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대상포진백신 개발로 새 성장동력 확보
허은철은 프리미엄 대상포진백신 개발로 GC녹십자의 신약 개발능력을 입증하고 면역증강제의 미국 출시 지연도 만회한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GC녹십자는 프리미엄 대상포진백신 CRV-101의 미국 임상을 2019년 3분기에 마치고 4분기에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CRV-101은 GC녹십자에서 개발하고 있는 첫 프리미엄 백신 후보물질이다. 면역증강제가 첨가돼 기존 대상포진백신보다 질병 예방률이 크게 향상됐다.
GC녹십자는 CRV-101의 임상2a상까지 진행한 뒤 기술수출 등 외부업체와 협업도 추진한다.
허은철은 CRV-101의 미국 현지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 미국에 자회사 큐레보를 세웠다. 백신 신제품을 국내에서 개발하지 않고 미국 법인까지 세운 것은 허은철이 미국진출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자회사 녹십자웰빙 상장으로 신약 개발자금 마련할 계획
허은철은 GC녹십자 자회사 GC녹십자웰빙의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초 '암 악액질' 신약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GC녹십자웰빙은 GC녹십자가 지분 29.9%를 보유하고 있는 헬스케어 전문기업이다. GC녹십자는 지주사 녹십자홀딩스가 지닌 GC녹십자웰빙 지분 16.9%까지 위임받아 GC녹십자웰빙의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GC녹십자웰빙의 신약 가운데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것은 암 악액질 치료제 ‘BST204’다.
암 악액질이란 암으로 대부분의 영양소를 종양에 빼앗기면서 심각한 체중 감소와 전신쇠약을 일으키는 증상을 말한다. 암 악액질은 암 환자의 사망원인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제대로 된 치료제가 없다.
GC녹십자웰빙은 현재 독일에서 암 악액질 신약인 ‘BST204’의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BST204는 에너지 대사와 근육 활성화 촉진작용을 하는 ‘진세노사이드’를 이용해 암 악액질을 개선하는데 독일 임상1상에서 ‘안정성’이 입증됐고 임상2상에서는 ‘유효성’을 평가받게 된다.
GC녹십자웰빙은 2019년 8월말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절차를 시작했다. 대표주관사는 하나금융투자가 맡았고 2019년 10월 안에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한다.
△4년 연속 1조 넘는 매출에도 수익성 악화
GC녹십자는 2018년 사상 최대 매출을 내며 4년 연속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거뒀지만 수익성은 도리어 악화됐다.
GC녹십자는 2018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3349억 원, 영업이익 502억 원을 냈다. 2017년보다 매출은 3.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4.5% 감소했다.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변동폭이 컸던 이유는 2018년 연구개발비용이 2017년보다 12.3% 증가했고 글로벌 진출을 위한 고정비 증가 등으로 매출 원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또 연결대상인 자회사 GC녹십자엠에스와 GC녹십자랩셀의 2018년 실적이 부진했던 점도 수익성 둔화에 영향을 줬다. GC녹십자랩셀의 2018년 연구개발비는 2017년보다 44.2% 증가해 영업이익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시장 확대 위해 GC녹십자로 회사이름 변경
2018년 시작과 함께 녹십자는 회사이름을 GC로 변경했다. GC는 기존 녹십자(Green Cross)의 영문 이니셜을 조합한 것이다.
국문 명칭은 GC와 녹십자를 함께 표기하고 영문 이름은 기존 Green Cross가 GC로 대체됐다. 녹십자홀딩스와 산하 자회사, 손자회사 등 모든 계열사에 일괄적용 했다.
CI도 두 개의 십자 도형이 맞물린 모양으로 변경했다.
이는 해외진출 과정에서 이미 녹십자를 상표로 쓰는 회사가 세계 곳곳에 있기에 일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신약 개발 비중 확대
백신과 혈액제제 연구에 과감히 투자하는 것은 물론, 면역항암제, 유전자재조합 B형간염 항체 치료제 등 신약 개발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GC녹십자는 연구개발비로 2015년 1019억 원, 2016년 1170억 원, 2017년 1166억 원, 2018년 1220억 원을 썼다. 이는 한미약품에 이어 제약업계 2위에 해당한다.
허은철은 궁극적으로 글로벌 국산 신약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주력인 백신 신약 개발은 물론 항체기반 치료제와 희소질환 치료제 개발 등에도 힘쓰고 있다.
