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코웨이 인수 후 재매각
윤석금이 웅진코웨이를 다시 매각한다. 웅진코웨이를 인수한 지 3개월 만이다.
웅진그룹은 2019년 6월27일 재무적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웅진코웨이 매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웅진그룹 계열사 웅진씽크빅은 2019년 3월 1조6800억 원에 웅진코웨이 지분 22.17%를 인수했다. 이후 2천억 원을 추가로 투입해 웅진코웨이 지분을 25.08%까지 늘렸다.
그러나 이후 태양광사업을 하는 웅진에너지가 기업 회생절차에 들어가고 지주사 웅진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하락해 자금조달비용이 증가했다.
윤석금은 예상치 못한 재무 위험으로 웅진그룹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판단해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부채를 정리하기로 했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 지분 25.08%를 모두 매각한다. 매각 자문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는다.
웅진코웨이 예비입찰 마감일은 2019년 7월31일이다. 실적발표 시점과 겹치면서 애초 마감일이었던 29일에서 이틀 늦춰졌다.
윤석금이 코웨이를 다시 웅진그룹을 품에 안으면서 그렸던 청사진은 무산된 셈이다.
윤석금은 2018년 10월29일 서울 종로구 웅진그룹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년 만에 코웨이를 인수해 ‘웅진코웨이’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웅진그룹은 스틱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MBK파트너스로부터 코웨이 주식 1653만8712주(22.17%)를 1조6849억 원에 양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웅진그룹은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1조1천억 원을 차입하고 알짜 계열사로 꼽히는 웅진씽크빅을 통해 4천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등으로 인수자금을 확충했다.
코웨이는 2019년 3월2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이름을 웅진코웨이로 변경하는 안건을 주주들로부터 승인받았다.
이후 2019년 3월22일 웅진씽크빅은 웅진코웨이의 경영권 지분 인수를 마무리했다고 공시했다.
△웅진그룹 재무구조 개선 추진
웅진그룹은 비주력 계열사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웅진그룹은 2018년 10월 코웨이 인수를 본격화하면서 비주력 계열사인 웅진에너지와 웅진북센, 웅진플레이도시 등의 비주력 계열사를 팔아 자금을 마련하려고 했다.
하지만 웅진에너지는 경영악화로 기업 회생절차를 밟고 있어 앞으로 매각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웅진에너지는 2019년 5월2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주채권자인 KDB산업은행이 같은 달 21일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신용평가’를 통해 웅진에너지의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웅진에너지는 기업 회생절차 개시 신청과 함께 서울회생법원에 ‘재산보전 처분신청’과 ‘포괄적 금지명령 신청’도 접수했다고 덧붙였다.
서울회생법원은 웅진에너지로부터 제출받은 신청서와 관련 자료를 검토해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회생가치가 있는 기업으로 판단되면 패스트트랙 등의 제도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빠르게 회복하기 위한 조치가 취해지지만 회생가치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지면 청산절차를 밟게 된다.
앞서 웅진에너지는 2019년 3월27일 감사보고서에 한영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 판정을 받았을 뿐 아니라 그동안 발행해왔던 전환사채를 대상으로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다.
이에 따라 웅진에너지 주식의 상장폐지 절차가 시작돼 3월28일부터 웅진에너지 주식 매매를 중단됐다.
웅진그룹 지주사인 웅진은 출판물류 자회사 웅진북센과 웅진플레이도시 등의 계열사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웅진은 2019년 3월25일 웅진북센 지분 73%를 매각하기 위해 매각주관사로 DB금융투자를 선정했다.
웅진북센은 1996년 설립된 출판물 물류유통서비스회사다. 2004년 파주에 대규모의 출판물종합유통센터를 두고 있다.
웅진은 위메프와 한익스프레스 등 5곳의 예비입찰자를 대상으로 웅진북센의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2019년 8월 중순부터 본입찰을 진행한다고 알려졌다.
웅진플레이도시 매각은 코웨이와 북센을 매각한 다음 추진하기로 했다.
웅진플레이도시는 웅진그룹이 과거 실내스키장이었던 타이거월드를 인수해 만든 도심형 레저스포츠 테마파크인데 웅진이 지분 80.26%를 보유하고 있다. 연면적 9만4천㎡ 규모로 실내스키장, 워터파크&스파, 골프연습장 등을 갖추고 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현재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계열사가 많아 웅진플레이도시는 잠정보류한 상태"라며 "코웨이나 북센이 매각된 뒤에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남 윤형덕은 신사업, 차남 윤새봄은 안살림
윤석금의 장남 윤형덕 전무와 윤새봄 전무가 웅진그룹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윤형덕 전무는 웅진그룹 신사업을 맡고 윤새봄 전무는 그룹 재무관리로 역할을 나눈 것으로 보인다.
