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경영의 승계 준비
구자열은 2019년 들어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1월 LS그룹의 혁신 과제인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미래혁신단을 만들고 이를 구자은 회장이 이끌도록 했다.
이를 두고 구자열이 LS그룹 총수의 자리를 구자은 회장에게 넘길 준비를 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LS그룹의 사촌경영체제를 고려했을 때도 구자열의 다음 차례는 구자은 회장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애초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이 그룹을 10년 이끌다 구자열에게 총수 자리를 넘겼던 만큼 구자열도 그룹 회장직을 10년가량 지낸 뒤 2023년경 구자은 회장에게 경영을 승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구자은 회장은 LS그룹 지주사 LS의 지분율을 늘리고 있다.
구자은 회장은 2019년 7월31일 LS 주식 300주를 장내매수했다. 딸 구원경씨도 2019년 7월29일부터 8월2일까지 2250주를 사들였다.
구자은 회장은 2019년 7월 말 기준으로 LS 지분을 3.98%(128만1760주) 보유하고 있다. 단순한 주식 보유량으로 따지면 구자열의 2.5%(80만3739주)보다도 많다.
다만 LS그룹은 구태회 구평회 구두회 세 창업주의 가문이 지주사 LS 지분 30.46%(989만3670주)를 4:4:2 비율로 나눠 들고 가문 안의 누군가가 지분을 내놓은 만큼만을 가문 안의 다른 누군가가 사들인다. 따라서 개인의 지분율이 그룹 경영권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따라서 구자은 회장의 이번 지분 매입은 그룹 경영권에 직접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승계에 앞서 그룹 경영에 책임을 보이기 위한 지분 매입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 ▲ 2019년 5월13일 일본 도쿄 JX금속 회의실에서 구자열 LS그룹 회장(앞줄 오른쪽 1번째), 이광우 ㈜LS 부회장(뒷줄 오른쪽 1번째), 구자은 LS엠트론 회장(뒷줄 오른쪽 2번째) 등이 현지 고객사 경영진들과 간담회를 진행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잇따른 글로벌 현장경영
구자열은 그룹의 미래전략을 해외에서도 찾고 있다.
구자열은 해마다 4~5월 그룹 계열사들의 일본 파트너회사를 방문한다. 2019년에는 5월13일부터 17일까지 일본을 찾았다.
LS니꼬동제련의 공동 출자회사 JX메탈뿐만 아니라 얀마, 후루카와전기, 미쓰비시자동차 등 파트너회사의 경영진들과 기술 및 사업 협력의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2019년 3월 문재인 대통령의 말레이시아 방문에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참석해 현지사업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2019년 2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태양광전시회 ‘PV엑스포 2019’를 참관했다.
2018년 11월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국제수입박람회도 직접 둘러본 뒤 같은 달 세르비아를 방문해 현지 권선 생산법인인 에식스발칸의 생산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LS산전 에너지저장장치 강화해 태양광 토털솔루션회사로 발돋움
LS산전은 에너지저장장치 생산능력을 강화해 태양광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는 원하는 시간에 전력을 생산하기 어려운 태양광·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간대에 사용할 수도록 해주는 장치로 대규모 태양광단지 조성 프로젝트에 필수적이다.
LS산전은 2019년 8월 현재 해남의 태양광단지 조성사업 ‘솔라시도 프로젝트’의 입찰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솔라시도 프로젝트는 98MW 규모의 태양광발전단지와 268MW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를 함께 설치하는 사업이다.
LS산전은 2019년 3월 영암에서 추진되는 92MW 규모의 태양광단지와 270MW트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를 연계해 설치하는 사업을 수주하는 등 경쟁력을 이미 입증하고 있다.
일본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태양광단지 조성사업 ‘메가솔라 프로젝트’도 순항하고 있다.
LS산전은 2019년 6월28일 일본 이와테현에 50MW급의 모리오카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사업자로 선정됐다.
모리오카 태양광발전소는 4번째 메가솔라 프로젝트다. LS산전은 홋카이도에 치토세 태양광발전소, 이시카와현에 하나미즈키 태양광발전소, 이바라키현에 미토 뉴타운 메가솔라 파크를 각각 지었다.