신약 개발 강화를 위해 2018년 3월 이재우 박사를 개발본부장으로 영입했고 2018년 5월에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미국 자회사 ‘큐레보’를 세우며 차세대 프리미엄 백신 개발을 본격화했다.
2018년 6월에는 희귀질환 신약 개발을 위해 유한양행과 손을 잡았다.
GC녹십자와 유한양행은 우선 복약 편의성을 높이고 효능을 향상한 차세대 경구용 고셔병 치료제를 개발하기로 했다. GC녹십자와 유한양행의 협력범위는 후보물질 도출부터 비임상 단계까지다. 임상 개발과 적응증 확장 등은 추후 논의하기로 해 협력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신약 개발은 성과도 있었고 진행 중인 신약도 있고 실패한 사례도 있다.
2016년 5월에는 4가 독감 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멀티주'의 품목 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획득했다.
2016년 11월 첫 국산 파상풍·디프테리아 백신 ‘녹십자티디백신’도 판매 허가를 받았다. 파상풍·디프테리아 백신은 이전까지 국산 제품이 없어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했다.
2017년 10월에는 고용량 4가 독감 백신 ‘GC3114’의 임상시험 1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GC3114은 항체를 만드는 항원 함량이 일반 독감 백신보다 높은 고령층을 위한 독감백신이다.
2018년 1월에는 유전자 재조합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 GC1102(헤파빅-진)의 임상 2,3상 시험 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2018년 4월에는 개발 중인 표적항암제 ‘GC1118’의 임상 1b/2a상이 본격 시작됐다.
그러나 2016년 10월에는 A형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의 미국 임상을 중단하고 중국시장 공략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투자비용 증가와 출시 지연에 따른 사업성 저하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해 미국 임상을 더 이상 강행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린진에프 미국 임상은 포기했지만 또 다른 희귀질환 치료제 헌터라제는 개발을 지속하기로 했다. 헌터라제 경쟁약이 엘라프라제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GC녹십자는 그린진에프와 헌터라제를 2019년 5월과 7월 중국에서 각각 품목허가 신청을 했다. 2020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순차적으로 허가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4분기 일본에서 뇌실투여 헌터라제 치료제의 조건부 허가도 신청할 준비를 하고 있다.
GC녹십자는 2019년 6월 기업설명회를 열어 혈액과 백신제제, 희귀의약품 등 세 가지 주력사업 분야에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기로 하는 전략을 발표했다. 3년 안에 임상 승인 7건과 품목허가 신청 8건, 출시 5건의 연구개발 성과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선 백신사업부문에서 수입 백신을 자급화하고 2020년 출시가 예정된 차세대 수두백신으로 세계 수두백신시장에서 현재 10% 수준의 점유율을 한층 끌어 올린다.
출혈성과 대사성 희귀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혁신 신약 개발에 나서 2022년까지 임상 승인과 글로벌 기술수출 각각 2건씩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혈장의 주산물인 알부민, 아이글로불린-에스엔의 생산 효율성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고 다양한 부산물을 활용한 신제품 개발에도 나설 계획을 세웠다.
| ▲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이 2018년 6월18일 경기도 용인의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에서 희귀의약품 연구개발 업무협약(MOU)를 맺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매출 다각화 성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 확대를 위해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매출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GC녹십자는 국내 매출의 35%가 혈액제제, 25%가 백신이다. 나머지 40%인 의약품사업 중 일반의약품은 9%에 불과하다.
2018년부터 마케팅본부를 신설하고 본부장으로 남궁현 전 아사트라제네카 영업본부장을 전무로 영입했다. 기존 일반의약품(OTC)본부도 콘슈머헬스케어(CHC)본부로 재편하며 유통채널과 품목영역을 다각화했다.
2016년 5월19일 박스앨타코리아와 B형 혈우병 치료제 ‘릭수비스’의 공동판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혈우병A치료제에 이어 혈우병B치료제까지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게 됐다.
2017년 1월에는 한국MSD와 대상포진 백신인 ‘조스타박스’ 와 자궁경부암 백신인 가다실, 가다실9의 공동판매계약을 체결했다.
2018년 3월에는 당뇨병 치료 바이오시밀러 ‘글라지아’의 국내 판매도 허가받았다. 글라지아는 글로벌 제약사인 사노피의 당뇨병치료 인슐린제제인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로 인도 제약사인 바이오콘이 개발해 생산하고 있는 제품이다.
