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대외업무 맡아
박근희는 CJ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은 뒤 CJ를 대표해 왔다.
박근희는 2019년 3월27일 CJ 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행보에 나섰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2020년까지 매출 10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그레이트 CJ’, 2030년까지 3개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는 ‘월드 베스트 CJ’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데 박근희가 한 축을 맡은 것으로 파악된다.
2019년 5월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중견그룹 전문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정책간담회에는 박근희가 CJ를 대표해 참석했다.
이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5개 그룹 전문경영인들에게 일감 몰아주기를 해소하고 불공정한 하도급 거래 관행을 개선해달라고 촉구했다.
박근희는 간담회가 끝난 뒤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주 좋은 만남이었다”고 짧게 대답했고 재계 관심사인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아예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근희가 공식적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대외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부담이 되고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고령인 데다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CJ그룹 내 삼성그룹 출신 영향력 커져
박근희가 CJ그룹에 온 뒤 CJ그룹 내 삼성그룹 출신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 말 박근희를 시작으로 김천수 CJ라이브시티 대표, 이경배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 등 삼성그룹 출신이 CJ그룹의 요직에 임명됐다.
△CJ대한통운 부회장으로 영입
박근희는 2018년 8월13일부터 CJ대한통운 부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2019년 3월25일 CJ대한통운 대표이사에 선임돼 박근태 사장, 김춘학 부사장과 공동대표체제를 이뤘다.
CJ그룹은 "박근희 부회장은 CJ대한통운 경영 전반의 자문과 CJ그룹 대외활동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희의 부회장 영입을 놓고 대외활동 담당 뿐만 아니라 이채욱 전 부회장의 역할을 대신할 사람을 이재현 회장이 찾은 것으로 보는 분석도 나왔다.
이재현 회장은 2017년 CJ그룹 인사에서 대대적으로 세대교체를 실시해 젊은 경영자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회장은 ‘젊은’ CJ그룹 임원들에게 ‘고문’이자 ‘멘토’로서 원로 역할을 맡아줄 사람이 필요했는데 이채욱 전 부회장이 2017년 말부터 건강 악화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대안을 찾아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이 회장은 박근희를 영입하기 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직접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 회장의 유산 관련 소송 때문에 사이가 멀어졌던 CJ그룹과 삼성그룹 관계 개선의 신호탄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재현 회장은 2018년 9월12일 서울 필동 CJ인재원에서 열린 신입사원과 대화에 참석했는데 박근희는 김홍기 CJ 대표, 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 허민회 CJENM 대표, 서정 CJCGV 대표 등 CJ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자리했다.
| ▲ 2019년 5월23일 박근희 CJ대한통운 부회장(앞줄 맨 오른쪽)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과 재계 11~34위 그룹 가운데 15개 그룹의 전문경영인들과 만나 간담회를 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삼성생명의 글로벌 도약 추진과 부회장 승진
박근희는 삼성생명에서 글로벌화를 추진하면서 부회장까지 올랐다.
삼성전자가 중국시장에서 도약하도록 이끈 공을 인정받고 2010년 말 삼성그룹 인사에서 삼성생명 보험부문 사장에 임명됐다.
삼성생명 보험부문 사장은 2001년 폐지됐는데 10년 만에 박근희가 임명되면서 부활한 것이다.
박근희의 삼성생명 사장 임명을 놓고 삼성그룹은 "중국시장 공략을 가속하기 위해 중국 전문가인 박근희 사장을 삼성생명에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희는 취임 직후부터 "모든 경영을 글로벌화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2011년 6월 삼성생명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이수찬 당시 대표로부터 대표이사를 넘겨받았다.
박근희는 은퇴시장, 부유층, 해외시장을 3대 축으로 매년 순이익과 연납 보험료를 10% 이상씩 늘리고 해외 진출국을 10개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10-10-10 성장론'을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삼성생명을 2020년 자산 500조 원의 글로벌 보험회사로 성장시키겠다는 청사진도 공개했다. 삼성생명의 2010년 회계연도 기준 자산은 146조 원, 매출은 26조 원이었다.
2012년 말 삼성그룹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의 사령탑에 올랐다.
그러나 1년 뒤인 2013년 말 인사에서는 삼성사회공헌위원회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승진 1년 만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2015년 말 인사에서는 상담역으로 물러나며 사실상 삼성그룹에서 물러나는 수순에 들어갔다.
△삼성 중국사업 총괄과 성공
박근희는 삼성그룹의 중국사업을 이끌면서 성과를 거뒀다.
2005년 초 삼성카드 사장에서 삼성 중국본사 사장으로 전격 임명됐다. 삼성전자 현지법인은 물론 그룹 내 계열사들이 내보낸 법인과 인력 모두를 총괄하는 자리에 오른 것이다.
삼성그룹은 "이번 박근희 사장 임명으로 미래 최대의 전략시장인 중국에서 `제2의 삼성 실현`을 목표로 중국사업 전략을 내실있고 일사불란하게 지휘, 실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박근희는 부임하자마자 법인이름을 ‘삼성중국’에서 ‘중국삼성’으로 바꿨다. ‘현지화 작업’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해서였다.
중국에서 농촌사랑 운동을 펼쳤고 백내장 환자들에게 개안수술을 해주는 사회공헌활동도 적극 벌였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맞아 쓰촨성 지진 구호 영웅을 성화봉송 주자로 선발하는 등 중국인들의 호감을 사기 위해 노력했다.
당시 중국 국영방송인 CCTV에 출연한 하이버그 IOC 마케팅위원장은 '어떤 기업이 올림픽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두었는가'라는 질문에 "브랜드와 세일즈 측면에서 삼성이 올림픽을 통해 가장 크게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들이 성과를 내면서 중국에서 2004년 240억 달러였던 중국삼성 매출은 2008년 450억 달러로 1.8배 늘어났다. 중국 내 관계사도 9개가 추가돼 25개사로 늘어났고 직원 수도 2004년 말 5만 명에서 7만여 명으로 증가했다. 휴대폰시장 점유율은 2004년 12%에서 2008년 20%로 높아졌다.
중국 베이징대 비즈니스평론지가 발표한 중국 소비재기업 대상 브랜드가치 평가에서도 중국삼성은 2005년부터 4년 동안 최고 브랜드로 선정됐다.
△삼성카드 부실화 선제 대응
박근희는 삼성카드 부실화에 선제 대응해 카드대란에서 피해를 최소화했다.
삼성전관에서 근무하다 1987년부터 1993년까지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비서실에서 근무했다.
그 뒤 삼성전관으로 돌아왔는데 비서실이 구조조정본부로 개편되자 1997년부터 2003년 말까지 구조조정본부에서 경영진단팀장으로서 감사 업무를 맡았다.
그룹 감사를 총괄하면서 분명하고 냉철하게 업무를 처리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카드가 2002년 연간 1조 원에 가까운 이익을 내고 있었는데 정기감사한 뒤 ‘양적 팽창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이건희 회장에게 제출했다.
이 덕분에 6개월 뒤 신용불량자 급증에 따라 카드사 연쇄파산으로 이어진 ‘카드사태’에서 삼성그룹은 피해규모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2004년 삼성캐피탈 사장으로 승진했고 삼성캐피탈과 삼성카드의 합병, 이후 경영 정상화 작업을 이끌었다.
2004년까지 지속적 구조조정을 실시했고 1조5천억 원 규모의 삼성카드 유상증자를 성공하면서 삼성카드 경영 정상화 작업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