에너지저장장치사업의 확장을 위한 인수합병도 추진하고 있다.
LS산전의 북미법인은 2018년 12월 미국의 에너지저장장치 제조회사 파커하니핀(Parker Hannifin)의 에너지그리드타이사업부문을 인수해 LS에너지솔루션스를 설립했다.
이어 기존 LS산전의 에너지저장장치에 LS에너지솔루션스의 전력변환장치(PCS)를 탑재한 제품을 개발하는데 공을 들였다.
LS산전의 노력은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산업전시회 ‘하노버메세’에서 완제품을 선보이며 결실을 맺었다.
△LS전선과 LS전선아시아의 잇따른 수주 낭보
LS전선은 2019년 해외시장에서 계속해서 수주 실적을 쌓고 있다.
1월 대만의 해상풍력단지 조성 프로젝트 참여가 확정했다. 독일 풍력발전회사 ‘wpd’와 손잡고 2020년까지 170km에 이르는 해저케이블을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다.
LS전선은 이 프로젝트에 66kV급 해저케이블을 공급한다. 66kV급 해저케이블은 아시아에서 LS전선이 가장 먼저 공급하는 것이다.
2월에는 브라질 전력망 운영회사 ‘ISA CTEEP’와 계약을 맺고 브라질 남부의 휴양지 산타카타리나섬에 100km 길이의 초고압 해저케이블과 지중케이블을 공급하기로 했다.
당시 명노현 LS전선 대표이사 사장이 “ISA CTEEP은 콜롬비아 전력회사가 대주주인 만큼 향후 콜롬비아 등 인근 국가 진출도 적극 모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새 시장의 개척 가능성도 언급했다.
LS전선은 2019년 7월12일과 7월23일 대만 해상풍력단지 조성 프로젝트에 해저케이블을 추가로 공급하는 계약을 잇따라 따냈다. 2019년 대만에서만 2천억 원에 이르는 수주를 확보했다.
늘어나는 수주를 감당하기 위한 생산력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LS전선은 2019년 3월27일 강원도 동해시에 400억 원을 들여 제2케이블공장을 짓는 계획을 밝혔으며 같은 해 5월14일에는 폴란드에도 케이블 생산공장을 지었다.
LS전선아시아는 LS전선의 동남아시아 지역법인들을 거느리는 중간지주사로 베트남에서 전선 수주를 늘리고 있다.
2019년 3월25일 베트남 생산법인 LS비나가 현지 건설그룹 호안손(Hoanh Son)과 함께 태양광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에 563억 원 규모의 중·저압케이블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LS전선아시아도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 2019년 7월10일 81억 원을 투자해 전력케이블 생산설비 증설계획을 밝혔다.
LS전선과 LS전선아시아는 매출 합계가 LS그룹에서 3번째로 많다. 그룹 내 매출순위 1위는 LS니꼬동제련, 2위는 E1이다.
△LS그룹의 디지털 전환
구자열은 2019년 LS그룹의 목표를 기존 제조업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는 디지털 전환으로 잡고 미래혁신단을 출범했다.
LS그룹은 2015년부터 제조업의 한계를 넘기 위한 방안을 디지털에서 찾고 있었는데 구자열은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더욱 올리고자 한다.
사촌동생이자 차기 LS그룹 회장 후보로 꼽히는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에게 미래혁신단을 이끌도록 하며 조직에 힘을 실었다.
미래혁신단은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LS그룹에 적합한 신사업을 발굴하는 한편 기존 사업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구자열은 LS그룹의 인재연수원인 LS미래원에서 진행하는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아카데미’의 기능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디지털 전환의 성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LS그룹은 매년 9월 그룹 계열사들의 연구개발 성과공유회 ‘LS티페어(T-Fair)’를 진행하는데 2018년 LS티페어에서는 LS전선이 생산 제품에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해 실시간 위치, 재고, 도난 여부 등의 정보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LS산전은 소비자가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용 현황 및 제품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LS엠트론은 자율주행 트랙터 및 농업용 드론 등 스마트 농업 솔루션 등을 각각 전시했다.