2018년 4월에는 한국다케다제약과 종합감기약 ‘화이투벤’의 공동판매계약을 체결했다. 화이투벤 외에도 구내염 치료제 ‘알보칠’도 함께 판매하기로 했다.
이어 일회용 인공눈물 ‘아이포레’를 출시했고 2018년 6월에는 여성용 진통제 ‘탁센 이브’도 출시했다.
약국 유통용 스포츠 크림 ‘제놀 파워풀엑스’도 내놓고 ‘박찬호 크림’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종합비타민제 ‘비맥스’의 판매 증진에도 힘쓰고 있다.
△글로벌시장 진출 확대
GC녹십자는 글로벌시장 진출 확대에 힘쓰고 있다.
GC녹십자는 2015년 1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 수두 백신 입찰에 참여해 전량을 수주했다. 입찰물량은 약 7500만 달러(896억 원)으로 추정됐다.
2016년 3월에는 범미보건기구(PAHO) 독감백신 입찰에 참여해 3200만 달러(387억 원) 상당을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2016년 6월에는 브라질 정부 의약품 입찰에서 약 2570만 달러(한화 301억 원) 규모의 면역글로불린인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을 수주했다. 면역글로불린은 항체 작용을 하는 단백질로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GC녹십자의 대표 혈액제제 중 하나이다.
2016년 12월에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4가 인플루엔자(독감)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의 사전 적격심사(PQ) 승인을 획득했다. 사전 적격심사는 WHO가 백신의 품질 및 유효성·안전성 등을 심사하는 제도로 PQ 승인을 받으면 국제기구 등이 주관하는 조달시장 입찰에 참여할 자격을 갖추게 된다.
4가 인플루엔자백신으로 WHO 사전 적격심사 승인을 받은 것은 프랑스 사노피 파스퇴르 제품에 이어 GC녹십자가 세계에서 두 번째다.
2017년 3월에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의 2017년도 남반구 의약품 입찰에서 3700만 달러(약 410억원) 규모의 독감백신을 수주했다. 2017년 11월에는 브라질 정부 의약품 입찰에서 4290만 달러(약 470억 원) 규모의 면역글로불린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을 수주했다.
GC녹십자는 범미보건기구의 2019년도 남반구 의약품 입찰에서는 3570만 달러(약 403억 원) 규모의 독감백신을 수주했다. 2018년 남반구 지역에 거둔 독감백신 매출보다 55% 증가한 규모다.
GC녹십자는 2019년까지 세계 최대 백신 수요처 가운데 하나인 범미보건기구의 독감백신 입찰에서 6년째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미국시장 진출은 부진하다.
GC녹십자는 201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면역글로불린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 허가를 신청했지만 2016년 11월 제조공정 자료보완 요구를 받으면서 미국진출이 지연됐다.
GC녹십자는 당초 미국에서 5% 용량의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을 먼저 승인받은 뒤 10% 용량의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을 승인받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5%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이 두 번이나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10% 용량부터 승인을 받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GC녹십자는 2019년 말 미국 식품의약국에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10%의 허가를 신청하고 5%는 2022년에 허가신청서를 다시 제출하기로 했다.
△연구개발 전문가로 경영수업
허은철은 석사학위를 받은 후 1998년 녹십자 경영기획실에 입사해 경영승계 수업을 시작했다.
미국 박사 유학을 마친 뒤 2004년 녹십자 부설 목암생명공학연구소 기획관리실장을 맡아 연구개발(R&D) 현장에서 근무했다.
2006년 녹십자 연구개발(C&D)기획실로 옮겼고 2009년 녹십자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을 지내는 등 연구개발 분야 전문성을 토대로 경영수업을 받았다.
허은철이 부사장이던 시절 녹십자는 국내 최초로 3가 독감백신 지씨플루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세계보건기구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에서 독감백신 입찰 수주에 성공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임시로 공석인 목암생명공학연구소 소장을 맡기도 했다.
2015년 1월 조순태 부회장과 함께 녹십자 공동대표이사에 올랐다. 영업전문가인 조 부회장과 연구개발전문가인 허은철이 역할을 분담했다. 공동대표체제는 2016년 3월 조 부회장이 물러나고 허은철이 단독대표를 맡을 때까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