윤석금의 차남인 윤새봄 전무는 2018년 7월6일 웅진그룹 지주사 웅진의 사업운영 총괄로 선임됐다. 교육과 출판, 생활가전, 레저 등 웅진그룹의 사업운영을 총괄하게 된다.
윤새봄 전무는 2016년부터 웅진씽크빅 대표이사로 일해왔는데 다시 지주사로 복귀했다.
1979년 태어나 미국 미시간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웅진씽크빅 전략기획팀, 웅진케미칼 경영관리팀 등을 거쳐 웅진 기획조정실장, 웅진씽크빅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반면 윤 회장의 장남인 윤형덕 전무는 그룹의 신사업을 전담하며 그룹 재건을 이끌고 있다.
1977년 태어나 미국 워싱턴대학교를 졸업하고 웅진코웨이 신상품팀장, 웅진코웨이 경영전략실장, 웅진씽크빅신사업 추진실장 등을 거치면서 기획, 마케팅 역량을 키웠다.
과거 계열사인 웅진코웨이(현 코웨이)에서 매트리스, 안마의자 등 신규 렌털상품을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형덕 전무는 현재 웅진에버스카이와 웅진투투럽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웅진에버스카이는 터키 정수기 렌털시장 진출을 위해 2015년 새로 설립됐다. 웅진투투럽도 화장품·건강기능식품 판매를 위해 2013년 11월 설립한 계열사다.
윤형덕 전무에게 해외 정수기사업과 화장품사업 등 웅진그룹 신사업을 맡긴 셈이다.
△5년 만에 다시 정수기 렌털사업 진출
웅진은 2018년 1월2일 정수기 경업금지 조항이 끝나자마자 1월3일 정수기사업을 다시 시작한다고 밝혔다. 당초 웅진은 웅진코웨이를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면서 5년 동안 정수기사업에 진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발이 묶여 있었는데 이 기간이 만료된 것이다.
한달 뒤인 2018년 2월27일 웅진은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비데, 매트리스 등 8종의 제품을 선보이면서 생활가전 렌털 브랜드 ‘웅진렌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윤석금은 “앞으로 모든 제품을 빌려 쓰는 시대로 변화할 것이고 웅진이 만들어낸 렌털시스템은 더욱 성장할 것”이라며 “렌털의 원조답게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도입해 시장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웅진은 별도 법인을 세우지 않고 웅진의 렌털사업부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렌털사업을 시작했다.
3월 영업전문가인 신승철 각자대표를 선임해 렌털사업을 담당하도록 하고 판매채널 확대와 온라인, 대리점 구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신 대표는 과거 웅진코웨에서 W영업본부장을 지낸 영업 전문가다. 2016년 화장품 방문판매 전문회사인 ‘웅진릴리에뜨’를 설립했을 당시 첫 대표이사를 지냈을 정도로 윤석금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렌탈은 출범 석 달 만인 2018년 6월 고객계정이 3만 개를 달성하는 등 선전 중이다. 2018년 7월 웅진렌탈의 대리점은 출범 초기 100개에서 200여 개로 늘었다.
△법정관리의 그림자를 벗어나다
2016년 6월 웅진그룹의 지주사 웅진은 2022년까지 변제해야 했던 기업회생채무 1470억 원 가운데 1214억 원을 조기 변제했다고 밝혔다.
당시 웅진 측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웅진씽크빅 북클럽 등 신사업 성공으로 웅진이 안정적 그룹으로 바뀌고 있다”며 “불경기로 어려움을 겪는 채권자를 위해 분할 변제할 채무를 일시에 조기변제했다”고 말했다.
웅진그룹은 2012년 9월부터 회생절차를 밟았다. 2014년 2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데 이어 남은 빚을 대부분 청산하며 불운했던 과거의 흔적을 지웠다.
△화장품회사 ‘웅진릴리에뜨’ 설립
윤석금은 2016년 1월 자본금 100억 원을 들여 화장품회사 ‘웅진릴리에뜨’를 설립했고 5월 첫 상품을 출시했다.
웅진릴리에뜨는 ‘온라인 방문판매’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구매자가 물건을 살 때 추천인을 입력하며 추천인에게 보상이 이뤄지는 네트워크마케팅 방식의 구조다. 윤석금은 “온라인판매와 방문판매, 네트워크(다단계)판매, 바이럴마케팅 등 판매에 관한 4가지를 모두 접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금은 1988년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과 함께 ‘코리아나화장품’을 창업해 화장품 방문판매를 통해 화장품업계 2위에 올린 경험이 있는데 같은 방문판매 방식으로 웅진릴리에뜨를 키우겠다는 뜻으로 평가됐다.
웅진릴리에뜨는 첫 판매를 시작한 이후 열흘 만에 1만 명에 가까운 회원을 모집했다.
윤석금은 ‘온라인 방문판매’를 도입해 기존의 화장품업체들과 차별화했다. 도·소매점을 통하지 않고 직접 판매를 하고 제품을 구입할 사람을 소개해주면 판매수수료를 지급하는 기존 방문판매 방식이 온라인에서 이뤄지도록 만든 것이다.
