타이어와 공동으로 연구개발도 진행하기로 했다.
△계열분리 통해 완전히 남남으로
박찬구는 금호석유화학에서 독자경영을 하다가 계열분리를 통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갈라졌다.
박찬구는 대우건설 인수 등과 관련해 박삼구 회장과 이견을 나타내며 사이가 멀어졌다. 2015년 11월 금호석유화학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계열분리를 통해 갈라섰다.
금호아시나그룹에서 금호석유화학 계열사들이 완전히 제외되면서 계열 분리가 완료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5년 10월 대기업집단 소속회사 변동 현황’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 금호피앤피화학, 금호미쓰이화학 등 금호석유화학그룹 8개 계열사가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제외됐다.
2018년 8월 현재 금호석유화학그룹에 11개 계열사가 소속돼 있다. 박찬구는 금호석유화학, 금호미쓰이화학, 금호폴리켐, 금호티앤엘 등 4개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