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이 홈플러스 인수를 검토하면서 허인철 부회장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허 부회장은 신세계그룹에서 '재무통'으로 활동하며 이마트의 월마트코리아 인수 등 크고 작은 인수합병을 성공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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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 |
오리온이 홈플러스를 인수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허 부회장의 이런 경력 때문에 인수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이 홈플러스 인수전에 나설 경우 허 부회장의 경영수완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이 홈플러스를 인수할 경우 현 최고경영자(CEO)가 월마트코리아 인수합병 경험이 있는 유통사업 전문가라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오리온이 홈플러스 인수를 검토한 것은 그만큼 오리온의 사업구조 재편과 체질개선이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때문에 담철곤 회장이 허 부회장을 영입할 때 애초 기대했던 오리온의 인수합병 작업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허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오리온에 부회장으로 영입된 뒤로 오리온의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다.
허 부회장은 취임하자마자 회장실을 전격 해체하고 각 부서가 책임지는 부분을 명확히 했다. 담철곤 회장의 거액배당 논란이 일었던 자회사 ‘아이팩’을 오리온에 합병해 논란의 씨앗을 없앴다.
이밖에도 중국법인도 통합해 중국사업의 경영효율성도 높였다. 오리온은 또 과자 포장재를 개선해 비용절감뿐 아니라 ‘질소과자 기업’이라는 오명에서도 벗어났다.
오리온은 지난 1분기 연결기준으로 사상최대 실적을 냈다. 오리온 영업이익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7%, 6.6% 늘어났다.
허 부회장은 유통업계에서 ‘재무통’이나 ‘인수합병(M&A) 전문가’로 불린다. 허 부회장은 삼성물산에서 경리과장을 지내다 1997년부터 신세계그룹에 몸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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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
허 부회장은 신세계그룹에서 2006년과 2012년 사이에 크고 작은 인수합병을 성공시키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허 부회장은 2008년 신세계 전략기획실장으로서 월마트코리아를 인수작업을 맡았다. 허 부회장은 당시 이마트가 월마트코리아를 8250억 원에 사들여 회사 규모를 키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마트는 월마트코리아 인수를 통해 국내에서 매장 수를 79개에서 95개로 늘렸다.
그러나 허 부회장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사이가 틀어지면서 지난해 3월 이마트 고문으로 물러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허 부회장이 이마트 대표를 맡아 정용진 부회장이 추진하려던 SSG닷컴 등 신사업 전략에 제동을 걸어 정 부회장과 갈등을 빚었다고 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