△웅진에버스카이 통해 해외 정수기사업
웅진은 경업금지 계약에 따라 국내에서 정수기 렌털사업을 할 수 없는 만큼 해외에서 정수기사업에 뛰어들었다.
2015년 6월 웅진에버스카이를 만들고 2016년 터키에 ‘에버스카이’라는 현지법인을 설립해 한국형 정수기 렌털사업을 시작했다.
윤석금은 큰 아들인 윤형덕 웅진투투럽 대표이사를 웅진에버스카이 대표이사에 앉혀 정수기 렌털사업에 힘을 실었다.
△무리한 사업 확대
윤석금은 생활가전과 음료에서 성공한 뒤 전혀 낯선 분야에 도전했다.
2007년 6600억 원에 극동건설을 인수하며 건설업에 진출했다. 그러나 경기 침체로 건설업계 불황이 계속되면서 극동건설은 재정난이 가중됐다. 주위에서 극동건설을 포기하라는 조언을 들었지만 오히려 경영 정상화를 위해 4400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추가로 지원했고 결국 회생에 실패했다.
금융계 진출을 목표로 2010년 서울저축은행도 사들였다. 윤석금은 극동건설과 서울저축은행을 사들여 한때 웅진그룹을 재계 서열 31위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저축은행도 건설업계 불황에 따른 건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의 직격탄을 맞으며 경영난을 겪었다. 윤석금은 서울저축은행에 사재까지 털어 넣으며 인수자금을 포함해 총 2800억 원을 쏟아 부었지만 결국 실패했다.
성장동력으로 야심차게 추진했던 태양광사업도 2012년 웅진에너지가 적자로 전환하면서 어려움에 빠졌다.
웅진그룹은 결국 2012년 9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정수기사업 진출
1989년 웅진코웨이의 전신인 한국코웨이를 설립하며 정수기사업에 진출했다.
웅진코웨이는 외환위기로 설립된 지 불과 8년 만에 외환위기를 맞아 시련을 겪었다. 1997년 웅진코웨이는 330억 원의 매출을 냈지만 영업손실 11억 원을 내며 적자기업이 됐다.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돼 당시 대당 100만 원을 호가하던 정수기를 사겠다는 소비자는 거의 없었다.
윤석금은 “어차피 팔리지 않을 것이라면 차라리 빌려주는 것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렌털에 착안했다. 합리적 가격을 앞세워 그동안 높은 가격 때문에 정수기 구입을 주저했던 소비자들을 끌어들였다.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렌털사업을 시작한지 1년 만에 10만 대의 렌털 정수기를 팔았다.
렌털사업은 위기에 빠진 웅진코웨이를 구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렌털사업을 시작한 1998년 코웨이는 영업이익 30억 원을 내며 단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은 1999년에 64억 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하지만 2012년 극동건설 부도에서 비롯된 웅진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웅진코웨이는 2013년 1월 사모펀드 MBK파트너에 1조2천억 원에 매각됐다. 코웨이는 매각된 지 3년여 만에 기업가치가 3조 원까지 올랐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를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면서 합의한 '5년 경업금지' 조항에 따라 2018년 1월까지 국내에서 정수기사업을 펼칠 수 없었다.
△식품사업 진출
1987년 동일산업을 인수하며 식품사업에 진출했다. 동일산업은 1년 뒤 회사이름이 웅진인삼으로, 1996년에는 웅진식품으로 바뀌었다.
1995년 외국계 탄산음료와 과즙주스가 음료 시장을 점령하던 시절 인삼 달이는 기술을 이용해 ‘가을대추’라는 음료를 시장에 내놓았다. 1996년 ‘아침햇살’ 1999년 ‘초록매실’ 등 잇따라 히트상품을 생산하며 국내 음료시장에서 빅3에 들게 됐다. 탄산음료가 아닌 쌀, 보리차 등 전통적 음료 위주의 히트상품을 만들어 주목을 받았다.
웅진식품은 1999년 누적 적자 450억 원, 부채 700억 원에서 2002년 매출 2600억 원대에 흑자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2012년 극동건설 부도에서 비롯된 유동성 위기로 웅진식품은 2013년 9월 한앤컴퍼니에 1150억 원에 매각됐다.
△헤임인터네셔널 설립
윤석금이 1980년 웅진씽크빅의 전신인 헤임인터네셔널을 설립했다.
당시 출판업계로선 처음으로 ‘교육 출판물은 여성이 판매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데 착안해 고학력 여성인력을 전문 판매인으로 육성했다.
헤임인터네셜은 당시 ‘과외 금지법’과 맞물려 큰 성공을 거뒀다.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과외강사들과 계약을 맺고 ‘헤임고교학습’을 만든 것이다. 이어 ‘어린이 마을 전집’을 만들어 700만 권을 판매하면서 출판업계의 성공신화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