LS산전과 LS니꼬동제련은 디지털 기술을 생산에 직접 활용하기 위한 스마트공장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수페리어에식스 세르비아 진출
구자열은 2018년 3월 LS그룹의 유럽 공략을 위해 세르비아에 권선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권선은 자동차나 변압기, 모터 등 전자장치에 감는 피복 구리선이다. 전기 에너지를 운동 에너지로,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데 필수적으로 활용되는 소재다.
LS그룹의 미국 전선 계열사인 수페리어에식스는 세르비아 즈레냐닌시에 1850만 유로(약 250억 원)를 투자해 권선 생산법인 에식스발칸을 세웠다.
2018년 말까지 약 1만2천 톤 규모의 42개 권선 생산라인을 확보하고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제품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향후 투자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재무부담 개선
구자열의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LS그룹은 2017년부터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LS그룹 매출은 2016년 20조8068억 원에서 2017년 22조5655억 원, 2018년 22조9025억 원으로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2016년 7133억 원, 2017년7478억 원, 2018년 7660억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4856억 원에서 1조254억 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구자열은 2015년부터 LS그룹의 비주력사업을 잇따라 매각했다. 전선업황의 부진으로 LS그룹의 실적이 악화하자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주력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편 것이다.
LS그룹이 그동안 벌여놨던 사업 가운데 핵심사업과 관련성이 떨어지거나 수익을 못 내는 곳, 미래사업이지만 자금이 대규모로 필요한 회사 등을 과감히 정리하고 핵심사업에 투자하는 방식의 사업재편을 하지 않았다면 LS그룹의 경영상황이 급격히 나빠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수페리어에식스의 사업구조에 손을 댄 것은 LS전선의 재무 부담 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LS전선은 2008년 미국 전선업체인 수페리어에식스를 인수한 직후 금융위기를 맞았고 2010년 진도-제주 해저케이블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손실을 내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다.
이에 따라 구자열은 수페리어에식스의 유럽, 북미, 중국 공장 가운데 일부를 폐쇄하거나 통합하고 수익성이 낮은 통신 솔루션과 바닥재사업을 정리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해외시장 개척
구자열은 2013년 LS그룹 회장에 취임한 뒤 해외현장을 점검하고 파트너들과 협력해 LS그룹의 해외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썼다.
구자열은 2014년 4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LS파트너십 데이’에 참여했다. 같은 해 1월부터 6월까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도, 유럽, 중앙아시아 등의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했다. 같은 해 5월에도 중국 LS우시 산업단지에서 정기 이사회를 열고 그룹 사외이사들과 함께 해외 생산현장을 방문했다.
구자열은 특히 홍치전선, 호개전기 등 중국 내 잠재력 있는 현지기업을 인수하고 베이징, 상하이, 칭다오, 다롄 등의 생산·판매법인과 연구개발센터 20여 곳에 거점을 확보하는 등 중국과 사업협력 범위를 넓혀왔다.
△LS 주요 계열사 실적 끌어올리기
구자열은 주력산업에서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썼다.
구자열이 2013년 LS그룹 회장에 취임한 뒤 LS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지속된 실적 하락을 겪었다.
세계경제 부진으로 LS의 주력상품인 전선의 발주량이 줄어든 탓이다. LS그룹의 최대 매출 회사인 LS니꼬동제련도 구리 가격 하락과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따라 구자열은 외형 확대보다는 주력산업인 전기전자, 소재, 에너지분야에서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력난 해결과 전기 절감이 가능한 에너지 효율 기술의 상용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한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사업이 그 예다.
글로벌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는 초전도케이블, 스마트그리드, 초고압직류송전(HVDC) 등 신사업분야 기술을 국산화해 해외시장 진출도 꾀하고 있다.
LS전선은 2013년 세계 최초로 직류 80kV급 초전도케이블을 개발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직류와 교류 기술력을 모두 확보했다. 또 한국전력과 알스톰 등과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 HVDC(초고압직류송전) 기술이전을 받고 제작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